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하면서도 풀이 죽은 표정으로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선 유대균 씨(44)와 달리 ‘호위무사’로 알려진 박수경 씨(34·여)는 결기 어린 표정에 카메라도 피하지 않으며 압송 내내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의 미모와 함께 이런 태도가 화제를 모으며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 씨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머리를 뒤로 동그랗게 말아 올린 박 씨는 수배 이후 74일간 내내 유 씨와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돼 인천으로 호송된 25일 오후 유 씨는 조금씩 입을 열어 짧게나마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했지만 박 씨는 내내 당당한 자세를 유지했고 ‘엄마(신엄마, 지난달 13일 자수)는 자수했는데 왜 자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정면만 응시했다.

박 씨는 구원파 내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신엄마’ 신명희 씨(64)의 딸이다.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국제공인 심판 자격도 갖고 있는 박 씨는 최측근의 가족이라 믿을 수 있고 유 씨를 경호하는 역할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씨는 유 씨를 경기 수원시의 한 오피스텔에 먼저 들어가게 한 뒤 주변을 몇 바퀴 돌아보고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유 씨 검거 시 다른 조력자들과 달리 유일하게 함께 있다 검거됐다.

두 사람이 20m²(약 6평) 남짓의 좁은 오피스텔에서 함께 기거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유 씨와 박 씨가 도피자와 조력자 이상의 관계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유 씨는 결혼을 해 세 아이가 있고, 부인과 아이들은 프랑스에 있다. 두 아들을 두고 있는 박 씨는 올해 초부터 이혼 소송 중이며 최근 재판 기일에 불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원파 관계자는 “유대균이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있어서 다행이다”라면서도 “같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두 사람의 연인설이 나올 텐데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


호위무사는 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