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개인적인 의견이 과분하다는 점 주의해주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새 천년을 여는 21세기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혁명이 완성되는 시기다. 지난 20세기 말이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식하는 시기였다면, 21세기에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침투할 것이다. - enable 편집팀

 위에 문구처럼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디지털 기술은 곧이어 대중 매체의 발달로 이어졌고, 발달한 ‘대중 매체’는 사람 간의 정보 전달 및 공유가 용이해지게 만들면서 아울러 사람이 생활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과도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게 가능해졌으며, 더 나아가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 각종 오락과 뉴스, 즉 콘텐츠도 대중 매체의 발달로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사람은 자신이 겪은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다른 사람과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뉴미디어라 칭해지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언제나 대화를 나누고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 가지의 문제를 야기하는 일이었습니다. 공유하지 못하면, 곧 동 떨어진다는 걸 말입니다. 

 콘텐츠의 기본 중에 기본이자 큰 마디 중 하나인 음악도 같습니다. 사람들은 최신 음악을 들으면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었고 어느 부분이 어떻게 어색했다 등 음악에 대해 강평을 하면서 의견을 주고받고 공유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 사이에서 잊힌 곡들은 그저 혼자 듣는 외로운 곡이 되어 버리죠. 즉, 이건 콘텐츠로서 죽음을 의미합니다. 이 사실은 다른 콘텐츠도 마찬가지이죠.

 그렇기에 대중 매체와 콘텐츠에 핵심은 바로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며 같이 나눌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이거겠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는 옛 콘텐츠들은 점점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자연스레 공유하기 힘들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도 정말 유명한, 뇌리에 박아버린 몇몇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콘텐츠에게 밀려 도태되며 묻혀지고 맙니다. 유명한 것도 사실상 알맹이는 없고 속만 빈 껍데기인 형태가 많죠.

 그렇게 많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의 콘텐츠들이 새로운 것에 밀리고 밀려 끝네 도태되어 갔습니다. 말하면 분명 사람 개인적으로는 알고 있어도, 새로운 콘텐츠에 묻혀지면서 막상 공유하려고해도 열정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힘든, 이른바 유물취급 받고 마는 것들이 말이죠.


▲<C3 -시큐브-> OP가 정말 좋았지만, 무난해서 잊힌 작품. 이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려나......





<카우보이 비밥> 수많은 명곡 중에 OP가 굉장히 멋있었던 대명작. 허나, 이젠 내용을 아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AIR>도 ‘유물’들 중에 하나입니다. KEY사에서 17년 전에 만들어졌고, 교토애니메이션에서 12년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음악으로 명작 게임이라 불리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10년 이상이 지나버린 이제는 낡아버려서 추억을 언급하지 않고는 공유하기 힘들어져버린 것이죠. 

 저는 이번엔 오래된 할아버지의 시계 같은 <AIR>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시계의 종소리와도 같은 <AIR>의 <여름 그림자(나츠카게, 夏影)>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벌써 17년이나 지나버린 <AIR>의 PC게임 화면.




 <AIR>가 나올 때까지



 <AIR>를 만든 곳은 KEY사입니다. 비주얼 아츠라는 일본 게임 제작회사의 게임 개발팀 중 하나이자 브랜드 명칭 중 하나이죠. 1999년 6월 4일에 발매한 <카논>으로 데뷔한 곳입니다.

 KEY사의 데뷔작인 <카논>은 성인용 (미소녀)게임이면서 캐릭터의 검열삭제보다는 시나리오에 치중하여 플레이어의 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고 평하는 작품으로, 자극적이기만한 당대 성인용 (미소녀)게임에 시나리오도 신경써야한다는 초석 역할을 했다는 명작게임입니다.

 그만큼 KEY사는 데뷔작인 <카논>부터 각렬한 인상과 인기를 누렸습니다. 성인용 게임이지만, 검열삭제 비중이 낮고, 탄탄한 스토리가 받쳐준 덕분에 무리없이 전연령 버전으로도 나왔죠. 더 나아가 DC(드림캐스트)와 PS2, 모바일 버전으로 이식되었으며, 미디어믹스로는 토에이애니메이션과 교토애니메이션, 두 곳에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연지사 만화와 소설, 거기에 드라마CD까지 판매되었죠. 


<카논>. KEY사의 처녀작. 부끄럽지만, 일러스트를 계속 보니까 호감이 간다.


 하지만, 이런 <카논>의 엄청난 성공으로도 KEY사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평할 수는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건 사람들이 말하는 KEY사의 비공식적인 작품이자 <카논>의 전작이라고 말하는 <One ~빛나는 계절로~> 때문입니다.

 <One ~빛나는 계절로~>은 넥스톤의 게임 개발팀이었던 Tactics에서 제작된 에로게입니다. 1998년 5월 29일에 발매된 명작게임으로, 이 게임에 대해 평하면, 앞서 <카논>이 성인용 게임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알린 초석이었다고 말했다면, <One ~빛나는 계절로~>은 초석을 쌓을 땅을 마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제작한 뒤에 원화가인 히노우에 이타루가 퇴사하자 프로듀서인 YET11을 제외한 작품을 개발했던 시나리오 라이터인 히사야 나오키와 마에다 준, 그리고 작곡가인 오리토 신지 등 대부분의 참여 스탭들이 결국 히노우에 이타루를 따라 모두 비주얼 아츠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One ~빛나는 계절로~>를 KEY사의 대부분의 스탭이 만든 게임이기에 KEY사의 게임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 작품 덕분에 <카논>는 발매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습니다.


<One ~빛나는 계절로~>. 누구의 그림체인지 딱 봐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카논>은 어찌 보면 검증용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One ~빛나는 계절로~>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판단을 내리는 검증으로 말이죠. 그리고 <카논>은 멋지게 실력을 증명해버린 명작으로, 사람들에게 KEY사에 대한 믿음을 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논>의 다음 작품으로 나온 <AIR>가 사람들의 기대를 한층 높여놓은 <One ~빛나는 계절로~>와 <카논>의 배턴을 멋지게 이어받았고, 큰 성공을 거둔 덕분에 KEY사의 작품을 믿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AIR>, KET사의 전성기를 열다




 <AIR>는 KEY사가 2000년 9월 8일에 발매한 에로게로, KEY사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공식적인 2번 째 작품입니다. 2000년대 한 해 동안에만 10만장이상의 판매량을 과시한 KEY사의 대히트작품이죠.

 여기서 잠시 게임의 행보를 살펴보겠습니다.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기에 필요 없으신 분들은 밑에 스크린샷 부분까지 한번에 넘기셔도 됩니다.

 <AIR>는 성인용 초회판이 발매된 다음해인 2001년 7월 27일에 통상판과 전연령판이 발매되고, 두 달뒤인 9월 20일에는 보이스가 없는 PC버전과는 다르게 히로인의 보이스를 탑재한 DC(드림 캐스트) 버전이 발매되고, 다음해인 2002년 8월 8일에는 히로인을 제외한 나머지의 보이스까지 포함한 풀 보이스인 PS 2(플레이스테이션 2) 버전이 발매합니다. 물론 콘솔 버전들은 가정용 게임기인 만큼 모두 전연령판인 아주 건전한 버전입니다.

 그 이후로는 1분기였던 애니메이션 <AIR> 방영종료이후인 2005년 4월 8일에 AIR Standard Edition이 발매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 9월 1일에 PS 2 염가판이 발매합니다. 2007년 11월 22일에는 PSP버전이, 2010년에 다시 (전연령판)PC버전이, 2012년 7월 27일에는 안드로이드 버전이 발매되고, 2013년 5월 2일에 애플 버전이 발매됩니다. 

 그리고 바로 작년 9월 8일에는 2000년 12월 달에 판매를 한 스즈모토 유이치(AIR 시나리오 어시스턴트)가 쓴 <AIR>의 외전 소설 <첫 하늘의 장>이 수록된 PS VITA 버전이 발매됩니다.


<AIR> DC(좌)와 라이브 바탕화면(우) 시간이 지나도 원작을 중시한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는다.


 이렇게 <AIR>는 17년 전에 발매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게임기에 이식되거나 재판되는 등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감동적이고 상쾌한 OST는 지금도 잊히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간간히 모습을 비추고 있으며, 히노우에 이타루의 독특한 그림체는 KEY사의 최고 대작 <CLANNAD>와 함께 플레이어에게 확고한 이미지를 새겨서 KEY사의 이미지(........)로 굳혀버리게 되죠. 특히, <AIR>의 깊이 있는 시나리오는 앞으로의 KEY사에 큰 틀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 KEY사의 시나리오 라이터의 대표주자인 마에다 준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칭해지는 것은 전작인 <One ~빛나는 계절로~>라고 말해집니다. 그리고 틀이 잡힌 뒤에 발매된 게임인 <카논>의 인기나 미디어믹스 등을 살펴봐도 <AIR>에 뒤진다고 생각할 수 없죠. 특히, <카논>과 <AIR>의 지향하는 부분이나, 게임 분위기는 서로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만 살펴보면 전성기를 열었다고 말하는 건 <카논>이 더 적절해보입니다. 그러나 제가 미디어믹스나 인기의 수치 같은 수치적인 기록으로 <AIR>를 전성기의 시작이라고 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랬다면 진작에 <카논>부터 전성기였다고 말했겠죠.

 제가 <AIR>를 전성기의 진정한 시작점이라고 평하는 이유는 총 세 가지가 있습니다.



 시나리오 라이터 히사야 나오키의 사퇴

 그 중 첫 번째가 앞서 소개한 두 작품 <One ~빛나는 계절로~>와 <카논>에 시나리오 라이터였던 히사야 나오키의 사퇴가 있습니다. 우선 알아야 하는 게 이건 사실 득보다는 실에 가까운 일이라는 겁니다.

 히사야 나오키는 <One ~빛나는 계절로~>의 시나리오와, <카논>의 기획 및 메인 시나리오 라이터를 맡았을 정도로 KEY사에서 큰 역할을 맡았던 분입니다. 마에다 준과 함께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써나갈 줄 아는 인재였고,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 줄 아는 인재였습니다. 히사야 나오키가 두 작품에서 맡았던 캐릭터들은 마에다 준의 담당 캐릭터보다 인기가 높았을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인재를 잃는 건 뼈아픈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커다란 존재감과 역할을 맡고 있던 사람이 사라진 덕분에 마에다 준의 존재감과 역할이 더욱더 커졌으며, KEY사가 마에다 준 중심으로 뭉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즉, 마에다 준이 일에 관여할 수 있는 폭이 굉장히 넓어진다는 걸 의미한다는 거죠.

 마에다 준은 <AIR>를 제작하기 이전부터 작곡도 하고, 기획도 하고, 시나리오도 잘 쓸 줄 아는 굉장히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렇지만, <One ~빛나는 계절로~>에서는 기획과 시나리오를 맡았으나 음악을 맡지 못했고, <카논>에서는 음악은 맡았지만 큰 틀이라 말할 수 있는 메인 시나리오와 기획을 맡지 못하는, 뭔가 한 가지씩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그러나 그게 히시야 나오키라는 커다란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작곡과 기획, 메인 시나리오 모두를 폭넓게 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겁니다.

 이 결과가 <AIR>하면 생각나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인 시나리오와 그에 적절하게 흘러나오는 BGM으로 나왔습니다. 캐릭터를 직접 만들었기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았던 거고, 당연히 높은 이해도가 바탕이 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니 자연스럽게 수준 높은 BGM이 알맞은 곳에서 적절하게 흘러나올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도 마에다 준의 괴물 같은 능력이 없었다면 다 소용없는 얘기였겠죠. 그래도, 이런 배경과 성공이 있었기에 KEY사가 마에다 준의 중심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거고, <AIR>가 KEY사의 방향성을 결정했다고 평할 수 있었던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얘기지만, 훗날 히사야 나오키는 <천제의 메소드>의 각본을 맡는다.




  <AIR>, KEY사의 시나리오의 기틀을 마련하다


 <AIR>는 ‘운명’이라는 키워드로 묶여있으며, ‘부모와 자식(모녀)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애틋하게 그려낸 명작 게임입니다. 스토리텔링을 중점으로 뒀으며, 앞선 전작인 두 작품과 지향하는 방향이나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이죠. 그리고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에로게라는 장르에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임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게임의 주제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일러스트.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AIR>이전 더 나아가, <One ~빛나는 계절로~>이전의 에로게 게임들이 캐릭터가 살아가는 큰 흐름인 시나리오가 캐릭터보다도 존재감이 옅었으며, 그와 함께 캐릭터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듯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죠. 더 심하게는 자극적인 장면에만 치중해서 캐릭터성 조차도 없는 작품도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AIR>는 굉장히 특이했던 작품입니다. 에로게라는 게임 장르 자체가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며 더불어 매력적인 검열삭제를 노리는 게임인데, <AIR>는 검열삭제는 그냥 덤 같은 걸로 치부하고 오직 시나리오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죠. 그래서 <AIR>를 쾌락을 위해서하면 손해 보는 에로게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AIR>는 에로게라는 장르 면에서 굉장히 특이했던 게임인 겁니다.


슬픈 시나리오와 함께 에로와는 거리가 있다는 슬픈 일러스트, 허나 보면 볼 수록 정감이 간다. (끄덕)....

 그런데 에로게면서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전작인 <One ~빛나는 계절로~>와 <카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작품 모두 굉장히 감동적이고, 눈물을 짜내는 인상적인 시나리오를 가진 게임이죠. 하지만, <AIR>와 두 작품에는 약간의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시나리오의 구성이죠.

  <AIR>는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 약간 복잡하면서도 난해한 시나리오로 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한 떠돌이이자 법술로 인형을 움직이며 (어린애들 상대로)밥벌이하는 남성, 쿠니사키 유키토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1부, DREAM. 쿠니사키 유키토의 선조이자 전혀 다른 인물로 천년전의 이야기를 담은 2부, SUMMER. 한 히로인의 행복을 바라는 자로서 다시 현재의 이야기를 다룬 3부, AIR. 이렇게 플레이어는 현재(DREAM)→과거(SUMMER)→현대(AIR)를 오고가며,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인연을 이해하고, 가족의 사랑을 깨달으며, 어쩔 때는 히로인과 애틋한 사랑을 키워가며 게임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AIR> 구성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1부인 DREAM에 등장하는 세 명의 히로인의 엔딩을 봐야 2부인 SUMMER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와 마지막인 3부는 메인 히로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무대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앞으로 나올 다른 KEY사의 게임, <CLANNAD>와 <Little Busters!>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CLANNAD>에서는 학원편, 애프터 스토리, 환상 세계로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원편에서 모든 히로인의 엔딩을 봐야 애프터 스토리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Little Busters!>는 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히로인의 엔딩을 봐야 다음 스토리로 나아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처럼 <AIR>의 구성은 앞으로 나올 KEY사의 게임에 영향을 준, 그야말로 기틀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사실 <AIR>가 나올 시기에는 시나리오가 좋은 작품은 꽤 많았다. 그 예로 들만한 게 네코네코 소프트의 <은색>.



그래도 영문을 모를 이상한 에로게가 더 많았다. 그 중 하나로 블루머의 전사가 되는 게임, <블루머 2000>이 있다....






 Lia와의 만남.



 <AIR>의 음악은 굉장히 유명합니다. 특히,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는 잔잔하고 애절한 BGM은 시나리오의 집중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죠. 더 나아가, KEY사 게임의 BGM 대부분이 분위기에 심취시켜주는 좋은 곡입니다. 그건 <AIR>의 전작인 <One ~빛나는 계절로~>와 <카논>의 곡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전작과 <AIR>이후에 작품에는 큰 차이가 있죠. 바로, 보컬인 Lia의 존재 유무입니다.

 Lia는 싱어송 라이터입니다. <AIR>, <CLANNAD>, <리틀 버스터즈>, <Angel Beats!> 비롯한 KEY사의 작품 대부분에 참여하고 있는 분이죠. 이제는 KEY사 작품에서 빠지면 섭섭한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긴 인연의 시작이 바로 <AIR>입니다.

 Lia가 <AIR>를 맡게 된 경우는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2011년 5월 26일에 발간된 KEY 안내 잡지 <KEY 스테이션>에 기재되어 있는 Lia의 인터뷰에 따르면 Lia는 KEY사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던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Lia는 <AIR>를 맡기 전까지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막 대학교에 졸업한 상태였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Lia와 일본에 있는 KEY사, 더 자세히 하면 I've와 접촉하게 된 건 말그대로 우연과 우연이 겹친 비화라는 거죠.

 이 경위에 대해서는 I've의 팬 투표로 뽑은 베스트 앨범, <G.C.BEST -I've GIRL's COMPILATION->의 초회판으로 증정하고 있는 소책자에 타카세 카즈야의 얘기와 함께 적혀있다고 합니다.

 또, <Angel Beats!> 선정용 라디오인 <마에다 준의 살벌 RADIO> 제 3화에서 Lia가 초대된 게스트 등장하며 이 경위에 대한 얘기를 마에다 준과 나눈다고 하였으나, 저는 어디에서 놓쳤는지 라디오에서 듣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제한적이고 불특정한 정보 탓에 이 경위에 대한 얘기는 상세하게 적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래도 라디오 듣던 도중에 “무슨 곡이 제일 부르기 어려웠습니까?”라는 질문에 “카르마”라는 대답이 있는데 등, 꽤 재미있었습니다..........

 아무튼, Lia의 첫 참가인 <AIR>는 KEY사의 수많은 곡을 Lia가 부르게 되는 계기인 만큼 큰 의미가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절묘한 BGM과 탄탄한 시나리오의 완벽한 조화. 그러나.........



 모든 게임에는 반드시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비평을 듣는 건 어쩔 수 없는 관례와도 같은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이번에 소개하는 <AIR>도 마찬가지입니다.

 <AIR>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절묘한 BGM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점이라고 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탄탄하게 ‘꾸며’진 시나리오가 <AIR>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혀지기도 합니다. 이건 복잡한 게임의 구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첫 번째,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시대가 변한다.

 이건 바로 천년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SUMMER의 진입할 때 얘기입니다. 게임의 구성상 플레이어는 SUMMER 구간에 들어설 때 DREAM에 등장하는 히로인들의 엔딩을 다 본 상태이죠. 다시 말하면, 그 ‘시대’의 시나리오에 몰입할 대로 몰입한 상태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시대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성우가 달라지고, 캐릭터가 바뀌어버리니 플레이어가 상황에 따라가지 못하는 방해요소로 작용. 플레이어는 다시 이야기에 몰입하기 힘들어지고 맙니다.


DREAM을 클리어 전(위)과 클리어 후(아래)의 대기화면 모습. 그리고 이 화면으로만 변화를 간신히 감지할 수 있다.



 두 번째, 플레이어는 이야기를 방관해야하며, 받아들이기만 해야 한다.


 <AIR>의 1부, DREAM은 다른 미소녀 게임과 마찬가지로 여러 선택지를 기점으로 여러 분기점이 나뉘어져 있는, 여타 미소녀 게임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2부부터는 그렇지가 않죠.

 2부인 SUMMER부터는 특이하게도 플레이어가 이야기에 관여할 수 있는 수단을 대부분 잃어버리고 맙니다. 특히 SUMMER는 선택지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정도죠. 그야말로 과거의 인연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저 일어났던 역사를 감상하는 꼴인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3부인 AIR에서 플레이어는 1부 주인공인 남자가 아닌 다른 존재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선택지가 존재하고, 히로인에 곁에 있으며, 여차할 때는 도와주는 존재이지만, 안타깝게도 히로인에게 깊이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이건 달리 말하면, 제 3자 입장에 들어서서 아무것도 못하고 울면서 방관한 채 이야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뜻하죠.


플레이어는 결국 철조망에 가로막히듯 시나리오의 벽을 어찌할 수 없이 히로인을 쳐다만 볼 수밖에 없다.



 마지막 세 번째.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플레이어는 현재(DREAM)와 과거(SUMMER) 그리고 다시 현대(AIR)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모든 이야기는 연결점이 존재하고 이어지지만, 플레이어가 게임 도중에 이런 연결점을 캐치하는 건 매우 힘들다는 겁니다. 거기에 <AIR>는 많은 복선을 뿌리고, 섬세한 묘사가 이루어져 있는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그 뿌려진 복선이 회수되는 걸 이해하고, 섬세한 묘사에 변화를 눈치 채는 것도 결국 플레이어. 가뜩이나 시나리오의 연결점을 파악하는데도 힘들어하는 플레이어에게 여러 가지의 난점은 시나리오를 이해하는데 더욱 난항을 겪게 만들고, 플레이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만듭니다.

 이렇게 크게 세 가지가 <AIR>의 크게 비판할 점으로 꼽지만, 결국 두 번째를 제외하고는 모두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도중에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점으로, 게임을 다 플레이하고 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AIR>는 끝까지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이라고 말하죠.


단순한 실루엣의 그림이지만 끝까지 플레이하면 이 일러스트의 보람을 알 수 있다.


 여담이지만, <AIR>의 독특한 그림체를 에로게와 어울리지 않는 그림체라며, <AIR>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건 <AIR>의 원화를 담당한 히노우에 이타루의 그림체가 에로한 장면을 감상하려고 플레이하는 게이머에게 괴상한 그림체로 첫 인상을 심어주면서 게임을 하려고한 동기를 박살내버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히노우에 이타루의 그림체는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입과 코가 보일까 말까할 정도로 작아, 일명 눈깔괴물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괴리감을 들게 만들어서 게임을 접하기 이전인 많은 사람들의 관문으로 작용되고 있죠.

 그렇지만, 그림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며,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정감 가는 그림체인 것도 마찬가지인 사실입니다. 거기에 좋은 퀼리티를 가지고 있는 일러스트도 있기에 비판할 점이라고 소개하는 데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같이 빠지고 싶게 만드는 퀼리티 높은 일러스트. 솔직히 이게 검열삭제보다 더 야해보인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보다보면 정감가는 매력적인 일러스트다.





 상쾌한 하늘같으면서도, 쓸쓸한 이면과도 같은 곡, ‘여름 그림자.’



 앞서서 <AIR>가 나오기까지와 KEY사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평하는 개인적인 이유, 그리고 비판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드디어 진짜 목적을 얘기할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정말 길고도 긴, 험하고도 험한 과정이었습니다.

 아무튼 정신을 차려서, <AIR>의 음악은 게임 내의 분위기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잘 드러내주며 플레이어를 게임에 심취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하게는 시나리오는 이해 못해도 분위기(음악) 때문에 운다는 사람의 글까지 보일 지경이죠. 그만큼 <AIR>는 시나리오만큼이나 유명하고 인정받는 게 바로 음악이라는 겁니다.

 그런 <AIR>의 음악 중에서 특히, 주제곡인 <새의 시>는 현재까지도 커버곡과 편곡 등으로 애용되고 있는, 정말 두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한 명곡입니다. 거기에 전반적으로 게임의 이미지와 내포하고 있는 의미, 소재 등 모든 걸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정말 높이 살만한 좋은 곡이죠.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려는 곡은 <새의 시>가 아닌, <여름 그림자>입니다. <AIR>의 메인 히로인인 카미오 미스즈의 테마곡으로, 주인공과 카미오 미스즈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BGM이죠. 게임 상에서는 몽환적이고 상쾌한 분위기로 플레이어를 매료시키는 곡입니다. 특히, 카미오 미스즈가 게임 중에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히로인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BGM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새의 시>와 <푸른 하늘>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게 <여름 그림자>이라고 생각하며, <AIR>에서 가장 멋진 곡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곡입니다.

 <여름 그림자>는 전체적으로 따스하면서도 몽환적이고 상쾌한 분위기의 곡입니다. 부드러운 햇볕 같은 느낌의 피아노와 파도, 방파제, 갈매기 등 바닷가의 상쾌함을 연상시키는 몽환적이고 부수적인 멜로디들까지, 한마디로 여름을 위한 곡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여름 그림자>는 달리 들으면 굉장히 쓸쓸하게 들려오는 곡입니다. 깊게 내리깔린 피아노나 부수적인 멜로디의 고요한 울림이 마치 방관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려는 것처럼 포근하게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사람의 리뷰에는 <AIR>에 가장 적합한 곡이다, 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만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상쾌하거나, 아니면 애틋하거나.........

 <여름 그림자>는 유명한 곡으로, 많은 버전으로 편곡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업로드 사이트에서도 간단한 검색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죠. 그래서 제가 그걸 간추리면서 소개하는 건 무리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여, 동인쪽 곡 한 곡과, Lia와 KEY사에서 <여름 그림자>를 공식적으로 수록하고 있는 앨범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참, 소개 방식은 연도별로 나온 앨범 순서로 했습니다. 원곡 먼저 올린 게 아니니 이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복되는 건 공식적인 앨범이라도 제외시켰습니다.





 2000, Ornithopter -AIR Original Compilation Album-



 2000년 9월 8일에 발매한 <AIR> 초회한정판에 같이 동봉되어 있는 CD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수록되어 있는 <여름 그림자>입니다.

 7곡의 BGM이 어레인지된 버전과 Lia가 부른 <새의 시>, <Farewell Song>, <푸른 하늘> 풀 버전이 수록되어 있는 CD입니다.

 <여름 그림자>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들려오는 이색적인 버전입니다. 허나 전혀 다른 풍의 멜로디 탓에 <여름 그림자>라는 걸 알아챌 수 있는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반가운 감정이 들기도 하는 아이러니한 곡이죠.





 2001, Natukage / nostalgia




 Lia가 부른 <여름 그림자>입니다.

 2001년 8월 10일에 Key Sounds Label에서 디지털 다운로드로 발매, 2001년 12월 24일에 싱글 앨범 CD로 판매됩니다. 

 Lia의 두 번째 싱글 앨범으로, 두 번째 트랙인 오리지널 곡, <nostalgia>와 함께 보컬 버전으로 편곡되어 있는 <여름 그림자>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 앨범은 첫 번째 싱글앨범인 <SHIFT -세대의 저편->을 기념하기 위해 KEY사가 제작한 것이지만, 애석하게도 2001년 12월 29일에 발매한 첫 번재 싱글앨범보다 빨리 발매된 앨범이라 첫 번째로 보는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앨범에 있는 표지의 그림이 <CLANNAD>의 후루카와 나기사를 연상시키면서, 일부 사람들은 이 앨범을 <CLANNAD>와 <AIR>를 잇는 다리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설명하면 이게 보컬 버전의 원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맑고 잔잔하게 흐르는 멜로디와 보컬이 마음을 치유해주며 들려오는 평온한 곡이지만, 다른 버전의 <여름 그림자>를 들어온 일부 사람들에게는 매우 심심하게 들려올 수도 있는 곡일 겁니다.




 2001, (동인) AIRness -BEST SOUND of Game Music Library Special-

 챠타가 부른 <여름 그림자>입니다.

 2001년 8월 10일에 발매한 동인 CD 수록곡이죠. 앨범 제목은 AIRness BEST SOUND of Game Music Library Special입니다.

 밝고 활기차게 어레인지 되어 있는 멜로디가 강한 인상을 남기는 곡입니다.

 위에 Lia의 곡을 들은 분들은 바로 눈치챘겠지만, 이 곡의 가사는 Lia가 부른 <여름 그림자>의 가사와 전혀 다릅니다. 그건 챠타가 부른 <여름 그림자>가 나올 때까지 Lia 보컬 버전의 <여름 그림자>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덧붙이자면, 이 어레인저 버전에 가사를 붙인 사람은 바로 챠타 본인입니다.

 참고로 어레인지는 챠타가 아니라 다른 분이 했는데, 타쿠마루(たくまる)와 ヨーグルト(검색해도 요구르트밖에 안 나와서 포기)입니다.

 그리고 훗날인 2007년에는 그 당시에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CLANNAD>의 엔딩인 <경단대가족>을 챠타가 부르고, 편곡 및 코러스를 타쿠마루가 하게 된다는 겁니다.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사소한 일이 상당히 기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참고로 ED인 <경단대가족>은 후루카와 나기사의 테마곡 <나기사(渚)>에 보컬 버전으로 '어레인지'해서 부른 겁니다.

 이 버전은 챠타의 앳된 목소리와 밝고 활기찬 멜로디 덕분에 원곡과는 전혀 다른 가벼우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여름 그림자>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버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동인 쪽에서는 이 곡을 소개로 했습니다.





 2002, (원곡) AIR Original SoundTrack

 <AIR> BGM으로 사용된, 쉽게 말하면 위에 사용된 곡들의 원곡인 <여름 그림자>입니다.

 2002년 9월 27일에 발매한 AIR Original SoundTrack로, <AIR> 게임의 OST가 수록되어 있죠.

 이 앨범에는 <AIR> 미사용 곡 6곡과 함께 DC와 PS 2 버전에서만 사용된 <Farewell song(dream version)>이 수록되어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참고로, <Farewell song(dream version)>은 원곡보다 전자악기가 더 많이 들어가도록 어레인지 되어 있습니다. 그 탓에개인적으로는 원곡보다는 조금 더 경쾌하게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2003, Re-feel ~ 카논 / AIR Piano Arrange Album ~



 KIYO라는 이름으로 보컬로도 활동하는 미즈쓰키 료가 어레인지한 <여름 그림자>입니다.

 앨범은 2003년 12월 28일에 발매하였고, <카논>과 <AIR> 곡이 각각 5곡씩 피아노로 어레인지 되어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전부 피아노로 어레인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수록곡 전부가 굉장히 잔잔하고 조용하여 여러모로 생각하면서 들을 수 있죠.

 참고로 어레인지는 미즈쓰키 료 말고도, RIYA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앨범에 수록된 곡을 RIYA는 2곡, 나머지 8곡은 미즈쓰키 료가 어레인지 했습니다.

 아, 여담이지만, 미즈쓰키 료와 RIYA는 그밖에 다른 KEY사 관련된 음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2007, Lia*COLLECTION ALBUM Vol.2「Crystal Voice」


 Lia가 부른 <여름 그림자>입니다.

 2007년 6월 20일에 발매한 Lia & LIA ​​COLLECTION ALBUM -Special Limited BOX- 라는 베스트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곡입니다. 하지만, 이 베스트 앨범은 사실 Lia 컬렉션 앨범 3개가 묶여서 판매되는 세트로, 현재는 생산이 안 되고, 컬렉션 앨범이 따로따로 단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이 곡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은 Lia*COLLECTION ALBUM Vol.2 Crystal Voice입니다. 2007년 10월 17일부터 판매되고 있죠.

 수록된 곡의 제목은 <夏影  ~Cornwall summer mix ~>으로, Natsukage / nostalgia에 수록곡인 <여름 그림자>를 새롭게 재편곡한 버전입니다. 아마도 가장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여름 그림자>의 보컬 버전이며, 접하기도 제일 쉬운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잔잔하게 흘러오는 분위기 속에서 몰아치듯 임팩트있게 다가오는 후렴구가 굉장히 매력적인 버전입니다. 굴곡 없이 흘러가는 다른 버전과는 명백히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죠. 그래서 강렬한 임팩트 덕분에 가장 기억에 잘 남는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처음에 언급했듯이 고도로 발전되는 매체와 점점 발전하고 있는 콘텐츠 사이에 밀리고 밀려 끝내 묻혀버리고 마는 과거의 명작은 분명 많이 있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옛 사람이고, 우연히 접해보려는 사람도 십 몇 년이나 지난 명작의 그래픽이나 그림체에 괴리감 같은 걸 느끼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다가가기 힘들어하고 맙니다. 그만큼 십 몇 년의 시간과 발전된 방식과의 괴리감을 극복하기란 어려운 겁니다.

 그렇다고 그때의 가치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접해본 사람에게는 “아, 그랬었지” 라는 작은 감동을 품게 만들어 주고, 새롭게 접해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콘텐츠와는 다른 감동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주죠.

 요즘 레트로 게임이 재조명되고, 찾는 사람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과거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다시금 떠올린 사람과, 색다른 것을 찾는 사람 덕분이겠죠.


레트로 게임의 진수(?). 남자들의 로망(?). 날개짓하는 요정의 모습조차도 매혹적(?)


 그리고 그런 덕택에 최근에는 과거의 작품이 다시 넷상에서 자주 보이며,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점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며, 동시에 콘텐츠의 수명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렇다고 해서, 여전히 그래픽의 부재와 괴리감, 시스템의 불편함, 귀에 익숙하지 않은 음악 등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리메이크가 되지 않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결국 옛 콘텐츠에 다가가기 어려운 난제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과거의 명작은 끈덕지게 달라붙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달라붙다보면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요소에 매력을 찾고 어느샌가 중독되어버리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에도 <AIR>의 일러스트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끈덕지게 달라붙으면서 하다(보다) 보니 독특한 일러스트 만의 매력을 찾아내며, 어느샌가 일러스트 때문에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즐기게 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이런 터무니 없는 방식으로는 재미를 추구하는 플레이어에게 해결방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터무니 없는 방식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명작의 또 다른 묘미를 탐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해도 밤새서 하지는 말도록 합시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옛 작품에 관심을 무조건적으로 가져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새롭게 등장하는 콘텐츠에 질려버려서 새로운 것을 찾는다면,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닌, 새 것과는 다른, 겪어보지 못한 과거의 명작이 여러분들이 찾고 있는 정답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AIR>라는 ‘낡은’ 게임을 다루고, 더불어 <여름 그림자>라는 ‘낡은’ 음악을 길게 다룬 글이, '낡고' '오래'되었다는 키워드를 통해서 과거의 명작에 관심을 가지는 연쇄작용을 같은 것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이 글을 통해 조금은 기대보고자 합니다.








 ..........골.........


 이렇게 저의 마지막 음악 소개글을 끝마쳤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진정한 용두사미의 글이었습니다!!!

 솔직히 뭘 말하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는 글이 되었네요. 뭐, 그만큼 저의 부족한 정리 능력이 잘 엿보였던 글이었던 것 같아요. 추가하고 싶었던 걸 조금씩 조금씩 덧붙였더니.......

 아무튼, 이번 소개글은 명백히 빼먹은 것들이 엄청 많았어요. 너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그랬던 건데..... 그 부분도 아무소용없었던 것 같아요. 거기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얘기를 못 쓴 게 못내 아쉽네요.

 캐릭터의 얘기는 스포 같아서 하지 않았지만서도, 카미오 미스즈의 성우 카와카미 토모코 씨에 대한 얘기를 못한 게 제일 아쉬워요. 용두사미의 글이라서 그 분을 어떻게 써내려가야할지 모르겠어서 결국 쓰지 못했던 거지만, 그래도 이런 끝물에서라도 잊히지 않기 위해 이름만이라도 언급하고 싶었어요.

 이제 자기 개발을 위해 돈을 벌러 잠시 여가생활을 접을 때가 온 것 같아요. 일을 찾겠다고 결심한 게 7월 초인데 늦어버렸네요.......

 어쨌든 볼품 없고, 용두사미의 이상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PS. 설마 <카논>을 영어로 쓴 <Kanxx>가 금지어일 줄이야.....

 -참고 문헌-
 콘텐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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