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서스와 데마시아

 

발로란 대륙의 가장 앙숙인 이 두 나라는 어느때와 다름 없이 전쟁을 치른 후 각국으로 귀환해 부대를 다시 재 정비하고 있었다.

 

결과는 데마시아의 참패.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한다면 단연 자운과 녹서스의 동맹이라고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자르반은 큰 고심에 휘어잡혀 책상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데마시아는 빛과 정의라는 느낌이 강하다면, 녹서스는 어둠과 힘이라는 느낌이 강한 나라다. 격차는 어느정도냐면, 데마시아의 군대가 서배는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크게 참패를 한 상태였다. 녹서스는 현재 정통 핏줄을 잇는 카타리나와 오래전부터 녹서스의 뒤를 보조해주던 스웨인가가 남모르게 알력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데마시아를 크게 이긴 상황이다.

 

그렇기에 자르반이 선택한 방법은 현재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과학의 도시. 필트오버와의 동맹이었다.

 

"부탁하네. 친우여."

"걱정하시지 마십시오."

 

자르반이 선택한 사람은 크라운가드의 두 남매이자 데마시아의 영웅인 가렌과 럭산나였다. 저널에도 실릴 만큼 뛰어난 실력과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럭스가 있으니 쉽게 될거라는 자르반의 생각이었다. 융통성 없는 가렌과 달리 럭스는 외교술에도 뛰어나며, 대륙 전체적으로 그녀의 활약 덕분에 숨은 팬도 상당히 있는 편이었다.

 

"아. 정말~~~."

 

방에 있는 럭스는 짜증이 난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으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필트오버까지는 거리도 꽤 되는데다가 녹서스근처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했다. 때문에 녹서스 위 쪽에 위치한 필트오버에 안전하기 위해선 거대한 산맥인 쇠가시 산맥을 넘어야만 했다.

 

"왕자님은 무슨 생각인거야 도대체! 한대 때릴수도 없고!"

똑똑.

 

그 때 이를 빠득빠득 갈고 있는 럭스의 방에 노크소리가 들렸고, 럭스는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방문을 노려보았다. 지금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누군지 알기 때문이었다.

 

"무슨일이야? 오빠?"

"준비 잘 되가나해..."

"잘되가는 것 같아!?"

 

럭스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

"오빠가 어떻게 해서든 말렸어야지! 필트오버라니! 차라리 전장에 참여시키라구!"

 

럭스의 다른 면이라 할 수 있는 이 모습은 친오빠인 가렌 말고는 아예 모르는 모습이었다. 신경질적이며 다혈질인 그녀에게 반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가렌이었다.

 

"잔말말고..."

"잔말이라니? 불평불만 안하게 생겼어? 온갖 힘든 건 다 한 나라고! 근데 이제는 이게 뭐야아아아!"

 

럭스의 절규소리가 크라운가드 집안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