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지 2일 된 작품인만큼 주의에 주의를 가하기 위해서 일단은 "스포주의" 부탁드립니다.

혹시 저처럼 오늘? 어제? 보고오신 분이 있을까 싶어서 애게에 글을 써봅니다.


다들 어떻게 보셨을련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허니웍스쪽에 입덕한 만큼 저는 고백실행위원회 세계관에 그닥 익숙하진 않습니다.

물론, 유튜브와 니코동에서 열심히 찾아들은 음악들이 있는 만큼 아예 모르진 않습니다만....




아무튼 각설하고 순수하게 감상을 말하자면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제껏, 영화관에서 본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지브리 애니메이션 들이었습니다.

극장판만 존재하고, tv애니판이 없는 경우들이지요.

혹시나 tv애니메이션이 있음에도 극장판이랍시고 상영하는 어지간한 애니메이션들은 걸렀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껏 어떠한 경로로 보게 된 극장판들이 풀버젼 애니메이션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습니다.

당연히 그럴수밖에 없겠죠. 1쿨이 6시간. 6시간~12시간 남짓되는걸 길어야 3시간에 우겨넣은 극장판.

짤린 설명, 깊지 못한 스토리, 빠진 "모에"요소들, 등등등.

아마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제게 동감해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렇기에 tv애니판이 있는 극장판을 보지 않아왔습니다.



그리고 "좋아하게 되는 그 순간을 ~ 고백실행위원회"는 제가 생각하던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단점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분량부터 60분... 영화상영시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냥 무턱대고 간 저는 입장권을 받아보고 약간 당황하게 되더군요.

뭐, 어떻습니까. 기본적으로 몇개의 노래를 이어서 하나의 스토리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니, 어쩌면 짧아도 매력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게, 5분도 안되는 곡들로 애절하고 풋풋한 감정을 생각나게 했던 허니웍스니까요.

맘마미야가 얼마나 되는 뮤지컬이더라, 하는 생각을 애써 떨치고 들어간 작품은 상당히 산만했습니다.

아무 맥락도 없이 시작되는 히나와 코유키의 만남.
느작없이 나타난 타카미자와 아리사라는 캐릭터의 대쉬.
아직 주역들과 비중있는 조연들(유우-나츠키-코유키-히나-코타로)에 대한 것들도 자리잡기 전에 쏟아지는 캐릭터들(모치타, 아카리, 미오, 하루키, 세나? 모델하던 금발 여성)
메인 스토리도 커버하기 힘든 판에 뿌려지는 사이드 캐릭터들의 떡밥들(타카미자와-시바켄, 타카미자와-세나.. 혹은 세나 자체 등등)



아마도 대체로 전작인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어 ~ 고백실행위원회"를 보고 보실거라고 생각해서 였을까요.

하지만 안그래도 짧은 분량에서 전작의 패러디 요소들이 단순히 등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비중있게 나타난다면 글쎄요.

해야할 이야기가 더 있지 않았을까요?
히나가 코유키군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에서건,
코타로가 히나에 대한 연정에 고민하는 장면이건,
그 예의 고백 포기의 장면이건,
히나의 고백이 좌절되는 장면이건,
히나가 코타로에게로 돌아서는 장면이건.
어디라도 좋으니까요.

60분 사이에 히나는 최악의 인상으로 코유키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자각하고
코유키의 졸업으로 헤어지고
다시 같은 학교에 노력해서 입학하여 다시 만나서
자신의 짝사랑의 마음에 다른 사람, 그것도 자기가 따르던 이웃집의 언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금의 관계가 박살날 두려움을 무릅쓰고 고백을 결심하고
고백을 포기한 코유키에게 차이고
코타로에게 돌아섰습니다.

60분동안 아주 집중력있게 이 내용에 대해서만 서술해도 모자랄 판에 이름도 잘 기억 안나는 서브히로인들까지 다뤄주기에는 너무도 가혹한거 아니었을까요.




분량에 대한 불만은 이 정도로 접어두더라도 다른 요소 조차도 불만이 많이 남더군요

노래? 물론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오프닝 곡과 로메오 이 두 곡은 많이 어색하게 느껴지더군요.
오프닝 곡은 아마도 제가 사나(鎖那) 버젼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겠지요.
로메오는 뭔가 억지로 삽입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뭐, 가사가 참 뭔가 풋풋한 마음을 간질간질 건드리는게 참 좋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자체는...... 솔직히 이것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림체가 작붕스럽거나 이렇진 않았지만 저예산 애니메이션스러운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올해 초 "너의 이름은"과 같은 작품과 비교하자면 너무도 모자랐고
좀 심하게 말하자면 2000년대의 쿄애니의 작화와 애니메이팅이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정지장면을 이어붙인것도 많이 보였구요.
물론 장르가 장르인만큼 역동적이고 이런건 기대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만.......ㅠ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두세번 보면서 좋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당장에는 다시 볼 마음이 들진 않네요

차라리 이 돈으로 앨범을 사고 싶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공격적으로 써버린 것 같습니다만

다른 보고 오신 분들의 감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ㅠ

아무래도 전작을 보고 오신 분들은 조금 더 나았으려나요?



아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코유키 선배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는 히나를 좋아하는 아이구나."
"너는 늦지 않도록 하렴."

크으.....ㅠㅠㅠㅠ 코유키님 절 가져요♡
(*만에 하나를 생각해서 남깁니다만 전 남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