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는 핑퐁을 보는 중입니다. 마치 종이를 접었다 편듯 우글우글한 그림체가 인상적이네요. 애게에서도 간간이 갓퐁이라고 불리던 작품이라서 마음 편하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기준이 '얼마나 눈에 자극을 주는가'로 바뀌어서 핑퐁도 눈에 들어왔네요.

* 게임은 요새 하던 소녀전선이 시들해졌습니다. 육성이 주 목표인데 입대까지 20일 남짓 남아서 그런지 '덧없다'는 생각부터 자리잡아버렸어요. 그래서인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게임도 덧없다는 생각에 푹 꺾이고말았습니다.

* 남은 시간은 모조리 그림과 책에 보내는 것 같아요. 책은 <세카이계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는데 비단 세카이계 작품군만 다루는게 아니라 에반게리온을 시작으로 한 00년대 애니메이션 작품 성격을 짚으면서 '과연 이 뜬구름 같은 단어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 헤집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는 책이에요.


그림은 거의 하루 종일 그림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그림이라 부르기 부끄러운 낙서지만요.

인벤러 중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꾸준히 피드백을 받다보니 제가 그릴수있는 실력을 넘어서버린 기분이라 힘겹게 턱걸이를 하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파고드니 턱끝은 간신히 닿아서 다음 부위를 그려나가다보면 어제와는 다른 내일이란 말이 와닿습니다.

가기 전에 이거(저 시금치 그림이 아니라 다른거에요.)랑 하나 정도는 더 그려낼.. 수 있을거에요. 아마도.
이거에 정신이 팔려서 이걸 끝내야 미룬 인장을 만들거 같아요.


* 얼마 전, 카페에서 오늘도 각잡고 낙서나 하자는 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다들 전역하고, 직업을 가지고 있었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다들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는 '그시절에서 변한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긍정적인 의미였지만 잠시 유예로 미뤄둔 고시생활을 보면 그 시절 이후로 제 시간은 멈춘거나 다름 없다는 생각도 들어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렵고, 티오 상황도 안 좋아서 결심한거지만 어찌보면 고통스러운 고시생활을 못참아서 도피하는 것도 있어요. 나약하고 겁쟁이니까요.

나아지겠죠. 나아질거에요.


 막연하게 새벽 감성에 길게 싸보는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