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네 미쿠(初音ミク)의 오리지널 곡인 <여름의 메로우(夏のメロウ)>입니다.

 이 곡은 2015년 8월 8일에 투고되었습니다. 작곡가는 메루(メル)입니다. 대표곡은 <안녕, 꽃도둑 씨(さようなら、花泥棒さん)>,<플라토닉 러브(プラトニック・ラヴ)>가 있어요. 둘 다 전당에 등극한 곡이에요. 사용하는 보컬로이드도 GUMI, 하츠네 미쿠, IA, v Flower로 다양하죠. 

 작곡가, 메루의 모든 곡은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일관적으로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어요. 아름답다고 하면 좋겠네요. 사랑스럽다고 말하면 괜찮겠네요. 세계관을 표현하는 멜로디라인은 굉장히 쾌활하고, 활기차요. 곡 하나하나의 영상 속 일러스트는 밝은 채색으로 꾸며져있어요. 메루의 곡은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감정을 매몰차게 이용해요. 꽃으로, 얼룩진 세계를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사로 아름답게 포장된 암울한 세계 속을 알려줘요.

 이처럼 메루의 곡은 굉장히 독특하죠. 단순하게 말하면, 이질적이에요. 지금 소개하고 있는 곡도 마찬가지에요. 드럼의 스틱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원, 투, 쓰리." 라며 시작하는 도입부, 그에 맞춰 시작되는 신나는 멜로디는 가사와는 다르게 끝까지 엄청 상쾌하게 들려오죠. 일러스트 속 쓰레기 천지인 집 안과 관리를 하지 못하는 것 같은 지저분한 머리카락 상태는 곡 속 인물이 굉장히 피폐한 상태라는 것을 떡하니 보여주고 있어요. 그렇지만 파란 채색과 부드러운 테두리로 표현된 일러스트는 엉망진창이라기 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죠.

 그렇기에 곡은 굉장히 신비로워요. 우울하지만 신나고. 어둡지만 밝아요. 슬프지만 슬프지 않죠.

 그래서 곡은 굉장히 이질적이에요. 가사가 말하는 것과, 가사가 섞여가는 멜로디가 전혀 다르죠. 마치 민물고기가 강이 아닌, 바닷속에 살아있는 것 같은 광경이에요. 그래서 곡이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확연하게 드러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질적이기에 좀 더 인물의 암울한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곡이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가사에 대해서 나오기도 했고, 잠깐 다른 길로 좀 새볼게요. 바로 곡 제목에 대한 얘기예요. 곡의 제목은, 알다시피 여름의 메로우예요. 여기서 메로우는 メロウ라는 일본어로, 영어로는 쓰면, 'Mellow'죠. 뜻은 <무르익다. 부드럽고 달콤한. 온화한>이에요. 그런데 이 메로우가 네이버에서 다른 의미로 통용되기도 해서 설명해보려고요. メロウ라는 일본어를 네이버 검색창으로 옮기면 계집아이(めろう)라고 알려주고 있어요. 허나, 이 의역이 잘못되지 않은게, 이 메로우를 가사에서 살펴보면

 "그 여름으론 돌아갈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무르익고 있어. 여름의........ 너 때문이야 이제 전부 전부 여름의 멜로우."

 로 확인할 수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 문장이 말하는 '너'가 여자를 가리키거든요. 그래서 일부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여름의 계집아이> 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곡이 나타내는 앞뒤 문맥상으로는 "온화하다"가 맞아요. 그래서 그렇게 알아주셨으면 해서요. 투고 글도 "Mellow"이고요. 참고로 조금 더 조사해 보니까. 이런 된장 맞을 게. メロウ는 여성 인어를 뜻하기도 하더라고요. 번역하시는 분들 정말 힘들겠어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올게요. 그런데 제목 설명하느라고 뭐를 쓸 지 까먹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넘기죠, 뭐. 대수롭지도 않잖아요? 하하.......

 하츠네 미쿠 조교는 굉장히 중독성 있어요. 거센 기계음이 엄청 귀엽게 들려와요. 특히, 마지막에 "하아아아~~!!"하는 파이팅에 가까운 끝맺음은 정말 귀엽고, 귀엽고, 귀여워요. 덕분에 이전까지는 심한 기계음과 거기에 묻히는 듯한 보컬의 목소리가 거슬렸지만, 그게 손바닥 뒤집듯 한 순간에 확 뒤집어버리더라고요. 부침개를 프라이팬을 이용한 손놀림으로 한번에 뒤집은 쾌감도 느껴지더라고요. 하하......(사실 IA나 GUMI나 조교가 보컬 특성 빼고는 거의 똑같이 들려와요.)

 이질적으로 섞여들어간 가사와 멜로디가 매력적인 곡, 여름의 메로우. 잘 듣고 가주세요. 

 


 코노코(この子)가 부른 <여름의 메로우>입니다.

 2016년 4월 14일에 투고되었요. 유일하게 자막이 씌어져 있는 버전이네요. 자막 있는 게 없는 줄 알고 마음 졸였다구요. 아, 마지막에 한 문장도 제대로 번역되어서 나와요!!!

 아무튼, 이 버전은 부드럽게 발산하는 목소리 덕분에 일러스트 속 파란 채색의 배경이 더욱 평화롭게 느껴지고 있어요. 하지만, 감정을 그대로 머금을 수 있는 사람의 목소리이기에 곡 속 인물의 절절한 감정이 더욱 짙게 느껴지고, 곡의 이질감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과연 이걸 편안하다고 말해야할지, 불편하다고 말해야할지. 하도 들은 저로서는 잘 모르겠어요. 목소리는 분명 안정감 있게 느껴지지만, 곡은 이질감 탓에 약간 불편하게도 느껴지고 마네요.

 다른 버전으로는 코로나(ころな)라는 우타이테 분의 버전도 마음에 들었었는데, 안타깝게도 자막이 없어서 포기했었네요. 검색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좋으니 한번은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마디 하자면, 이 코노코 버전이랑 많이 비슷해요.



 이 곡은 IA의 오리지널 곡인 <연꽃은 여름에 등을 돌리고>입니다.

 2015년 11월 8일에 투고된 곡이에요. 당연하겠지만, 작곡가는 앞선 <여름의 메로우>와 동일합니다. 아, 이 곡은 간단하게 소개할 거니 걱정 마셔요.

 제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온몸에 소름이 돋고, 전율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앞에서도 주구장창 떠들어댄 세계관 때문이죠.

 이 곡은, 앞서 투고된 곡의 세계관에 연결고리입니다. 쉽게 말하면, 메루의 첫 투고 곡인 <포와송과 다브릴에 대해서(ポワソン・ダヴリルについて)>부터, 8번 째 투고 곡인 <여름의 메로우>까지의 곡 내용이 오미자 같은 느낌으로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투고된 곡을 뜻하는 가사가 들려오고, 투고된 곡을 나타내는 상징을 영상으로 잘 보여주고 있죠.

 가장 잘 알 수 있는 걸 예를 보자면, 이 곡의 후렴구 가사 중 하나인 [여름에 등을 돌리고 피어나]는 6번 째 투고곡<헤우리스코의 사랑하는 방법(ヘウリスコーの愛し方)>의 가사를 거의 그대로 사용된 거에요. 그리고 곡 영상 중간에 나오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신부의 모습도 <헤우리스코의 사랑하는 방법>를 뜻하는 거죠.

 그것들을 이해하는 순간 곡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이전 곡에서 사용된 가사를 교묘하게 엮어내서 하나의 곡에 녹아들게 하다니......... 거기에 그렇게 전혀 새로운 곡을 만들다니, 와우!! 멜로디도 정말 좋고, 영상도 너무 좋아요!!!

 크흐.... 잘 듣고 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