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의 새로운 스킨을 제작하는 일은 광활한 바다에서 나룻배의 노를 젓는 일과 비슷합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지만 무엇이든 달성하려면 목적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스킨 개발을 시작할 때마다 저희는 해당 스킨에 대한 비전을 적어 놓습니다. 제작팀이 추구하는
스킨의 외양(그리고 목소리와 느낌)을 미리 간략하게 제시해 놓으면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모든 이에게
나침반 역할을 해 주거든요.

신의 권 리 신의 비전은 (당연하게 들리시겠지만) ‘리 신은 신이다’였습니다. 제작 기간 내내 팀원들은 종종
하던 일을 멈추고 작업물을 보면서 ‘신의 느낌이 나는지’ 서로에게 묻곤 했습니다. 대답이 ‘예스’면 전속력으로
작업을 재개해 나갔고, 그렇지 않으면 아쉽지만 방향을 바꿔야 했죠.

오늘은 신의 권 리 신의 목표 비전이 스킨 제작 기간 내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네 자신과 적을 알라
‘리 신은 신’이란 말의 정확한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리 신은 어떤 사람일까요? 정말로 신인 걸까요, 
아니면 99.9%만 신인 걸까요?

대체 리 신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신의 권 리 신의 초기 구상도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제작팀은 신의 권 리 신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혹독한 연습과 훈련, 그리고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의 대련을 통해 리 신은 거의 신이 됩니다. “리 신은 자신을 한 단계 끌어올려 줄 상대를
늘 물색합니다.” 프로덕트 매니저 폴 “Pabro” 벨레짜의 말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리 신 자신입니다.
그가 그 자신을 막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 신은 괜찮은 적수가 없는 상황에 불만스러워 합니다.

엄격한 훈련 덕택에 리 신은 주변 세계의 에너지를 감지할 정도로 초능력이 강해집니다. 아직도 눈은 보이지
않지만 신의 반열에 매우 가까워졌기 때문에, 시력이 좋은 필멸자보다도 시야가 넓어진 상태입니다(다시
말해, 두 눈을 감고도 아군 정글러처럼 Q스킬을 적중시킬 수 있다는 거죠). 

나는 인간이 아니라 신이다


신의 권 리 신 컨셉 아트



 기본 리 신은 체격이 상당히 왜소했기 때문에
 초인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몸집을 키워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신의 권 리 신의 초기
 모델은 체구가 너무 커서 리 신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컨셉 아티스트 엘레나
 “Hellstern” 베스팔로바는 “‘진짜 신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지 ‘누군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진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압도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지만 ‘엄청난 몸짱’보다는
 ‘다부진 몸매’ 쪽을 택했고, 그에 따라 신의 권의
 체구를 조정했습니다.


                                   신의 권 리 신 최종안
피부색도 제작 기간 내내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습니다. Hellstern은 “마치 리 신의 50가지 그림자 같았다”고
농담 삼아 말했습니다. 얼마 간의 조사와 내부 피드백에 따라 제작팀은 신성한 분위기의 금색이 최상의 선택
이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네 의지와 내 두 손
리 신의 게임플레이는 매우 정확하기 때문에 애니
메이션과 시각 효과를 수정하기가 까다롭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리 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각적인 면에 크게 의존합니다” 시각효과
아티스트 세스 “MechaHawk” 하크의 말입니다. 
“따라서 신의 느낌을 가미하면서도 기본 리 신처럼
명확한 식별이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애니메이터 드류 “sandwichtown” 모건은 신의 권의
현란한 쿵푸 스킬을 만들기 위해 리 신의 궁극기를
활용 했습니다. Sandwichtown은 신의 권의 궁극
기술로 강력한 ‘도끼 발차기’를 포함해 다양한 주먹
기술과 발차기 공격을 구상했습니다. 그가 작업 중인
스킬 애니메이션을 팀원들에게 공개했을 때 처음엔
다들 석연치 않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발차기가
나오자 ‘대단하다! 정말 신 같지 않아?’하고 떠들썩
해졌죠.” 개발 매니저 엘리 “Riot Ve1vet” 레먼의
말입니다. “다들 ‘당연하지! 요들의 얼굴에 도끼
발차기를 했잖아!’하고 외쳤어요.”



                                                                                                          신의 권 리 신 스킬 구상안


 리 신의 손에 적합한 시각 효과를 찾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불타는
 주먹을 구상했는데, 브랜드와 너무 비슷해 보였
 습니다. 그래서 전기 주먹으로 바꾸어 보았더니,
 매우 강력해 보이기는 하나 혼란스러운 데다가
 특별히 신성한 느낌도 없었습니다.
 MechaHawk는 “지상의 자연이나 단순한
 마술의 느낌 없이 신의 권의 테마를 전달하는
 시각 효과를 찾는 일은 어려웠지만, 찬란한 금빛
 오로라를 입히자 곧바로 천상의 분위기가 느껴
 졌다”고 설명합니다.


                                   사망 애니메이션 구상안
‘리 신은 신’이라는 비전은 사망 애니메이션 작업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또는 대부분의) 신은 죽지
않기 때문에 신의 권은 사망 시 몸에서 천상의 영혼이 분리되도록 했습니다. 체력 막대가 0이 되면 몸이
바닥으로 쓰러지면서 금빛 오로라가 하늘로 승천하죠.

내 주먹이 들리는가?
음향을 담당하는 분 “Boondingo” 심은 신의 권의 애니메이션과 시각 효과가 완성되기 전부터 음향효과
작업을 했지만 모두가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업 결과물에 괴리는 없었습니다. “신의 권의
신성함을 음향으로 전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Boondingo는 말합니다. “다양한 종소리와
징소리로 티벳 부처의 느낌을 내 보았습니다.”

•신의 권 리 신의 Q
•신의 권 리 신의 궁극기

대사는 스킨 작업 과정에서 가장 먼저 결정된 요소인 배경 스토리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자신이 진짜
신이 되지 못한 이유가 단지 괜찮은 적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리 신은 조급하고, 냉소적이며, 거만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이 문제라는 사실은 전혀 깨닫지 못하죠. 이러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대사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신의 권 리 신의 음성 대사

미래를 정의하는 목표 비전
새로운 스킨을 개발하는 일은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목표를 미리 설정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영감을 주는 명확한 비전을 세워 두면 (그 비전이 ‘리 신은 신’이라는 문장만큼 단순
하다 해도) 모든 팀원을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인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결정
사항의 적합성을 즉각적으로 판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궁극적으로 비전은 시각 효과부터 음성 대사,
캐릭터 모델에 이르는 모든 것이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이끌어줍니다.

신의 권은 그러한 비전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