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leagueoflegends.co.kr/?m=esports_intro&mod=esports_newsview&idx=494


이번 월드 챔피언십 조 추첨에서 A조에 배정된 팀은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는지 아주 좋은 배정을 받았습니다. 8강에 진출하기에 더없이 쉬운 팀을 뽑았으니 다들 운이 좋았다며 웃고 있을 겁니다.

실제로도 북미 1번 시드 Counter Logic Gaming부터 브라질에서 온 와일드카드 paiN Gaming까지 모든 A조 팀의 8강 진출이 유리하게 됐단 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팀 분석

마침내 출전하는 Counter Logic Gaming

  •  탑: "ZionSpartan" Darshan Upadhyaha
  •  정글: "HuHi" 최재현
  •  미드: "Pobelter" Eugene Park
  •  원거리 딜러: "Doublelift" Yiliang Peng
  •  서포터: "Aphromoo" Zaqueri Black

CLG의 문제는 선수 기량의 문제가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선수의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지난 2년 동안 CLG는 지역 강팀 TSM과 Cloud9를 따라잡지 못하는 약팀에 머물렀습니다. 
시즌이 시작할 때에는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막판에는 결국 기량이나 팀워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무너지는 팀입니다.

ZionSpartan 선수, 그리고 Pobelter 선수까지 영입하면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스포츠 심리학 전문가 등, 새로 선수 지원 팀을 구성한 덕분입니다. 뿌리 깊이 박힌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그 산을 넘은 덕분에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험난하고 먼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건만 CLG의 고생은 안타깝게도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팀의 정글러인 Xmithie 선수가 비자 문제 때문에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 후보 미드 라이너인 HuHi 선수가 대신 정글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연습경기에서는 정글러가 교체되어도 팀 기량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CLG의 끈끈하기로 유명한 팀워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히 알기 힘든 상황입니다. CLG는 조직력에 크게 기대면서 유리한 목표물 장악에 힘써 게임 초반 주도권을 가져오는 식으로 주로 플레이합니다. 북미 지역 전체가 뒤처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는 요즘,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CLG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선수 교체라는 불리한 조건까지 안고 증명해야만 합니다.


8강을 향해 질주하는 Flash Wolves

  •  탑: "Steak" Lu-Hsi Chou
  •  정글: "Karsa"Hau-Hsuan Hung
  •  미드: "Maple" Yi-Tang Huang
  •  원거리 딜러: "NL" Wen-An Hsiung
  •  서포터: "SwordArt" Shuo-Jie Hu

2013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SKTelecom T1 K에 처참히 밀려 첫 8강 탈락을 기록한 Gamania Bears를 기억하시나요?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은 해체됐었지만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Flash Wolves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곰이 아니라 더 날렵한 늑대가 됐습니다.

Steak, Maple, NL, SwordArt 선수는 몇 년 동안 함께해와서 서로의 강점부터 약점까지 모든 걸 파악하고 있습니다. Steak 선수는 마오카이만 잘 다루고 NL 선수는 위치 선정을 애매하게 한다는 약점을 보완하고자 Flash Wolves는 Steak 선수 대신 미드 라이너인 "MMD" Li-hung Yau 선수를 기용했지만, 팀 주장이 사라지니 오히려 더 혼란만 겪으며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원거리 딜러 "KKramer" 하정훈 선수를 영입해 NL 선수 대신 투입했고, 약간의 의사소통 문제를 겪긴 했지만 효과는 봤습니다. 하지만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KKramer" 선수가 출전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NL 선수가 다시 원거리 딜러 자리를 메울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대만 최고의 서포터 SwordArt 선수의 도움을 받아 NL 선수가 "Never Lose"(절대로 안 짐)라는 아이디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Flash Wolves는 2013 월드 챔피언십 외에도 최근에는 카토비체에서 열린 IEM 시즌 9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며 국제 무대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Flash Wolves가 (그 당시엔 강팀이었던) SK Gaming을 물리치고 토너먼트 전까지 진출하며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던 대회였습니다. 그리고 A조에 배정된 지금, Flash Wolves는 그 이변을 다시 노리고 있습니다.


끈질긴 저력의 KOO Tigers 

  •  탑: "Smeb" 송경호
  •  정글: "Hojin" 이호진
  •  미드: "KurO" 이서행
  •  원거리 딜러: "PraY" 김종인
  •  서포터: "GorillA" 강범현
  •  후보 선수: “Wisdom” 김태완

중국의 Team WE와 국내 리그의 SKTelecom T1 덕분에 KOO Tigers는 자만하다 패배할 때의 쓴맛을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쓴맛을 다신 보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을 겁니다. 준비를 철저히 하기로 유명한 KOO Tigers의 핵심 저력은 선수가 아니라 부스 안에서 노트를 들고 있는 “NoFe” 정노철 감독입니다.

이 팀의 플레이는 이렇다 하게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상대의 허점을 정확히 찌르면서 선수에게도 가장 잘 맞는 챔피언을 손에 넣었을 때는 국내 리그 최강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이런 챔피언 선정과 조직력으로도 완전히 극복하긴 힘든 약점과 실력의 한계가 눈에 보입니다. 게임 초반에 부진한 플레이를 보완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별 효과를 보진 못했고 여전히 날카로운 목표물 장악력과 게임 중후반 한타에만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전하고 있는 paiN Gaming

  •  탑: "Mylon" Matheus Borges
  •  정글: "SirT" Thúlio Carlos
  •  미드: "Kami" Gabriel Santos
  •  원거리 딜러: "brTT" Felipe Gonçalves
  •  서포터: "Dioud" Hugo Padioleau

paiN Gaming이 작년 대회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던 KaBuM! e-Sports처럼 브라질 팀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변을 낳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시겠지만 안타깝게도 paiN Gaming은 KaBuM! e-Sports가 아닙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두 팀의 공통점이라곤 지역 리그 결승과 와일드카드 대회를 거치며 한창 기세 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paiN Gaming은 CBLoL Winter Playoff에서 CBLoL Winter Finals, Desafio Internacional Group Stages, Desafio Internacional Wildcard Final까지 여러 대회를 섭렵하며 15승 무패라는 화려한 전적을 세웠습니다.

팀의 세 주축인 SirT, Kami, brTT 선수는 2013 게임스컴에서 GamingGear.eu에 무릎 꿇었던 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열네 살부터 LoL을 플레이한 Mylon 선수는 겨우 몇 달 전에 합류했지만 2년 반 동안 Keyd Stars에서 축적한 경험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paiN Gaming은 이번 대회에서 승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사상 최초로 8강에 진출하는 와일드카드 팀이 되는 데 이번이 절호의 기회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브라질의 CBLoL 리그는 여전히 북미 LCS와 LMS 리그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paiN Gaming은 더 강한 상대에 맞서 싸워본 경험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무시할 순 없는 팀으로, CLG나 Flash Wolves의 희망을 꺾어버릴지도 모릅니다.

A조 전력 분석

A조가 “꿀조”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A조 팀 모두 놓치면 다신 오지 않을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겠지요.

KOO Tigers는 IEM 시즌 9월드 챔피언십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이어서 챔피언스 결승을 놓치는 굴욕을 겪었으니 이번 대회에서 제대로 설욕하고자 벼르고 있을 겁니다. 지난 주 인터뷰에서 GorillA 선수는 그때의 패배를 생각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KOO Tigers가 제대로 준비해 온다면 사실 A조 내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러니 관건은 과연 누가 2위 자리를 차지하느냐입니다. 사실상 paiN Gaming을 비롯해 남은 세 팀 중 누구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역 강세와 플레이 스타일을 봤을 땐 Flash Wolves와 CLG 중에 하나가 될 듯합니다. Flash Wolves는 Karsa 선수의 게임 초반 압박력과 시야 장악력에 힘입어, 급히 정글에 투입돼 경험이 적은 HuHi 선수를 노릴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탑에서 ZionSpartan 선수가 Steak 선수를 쉽게 처치해 버릴 수도 있지요. 그러니 둘 중 어느 팀이건 전략을 가장 충실히 구사하는 팀이 8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겁니다. 

A조의 신데렐라인 paiN Gaming이 이 티켓을 따내려면 모든 선수가 최상의 기량을 보여줘야 할 뿐만 아니라 운도 크게 따라야 할 겁니다. 그렇지만 이변이란 게 항상 있으니 paiN Gaming이 8강에 진출하지 못하리란 법도 없습니다.

플레이 스타일

KOO Tigers는 상대에 맞춰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팀입니다. 철저한 준비와 연습으로 다져져 상대가 즐기는 챔피언 조합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특히 한타 때 큰 시너지를 발휘하는 조합을 만들 줄 압니다. 
한편 CLG는 목표물을 노려 꾸준히 게임을 유리하게 만들어 나가는 스타일로, 이번에 Xmithie 선수가 빠지면서 조직력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Flash Wolves는 Karsa 선수나 SwordArt 선수에 의지해 교전을 하는 편이며 맵 장악 플레이를 자주 구사합니다. 마지막으로 paiN Gaming은 라인전에 능숙하고 교과서적인 파밍을 하는 팀이지만 최근에는 스플릿 푸싱을 자주 구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핵심 선수

 
GorillA

2015 챔피언스 서머 시즌에 KOO Tigers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도 GorillA 선수는 매주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자주 팀의 승리를 이끌어 내는 GorillA 선수는 아주 유기적으로 시야를 장악합니다. Smeb 선수가 전투를 유도하면 GorillA 선수는 Hojin 선수나 Wisdom 선수와 손을 잡고, 현명한 와드 배치와 로밍으로 팀의 고질적인 문제인 압박력 부족을 만회합니다. GorillA 선수는 적응력도 좋고 챔피언스 스프링, 서머 시즌에 베이가와 케넨으로 놀라운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5.18 패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든 GorillA 선수는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Doublelift

2년 동안 월드 챔피언십 분석 데스크에서 뛰어난 분석력을 보여줬던 Doublelift 선수가 마침내 선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합니다. 북미 LoL 계 초창기의 슈퍼스타였던 선수로, CLG가 온게임넷 LoL 인비테이셔널과 Azubu The Champions에 출전한 덕에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2013년에서 2014년까지 팀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실제로 은퇴를 생각한 적도 있었다는 Doublelift 선수이지만, 다행히도 2015 Summer NA LCS에서 선수 생활을 통틀어 최고라고 할만한 성적을 냈습니다. Xmithie 선수의 비자 문제와 CLG를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있긴 하지만 Doublelift 선수라면 최선을 다해 CLG에 승리를 안겨줄 겁니다.


SwordArt

대만 최고의 서포터인 SwordArt 선수는 2014년 내내 엄청난 성장통을 겪었습니다. Gamania Bears의 정글러 Winds 선수 없이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Flash Wolves에 Karsa 선수가 들어오고 Maple 선수가 미드로 돌아오면서 전투를 피할 때를 잘 아는 SwordArt 선수의 실력이 크게 빛을 발했습니다. 전반적으로 KKramer 선수가 NL 선수보다는 강한 원거리 딜러이지만, SwordArt는 NL 선수와 잘 맞고 NL 선수의 약점까지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라인전과 위치 선정에서 NL 선수의 실수가 눈에 띄긴 하겠지만 SwordArt가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줄 건 분명합니다.


 
Mylon

다들 paiN Gaming에서는 Kami 선수가 핵심 선수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물론 Kami 선수가 뛰어난 건 맞지만, 탑캐리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리는 요즘 전략 추세는 Mylon 선수에게 딱 입니다. paiN Gaming에 합류하기 전에 Mylon 선수는 브라질에서는 무섭기로 손꼽히는 탑 캐리로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가끔은 지나치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paiN Gaming에 영입된 후, 사이온이나 마오카이 같은 챔피언으로도 뛰어난 플레이를 펼쳤고 점점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의 CBLoL Finals와 Desafio Internacional 대회에서 Mylon 선수가 느릿느릿한 쉔 백도어로 웃음도 안겨주고 스플릿 푸쉬 실력을 발휘한 덕에 다른 곳에서 paiN Gaming이 목표물을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팀이 꿈을 이루려면 Mylon 선수가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겁니다.


 
주목해야 할 선수

Karsa 

EDG의 Clearlove 선수와 iG의 KaKAO 선수를 제외하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정글러들의 실력 수준은 역대 LoL 국제 대회 사상 최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Karsa 선수에게는 대만 밖에서 막강한 실력을 자랑하기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게다가 같은 조의 다른 정글러에는 Hojin 선수와 Wisdom 선수, SirT 선수 그리고 미드에서 갑자기 포지션을 바꾼 HuHi 선수가 있습니다. 대만의 스타 정글러 Winds 선수를 존경하는 Karsa 선수는 게임 초반 저돌적이고 시야 장악에 집중하는 Winds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그대로 구사합니다. Flash Wolves가 8강 출전권을 따낸다면 Karsa 선수 덕분일 겁니다. 하지만 티켓을 따내지 못해도 최근 슬럼프를 보이는 Karsa 선수 탓일지도 모릅니다.


HuHi

HuHi 선수는 자주 솔로 랭크 게임에서 “who is he”라는 아이디를 쓰는데, 본업은 미드라이너이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정글을 돌아다니는 HuHi 선수를 보고 다들 “who is he”(저 선수 누구야?)라고 물을 겁니다. 
한국의 Bigfile Miracle과 지금은 해산된 NA Challenger의 Team Fusion 소속이었던 HuHi 선수는 2015 NA LCS Split이 시작할 때 미드라이너로 Pobelter 선수와 함께 CLG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즌 내내 플레이오프와 결승까지 HuHi 선수는 한 번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Xmithie 선수는 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지만 그래도 HuHi 선수보다는 정글러 경험이 훨씬 많습니다. 
CLG가 8강 진출을 하려면 HuHi 선수가 Xmithie 선수의 빈자리를 최대한 메워야 할 겁니다.

조별 예선 예상

paiN Gaming이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꽤 낮습니다. 일단 다른 팀들은 수준 높은 국제 대회에 익숙하지만 paiN Gaming은 그렇지 않다는 게 큰 문제로, 4위로 마감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KOO Tigers가 1위를 못할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지만 paiN Gaming이 8강에 진출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2위 자리는 각자 탑과 정글에 문제가 있는 CLG과 Flash Wolves가 어떤 싸움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면 됩니다. Steak 선수는 상대적으로 약한 탑라이너이긴 하지만 익숙한 Karsa 선수를 옆에 끼고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CLG는 HuHi 선수가 변수이긴 하지만 경기는 어느 팀으로든 기울 수 있습니다. Xmithie 선수가 운 좋게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는 CLG가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1. KOO Tigers
2. Flash Wolves
3. Counter Logic Gaming
4. paiN Ga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