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의 말>

이번편은 다른 편과는 달리 이 파트를 서두에 두고 시작하겠습니다.

 

카페에서 한 투표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2월 14일 기준으로 말이죠.



오래전의 리그오브레전드의 지도에 따랐던 팬픽의 세계관. 그러나 2015년을 시점으로 잡은 이 작품의 세계관과 일치하지 않았고

 

그림자 군도의 위치마저도 다르게 설정되어있었지요.


 

'그림자 군도의 위치를 위 지도의 빨간색 위치로 바꿀까요'였지만 바꾸기엔 이미 투표가 행해진 이후였다.

다행히 4분이나 투표결과에 응해주셨고 이에 감사히 생각하면서 그림자 군도의 위치를 바꾸겠습니다.

이번화부터 바뀐 위치로 시작할 예정이며 그동안 써왔던 글도 차후에 수정할 예정입니다. 이 글을 봐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본편으로 들어가죠.

<본편 시작>

 그동안 기절한 상태로 잠을 취했던 엘리스는 최근 몇일과는 달리 선원들의 배려를 받으며 원활한 휴식과 영양섭취를 해왔고, 그녀가 타고있던 배도 어느덧 녹서스의 항구에 도착했다.

"제가 언제 이 배에 올라탔었죠?"

 배에서 막 내린 선원에게 갑자기 질문하는 엘리스의 행동은 그를 잠시 놀라게 만들었다.

"음... 7월 3일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오늘이 7월 6일이고요."

 그래도 그녀의 물음에 답해주는 친절함에 엘리스는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군. 그림자 군도에서 빠져나오고 2일동안 기절해있었단 말이지.'

 그림자 군도에서 영 좋지 못했던 챔피언들의 대우에 비하면 지금 있는 이곳 녹서스에서 받는 대우는 양반이었는데도 엘리스는 이에 대한 감흥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엘리스는 무미건조한 사람이었다.

'그러고보니 녹서스라... 여기까지 왔는데 뭘 해야하지?'

 배위에서 부족함없이 밥을 먹어온 그녀는 청문회 이전의 아름다움을 갖춘 상태였다. 딱 달라붙는 옷에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을만큼 큰 가슴, 검붉은색 입술과 새하얀 피부. 안색까지 돌아온 그녀는 다음 식사를 먹기전까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비축해놓은 상태다.

"저기, 숙녀분. 그러고보니 통 이름을 알지못했는데,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
 그녀의 등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엘리스는 몸을 돌렸다. 자기와 같은 배를 탔던 선원이었다.

"..."

 몇일전까지만해도 챔피언이었고 남부럽지 않은 유명인이었지만 정작 외지의 국민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순순히 말해주자니 이미지가 구겨질대로 구겨진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긴 싫었다.

"'엘리제'입니다."
 당장 떠올리는 이름이 없기에 발음 엘리스는 하나만 바꿔서 자신의 이름을 숨겼다. 선원은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음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받게. 이 정도의 돈이면 무슨 음식이든 한끼정도는 먹을 수 있을게야. 아가씨...가 물 위에서 발견되었을때 입고있는 옷 이외엔 가진게 아무것도 없더군."

"아... 그랬습니까."
 놀란듯이 말했지만 그럴만했다. 그림자 군도를 빠져나오는것도 즉흥적인 결정이었고 가방을 싸거나 옷을 챙기지도, 그리고 돈을 챙기지도 않았으니...

"고급져보이는 그쪽의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저기 가운데길 있잖나. 그쪽으로 쭉 가다보면 사람들이 많이있는 식당 하나가 있거든? 그쪽에서 밥을 먹는다면 오늘 점심저녁먹을 돈까진 될거야."
"그렇군요."
 아무리 여유없고 정신없는 상황에 빠진 사람이라해도 이정도까지의 호의에 감사하지않는듯한 반응에 실망한 선원은 미적지근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리고말이지. 아가씨...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어째서 그 바다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쪽이 생활하는곳하고 여기는 좀 다르다고. 그렇게 마른 체형으로 좁은 골목길같은곳에 가면 좋은 타겟이 될거야. 될 수 있으면 큰길로 다니시게."

 그동안의 엘리스라면 '좋은 타겟'이란 단어를 듣고 입꼬리가 올라간채 '좋은 타겟이라고요? 호호. 저를 보고 좋은 반응을 하는데 피할 이유가 없잖습니까?'라는 말을 할테지만 지금의 엘리스는 달랐기에 짧게 답하기만 했다.

"알겠습니다."

 엘리스에게 녹서스라는 나라의 이미지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녹서스는 자운과 별 다를 바 없는 나라로 보였다. 사람사이의 온정이 충분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운의 국민들과 녹서스의 국민들에게 없지 않으니까. 다만 자운이나 녹서스나 모두 과학 절대주의 신봉국가와 스파르타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두 국가가 엄청난 오명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들은 바에 의하면 힘이 모든걸 결정하는 나라라고 하더만..."

 자운시에 비해 훨씬더 좋은 체격을 가진 사람들을 보아하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외에는 눈에 띄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먼 곳에서 온 이방인에게 시선을 던졌지만 아무도 말을 걸지는 않았다. 이방인은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그리고 계속 걸어갔다.

 거리를 둘러보면둘러볼수록 엘리스는 선원이 자기에게했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느 거리를 둘러봐도 엘리스같은 체형을 지닌 사람을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힘을 꽤나 쓸법한 인상을 보이는 남자들은 평소에도 싸움을 할법한 무기를 쥐고다녔고 그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굵고 묵직했다. 여자는 더했다. 여러 경우가 있지만 2~30대로 보이는, 적어도 엘리스와 같은 피부나이를 지닌 여자들의 팔은 엘리스의 팔보다 약 2배 더 굵었고 근육도 눈에 들어왔다.

 녹서스의 여자들에게서 느껴지는 포스만 보면 이 나라에 맷돼지가 무리지어 처들어온다고해도 여자만으로 막아낼 수 있을것 같았다. 물론 엘리스를 비롯한 여러 챔피언들도 미인이면서 막강한 힘을 가졌지만 통나무 하나만으로 맷돼지를 후려팰법한 근력을 소유한 챔피언은 보기 드물었다.

"... 살벌하네."

 여러 거리를 둘러보다보는동안 시간을 흘러 어느덧 정오를 알리고 있었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고, 엘리스는 선원이 제안한 식당을 찾아갔다.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할 돈을 남겨두기 위함이었다.

 선원이 말해준 식당을 찾고 들어간 엘리스...지만 무얼 시켜야 할지 전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

'이런 곳에서 푸아그라나 캐비어같은건 나올리가 없어. 아 주먹이 날아오겠구나. 맞으면... 아프겠다.'

 전장 내에서 메이지인 동시에 탱커의 포지션도 갖고 있지만 사실 그녀의 방어력은 하위권! 게다가 망령들과 마주쳤을때 스킬을 못쓰던 상태였음을 감안하면 지금의 그녀는 그냥 갸냘픈 여자였다. 녹서스의 사람들이 풍겨내는 포스는 싸워보기 전까지는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뭐, 사실 싸울 생각을 할수도 없을테다.

"어이 젓가락녀."
'젓가락?!'

 '자운에서는 몸매에 대한 칭찬으로 써왔겠지만 녹서스에는 그.딴. 용도로 쓰진 않았겠지?'라는 생각이 들기 무섭게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는 식탁을 쿵 내리쳤다.

"뭘로 시킬거야."

"뭐...뭐가 있나요..."
'안돼, 떨지마. 나는 이래봬도 챔피...'

"딱봐도 이방인이군. 어느 나라가 그렇게 마른 여자를 좋아하던?"

 대화 분위기가 이미 산으로 흘러들어갔다. 그걸 알면서도 엘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말도 하지않은게 아니라, 못했다.

"빨리 말해!"

쿵-

"메뉴판이 어디있나요?"
"메뉴판? 그런게 왜 필요해? 저기 벽에 붙어있는거 안보여?"
 쫄았다. 거미 여왕이나 되는 사람이 녹서스 주민에게 쫄았다. 그래도 일단 허기가 심하게 져서 가장 저렴한 음식을 시켰다. 여자는 '돈 많이 쓸것같은데 왜 이 메뉴나 먹는거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음식은 고급스럽지 않았지만 간이 적절하게 되어있어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포스를 극복하지 못한 그녀지만 음식 맛이 좋다는 말을 하러 주인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뭐야?"
"아, 저... 음식 맛이 너무 좋아서 잘 먹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좋은 음식을 만드나요?"
"생판 모르는 남에게 비법같은걸 알려하는건 아니겠지? 외지인이라서 말해주는건데 이곳은 힘, 특히 물리적인 힘이 모든걸 좌우하는 국가지.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건강한 몸을 지니는 것 이상의 목표인 강함을 추구해왔어. 그래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이 많이 개발되었지."

"그렇군요."
"돈이나 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것 같거든?"
 그녀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식비를 건네고 문밖으로 나섰다.

"그나저나 젓가락녀. 그렇게 마르기만 해서 세상 살아가기 힘들어. 쯧쯧... 대체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고. 특히 이 나라에서는 더하고."
'오지랖 넓은 아줌마군 그래...'

 녹서스 주민들의 체격때문에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을 가진 엘리스로 보이는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여성으로서 가져야 할 신체부위에 적당한 살이 있는 편이다. 현대인의 시각으로 봤을땐 슬랜더보다 글래머에 가까운데... 다만 허리나 다리가 그런 특징을 모두 무시해버릴 정도로 가는 편이라는게 전체적으로 마른 체형으로 보일 뿐.

"괜찮습니다.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챔피언이 되었겠죠?"
 그러면서 엘리스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뭔가가 확 치솟아로르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림자 군도에서, 자신의 동굴속에서 느꼈던 그 기분이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식당 안의 사람들은 모두 한 사람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주인아주머니마저 얼굴에 움찔하는 표정이 보였다.

 

 구석에 앉아있던 장년의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갔다.

 

"아, 그래?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그런데도 주인아주머니의 목소리와 포스는 끊임이 없이 자연스럽게 유지됐다. 이쯤돼니 오히려 엘리스가 속으로 움찔했다.

"엘리스. 엘리스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엘리스도 그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또박또박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이어나갔다.
"... 그래? 얼른 나가. 전직챔피언님께서 그짓을 하고 그꼴을 당했는데도 가슴을 당당히 필수 있는지 궁금하긴 하군. 대담한건지 오만한건지?"

'내 이름을 밝히니 어떤 짓을 했는지 다 알고있어?'

 엘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식당을 나갔다. 불편한 마음을 안은채.

 <계속>

<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원작vs팬픽 설정 비교>

녹서스

 

 

원작 : 발로란 대륙의 동쪽에 위치한 국가이며, 능력주의와 약육강식이 판치고다니는 국가입니다. 폭력을 일삼는 나라라고 국제적으로는 악의 나라로 알려졌으나 국내에서는 이와 대비되는 특이한 포용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강함을 추구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편이며 그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는 금지된 마법이나 주술이 발전한 편입니다. 그로 인해 흑마법과 강령술에 능한 국가입니다. 신분제도가 있긴하지만 차별이 크지 않고 위에서 말한대로 능력중심사회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도 못할 출세를 하는것도 가능하다고...

 

팬픽(현 작품) : 원작의 설정을 반영했습니다. 별달리 차이점을 들기 힘들정도로... 다만 작중상황을 볼때 포용력보다는 약육강식을 좀더 비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