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과 2013년, MMORPG 장르의 판도를 돌아보면 눈에 띌만큼 급격한 내리막길이었다. 장르 내적인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외적으로 다른 장르의 게임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분위기의 연속. 어쩌면 지금 MMORPG의 현실은 눈 뜨고 맞이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 좋지 않은 분위기의 와중에도 몇몇 대작 MMORPG들은 꾸준히 맥을 이어왔다.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 역시 그 외풍을 정면으로 맞서온 타이틀 중 하나다.

올해 1월, 전면 무료화를 선언함과 동시에 숨 가쁜 질주를 이어온 '테라'. 연중 대목이라 할 수 있는 겨울시즌 겸 서비스 3주년을 앞둔 테라가 많은 유저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대규모 업데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신규 클래스와 인던 추가. 이와 함께 신규 유저를 위한 루키 서버도 신설되어 성장 구간에 빠른 레벨업이 가능해진다. 특히 허전하게 빈칸으로 유지되던 속옷 슬롯이 오픈되어, 좀 더 다채롭고 개성 있는 외형의 캐릭터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컨텐츠에 목말라하던 테라 유저들에게는 어느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없는 업데이트. 이와 관련된 세부적인 정보를 알아보고자 김낙형 한일 라이브팀장과 심대현 개발2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김낙형 한일 라이브팀장(왼쪽)과 심대현 개발2팀장



업데이트를 위한 진행상황이 궁금하다. 대략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나?

테라 서비스 1주년, 2주년마다 항상 의미 있는 업데이트로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3주년에도 겨울 시즌을 맞아 신규 클래스와 던전, 아이템 등을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고, 현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 중이다.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면 먼저 루키 서버를 오픈하여 신규, 휴먼 유저들이 빠른 육성을 통해 테라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후 1월 초쯤 새로운 클래스를 업데이트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판단될 때 신규 던전을 선보이려고 한다.

추가로 작년에 반응이 좋았던 캐쥬얼한 형태의 PVP 눈싸움 전장도 리뉴얼되어 곧 만나볼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리는 산타 복장도 나올 예정이다.


▲ 확 바뀐 눈싸움 전장과 산타옷을 준비 중이다!
(사진: 레이나 유저의 게시글)



■ 신규 클래스? 누구냐, 너

3년간 서비스하면서 처음으로 신규 클래스가 추가된다.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기획, 제작되었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테라는 3년간 운영된 게임이다. 비교적 오래된 편에 속하다 보니 이미 플레이 중인 기존 유저들과 신규로 유입되는 유저들의 격차가 존재한다.

과거 유료 정액제에서 무료로 전환한 이유도 신규, 기존 유저와의 조화를 위해 진행된 부분이고,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인던 난이도 하향 등 여러모로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이번에 신규 클래스는 처음 테라를 접하는 유저분들이 겪을 수도 있는 진입 장벽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부분을 고려했기에 신규 클래스 기획 초기는 탱커 계열을 생각했지만, 파티 플레이 시 보스의 패턴 파악이나 팀의 조율 등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 신규 유저들에게는 힘들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위기 상황에 스스로 대처하거나 미리 방지하여 생존력이 높은 딜러 컨셉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물론 탱킹 계열의 스킬도 삭제되었다.


▲ 보통 던전에서의 탱커는 파티를 리드해야 하므로 초보에게는 어렵다
(사진: 귀요미창기사 유저의 글)



추가될 캐릭터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세부적으로 공개할 수 있나?

새롭게 선보일 클래스는 강력한 중거리 딜링 캐릭터다. HP 흡수, 반격, 자기부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탁월한 생존율을 자랑한다.

또한 마법이 아닌 타격 계열의 전투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발사체를 쏘는 개념의 궁수와 달리 공격 범위가 넓다는 정도만 공개할 수 있다.


▲ 신규 클래스는 타격 계열의 중거리 딜러! 기존의 궁수와는 다르다



공개한 스킬을 보면 PVP에서 상당히 강력할 것으로 보이는데, 밸런스 측면에서 고려할 부분도 많아 보인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부분이기 때문에 언급했던 스킬 중 일부는 수정, 삭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규 클래스는 생존력이 강조된 만큼, 이런 유용한 생존 스킬들을 살리면서 PVP 밸런스를 파괴하지 않는 적정선을 찾아 조율에 신경쓰겠다.


신규 클래스는 어떤 종류의 무기와 방어구를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검, 창, 활, 지팡이 같은 기존 무기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무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방어구 부분은 경갑을 쓴다.

사실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중갑도 생각해 봤지만, 뭔가 캐릭터 컨셉과는 어울리지 않았고,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방어구를 별도로 제작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경갑으로 최종 결정을 했다.

물론 현재 경갑을 사용하는 클래스가 많으므로, 파밍 과정에서 특정 직업과의 과도한 경쟁 양상을 피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지난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같은 로브라도 힐러용과 딜러용 옵션으로 나눠 특화시킨 부분이 반응이 좋았는데, 이처럼 선호하는 옵션의 차이를 둬서 직접 적인 경쟁 요소를 줄이고, 드랍율 부분도 유저분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 같은 글러브지만 옵션은 다르다. 이런 형태로 신규 아이템이 추가될 예정



누구나 신규 클래스를 제한 없이 플레이 가능한가?

다른 MMORPG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방식과 비슷하다. 계정에 40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한 유저라면 누구나 신규 클래스를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 시간과 과정의 어려움이 있어서 모든 종족이 새로운 클래스로 플레이할 수는 없다.


종족의 제한을 둔다는 점이 생소하다. 일부 종족은 신규 클래스로 생성이 불가능한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엘린 종족만이 신규 클래스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MMORPG에서는 선택 가능한 직업이 종족에 따라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까지의 테라는 종족에 따라 클래스 선택에 제한이 없이 자유롭다는 게 장점이었다.

하지만 종족별 스킬 모션이나 관련된 여러 작업이 함께 진행돼야 해서, 이번 겨울 업데이트를 목표로는 모든 종족이 신규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게 내놓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실제로 신규 클래스를 쉽게 추가하지 못한 이유도 작업양이 엄청나기 때문인데, 보통 한 종족당 8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정식 서비스가 아닌 베타 기간이라면 전 인력이 달려들어 그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지금처럼 서비스 중에 모든 인력을 집중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가장 많은 유저분들이 좋아하는 엘린 종족을 선택했고, 새로운 즐길 거리를 우선해서 제공해 드리고자 먼저 선보이게 되었다.



▲ 기획한 부분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사진 : 심대현 개발2팀장)



그럼 향후 다른 종족도 해당 클래스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나?

앞서 말했듯이 신규 클래스를 모든 종족에 맞춰 개발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분들의 반응이나 의견들을 종합해본 후 공개된 신규 클래스를 타 종족으로 확대 개발할지, 또 다른 신규 직업을 선보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려고 한다.

이 점은 테라의 다른 종족을 선호하는 많은 유저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는 점이고, 엘린 이외의 종족은 버린다는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 다양한 신규 던전, 그리고 새로운 등급의 아이템까지

신규 클래스 등장과 함께 새로운 던전도 추가할 예정에 있나?

여러 개의 신규 던전도 함께 추가되는데, 지난여름 3, 5, 7인 던전에 대한 호평이 좋아서 대부분 5, 7, 10인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오리지널 1인 던전도 준비 중이다. 해당 던전은 기존에 존재하는 던전을 리모델링 혹은 난이도만 1인에 맞게 조정하는 단순 재활용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라 기대해도 좋다.

물론 사제나 정령사처럼 다른 딜러형 클래스보다 상대적으로 공격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쉽고, 재밌게 클리어할 수 있도록 밸런싱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 블루홀에서 제공한 신규 던전 스크린샷 1



일부 유저들은 매우 어려운 난이도의 던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이 반영되나?

던전을 즐기는 유저들 대부분은 쉽고 재밌게 아이템 파밍을 원하지만,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하는 재미를 우선으로 즐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건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추가될 던전 중 10인 던전은 상급과 하급 난이도로 나뉠 예정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몬스터 패턴이나 공격력, 생명력을 조정해 난이도를 하향했다면, 이번에 업데이트되는 던전은 매우 어려운 난이도에 재도전이 가능한 다양한 장치를 추가하려고 한다.

즉, 이런 장치를 잘 이용하면 초심자가 포함되어 실패를 거듭해도, 트라이를 통해 얼마든지 클리어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 블루홀에서 제공한 신규 던전 스크린샷 2



신규 던전 업데이트는 좋다. 하지만 면접이라는 요소 때문에 초보들은 제약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서비스하면서 항상 안고 가야 할 해결 과제라고 생각한다.

항상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서 업데이트를 하지만, 매번 새로운 형태의 면접이 등장한다. 아마 효율과 보상 문제라고 본다.

던전을 죽지 않고 잘 클리어 하는 사람으로 구성해서 빠르게 파밍 혹은 아이템을 획득하여 높은 수익을 얻는 분위기에서 면접이 생겨난다. 하지만 인던 자체가 파밍/공략이 강조된 콘텐츠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데, 다른 콘텐츠를 개발해서라도 장비의 벽에 부딪혀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하려고 한다.


사실 최근에는 3, 5, 7 던전과 요새 정도를 제외한 다른 던전은 인기가 없다. 개선 계획은 없나?

지금은 기존 던전의 리모델링 보다는 새로운 던전과 장비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비인기 던전에 대한 개선도 차차 이뤄질 예정이다.

아무래도 신규 던전이 등장하면 새로운 보상이 추가되고, 기존 인던은 버려지거나 효율 면에서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아프로테 아이템이 나오면서 켈사이크 아이템이 버려지는 것이 이런 맥락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보상 부분을 수정하게 되면 기존 보상과의 효율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특정 던전에 몰리는 현상도 우려되기 때문에 어떻게 배치를 할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 블루홀에서 제공한 신규 던전 스크린샷 3



"신규 던전 추가!" 하면 가장 먼저 새롭고 강력한 아이템이 떠오르는데…

오랫동안 14등급 장비가 최고의 무기, 방어구였다.

그래서 이번 신규 던전 업데이트와 함께 좀 더 좋은 능력의 상위 14등급 장비와 새로운 15등급의 장비도 준비했다.

일부 유저들은 14등급의 장비가 또 나올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게임 내 시세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14등급 상위 장비와 15등급 장비를 같이 추가하였다.

특히 추가 아이템 중 현재 아프로테 등급에 해당하는 상급 장비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누구나 노력하면 획득할 수 있으며, 빛철기와 같은 최고의 장비는 여전히 자격 제한을 둘 예정이다.


▲ 앞으로 추가될 빛철기와 같은 아이템의 희소성은 유지될 예정
(사진: 엘르님의 게시글)



■ 서버통합의 진실, 그리고 신규 루키 서버에 관하여

우선 서버통합을 결정한 계기가 궁금하다.

서버통합을 하계 된 궁극적인 목적은 새로운 클래스의 추가와 함께 신규/복귀 유저들의 육성을 돕기 위해서다.

아룬의 영광서버는 충분한 인원이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클래스를 육성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다. 서로 파티를 맺고 어려운 퀘스트를 진행하거나, 던전 매칭을 통해 원활하게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유저가 적은 서버에서는 상대적으로 신규 유저들의 육성이 어려울 수 있기에 통합을 결정했다.


루키서버는 어떻게 기획되었고, 운영되나?

이번 겨울 시즌 업데이트의 핵심은 신규 클래스와 던전, 아이템에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처음 서비스 방향을 결정하며, 테라를 처음 접하거나 복귀하려는 유저들의 레벨업 속도와 적응하는 문제를 우선 고려해야 했다. 또한 적정 수준의 아이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만렙이 될 경우 다양한 콘텐츠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유저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만렙 캐릭터를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테라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학습할 수 있고 빠르게 성장 구간을 탈출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서포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행히도 과거 무료화 이전 여명의 정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봤기 때문에, 루키 서버라는 고속 성장이 가능한 신규 서버를 기획했고, 레벨업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 루키서버에는 빠른 성장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된다고 한다.
(사진: 김낙형 한일 라이브팀장)



누구나 루키서버에서 육성이 가능한가?

별다른 제약 없이 신규/복귀 유저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고속 성장이 가능한 만큼 레벨업 과정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레벨업 구간에 있는 던전들도 개편되어 좀 더 쉽게 던전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이런 루키서버에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최대 59레벨 혹은 59레벨에 경험치 99%까지만 육성이 가능할 예정인데, 이후에는 일반 서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전해야 한다. 물론 레벨업 시 획득한 아이템이나 골드, 업적 등의 정보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서 59레벨까지 제한을 둔 이유는 루키 서버에서 본 서버에 모든 콘텐츠를 즐기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고, 그 외 부작용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 오랫동안 칸만 차지했던 속옷, 드디어 슬롯 개방!

속옷이 드디어 나온다. 구현까지 오래 걸린 이유가 있나?

속옷은 처음 기획 단계에서 단순한 액세서리 개념이었다.

하지만 유저들은 속옷이 장비 형태이기를 원했고, 기획 방향을 수정해야 했다. 기존에 외형이 없는 액세서리를 장비로 바꾸려다 보니 외형에 비중을 둬야 할지, 아니면 기능에 중점을 두고 제작해야 할지에 대하여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갔다.

이러다 보니 선뜻 결정하여 업데이트할 수 없었고, 속옷을 선보이는 시점이 늦어졌다.


▲ 항상 허전하게 비어있던 속옷 슬롯을 드디어 채울 수 있다!



속옷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

속옷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저들이 원하는 장비적인 측면을 만족 시키기위해 외형과 능력치 두 가지를 모두 고려했다.

특히 방어구로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능력치가 부여되는데, 또 다른 면접 아이템의 한 종류가 되지 않도록 적당한 수준에서 조정 중이다.

그리고 속옷은 장착한 방어구를 착용 해제해야 외형이 드러나기 때문에, 속옷 상태에서 전투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방어구에 가려져 있어도 의미 있는 능력치를 올려주는 효과는 동작하기 때문에 추가 장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 방어구를 벗어야 속옷 외형을 확인할 수 있다



속옷은 유료 아이템으로만 판매할 예정인가?

아니다. 속옷은 무료와 유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일반적으로 두 종류의 속옷은 능력치 부분에는 어떠한 차이도 없지만, 유료 속옷은 디자인 측면에서 월등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쉽게 생각해 무료 속옷이 국방색 런닝이라면, 유료 속옷은 반짝반짝 빛나는 레이스가 수 놓인 속옷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이런 속옷은 꾸준한 접속과 플레이, 이벤트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서비스 3주년, 테라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최근 해외 서비스 관련 소식이 많이 들린다. 해외에서의 성과가 잘 나오면 국내 서비스 진행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현재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그 부분에 있어서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지역에서 '완전히 잘 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의 성과가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는 점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그 외에는 전세계에서 비슷한 규모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십시일반이라고나 할까(웃음).

좀 과감하게 말하자면,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F2P 게임 중 테라만한 퀄리티를 가진 MMORPG는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논타겟팅 전투와 고퀄리티의 그래픽 등을 매력요소로 꾸준히 업데이트 및 관리를 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해외에서는 신작 MMORPG가 꾸준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신작들이 자꾸 나오기 때문에 그리 녹록치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한 성과는 유지하고 있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중국은 내년에 타겟으로 삼아 힘을 싣고자 한다.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는 현재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하면서 중국의 현지화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올 한 해 MMORPG의 비관론이 많았다. 하반기 신작들이 여럿 등장하면서 장르 시장에 변화가 보인다는 생각도 드는데, 대작 MMORPG를 개발·서비스하는 입장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기서부터는 회사 입장이 아닌 개인의 생각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개인 의견으로는 신작으로 인한 효과이지 시장이 풀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 MMORPG의 부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MMORPG 장르에서의 키 포인트는 컨텐츠의 소비 속도를 개발사들이 얼마나 따라가줄 수 있느냐다. 테라 역시 초반에는 유저가 꽤 많았지만, 업데이트 속도가 더뎌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예전을 되짚어보면, 개발사가 컨텐츠를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순환 컨텐츠가 만들어지면서 게임이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특정 시점 이후로는 장르 자체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사가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만들어서 제공하지 않으면 할 거리도 없고, 굳이 해야할 이유도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해야하나.

이런 부분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줄 뭔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테라 역시 그런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고.

아무래도 게임의 스케일이 크다보니 개발 속도를 높이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의상 하나, 스킬 하나를 만들더라도 개발해야하는 리소스는 굉장히 많은 편이고, 그렇다고 해서 컨텐츠의 소비 속도가 더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빠르다는 느낌이다. 이는 모든 개발사들이 겪는 공통된 어려움이 아닐까.

블루홀에서도 계속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개발사가 먼저 나타나줬으면 좋겠다. 정말 크게 성공하는 MMORPG가 나오려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뭔가가 나와야 할 것이고, 그 전에는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문제를 꼽자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트렌드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MMORPG의 핵심 재미는 게임 안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노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MMORPG가 각광받던 시기에는 그런 재미를 주는 다른 장르가 드물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른 장르에서도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커뮤니티 형성이 충분히 가능해졌다. 어떤 유저는 MMORPG 내에서 이루어지는 하드코어한 커뮤니티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만큼 하드코어하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이 줄었고, 모바일 등을 이용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얼마든지 많아졌다.

MMORPG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면서도 패러다임 전체의 흐름도 따라가려는 방향을 채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것은 풀기 어려운 문제고, 모든 관계자들이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지금 당장은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뭔가를 얻어가고 있고, 이것이 쌓이다보면 언젠가 의미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있고, 그 안에서 운신의 폭이라는 것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한편으로는 대작 MMORPG를 개발할 수 있는 회사가 점점 더 줄어든다면 그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어느새 3주년이 다가온다. 테라를 꾸준히 즐겨주는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2월에는 작년에 반응이 좋았던 눈싸움 전장을 다시 선보이려고 한다. 작년의 전장을 다시 재활용하는 것은 아니고, 새로운 전장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새로운 컨셉의 눈싸움 전장을 오픈하려고 준비 중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한껏 내시라고 새로운 산타 복장도 준비하고 있다.

그밖에도 1월 11일 3주년에 맞춰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업데이트 시점에 비해 약간 빨리 공개한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새로운 컨텐츠에 대한 요구가 많아 다소 성급한 감이 있음을 감안하고 이야기를 전하게 됐다.

'테라'를 꾸준히 즐겨주시는 분들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오는 겨울시즌과 3주년 업데이트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