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지인이랑 이야기를 나누는데
요새 휴학하고 집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백수 어쩌고 저쩌고 말을 하길래 기분이 좀 나빴어요.

엄밀히 따지자면 휴학생이고, 알바 대신 글을 쓰고 있으니
백수인 건 맞지만 출판사랑 계약도 했고.
또 하루에 5,500자 ~6,000자 정도를 쓰고 있는 실정인데

그래서 쉬운 일은 아니다, 했더니
앉아서 가만히 글 쓰는 게 뭐 힘드냐고
힘들 수도 있긴 한데 식당 알바 같은 거랑 비교가 되겠냐고
그래서 거기서 더 말하려다 그냥 말았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왜 조별과제시간에 발표할 것도 제대로 못 짜서 쩔쩔 매면서
권당 10만자 정도의 분량을 필요로 하는 소설 집필을 쉽게 보는 걸까요.
지금 당장 주제를 던져주고 1만자 작문을 해보라고 하면
물 흐르듯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왜 남의 노력을 폄하하는 걸까요.
(물 흐르듯 쓸 수 있다고 해서 폄하해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알바 같은 건 아무 생각 없는 단순 노동인 거지만
소설을 쓸 때는 전개 같은 것도 생각해야 하고 머리도 아프고 피곤하다.'
이렇게 말하면 길길이 날뛸 거면서 왜 반대는 생각하지 못하는 걸까요.

환멸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