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흐흐.. 그래.. 이 맛을 보려고 내가 권술사를 했다고!! 크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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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롤로그 ]]

 "아저씨~~ 안녕하세요오오오~!!"

 "오~ 예리아니니?"

 "네!! 아저씨 잘 지내셨...네요?"

 "허허~ 그래~ 잘지냈단다! 근데 아저씨가 잘 지냈는지는 어떻게 알았니?"

 "눈가에 주름이 더 생기셨거든요~ 헤헤~"

 "허허~ 이녀석! 아저씨 눈가에 주름도 알아보다니 눈썰미가 많이 늘었구나!"

 "그럼요! 저는 권술사가 될꺼니깐요! 헤~"

 "하하하~ 그래 남들보다 앞에서 몬스터와 싸우려면 눈썰미가 좋아야지~ 그래 오늘은 무슨일로 온거니?"

 "네! 오늘은 이동주문서를 사려고 왔어요~"

 "오호~ 그래그래 오늘은 어디로 갈생각이니?"

 "오늘은 초승달 마을에 가려구요!!"

 "흠.. 초승달 마을이라.. 벌써 거기까지 갈 실력이 되었구나!"

 "베~~ 아저씨!! 절 너무 무시하시는거 아니예요!?"

 "하하하!! 미안하구나~ 아저씨가 보기엔 예리는 아직 어린애 같아서 그랬단다~"

 "흥!! 저 이래봬도 몇일전에 교관님께 도발도 배웠다구요! 제법 탱커다워지고 있어요!!"

 "하하하!! 그래그래~ 네 아빠처럼 멋있는 권술사가 되어야지~"

 "헤헤~ 맞아요! 저희 아빠는 정말 멋진 권술사라구요~~"

 "자! 여기 있다~ 초승달마을에 가서도 씩식해야 한단다~"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 안녕히계세요!!"

 "그래그래~ 잘 가거라~"
 (흠.. 초승달 마을엔 아크데바 녀석들의 비밀기지가 몇 곳 있다고하는데 저 녀석이 잘 해내려나..)



 권술사 아버지에게 길러진 예리는 아버지의 성격을 닮아 호탕하고 밝은 성격의 여자아이로 자랐다.

 다른 여자 아이들처럼 마법이나 신성력을 배우길 권유했으나 어릴적부터 들어온 아버지의 험난하고 즐거웠던 모험담은 예리에게 다른 아이들과 다른 목표를 세우기에 충분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권술사란 직업이 세간에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맨손으로 적과 싸우는것이 야만적이고 천박하다고 여기며 파티사냥에 껴주려 하지 않았다.

 실제로 얼마전 밤피르의 저택 토벌단에 권술사가 파티에 들어가 수많은 적들 사이에서 난폭한돌진을 써서 토벌단을 전멸 시킨 사건이 알려지면서 안정적인 포메이션을 추구하는 창기사를 데려가려고 하고있다.

 그러니 권술사의 입지가 기사작위를 받은 창기사에게 비교도 안될정도로 낮을수 밖에 없었고 여자아이가 권술사가 되기를 주변에서 다들 염려의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예리는 아버지처럼 멋진 권술사가 되려고 매일같이 목각인형을 상대로 연습했으며 뼈마디가 부러져도 눈물한방울 흘리지 않고 열심히 꿈을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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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1. 초승달 마을 ]]

 "흠.. 니가 길리안을 잡을 수 있다고?"

 "네!! 제가 길리안을 잡아올께요!!""

 씩씩하게 대답하는 예리에 비해 위아래를 훑어보는 레이먼의 표정이 영 탐탁치 않아 보인다.

 "너는 권술사가 아니냐? 탱커가 무슨 힘이 있다고 잡아 온다고 자신하는것인지.. 허허.."

 "아니에요!! 권술사는 다른 탱커랑 다르다구요!! 제가 딜러가 아니라고 무시 하시는거예요!?"

 "흠.. 꼭 그런건 아니지만.. 그래. 뭐 일단 10마리를 잡아오거라. 길리안은 평소에는 다른 나무들과 다를게 없어 보이지만 근처에 지나가면 사람을 잡아 먹는다고 하니 숲속에서 정신 바짝차리고 잡아와야 할거다."

 "네!! 맡겨만 주세요!! 10마리는 식은죽 먹기라구요!"

 "그래 길리안을 잡으면 길리안 이마에 빨간 보석이 보인단다. 그 빨간보석 10개를 가져오면 내가 보상을 주도록 하지.뭐.. 별로 기대는 안한다만.."

 "걱정하지마세요! 다녀올게요!!"

 - 2시간 후 -

 "아저씨 저 왔어요!"

 "하하하!! 그래. 처음부터 무리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몰골을 보아하니 실컷 도망만 다니다 온 것 같구나!! 하하하!!"

 자신을 무시하는 레이먼을 보면서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릴적부터 아버지에게 받은 권술사의 인성 교육은 이런것들을 쉽게 웃어 넘기게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아버지는 '인성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엄청난 갈굼을 일주일 내내 한적도 있었으니...
'그때 분명 윗집 자스 아저씨 딸이 마법학회에 가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갈궜던거 같은데 끝까지 인성교육이라고 하다니.. 그래도 뭐.. 그덕에 이정도 무시쯤이야 웃어넘길 수 있게 됐지만~'

 "하하하!! 아저씨는 저를 너무 얕잡아 보시는거 아니에요? 자요~ 여기 길리안의 보석10개 가져왔어요"

 생각하지도 못한 대답에 깜작놀란 레이먼은 길리안의 보석이 맞는지 한참동안 쳐다보았다.

 "허.. 겨우 2시간밖에 안지났는데 벌써 10마리를 잡아왔다고?"

 "에이~ 길리안은 어릴때부터 지겹게 봐왔다구요~ 길리안 정도면 하루에 100마리도 거뜬해요!"

 길리안은 평소에는 숲속에 있는 나무와 똑같이 생겨서 찾아내기 힘든 몬스터중에 하나다.
 평소에는 나무와 다를게 없으나 사람이나 동물이 지나갈 경우 나무 가운데가 갈라지며 눈이 떠지고 나뭇가지를 통하여 사냥감을 묶어서 먹어치우는 무서운 몬스터이기에 상인들이 지름길을 위해 숲속을 지나갈때는 항상 실력있는 용병들과 함께 가야하는게 당연했다.

 "그..그래.. 일단 여기 보상금을 주마.. 허허.. 아직 어린것 같은데 대단하구나"

 "에이~ 뭘 이 정도 가지구요~ 좀 더 쎈 녀석들은 없나요? 길리안은 너무 쉬워요~"

 "흐음.. 그렇단말이지.."

 무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위아래를 훑어보는게 내심 불길했지만 어차피 모험은 도전의 연속!! 권술사의 딸로써 굽히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아마도 근자감이 아닐까..?)

 "그래. 그러면 길리안숲을 지나 북동쪽으로 가다보면 야수의둥지라는 곳이 있단다. 거기에는 무시무시한 바실리스크가 있지. 그 녀석을 한마리 잡아오거라. 바실리스크껍질과 그 둥지의 알 한개를 가져오면 내가 보상은 넉넉히 쳐주마"

 "네!! 그럼 다녀올께요~"

 아무렇지 않게 수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지만 길리안10마리를 2시간안에 잡을 실력이라면 분명 저 나이 또래에 비해 대단한 실력이라고 볼 수 있었다.
 '저 나이에 저정도 실력이라.. 어쩌면..'

 길리안 숲을 지나 야수의둥지에 가는길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초승달 마을에서 교역을 위해 꾸준히 길리안숲 토벌을 시행해 와서 그런것도 있지만 토벌을 완전히 끝내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야수의둥지 때문이였다.
 길리안 숲이 없어지면 왠만한 칼로는 흠집도 남지 않는 비늘을 가진 바실리스크가 곧 바로 마을을 공격해 올 수 있기 때문에 길리안 숲은 어떻게 보면 야수의둥지와 초승달 마을 사이를 막아주는 방책 역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이 끝나고 나니 맑은 공기는 온데간데 없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흠.. 여기가 야수의 둥지인가.. 정말 냄새하나는 아빠 발냄새 저리가라네.."

 권술사는 겉치장이 필요 없다며 10년넘도록 옷 한벌로 지낸 아빠는 신발 또한 한켤레로 버텼으니.. 맨발에 땀이 흥건해지도록 운동해도 신발을 절대 바꾸는일이 없었다. 그러나 딸도 그럴 순 없다는것이 아빠의 의지! 10개가 넘는 신발과 무도복을 사줌으로써 딸바보를 몸소 실천하는 좋은 아빠였던 것이다.

 "자.. 그럼 이제 바실리스크를 찾아볼... 필요가 없겠네.. 이거 온통 바실리스크 동굴이잖아?"

 자기 영역이 확실한 바실리스크는 집단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이 많고 습한곳에 서식하므로 그런 곳에는 일정 거리를 두고 바실리스크들이 동굴 하나씩을 뚫어서 서식 하고있다.
 여기 또한 그런 곳으로 주변엔 온통 바실리스크 동굴이었다. 그 중에 사냥감을 찾아 밖으로 나와있는 바실리스크가 보였으니 예리에겐 따로 찾아 나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자 그럼~ 바실리스크가 어떤 녀석인지 한번 보실까~?"

 가볍게 손발을 풀던 예리는 바닥을 박차며 난폭한 돌진을 통해 바실리스크에게 뛰어갔다.
 
 "크~~~합! 자! 받아라!! 올려차기! 폭연타!!"

 평소에 수천번은 더 연습했을 권술사의 스킬들을 어김없이 쏟아내며 바실리스크를 향했다.
 하지만 바실리스크의 비늘은 굉장히 두껍고 미끌거려 데미지를 크게 입진 않았으니.. 바실리스크는 번쩍이는 눈빛으로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쿠어어어어!!'
 '철산고!!'
 '쿵!쿵!쿵!'
 '승천타!'
 '크아앙!'
 '회전치기!'
 '이야아압! 폭연타!!(투다다다닥!!!)'

 끊임없이 쏟아내는 스킬에도 불구하고 바실리스크의 체력은 생각보다 많이 줄지 않았다. 게다가 권술사의 방어 스킬인 강타를 사용하여 철산고로 막아내어도 그 충격은 오장육부를 울릴 정도로 강력했으니.. 이대로 시간이 지나가면 누가 이길지 자신 할 수 없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예리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하하하! 이거 뭐야!! 이렇게 강력한 몬스터가 있었단 말이지! 크흐흐.. 그래.. 이거야!! 이 맛을 보려고 내가 권술사를 했다고!! 크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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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자타임 온김에 좀 끄적여 봤습니다.
예전부터 써보고 싶었는데 많이 어렵네요..
계속 쓸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재밋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