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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 업데이트는 새로운 첨단 기법을 적용하고 오래된 버그를 뿌리 뽑을 기회이기도 하지만, 마법공학이라는 놀라운 기술을 활용해 클라이언트 디자인을 재탄생시킬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앞으로 큰 변화가 이어질 것이기에, 오늘은 새로운 클라이언트 디자인에 대한 저희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 글에서 다룰 여러 가지 요소가 아직 전부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알파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 둘씩 모두 구현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마법을 불러오다

마법공학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에 존재하는 기술로서 반은 마법, 반은 기계로 이루어집니다. 마력이 없는 플레이어들이 마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죠. 제이스의 망치, 하이머딩거의 기계, 바이의 글러브가 모두 마법공학이 적용된 좋은 예입니다. 이들 챔피언에게 마법공학은 주변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와도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클라이언트를 플레이어가 게임과 상호작용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는 마법공학 도구처럼 만들면 어떨까 하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새 클라이언트에서는, 마법공학 기계의 마법이 플레이어의 똑똑한 동반자가 되어 다양한 화면을 안내하고 중요한 부분을 강조해 줍니다. 여러 가지 주요 버튼과, 플레이에 중요한 UI 요소들을 리그 오브 레전드 특유의 푸른 마법으로 표시하여 플레이어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거죠. 타이머, 활동 내역 표시, 진행 상태 창 등은 특히 더 강조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새로운 클라이언트의 UI 디자인은 저희에게 특별한 도전과제였습니다. 마법공학 느낌이 나면서도 동시에 여러 가지 버튼과 텍스트가 기존에 저희가 만들었던 디자인 요소나 시각 효과에 깔끔하게 녹아들 만큼 유연한 틀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한 폭의 차분한 그림 같은 나무정령 헤카림 스킨과도, 알록달록하고 익살스러운 중간보스 블리츠크랭크 스킨과도 잘 어울려야 했지요. 고민 끝에 내린 해결책은 금빛 테두리로 UI 요소를 강조하면서도 최대한 불필요한 수준의 주목을 끌지 않게끔 디자인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에서 기계적인 느낌이 나도록 만드는 일은 마법공학 테마를 실현하는 데에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어나 피스톤, 시계처럼 디자인에 불필요한 무게를 더하는 진부한 시각효과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기계적인 느낌을 내기가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대신 애니메이션을 통해 기계적인 느낌을 살리면 전체적인 디자인을 추상적이면서도 가볍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는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합니다. 화려한 시각 효과를 뽐내고 싶은 개발자의 욕심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넣었다가 빠른 플레이에 방해만 되면 낭패일 테니까요.

총체적으로 디자인하다

기존의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다 보면 (룬과 특성 페이지처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화면이 아무런 실익 없이 서로 다르게 디자인되어 있는 경우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문제의 시발점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처음 선보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년 동안 저희는 게임 자체를 개선하는 데에만 집중해 왔고, 그 결과 클라이언트는 점점 더 부자연스러워지기만 했습니다. 이번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로 저희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총체적인 관점으로 조망하고, 유기적이고 일관된 스타일로 게임 전체를 재디자인할 특별한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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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용어를 써서 말씀 드리자면 유사한 작업을 일관된 상호작용 패턴으로 통합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쓸 데 없는 버튼을 없애고 단순화하자는 거죠. 위 그림의 상단에 있는 기존 클라이언트의 특성 페이지 및 룬 페이지 UI 화면을 한 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기존 클라이언트에 있던 여러 버튼의 기능은 새로운 클라이언트에서는 ‘뒤로 가기’ 화살표와 ‘저장’ 버튼만으로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더욱 효율적인 재디자인이 가능한 거죠. 그래서 저희는 사용 가치가 다한 구 클라이언트의 버튼을 모두 과감히 제거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철저한 단순화 과정을 거치면 새 클라이언트의 생소함을 줄이는 데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신규 기능이 기존의 버튼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므로 적용 시점부터 친숙하고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해질 테니까요.

기존의 클라이언트는 여러 가지 기능을 욱여넣다 보니 몇 가지 디자인 컨셉은 일관된 모습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프로필 페이지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처음엔 두루마리 마법책 속의 한 페이지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되었지만 특성 편집이나 대전 기록 화면으로 넘어가면 마법책 컨셉은 무너집니다. 클라이언트를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의 일부로 만들겠다는 원칙에 너무 피상적으로 접근하다가 한계에 부딪힌 셈이죠.

알파 클라이언트도 초기에 비슷한 문제를 겪었습니다. 룬 선택 화면을 화려하게 보이게 하려고 이런 저런 복잡한 디자인을 시도해 보았는데 모두 아니다 싶더라고요. 플레이어 분들이 룬이나 특성 페이지에 가는 이유는 설정을 빨리 바꾸기 위해서지, 특수효과로 만든 마법을 보면서 눈을 호강하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결국 새 클라이언트를 통일성 있게 디자인하려면 마법공학 컨셉에 너무 피상적으로 집착하지 말아야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상호작용하는 대상을 하나의 마법 기계로 만들기 보다(실제론 소프트웨어죠) 마법공학의 마법적 특성과 기계적 특성의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총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려면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움직임이 많은 준비 확인 창에서도, 비교적 정적이고 기능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룬이나 특성 선택 화면에서도 모두 어울릴 수 있는 테마를 사용해야 합니다.

더 멋진 미래를 열다

클라이언트 업데이트에 있어 저희의 가장 큰 기술적 목표 중 하나는 여러분이 원하는 기능을 더욱 빠르게 구현하는 것입니다. 저희에게도 기동력의 장화가 필요한 거죠. 그래서 지금 그 역할을 해 줄 디자인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반면, 오히려 덫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은 신중하게 피하고 있습니다. 가령, 너무 복잡하고 빽빽한 디자인은 신규 기능을 적용시키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를 새로 디자인하는 일은 화면을 예쁘게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작업을 하는 내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수년 동안 새로운 기능을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디자인은 심미성과 직관성뿐 아니라 유연성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앞으로 한동안 클라이언트 업데이트 팀이 댓글창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새 디자인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