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솔랭 돌릴 때 느낀 건데

애들 막 말 안 듣고 혼자 들어가서 죽고 그러는 애들 있잖음? 그게 알고 보면 걔네가 다 뭐에 삐져서 그런 거더라. "아군이 내 말을 잘 듣게 한다" 이게 내 글의 핵심임. 그러려면 나한테 고마움을 느끼게 해야 됨

1.망한 라인이어도 케어는 해줘야 됨

망한 라인은 거들떠도 보지 말란 말은 일단 맞음. 케어라는 거는 굳이 직접 갱을 가는 거 말고도
"상대 정글 안 보이는데 탑 갱 갔다가 역갱 맞으면 큰일이니까 탑은 나중에 갈게요 좀만 버텨보셈"
이렇게 채팅 쳐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탑 라이너 멘탈을 케어해줄 수 있음

웨이브 밀려오는 거 잠깐 몸으로 막아주는 거라든가, 프리징 당하는 거 같이 밀어주러 가는 등의 케어는 훨씬 더 효과적임!!! 진짜 고마워함

2.버프몹은 꼬박꼬박 시간 맞춰 챙겨줄 것

라이너 입장에서 블루 있고 없고가 라인전 딜교와 킬각 계산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 건 말 안 해도 알 거라고 생각함. 이런 사소한 것들을 제때 챙겨주는 게 중요. 정말 좋아하더라.

3. 가능하면 킬 양보하기

상대 도주기도 없고 말 그대로 누가 쳐도 죽는 상황이면 딜 중지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상대 퇴로 쪽으로 무빙만 하는 거임. 킬 양보가 정말 직접적으로 배려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함. ㄱㅅ 안 치는 애들 거의 없음.

4. 상대 정글 위치 말해주기

내가 아래팀인데 상대 블루 타이밍에 바텀이 라인을 밀고 있음. 그러면 봇에 백 핑 찍어주고 이유를 말해줌. 말투가 중요한데 띠껍게 말하면 잔소리 등으로 여겨서 역효과 납니다.



왜 이렇게 굽신대냐면, 라이너들을 정말 내 편으로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솔직히 수많은 랭겜 해봤잖아요. 이겨도 누가 잘했네 어쩌네 하면서 유치하게 시종일관 채팅으로 싸우던 판도 있고, 지더라도 모두 힘을 모아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안 되면 깔끔하게 ㅈㅈ치는 판도 있죠. 저는 지더라도 후자인 편이 기분이 더 좋더라고요.

위에 적어놓은 것들을 라인전 단계에서 잘 해놓으면, 라이너들이 정말 거짓말처럼 말을 잘 듣습니다. 뭐 하자고 하면 정말 그렇게 따라주고, 혹시 내가 큰 실수를 했더라도 나를 가혹하게 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불과 몇 판 전만 해도 내가 잘하고 라이너가 실수한 게 분명한데, 왜 우리 편 애들이 벅벅 우기면서 떼를 쓰고 정치질을 할까 이해가 안 됐었는데 말이죠.

한 판을 하더라도 상호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게임을 만들어보세요. 누구보다 정글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좋은 포지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