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뭐지?'

그는 하늘을 날고있는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햇빛때문에 온통 까맣게 보여서 실체를 정확히는 알수 없었지만 확실히 요물들과는 달라보였다.
왠지 모르게 강한, 그렇지만 위협적이진 않은 커다란 괴물이었다.
난생 처음보는 괴물을 본 그는 알수없는 호기심에 매료되어 그 자리에 서서 계속 그 괴물을 바라보았다.

"후우, 여긴 꽤나 몬스터들이 많네. 검은 마법사의 힘이 여기까지 영향을 미칠줄이야."

"조심해라, 프리드. 여기는 시간이 매우 뒤틀린 곳이다. 그만큼 몬스터들도 더 강하지."

"알았어, 아프리엔."

"그나저나 저기에 누군가 우릴 지켜보고 있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들켰나?'

사다함은 나무 뒤에서 몸을 드러냈다.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 그들에게 한걸음씩 다가갔다.

"내가 있는걸 눈치챘나보군. 방해가 되었다면 사과하지."

"넌 누구야?"

사내가 사다함에게 물었다.

"그건 내가 먼저 묻고싶은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너희같은 외부인이 여기에 들어오는건 처음이거든."

"난 프리드라고 해. 그리고 얘는 아프리엔이고."

"꽤 희한한 이름이군. 외부인들은 다 그런 이름인가?"

"그러는 넌 이름이 뭔데 그래?"

"굳이 알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널 연행하겠다."

그 말과 함께 사다함은 사내에게 덤벼들었다.

'일단 저 커다란 것부터 어떻게 따돌려야겠군.'

그는 재빨리 사내에게 달려갔다. 사내는 당황한 기색이었다.

"위험하다, 프리드!"

'역시 저녀석을 챙기는군 그렇다면...'

그는 재빨리 방향을 틀어 괴물쪽으로 달려들었다. 괴물은 꽤나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괴물이 아니었다.

"속여서 미안하군."

그는 이렇게 말한뒤 곧바로 자신의 몸에 영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영체화!'

순식간에 그의 몸이 흐려지더니 곧바로 사라져버렸다.
그의 몸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경지에 이르렀다.
무와 유의 경계에서 그의 영혼은 자유로이 떠나디며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유의 세계에는 아까 보았던 프리드라는 사내와 거대한 괴물이 마치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정지되어 있었다.
그의 영혼은 다시 유의 세계로 가 사내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유의 세계로 넘어가며 그는 다시 형체가 생기며 실체화 되어갔다.

'영력타!'

그는 사내의 뒤로 가 사내를 습격했다.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힘을 약간만 실은 채 그에게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타악!

'공격을 막았어?!'

사내는 그의 공격을 재빠르게 방어했다. 마치 자신이 이리로 올 줄 알았다는 듯이...
그는 살짝 당황했다. 이제껏 그의 공격을 방어할만큼 날렵한 자를 본 적이 없었다.
허나 이내 냉정을 되찾고 다시 공격을 가했다.

"이봐! 왜 이러는 건데 대체?"

사내는 불만섞인 목소리로 그에게 외쳤다.

"말했을텐데? 널 연행하겠다고."

사다함은 그에게 공격을 날리며 대답했다.

"무슨 죄목으로?"

사내는 또다시 공격을 방어했다.

"글쎄, 이런 위험한 괴물을 데리고 다닌다는거 자체가 굉장히 위협적이라고 생각치 않나? 게다가 외부인이 함부로 이런 곳에서 서성이면 의심받을만 하지."

그는 계속 공격을 가했다. 사내는 굉장히 특이한 재주를 부리며 그의 공격을 막았다.

'희한한 능력이군.'

그는 사내의 능력에 감탄했다. 여태껏 본적이 없는 기술들은 그를 확 사로잡을만 했다.
하지만 오래끌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 결판을 내야할 때였다.

'미안하지만 여기까지다.'

그는 사내를 기절시키기 위해 자신의 영력을 최대한 조절하여 죽지않을 만큼만 강하게 내리치려 했다.
그런데 한순간 사내의 몸이 번쩍하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어디갔지?'

이윽고 사내는 그가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괴물이 있는 쪽에서 나타났다.
사다함과 사내는 서로를 경계한 채 서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대체 그건 무슨 능력인거야?"

사내는 사다함에게 물었다. 사내는 굉장히 놀란 기색이었다.

"그러는 너의 능력도 만만찮게 희한하군."

그는 잠시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영력도 아닌 것이 마치 실체를 가지고 있는 힘이 네 안에서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 같단 말이야."

"영력이라고?"

"그렇다. 내 영혼의 힘이지."

'영혼을 힘으로 쓰는건 굉장히 드문 사례인데?'

사내는 생각했다.
영혼을 힘의 매개체로 쓰는 경우는 많다. 예를들어 자신이 이 드래곤과 계약을 할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영혼 그 자체를 힘으로 발산한다는 건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이다.
흔히 초능력이라고 부르는 사례가 그렇다.
초능력은 신기하게도 마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외부로 물리적인 힘을 발산할 수가 있다.
그 특이한 케이스를 지금 눈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초능력자에 대해선 듣도 보도 못했어.'

초능력자는 기껏해야 텔레파시를 쓰거나 작은 물체를 띄우는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
이렇게 강한 초능력을 발산하는 케이스는 이제껏 사례가 없었다.

'대체 이 자는 뭐지?'

사내는 자신 앞에 마주한 남자를 경이롭다는 눈빛으로 다시 쳐다보았다.

- 3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