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로 조용하게 보고 싶어서 주말을 피하고,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 시간인 월요일에 보고왔어요. 덕분에 저 포함해서 6명의 관람객으로 커다란 영화관을 전세낸 것처럼 차지해서 봤네요. 후후후후........ 성공이었어요!

 아무튼,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영화는 대단히 만족스러웠어요. 다만, 나름대로 봐줄만한 수준의 실망스러운 점 때문에 약간 아쉽기도 한 영화가 됐네요.

 뭐, 좋았던 점보다는 먼저 실망스러웠던 점부터 얘기할게요. 어떤 심리학 책에서 좋은 얘기(칭찬)는 마지막에 해야 듣는 사람이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으니까요!!

 제가 이 영화에서 실망스러웠던 점은 바로 구성이었어요. 흠, 다르게 표현하면 소설인 '원작'에 너무나도 충실했다는 점도 될 수 있겠네요.

.잠시 다른 얘기로 새서, 원래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처음과 중간, 그리고 결말이라는 3막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특히, 일반적인 영화는 120분 가량의 짧은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처음과 결말이 짧고, 중간이 길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소설은 달라요. 분명 3막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처음이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 말 그대로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죠. 거기에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처럼 액자식 구성의 작품은 처음을 두 번 설명해야하는 것 같이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원작을 담아내기 굉장히 까다로워요.

 그런 이유 특성 떄문에 이 작품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어요. 왜 다른 분들의 리뷰에서 말하는 것처럼 영화의 초반이 너무나도 지루하냐고요? 너무 원작에 충실했으니까요! 방금 얘기했듯이 영화와 소설의 구조는 큰틀에서는 같지만, 주어진 시간의 차이 탓에 세세하게는 틀려요. 그래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짜를 부분은 과감하게 짜르면서 다른 내용을 추가시키거나, 시간대를 뒤섞어서 원작과는 다른 구성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러나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는 구성적으로 까다로운 원작을 충실히 따랐고, 그 때문인지 제 기억대로라면 추가 시킨 부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생략한 부분의 요소를 대신하거나 채워줄 무언가가 없었어요.

 흠......... 더 자세하게 얘기하면 안 보신 분들이 흥미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 약간 에둘러서 얘기할게요.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는 원작을 충실히 따랐어요. 다만, 부족한 시간 때문에 세세한 사건까지 채울 수는 없었고, 필연적으로 생략된 부분이 영화의 즐길 요소인 캐릭터의 감정을 관람객이 공감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갉아먹고 말았네요. 그 탓에 절정으로 향하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말았던 거고요.

 아, 그렇지만 여기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말할 중요한 얘기가 있어요. 바로,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가 원작을 너무나도 잘 담아냈다는 점이에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영화로 담아내기 까다로운 액자식 구성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이상하게 여길 부분이 없을 거기 때문이에요. 분명 생략된 씬은 원작을 안 본 분들이라도 눈치 챌 수 있겠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은 스토리의 흥미로움을 반감시키거나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대부분의 보는 분들에게 흥미로운 스토리를 잘 담아낸 덕분에 무난함 이상은 분명히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제가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에 이런 스토리적 구성 부분에 실망해서 아쉬웠지만, 영화 자체에는 대단히 만족스러웠어요. 바로 그런 실망감은 꼭꼭 씹어먹을 정도로 좋은 연출 덕분이죠!

 작화야 영화니까 당연히 무진장 깔끔하게 잘 나왔지만, 그 작화를 꾸며주는 연출이 정말 기가막혔어요.

 영화를 아직 안 보셨지만 보실 예정이 있으신 분들! 아니, 원작을 읽고서 영화를 보실 예정인 분들, 기저귀차고 가세요!

 연출이 진짜 지려요. 쩔어요. 엄청나요. 대단해요! WOW~! 연출 때문에 지금도 영화를 다시 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많은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 영화의 마지막 전투씬만이 아닌, 영화 대부분의 연출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정말 무지막지하게요. 영화의 배경과 환경 등 여러 가지를 극대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거기에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 적절한 BGM 사용은, 영화관의 빵빵 터지는 음향효과에 힘을 받아 더욱 웅장하고 멋지게 느껴졌죠.

 연출은 정말 감동, 감동, 감동!!!! 진짜 감동 그 자체였어요!!!

 와아아아아~~ 마지막 전투씬이 진짜 멋있기는 했지만, 영화의 여운을 제대로 느끼게 해줬던 건 엔딩 크레딧의 사소했던 연출이었어요. 별 거 없는데, 너무너무 멋지게 느껴져서 정말 좋았네요. 영화 보실 분들은 엔딩 크레딧 봐주세요!!! 여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뭐, 길게 얘기했지만, 간단히 말해서 결론은 정말 만족해서 봤어요!!
  
 (엥........ 왜 세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