A씨는 지난 2월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대화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서로 알몸 사진을 주고받는 일명 '몸캠'을 하자는 것. 평소 SNS '세컨 계정'(성적인 농담과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익명으로 만든 계정)을 통해 다른 여성과 신체 사진을 공유한 경험이 있는 터라 거부감 없이 몸캠에 응했다.

한창 몸캠을 진행하던 중 해당 여성은 갑자기 돈을 요구했다. "거부하면 지인들에게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몸캠 중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설치하라고 했던 패치파일을 통해 A씨의 전화번호부가 해킹된 것. A씨는 후회했으나 어쩔 수 없이 계좌이체를 통해 300만원을 건냈다.

 

SNS상에서 진행되는 일명 '사이버 러브'가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사이버 러브를 즐기는 누리꾼을 상대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뺐고 빼았기는 강력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신종 피싱 범죄인 '몸캠'을 포함한 인터넷 사기 검거된 사건수는 2011년 3만2803건에서 2012년 3만3093건, 2013년 3만928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몸캠 사건 피해자가 스스로 노출을 꺼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사건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러브는 '세컨 계정'을 통해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세컨 계정은 문자 그대로 두 번째 계정이라는 뜻이 아니라 익명으로 음란한 사진과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뜻.

트위터 세컨 계정을 이용하는 이들의 프로필 사진에는 나체 사진을 여과없이 공개해 놓고 있다. 스스로 여고생이라 소개한 XX세컨 계정을 사용하는 트위터 이용자는 자신의 각종 신체 부위를 찍어 올려 7800여명과 이를 공유하는 맞팔을 맺었다. 이들은 서로 원하는 부위 사진을 요구하고 이를 보며 반응을 공유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사이버 러브'를 즐기는 누리꾼들의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해당 영상을 유포하는 '사이버 꽃뱀'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SNS에 자신의 신체 사진을 올리는 누리꾼들을 상대로 '몸캠'을 제안해 범죄로 유도한다.

경찰 관계자는 "몸캠 범죄자들은 범인이 될만한 사람들을 상대로 제안을 한다"며 "SNS 세컨계정을 가진 불특성다수를 상대로 무작위로 범행을 저지른다.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몸캠 범죄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버 꽃뱀'들은 중국 현지에서 사무실을 두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다. IP를 추적해도 중국에 있는 범죄자를 검거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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