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생체폭탄임을 직시한 때 바로 염려했던 일이 터져버려서 그런걸까, 엘리스는 짧은 감탄사 이외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저 폭발의 의미는 하위 클래스의 자료실로 이동한 소환사들의 귀를 건드릴법한 효과음일뿐더러 르블랑에겐 거미폭탄같은 위력의 장판형 데미지를 갖고있지않으니 자신의 정체가 들켜질게 뻔해진다는 전조다.

'만에 하나지만 저 폭격으로 저 자료실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면...!'

 말 그대로 만의 하나의 기대를 품은채 클래스 S 자료실로 향하는 문으로 다가갔으나,

ㄴ기기에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장비를 정지합니다. 전원이 꺼집니다. 동시에 비상사태로 전환, 경보를 작동시킵니다.ㄱ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만에 구백구십구의 상황으로 엘리스가 자신의 귀를 틀어막아도 견딜 수 없는 경보음이 울려퍼졌다.

"끄흐으윽!"

 서둘러 클래스 A 자료실로 피하려고하는 엘리스에게 또 하나의 좋지않은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르블랑이 무슨 짓을 한거야?"
'소환사!'

 일반인조차도 출입이 허용된 클래스 제로 자료실에 비하면 챔피언만 들어올수 있는 상위 클래스의 자료실은 현저히 좁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하위 클래스의 자료실과 상위 클래스의 자료실간의 문도 일직선으로 설계가 되었기 때문에 문 주변에서 우물쭈물하고있는 엘리스의 경우 꼼짝없이 발각될게 뻔한 상황.

 더군다나 클래스 A 자료실의 서적은 서재가 10개 안팍의 물량을 지니고있기 때문에 서재가 많지도 않고 숨을 공간도 없다.

'끝인가.'

 귀를 틀어막은 엘리스의 머리 한구석에서 나지막히 들려온 목소리.

'그래, 끝이야.'

 

 그녀의 머리속에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자신이 여지없이 자기자신을 해치는 말을 했다. 밀폐된 공간, 고막을 괴롭히는 소음, 다가오는 소환사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엘리스는 공명하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격렬히 부정하고는 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클래스 S 자료실로 향하는 문이었다.

"크윽!"
 사이렌의 발생지에 가까워지자 손으로 귀를 틀어막아서 피해를 줄이는 행동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괴로워졌다. 엘리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가 리그에 입문한 이후로 지금처럼 눈썹이, 미간이 찌푸려진적은 없을 정도로.

'귀가 괴로운데 왜 눈이 아픈거지...?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겨우 실눈으로 뜨자 전원이 꺼져버린 기기가 보였다. 엘리스는 그 기기에 이마를 내던졌다. 음파에 의해 머리를 포함한 온몸이 진동했다.

'제발...!'

"제발...!"

 그녀는 자신이 머리속에서 힘겹게 만든 문장을 겨우겨우 입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 소리도 경보음에 묻혀버렸다.

'누가 이 문좀 열어줘! 부탁이야! 아아아아아아아!'

 

 경보음은 엘리스의 머리속마저 삼켜버린듯했고 엘리스도 더 이상의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머리속이 새하얘지는것이 어떤 느낌인지 천천히 느끼면서 엘리스는 주저앉았다.

'...'

 그 순간 머리를 억누르는 무거운 무언가의 무게가 가벼워져갔다.

'...?'

 그 다음에는 눈의 통증이 사라져갔다.

'...?!'

 그리고 그림자 군도의 기운이 사라진 그 눈동자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어둠의 끝에서 탈출한 순간,

'...!'

[{전원가동 완료. 문이 열립니다.}]

 안내메세지와 같이 클래스 S 자료실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음을 목격했다.

 엘리스는 지금 소환사 다음으로 강력한 존재중에서도 최상위 랭크를 가진 존재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에 서있다.

'이곳이 클래스 S 자료실...'

"ㅁㅁㅁ ㅁㅁㅁ ㅁ ㅁㅁㅁ..."

 단 1분도 넘지 않았지만 그동안 받은 충격이 컸기에 엘리스는 자신이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 슬프군.'

 엘리스가 들어간 클래스 S 자료실에는 책이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를 향해서 가동된 모니터만 있었다. 모든 기술과 공간을 한곳에 모아놓은듯한 모니터 1대만 달랑있는 공간이 그녀가 그토록 궁금했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성인남성 10명이 채 못들어가는 좁은 공간은 마치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존재는 인간형 챔피언밖에 없다는걸 강조한듯했다.

'...차별적이군.'

 그러나 이런 곳에도 이 자료실을 내다볼수 있는 시스템이나 장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장치가 있기에 소환사들은 그녀를 르블랑으로 인식하든, 엘리스로 인식하든 이곳을 들어올 것이다.

ㄴ클래스 S 자료실입니다. 이 자료실은 이 컴퓨터를 사용해서만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자판뿐만이 아닌 음성지원도 가능합니다.ㄱ

 모니터에 이런 메세지가 올라왔다. 그녀는 못듣고있을테지만 당연히 음성으로도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지금 이상태라면 음성지원은 있으나마나지.'
ㄴ원하시는 정보를 입력해주세요.ㄱ

ㄴ원하시는 정보를...ㄱ

'소환사들이 평하는 엘리스.'

 안내메세지를 다 읽지도 않고 바로 검색창에다가 커서를 올려놓은다음 자판을 이용했다.

ㄴ검색 결과...ㄱ

'있을까? 있을거...'

ㄴ...0건...ㄱ

'어라?'

 엘리스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을리가 없는데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 검색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모니터에서 갑자기 무언가를 제안해왔다.

ㄴ이 검색은 글자 그대로의 검색으로만 조회한 결과. 의역을 시도했을시 관련 서적을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연결시키겠습니까?ㄱ

'당연하지.'

 안내메세지 밑에는 Y/N로 짤막하게 입력된 선택지가 있었다. 그녀의 긴 검지손가락은 한순간의 망설임없이 Y를 향해 움직였다.
 몇초 후 컴퓨터는 관련서적 1권을 보여줬다. 책 제목은 '소환사가 보는 챔피언'이었다. 엘리스는 단 몇 글자 차이로 관련 서적을 한번에 얻지 못했다. 살짝 짜증이 날 것 갈긴 하다.

'저거겠지.'
 엘리스는 모니터 옆에 부착된 마이크에다가 자기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스크린 속에서 두꺼운표지를 가진 책이 바람에 휘날리듯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5분 뒤, 휘날리던 책장이 멈췄고 좌측 상단에는 엘리스의 이름이 크게 써져있었다.

<계속>

<글쓴이의 말>

 

 지난주에 한편밖에 안올렸네요.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