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세 좋던 갱플랭크의 전함은 송두리째 불타 없어졌다. 남은 것은 수면을 떠도는 잿더미와 잔해뿐이다. 배에 타고 있던 해적들은 폭발에 날아가거나 아수라장이 된 바다에 빠져 죽었다. 바다에 뛰어들어 살아남은 해적들 또한 우글거리는 칼날고기 떼에 결국은 잡아먹히고 말았다.

(중략)

섬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요란한 종소리가 항구 전체를 뒤흔들었다. 소문은 곧 바닷바람을 타고 해일처럼 퍼져나갈 것이었다.

갱플랭크가 죽었다고.

미스 포츈의 입꼬리가 반원을 그리며 슬며시 올라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미소였다.

오늘은 그저 마무리에 불과하다. 트위스티드 페이트에게 익명으로 의뢰를 하고 그레이브즈에게 이를 귀띔했던 건 모두 갱플랭크를 잡기 위한 덫이었다. 마침내 십수 년의 세월이 걸려 복수에 다다를 수 있었다.

(중략)

그녀의 시선은 항구를 떠나 쑥대밭이 된 빌지워터를 훑고 있었다. 갱플랭크를 죽이면 가슴속에 뿌리박힌 증오가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사라지기는커녕 증오는 고삐 풀린 말처럼 더욱 심하게 날뛰고 있었다. 증오는 미스 포츈에게 힘이 되어주곤 했다. 이제야 처음으로 진정한 힘을 손에 넣은 것처럼 가슴이 뜨겁게 벅차올랐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미스 포츈이 입을 뗐다. “갱플랭크 밑에 있던 놈들을 전부 잡아다 심문하고, 해적단 두목들은 목을 쳐. 갱플랭크의 문장을 달고 있는 술집, 창고, 여인숙, 다 태워버려. 그리고 놈의 시체를 찾아와.”

레이픈의 눈동자가 충격으로 흔들렸다. 몰살. 이런 식의 복수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다. 하지만 미스 포츈의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미스 포츈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낀 그였다.





스토리 3막에서 미스 포츈한테 주것습니다. 

게임 내 음성도 여자 아나운서로 바꼈습니다. 갱플이 디져서 그런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