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겜시절부터 강퀴랑 빛돌 조합을 워낙 좋아해서 스포티비로 갈아 탔고

올 시즌 들어서는 경기 시청 여부와 상관없이도 접속은 해 놓는 편입니다.

스포티비 시청자 수 보면 짠하거든요..

옵저버도 잘 잡고, 통계도 디테일하게 잘 뽑는데 왜 화제성, 시청률이 이모양인가 에 대해서

간단히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제목에서 이미 써버렸듯이 사실상 중계진 리뷰네요.

일단 중계진 외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메인카드인 성캐를 쓸 수 있는 오프라인 중계 일정이 굉장히 쌩뚱맞습니다.

화/수 를 하든가 토/일을 하든가 해야하는데, 한번 하고 뚝 끊겼다가 뜬금없이 다시 나오니

스포티비 고정 시청자들도 적응이 안 될때가 많아요. 유동층은 더 하겠죠 아마.

두번째로는 행갱이 하차.. 의 문제인데, 이건 개인 팬심이니까 어쩔 수 없죠 ㅠㅠ

그래도 역시나 변화가 어색한건 어쩔 수 없어요...

짜뜬 이 이후로는 중계진 분석입니다.





현 이스포츠 중계에서 전클동 조합은 정석이고 전설이죠. 각각의 역할군이 확실합니다.

팀 게임에 비유하자면

전체적인 중계진의 분위기를 잡고, 해설진에게 발언권을 주는 전용준 캐스터가 버퍼,힐러 의 위치이고

선수출신의 넓은 시야와 안목으로 해설의 방향을 잡아주며(약을 친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오디오도 채워주는 클템이 이니시에이터, 메인 탱커

클템의 발언을 보충하고 정리해서 마무리짓는 김동준 해설이 메인 딜러 쯤 됩니다.

요즘에야 중계진 짬이 워낙 어마어마하다 보니 클/동 구분은 조금 무의미하지만

요는 캐스터가 판을 깔고, 해설 두명이 티키타카 하면서 중계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이죠.

인터넷 해설로 넘어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해설들이랑 캐스터 위상이 좀 달라질 뿐이지..



이건 스포티비 중계진으로 넘어가면 조금 더 명확해 지는데요

역시나 판을 깔아주고 분위기를 이끄는 성캐가 있고(힐)

가장 많은 오디오 지분을 차지하면서 전체를 훑어주는, 좀 과하게 훑여서 호불호도 갈리는 빛돌.(탱)

빛돌의 발언 중 중요한 부분을 살려서 가장 현실적인(개인적으로는) 해설을 해 주는 강퀴 가 있습니다.(딜)

차이가 있다면 클/동 보다 해설진의 역할분담이 명확하다는 겁니다.

강퀴해설이 핵심은 확실하게 짚지만, 약을 치는 능력은 많이 떨어져서

빛돌이 사전작업을 해 주는게 중요하죠.

그런데 이 벨런스가 인터넷 중계로 넘어가면 폭망합니다. 진짜 심각할 정도로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클/동은 하이브리드라, 누구 하나가 없어도 혼자서 딜 넣고 탱 하고 다 합니다.

그런데 스포티비 중계진은 병행이 힘들어요.

고로 강퀴를 풀타임 출전시킬거면 분위기를 잡아 줄 힐러랑 판을 깔아줄 탱커가 필요한데,

헬리오스랑 이기민 캐스터 둘 다 해당 역할군이랑 동떨어져 있습니다.

어느 스포츠 중계나, 선수출신 해설자에게 바라는 건 경험을 토대로 한상황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이지

처음부터 판을 흔들어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놀랍게도 그걸 해낸 사람이 클템인데.. 이건 어디까지나 예외.)

고로 조합을 보면, 셋중에 딜러가 두명이 되겠네요. 그러면 나머지 한 명이 탱이랑 힐을 맡아야 게임이 돌아가겠죠.

(이 케이스가 작년의 성캐-캡잭-헬리오스 조합. 제가 스포티비를 보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설진 두명 어버버버 하는데 혼자 분위기 띄우고 애기들 분량도 챙겨주고 본인이 보충해설도 하고..
진짜 혼자 3인분 한 모습에 반해서 퍼즈티비 소리 들으면서도 종종 챙겨봤습니다.)


그런데 막픽의 상태가...음...

본인에게는 죄송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이기민 캐스터인데,

이분은 애당초 중계 스타일이 야구 같은 정적인 운동에 어울리지

실시간으로 일이 터지고 재빠르게 오디오를 매꿔야하는 롤판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입니다.

유일한 장점인 발음은 감히 전클동에 성캐 강퀴 빛돌까지 대 봐도 가장 또렷하다고 하겠으나

들으면 진정되는 목소리 톤이라는 점이 앞의 장점을 잡아먹습니다.

캐스터는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데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버려요.


그래서 저 셋을 합쳐놓으면 무슨일이 일어나는고 하니

성캐 빛돌 사이에서는 딜만 넣던 강퀴가

혼자 탱딜힐을 다 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개인적으로 이 조합이, 역대 인터넷 중계 해설 경우의 수 (빛돌,캡잭 포함) 중에 최악이에요.

차라리 캡잭이 들어오면 뻘소리가 많고 말이 늘어지니 캐스터가 정리를 해 줄 필요가 있고

빛돌이 들어오면 워낙 말이 많기도 하고,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톤이 다르니 해설이 좀 다채로워져서

이기민 캐스터는 무난하게 묻어가면 되는데,


지금 조합을 보면

강퀴의 해설은 전문성에 있어서 국내 최상급이라 캐스터가 저걸 다 이해나 하면 다행이고

헬리오스 역시 뻘소리 없는 전문적인 해설을 합니다.

고로 할 일이 저 두 해설 했던 말 반복하기밖에 없어요.

그 다음에 오디오는 높은 확률로 비게 되는데

이걸 채우려는 시도는 항상 강퀴가 합니다.

그런데 강퀴가 애당초 딜러 포지션이니 약을 쳐도 얼마나 치겠습니까.

결국 헬리오스랑 나랑 듀오를 했다 등등 경기 외적인 이야기로 분위기 전환이라도 하려는데

이런 대화가 좀 탄력받을 쯤 되면 캐스터님이 기가막히게 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톤이 또렷하고 힘이 있어서 툭 들어오면 여지없이 맥이 끊겨요.

그런데 끊기만 잘 하지, 딱히 다른 주제를 끌어오지를 못합니다.

차라리 팟캐스트나 개인방송처럼 농담따먹기식으로 편하게 해설시키면

다른 중계방송이랑 차별화라도 될 텐데, 필사적으로 기존 방송 흐름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사실 강퀴가 중간중간 던져주는 드립성 멘트들은 아예 못 받으시고

가끔 뜬금없이 무리수 드립 던져서 분위기 쎄 하게 만드는걸 보면

편하게 중계시켜도 딱히 잘 녹아들 것 같지는 않지만요..


못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이기민 캐스터님 능력을 깎아내리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야구,하트스톤같이 정적이고 포인트가 확실한 경기에서는 굉장히 좋은 진행을 하시리라고 생각해요.

가끔 한타 대승이나 타워 깰 때 내는 발성은 충분히 매력적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총체적 난국인 이 조합, 그 중심에 캐스터님이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진행 스타일도 어울리지 않고, 나머지 두 해설과 묻어나는 캐미도 제가 보기에는 없어요..




마지막으로 이 상황에 대한 나름의 처방을 내려보고자 합니다.


1.빛돌을 해설진에 추가, 고정으로 해서 최소한 메인탱커라도 만든 다음 적당히 묻어가거나

(어쩌피 혐돌 소리 하는 사람들은 이러나 저러나 스포티비 안 보니까)

2.갱맘급으로 정신없고 근본없는 해설을 영입해서 캐스터 일거리를 만들어 준다.

3.고인규 해설을 투입한다.

-저는 저번시즌부터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게

왜 고인규씨는 명색이 해설 타이틀 달아주면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맡기지 않는가.. 였습니다.

저번시즌 경기 중간에 행갱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경기 분석에서도

사실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한 건 고인규 해설이었거든요. 헬리/캡잭은 발음 신경쓰기도 바빴고..

전 그래서 이번시즌에는 한자리 하시겠구나 했는데 아예 변방으로 밀려서 클립동영상 찍으시는거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끄러운 진행/입담면에 있어서 감히 성캐 다음이라고 (물론 그 사이에 갭은 크지만...)

생각하고, 그동안 본 바로는 게임지식도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다고 보는지라(일단 약을 잘 칩니다.)

이 분이 들어간다면 딜은 못 넣어도, 최소한 분위기 잡아주는 힐러나 판을 깔아주는 탱커 역할 정도는

충분히 하리라고 봅니다. 일단 발성 자체도 기존 3인방이랑 다르게 활력이 있어요.


혹시나 관계자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한번만이라도 다른 조합도 써 보셔서 변화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도 아니잖아요.

저 세 조합은 올해내로 캐미 나오기 힘들것같아요...

고인규 본인 아니구요, 매번 팟플레이어에서 한 자리 먹고 잠수타는 시청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