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여름은 업계의 성수기. 대부분의 게임 업체들이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분주하지만, 유독 특별한 기대를 받고 있는 게임이 있다.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 작년 여름 메이플스토리는 빅뱅 업데이트를 통해 41만 6천명이라는 기록을 이끌어내면서 화제가 되었다. 1년이 지난 현재, 슬슬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질문 '과연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런 기대감 때문일까? 메이플 스토리 역시 준비가 만만치 않다. 이미 방학 전에 간담회를 통해 '레전드'라는 이름의 세 종류의 신규 직업과 다양한 콘텐츠들을 공개했고, 지난 7월 7일을 기점으로 첫번째 신규 직업인 캐논 슈터가 등장하며 업데이트의 포문을 열었다.

기존의 직업들과 차별화되는 캐릭터 성 및 다양한 연출을 포함하는 캐논 슈터의 출현으로 메이플 스토리의 세계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가운데, 업데이트 다음날인 8일 넥슨을 방문해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을 총괄하는 오한별 실장을 만났다.

캐논슈터의 업데이트로 밤을 새워 인터뷰가 제대로 진행될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는 오한별 실장.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인터뷰를 신청한 기자 역시 캐논 슈터 업데이트때문에 밤을 새다시피 플레이했으니 피차일반이다. 업데이트 바로 다음날 오한별 실장에게 듣는 여름방학 최대의 이슈, 메이플스토리 레전드 업데이트. 지금부터 출발!




[ 넥슨 오한별 실장과의 인터뷰 ]





Q. 최고 기록을 세운지 1년이 지났다.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가 남다를텐데.

- 빅뱅업데이트의 성공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이라 내외적으로 많은 분들이 빅뱅 업데이트와 비교하면서 기대를 갖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많이 되었는데, 그만큼 준비를 많이한 부분도 있다.


Q. 7월 7일 모 포털 사이트 검색순위에서 캐논슈터가 상위에 올랐다.

-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 허나 이번 업데이트가 단순히 신규직업 3개가 나온다는 식으로 오해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한다. 변화의 시작, 기술시대 이런식으로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던 기존의 업데이트와는 달리, 직업이름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은 직업 이름을 통해서 이번 업데이트의 대표성을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신규직업이 추가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새롭게 시도되는 스토리텔링, 추가적인 콘텐츠, 다양한 성향의 유저들을 만족시킬 레전드 페스티발 등 전체적인 유저층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컨텐츠가 함께 추가 된다.



Q. 이전 빅뱅 업데이트 때 41만 동접자를 겪었을 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평했는데, 이번에는 준비가 어떤가?

- 돌이켜보면, 빅뱅 업데이트 시점에서 유저 수용량의 최대치에 근접했을 때 더이상의 유저를 받을 수 없도록 비상수단을 취한 적이 두어번 있었다. 서버가 다운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이번에는 그런 대안조차 필요 없도록 만전의 준비를 해두고 있다. 물론 테스트의 결과나 기술적인 준비만으로는 예측하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질수야 있겠지만...




Q. 저연령층의 게이머들이 주로 즐긴다는 인식과 달리, 사냥의 근간이 되는 전투 시스템 및 타격감의 조율이 상당한 수준이다. 어떻게 연구하고 조절하는지?

- 사실, 모험가 시대 처음의 메이플 스토리는 타격감이 중시 된 게임은 아니었다. 이후의 업데이트를 통해 직업들이 굉장히 많이 업데이트되고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진보가 되었다.

아란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전체적인 직업스킬들의 타격감의 상승과 연계기등을 기반으로 하는 난이도 높은 액션을 유저들에게 요구하게 되었는데, 너무 어려워하지 않을까 예상했던 염려를 뛰어넘는 더 큰 호응이 있었다. 이후 듀얼블레이드를 통해 차별화된 액션성을 추구했다. 아란이 콤보라면 듀블은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연계기가 컨셉이다.

이러한 업데이트를 통해 스킬을 통한 전투의 재미를 구현하는데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캐논슈터의 경우에는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살려 조작 난이도는 낮지만 묵직한 타격감을 전해주는 형태로 디자인 되었으며 메르세데스의 경우는 조작난이도는 높은 대신, 원하는 간격에서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취할 수 있게끔 디자인되었다.

결국 이런 여러 노하우들이 쌓이면서 완성되어 가는 것 같다. 유저분들이 뭘 원하고 싫어하는지, 도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8년 정도 해보니 감이 좀 잡히는 것 같다.





[ 대포로 쾅쾅, 칼이 슉슉! 게임 이야기로 넘어가자, 표현 그대로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오한별 실장 ]




Q. 해적 직업군에 비해 캐논슈터가 밸런스상 지나치게 좋지 않은가 하는 염려가 있는데?

- 모든 직업군들을 조절하겠다는 의지가 처음부터 있었다. JUMP!업데이트에서 전사 마법사 궁수부터 우선적으로 진행되었고, 일정에 따라 뒤로 밀리게 된 것이다. 이번 여름의 포커스가 레전드 클래스 3종에 집중되어 있기에, 우선적으로 해당 신규 클래스가 무사히 메이플 월드에 안착하는지의 여부가 최우선 관심사란 점은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앞으로도 개발팀에서 예상하지 못한 범위에서 반응이 나올수 있기 때문에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레전드 업데이트가 안정화되면 소외받는 직업군이 없도록 계속해서 신경써나갈 예정이다.


Q. 만레벨을 위한 컨텐츠가 부족한 편인데, 추가될 계획은 있는지?

- 현재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긴 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보스 몬스터 하나 정도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내부적으로 준비중이라서 일정을 확실히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다. 최고레벨대의 유저분들은 그만큼 메이플에 대해 애정이 많은 분들이라서 내부에서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사실 대난투의 경우도 저레벨을 위한 컨텐츠는 아니며, 고레벨을 위해 준비한 컨텐츠라고 봐도 좋다. 카오스 업데이트에서 공개된 함께 공개된 시그너스 여제 역시도, 일정 중 무리해서 추가한 컨텐츠다. 다만 최고 레벨대의 콘텐츠가 개발 기간도 많이 걸리고 주의해야할 부분도 많은 점은 고려해주셨으면 한다. 만레벨 유저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겠다.




Q. 7월 5일 테스피아의 패치를 통해, 지력을 높여서 불린 MP를 이후 캐시템을 통해 HP로 전환하는 소위 '피작'이 금지되었다. 의도가 궁금한데? 그리고 이미 피작해둔 캐릭터들이 반사이익을 보지 않을런지?

-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전드 페스티벌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벤트 보상으로 약속한 AP초기화 주문서와 1+1 이벤트를 통한 경험치 물약이 결합했을 때, 심각한 어뷰징의 소지가 있다. 자세히 밝힐수는 없지만 AP 초기화 주문서로 피작 캐릭터가 양산될 위험이 있기에 금지하게 되었다.

사실 AP 되돌리기 캐시템을 활용한 소위 '피작'이라는 현상 역시 개발팀에서 의도하지 않은 패턴이다. 흔히 망캐라고 부르는, 실수로 스탯을 잘못 찍은 캐릭터를 버리게 되는 유저분들에게 그러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드리기 위한 것인데, 최강의 캐릭터를 위해 그렇게 많은 캐시템을 활용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실제 피작으로 이득을 본 게이머는 극소수이며,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로 보면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넥슨이 일부러 비정상적인 접근을 방치해둔다는 루머도 있는데, 진짜 오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동레벨 캐릭터에 비해 상당히 많은 HP를 확보할 수 있는 '피작' ]




Q. 보스레이드, 직업간 차별에 대한 개선 계획은?

- 점프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조금씩 수정중인 부분이다. 보스 몬스터가 최종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중요한 콘텐츠인 것은 맞다고 본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캐릭터는 강해지고 보스는 그대로다보니 점점 약하게 느껴지고 의도하지 않은 패턴으로도 공략이 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난이도가 낮아지다보니 좀 더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 딜러 위주로 편성되는 문제가 있다. 원정대의 협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패턴의 보스몬스터가 등장하면 이러한 딜러 우위의 쏠림 현상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Q. 전체적인 컨텐츠의 흐름이 파티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고려중인 분배 시스템이 있는지?

- 계속해서 검토중인 시스템이다. 다만 단순히 기존의 게임에서 구현된 형태를 따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개발하면 좀 더 메이플스토리에 어울리는 시스템이 될지를 고민하고 있다. 저연령층의 유저들에게도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를 감안해야 한다.

다른 게임의 예처럼 아이템을 먹기 위해 경매를 해야 한다거나 직업에 맞게 주사위를 굴려야 한다거나 하는 것은, 물론 장점도 있지만 직관적이지 못하다. 메이플스토리다운 독창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Q. 메이플의 보안 문제, 그리고 복구의 문제에 대해

- 유저가 계정을 해킹당하게 되면 높은 확률로 게임을 접는다. 우수고객을 해킹으로 잃는다는 것은 넥슨측에서도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에 보안에 엄청나게 신경쓰고 있다. 8년이나 된 게임임에도 보안 분야에 있어서는 항상 최신을 유지하려 노력해왔고, 보안에 OTP를 도입한 것도 게임 중에서는 최초다. OTP 보안시스템 도입에 대해 방송국에서 취재를 해간 적도 있다.

다만 게임이 오래된 게임인데 복구 시스템은 그대로다보니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유저분들의 클레임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복구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외부의 좋은 사례들도 체크하고 있으며, 유저분들께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다양한 메이플스토리의 보안 체계 ]





Q. 이전 메이플의 퀘스트는 스토리의 양념같은 느낌이었는데, 최근 퀘스트만 따라가도 레벨업이 가능하게 바뀌었다. 그런데 성장이 빨라지다보니 메소쪽 보상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던데.

- 물약 없어서 레벨업 못한다는 소리는 안 나올 수준으로 만들고 있는데 아직 테스트중인 부분이라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필수품을 사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경우는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Q. 슬롯당 300개까지 스택이 가능하게 바꾼다고 했는데, 현재 HP/MP를 회복할 수 있는 음식류 - 맑은 물, 쭈쭈바 등은 아직까지 100개 단위가 최고이다.

- 실무선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작업 실수로 아직 정상적으로 적용되어 있지 않다. 물약은 물론, 게이머분들이 자주 사용하는 회복 음식류 역시 300개로 조만간 수정될 예정이다.







Q. 캐논슈터 라이브 이후 반응은 어떤지?

- 메르세데스가 호응이 좋던데...(웃음) 캐논슈터도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것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만 보더라도 빅뱅 초기보다 좋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 캐논 슈터 업데이트 이후 초반 동향도 충분히 긍정적이다. 메르세데스를 기대하시는 분들도 캐논슈터를 즐겁게 플레이해주고 계신다. 캐논슈터도 매력적인 캐릭터니 많이들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웃음)



Q. 엘프 영웅의 이름을 메르세데스로 짓게된 연유는?

- 일부 게시판의 루머처럼 넥슨 개발실에 해당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웃음) 이름의 경우 개발실에서 공모를 통해 결정하는데, 메르세데스도 그 당시 제출되었던 후보 이름 중에 하나였다. 특정 상표와 겹치기 때문에 바꿀까 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엘프의 왕에 어울리는 우아한 느낌을 가진 이름이라 현재 그대로 결정되었다.



Q. 데몬 슬레이어의 경우 악에서 선으로 전향하는 최초의 캐릭터이다.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데

- 가장 스토리에 신경 쓴 캐릭터이다. 다른 직업들보다 복잡한 과거를 가지고 있고, 메이플 영웅들을 괴롭히던 검은마법사의 군단장 중 으뜸가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특정 사건에 의해 검은 마법사와 대적하게 되며, 검은 마법사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한 이후 쓰러지는 모습을 통해 지금까지 실루엣만이 보였던 검은 마법사의 실체도 어느 정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 부분은 프롤로그나 이벤트 등에서 직접 보실 수 있을 것이고, 간담회 이후 유저분들이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스토리 담당하시는 분이 더욱더 신경을 쓰고 있다.



Q. 데몬 슬레이어가 가지는 포스시스템의 자세한 모양은?

- 물약으로 회복하는 기존의 MP 시스템과는 크게 차별화될 것이다. 포스시스템의 경우 공격으로 몬스터에게서 포스를 흡수해서 포스 게이지를 채우고, 채워진 포스 게이지를 소모하는 강력한 공격 스킬을 쓰는 형태로 전투를 진행하게끔 만들고 있다.

MP 시스템이 주력스킬을 계속해서 난사하는 형태라면, 포스는 흡수와 소모에 따라 달라지는 포스 게이지에 맞추어 좀 더 전략적인 스킬사용이 필요해진다. 또한 데몬슬레이어의 전직에 따라 포스 게이지의 한계가 달라지게 될 것이며, 상위기술을 쓰기 위해서는 더 높은 차수의 포스게이지를 확보할 필요가 생기게 된다.









Q. 다음은 메이플 인벤을 통해 접수된 유저들의 질문이다. 현재 시스템상 파티퀘스트의 경우 채널마다 1파티만 입장할 수 있다. 채널당 여러파티가 입장하게 만들 계획은 없는가? - 인벤유저 상상

- 고칠 수는 있다. 물론 클레임이 들어올 정도로 불만이 많다면 수정해주는 것이 맞겠지만, 너무 획일화되는 것도 좋지 못하다고 본다. 특정 인기 파티퀘스트만 반복하는 형태는 기획 의도와 동떨어져 있다. 어느 한쪽의 컨텐츠에 유저들이 쏠리는 것은 바라는 바가 아니며, 솔로잉과 파티플 양쪽이 장단점이 있지만 어느 한 쪽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Q. 매크로 방지 시스템인 저렙 사냥 보상 감소의 경우 최근 테섭에서 해제된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데? - 인벤유저 forever425

- 현재 조절 중이다. 너무 강화할 경우 유저들에게 불편을 드릴 수도 있고, 지금도 완료된 것이 아니라 계속 조절해가는 중이다.



Q. 신규 클래스 3종의 출시에 맞물려서 판매 중단된 버프펫을 판매재개할 계획은 없는가? - 인벤유저 꼬꼬댁삐약

- 적극적으로 고려해보겠다.





[ 유저들의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진지해진 오한별 실장 ]





Q. 빅뱅은 변화, 카오스는 도전이라 칭했는데, 이번 레전드 업데이트를 한단어로 말한다면?

- 그동안 있었던 많은 변화와 도전을 지나 메이플스토리의 핵심으로 되돌아와, 메이플스토리의 8년간의 내용과 특장점을 두루 담고 있기에 '집대성'이라고 평하고 싶다.



Q. 첫번째 레전드 캐논슈터를 업데이트한 이후 소감과 각오를 말씀해주신다면?

- 힘들다고 하면 안되겠죠?(웃음) 간담회에서 공개했던 "지난 8년간의 메이플의 정수를 담았습니다"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 직업과 콘텐츠,이벤트, 연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저분들께 재미를 드릴 것이다.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집중한 업데이트이니만큼, 정말 게임에 들어오자마자부터 메이플 본연의 재미를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 레전드 업데이트와 함께 꾸준히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Inven Helka
(Hel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