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오로지 '영웅' 의 밸런싱만 다룹니다.)

  최근 카사딘과 베이가의 변경점을 지켜보고, 그에 따른 롤 커뮤니티의 반응을 바라보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라이엇의 밸런싱을 못미더워 하고, 또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롤을 즐겨하던 2~3년 전에도 만연한 생각이었죠.)

 그러나 그들이 밸런싱에 대해 논할 때 굉장히 편협한 시선으로 라이엇의 밸런싱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고,
꾸준히 논란이 되는 '너프' 중심의 밸런싱에 대한 언급이 많아 '롤'과 밸런싱 대척점으로 보이는 도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도타에 관한 밸런싱 자료를 보다 보니, 최근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히어로즈 오브 스톰의 밸런싱도 함께 다뤄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곧 히어로즈의 밸런싱 동향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세 게임 전부 재미있게 즐겼었고 (롤, 도타), 즐기고 있기 (히오스) 때문에 이 글을 쓰면서 특별히 어디에 유리하게 글을 쓰지는 않겠습니다만, 글을 쓰기 위해 밸런싱 자료를 쭉 둘러보면 볼 수록 롤의 밸런싱이 한심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롤 유저들에게는 다소 마음에 안들 수 있는 도타와 히오스와 비교하기 때문에 자못 자극적인 글이 될 수도 있지만 열린 자세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비판하고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공감해주세요.

1. AOS 게임의 밸런싱

 AOS게임의 밸런싱에는 크게 세가지 밸런싱 방법론이 도입됩니다.

 첫 번째는 A는 B를 이기고, B는 C를 이기는 형태의 추이적 관계입니다.
 두 번째는 A는 B를 이기고, B는 C를 이기고, C는 A를 이기는 비추이적 관계입니다.
 세 번째는 a 환경에서는  A가 B를 이기고, b환경에서는 B가 A를 이기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관계 입니다.
 (문장 인용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891&l=32)

 추이적 관계는 (히어로즈를 제외한)AOS 게임에서 아이템에 적용됩니다.
 BF대검은 도란 검보다 강력하지만 가격이 높죠. 수정 플라스크는 포션량이 많지만, 체력 포션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인벤토리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타는 높은 가격의 아이템일 수록 아이템의 스텟 효율이 떨어지지만, 롤은 그 반대로 높은 가격의 아이템일 수록 가격대 성능비가 높아져 이 추이적 관계가 더 확실하게 자리잡습니다.

 비추이적 관계는 영웅 포지션별 상성에 적용됩니다. 지금의 롤에는 적용하기 힘들지만 아주 먼 옛날,
 원딜은 브루저에게 지고, 브루저는 탱커에게 지고, 탱커는 원딜에게 지던 시절을 추억해 보면 이 논리가 약간은 통하지만, 지금은 비추이적 관계가 적용되었다기 보다는 환경에 따른 관계에 더 적합해 보이는군요.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관계는 탑 라이너와 미드라이너의 관계로 설명하기 편해 보입니다.
 신지드나 티모는 강력한 영웅이지만 라인이 길어야 이득을 보기 쉬운 구조의 영웅이며, 라인이 짧고 강력한 AP 딜러들이 오는 미드에서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롤과 도타 히오스를 비롯한 게임들은 위의 세 요소를 전부 적용시키고 있으며,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가장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고, 가장 세부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요소 환경에 따른 관계 입니다. 그렇다면 각 게임들이 어떻게 환경에 따른 관계를 조정하는지 다음 항목으로 알아보겠습니다.


 2. 밸런싱의 방향성

 흔히 도타와 롤의 밸런싱을 이야기하다 보면 '상향평준화' 니 '하향평준화' 니 하는 말들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롤 게시판들을 주목하다보면, '하향평준화' 의 단점을 호소하거나 이대로 너프만 하다간 게임이 재미없어진다. 망한다. 하는 말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죠.

A 영웅의 체력을 100에서 50으로 공격력을 12에서 6로 하향하고
B 영웅의 체력을 120에서 60으로 공격력을 10에서 5로 하향한다고 치면,

 여전히 상황에 따른 유불리는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밸런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즉 상향 평준화든 하향 평준화든 밸런싱의 방법일 뿐이지 그것이 어떠한 '밸런싱적 문제' 를 야기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혹자는 도타의 상향평준화가 신규 유저에게 어려움을 롤의 하향 평준화가 기존 유저의 만족감 하락을 야기한다고 하지만, 이것 자체가 '밸런싱적 문제' 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죠.)

 따라서 평준화의 방향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영웅의 특징과 평등이죠.

 롤 게시판이기 때문에 롤 영웅 중심으로 '특징' 을 설명하자면,
Blitzcrank(블리츠크랭크)블리츠 크랭크는 Q 를 이용하여 적을 끌어와 싸움을 이끌어낼 수 있고, E로 연계 CC가 가능하다면,
Master Yi(마스터 이)마스터이는 W를 제외하면 모든 스킬이 딜에 집중되어 있는 순수 딜러입니다.

 이 둘이 서로 싸운다면 어떻게 될까요? 둘다 20분 기준으로 싸운다는 가정을 했을때 정상적인 아이템을 간 블리츠 크랭크는 마스터이를 이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타 대치상황에서는 어떤 영웅이 더 좋나요? 여러분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적 한명을 끌어와서 끊어먹기를 유도할 수 있는 블리츠크랭크가 대치 상황에서는 더욱 좋죠.
 이처럼 '환경에 따른 관계' 가 긴밀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영웅 (캐릭터) 간의 특징입니다.

 평등은 의외로 간단한 요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영웅이든 같은 아이템을 공유하고, 같은 시야값을 갖는 것. 히어로즈 오브 스톰같은 경우 모든 영웅이 거의 같은 이동속도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평등' 이 되겠습니다.

 각 게임사들은 각각 어디에서 특징을 도드라지게 할 것인지 어떤 점을 '평등' 하게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라이엇의 밸런싱에 불만을 갖는 지점도 바로 이곳이죠.

 3. 라이엇의 밸런싱 문제

 앞서 밸런싱의 방법과 방향을 길게 쓴 것은 라이엇의 밸런싱 문제를 이야기 하고자 함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너프' 를 라이엇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제가 보는 주안점은 조금 다릅니다. 라이엇의 밸런싱 문제는 많은 영웅들을 '평등' 하게 하려는 강박에서 기인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롤이라는 게임이 충분히 평등함을 공유하고 있는 게임임을 압니다.
 아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각 영웅들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이동속도를 공유하고 있고, 다른 AOS 게임에 비해 그다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최대 체력량 그리고 완전히 동일한 영웅들의 시야능력까지. 그러나 충분하지 않았던 걸까요? 롤은 평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가 롤은 '너프' 를 도타는 '버프'를 중점적으로 한다 라는 생각을 이끌어내죠.

R - 균열 이동

사거리700  450
기본 소모값: 마나 75  마나 60

  가장 최근 문제가 된 카사딘의 균열 이동입니다. 마나 소모량을 줄여 스킬 코스트 부담을 줄인 듯 하지만, 독보적이었던 카사딘의 궁 사거리를 대폭 감소시켜, 활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쁜 스킬을 만들어버렸죠.

 다른 영웅들과의 '평등' 또는 '수치적 밸런스' 를 맞추기 위한 기동성 제한이었으나, 결과론적으로 대폭 너프였으며, 카사딘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습니다.

 이론적으로 라이엇의 밸런싱은 문제가 없습니다. 카사딘은 언제나 마나코스트가 부담되는 영웅이고, 균열 이동이 사기적으로 느껴지니까요. 따라서 다른 영웅들과의 평등을 위해 마나 부담을 줄여주고, 기동성을 떨어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수치의 조정이 너무 과감했기 때문에 너프로 작용했지만, 이것이 만약 적당한 값이었다면? 오히려 초보 유저들은 카사딘의 마나 부담을 적게 느끼고, 적으로 상대할때도 상대적으로 '공평하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베이가의 경우는 어떤가요?

W - 암흑 물질

소모값 마나 70/80/90/100/110  마나 70/75/80/85/90
재사용 대기시간 10초  10/9.5/9/8.5/8초

E - 사건의 지평선

신규계획적으로 활용하세요즉시 발동합니다  이제 지평선이 나타나기 전 0.75초의 지연 시간이 있습니다.
소모값 마나 80/90/100/110/120  마나 80/85/90/95/100
재사용 대기시간 20/19/18/17/16초  18/17/16/15/14초
사거리650  700

 (논타겟으로 바뀐 Q를 제외하고) 수치만 봐서는 분명 상향이고, 대처가 불가능한 E 의 하향은 어떻게 보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베이가의 마나코스트와 쿨타임은 타 AP 딜러에 비해 높은 편이었고, E 는 당해본 사람만 아는 뼈아픔이 있습니다. (특히 서포터로 기용되기 시작하면서 E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죠.) 그러나 이번 패치는 '한방에 적을 제압하여 죽이는' 베이가의 '특징' 을 말살해버린 '평등' 에 집착한 라이엇의 밸런싱 실패입니다. 또한 수치의 조절도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베이가는 결과적으로 고인이 되어버렸죠.

 라이엇의 밸런싱은 '수치' 나 '이론적 밸런싱' 을 따르지만 대부분 나쁜 결과를 야기하였고, 게임의 불확정성을 높인다는 이름으로 영웅들의 '특징' 을 말살하고 있습니다. (베이가의 Q 나 라이즈 스킬의 논타겟화는 게임의 불확정성을 높이는 요소지만 거꾸로 말하면 그 영웅들만 가지고 있던 고유의 특징을 말살해버린 나쁜 예시입니다.)

 그렇다면 도타나 히어로즈의 밸런싱은 어떨까요?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두 게임은 라이엇처럼 '평등' 에 집착하고 있지 않습니다.

 먼저 도타의 예시입니다.
 
lina_sb.png
  • Attack projectile speed from 900 to 1000
    - 평타 투사체 속도가 900에서 1000으로 증가.

  • Dragon Slave damage increased from 100/170/230/280 to 110/180/250/320
    - Q 데미지가 100/170/230/280 에서 110/180/250/320으로 증가

  • Dragon Slave mana cost increased from 90/105/125/140 to 100/115/130/145
    - Q 마나 소모량이 90/105/125/140 에서 100/115/130/145으로 증가

  • Light Strike Array damage rescaled from 90/150/210/280 to 120/160/200/240
    - W 데미지가 90/150/210/280 에서 120/160/200/240로 변경됨

  • Light Strike Array mana cost increased from 90/100/110/125 to 100/110/120/130
    - W 마나 소모량이 90/100/110/125 에서 100/110/120/130으로 늘어남

  • Light Strike Array stun duration increased from 1.6/1.8/2/2.2 to 1.6/1.9/2.2/2.5
    - W 스턴 지속시간이 1.6/1.8/2/2.2 에서 1.6/1.9/2.2/2.5 로 증가.

  • Fiery Soul duration increased from 9 to 10
    - 스킬쓰면 공속빨라지는거 지속시간 9초에서 10초로 증가.

  리나의 경우 강력한 (제라스 Q와 비슷한) Q 푸시력과 (베이가 W와 비슷한) W 의 광역스턴이 도드라진 영웅입니다.
가뜩이나 스킬 공격력만 보면 강력한 영웅인데 Q의 딜링을 더욱 늘려주고 W의 스턴 지속시간을 늘렸습니다. 또한 마나관리가 다른 영웅에 비해 어려운 영웅인데 오히려 마나코스트를 늘렸습니다.

 이상하죠. 단점을 하향하고 장점을 상향하다니요? 과거 피들스틱의 공포 지속시간을 줄이고 마나코스트를 전반적으로 줄여 피들스틱의 단점을 상향하고 장점을 하향한 라이엇의 '이상적' 밸런싱과 비교해 보았을때 도타의 밸런싱은 비이성적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히어로즈는 어떨까요?

 아직 베타테스트 중인 히어로즈는 세부적 밸런싱에 뚜렸한 경향성이 없습니다. 하향과 상향이 섞여서 이것이 과연 특징을 살리는 것인지 아니면 평등을 꾀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그러나 과감한 영웅의 컨셉과 쓰임의 차이를 꾀하는 디자인은 특징에 중점을 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예를들어 아바투르는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전투에 직접 참가하지 않습니다. 길 잃은 바이킹은 영웅 세기를 동시에 조종해야 하는 영웅이죠. 또한 밸런싱 패치마다 등장하는 영웅들의 색다른 설계와 특성 재설계는 히어로즈가 이동속도를 제외한 다른 스탯에서는 특징을 살리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히어로즈의 특성 재설계)

리리

  • 리리가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 가호의 보호막(4레벨 특성) 삭제
  • 돌가죽(16레벨 특성) 삭제
  • 신규 특성 (Level 20): Kung Fu Hustle
    • 패시브가 발동되면, 스킬의 쿨타임이 3배 빨리 감소합니다. 
  • Basic Attack
    • 기본 공격력이 20->25로 증가. 
  • 빠른 발 (Trait)
    • 이속 증가 효과가 15% -> 10%로 감소
    • 신규 특성 (Level 7): Shake It Off
      • 속박이나 기절을 맞을 때 지속시간이 75%로 감소함, 15초 쿨타임. 
    • 신규 특성 (Level 16): Safety Sprint
      • 리리의 체력이 50% 이하라면, 패시브 이속 증가 효과가 20%로 적용됨. 
  • 허브 차 (Q)
    • 신규 특성(Level 1): Pro Toss
      • 허브 차의 사거리가 30% 증가. 
    • 신규 특성 (Level 7): Pitch Perfect
      • 허브 차를 사용한 뒤, 6초간 허브 차를 다시 사용하면 마나 소모가 10 감소함(중첩 불가)
    • 몸에 좋은 차 (7레벨 특성) 효과가 변경됨. 
      • 기존엔 힐량 25% 증가였으나, 6초간 30% 추가 도트힐로 변경.
      • 중복 적용될 경우, 도트힐 지속시간이 늘어남. 
    • 한번에 두잔(16레벨 특성) 효과가 변경됨
      • 페널티로 마나 소모 증가 대신, 쿨타임이 3->4.5초 증가로 변경. 
    • 만병통치 (16레벨 특성)
      • 이속 증가 지속 시간이 2->3초로 상향. 
    • 허브차의 힐량이 90(+20) -> 90(+18)로 하향됨. 
  • 운룡 (W)
    • 운룡의 방식이 변경됨. 
      • 운룡은 자동으로 주변의 적을 공격하며, 한명의 영웅에겐 하나의 운룡만 유지 가능. 
    • 마나 소모 40->30으로 감소. 
    • 기본 데미지 15->20으로 증가. 
    • 영원의 용(16레벨 특성) 이 1레벨 특성으로 이동. 
    • 번개 운룡 (13레벨 특성)
      • 스플 데미지가 25%->50%로 상향
      • 스플 범위가 20% 상향. 
    • 신규 특성 (Level 4) : Mending Serpent
      • 운룡이 공격할 때 마다 체력이 회복됨. 
    • 신규 특성 (Level 16): Serpent Sidekick
      • 아군에게 운룡 사용 시, 리리에게도 운룡이 장착됨. 
  • 실명의 바람 (E)
    • 실명 횟수가 1->2회로 증가
    • 마나 소모 40->30으로 감소
    • 데미지가 50(+12) -> 30(+13)으로 변경. 
    • 강풍 (1레벨 특성)
      • 추가 데미지가 25%->50%로 상향. 
    • 거대한 소용돌이(1레벨 특성) 이 4레벨 특성으로 이동. 
    • 눈뜬 장님 (4레벨 특성)
      • 실명 횟수가 2회 -> 3회로 변경. 
    • 신규 특성 (Level 13): Surging Winds
      • 실명의 바람으로 맞출 때 마다 8초동안 5%의 데미지가 상승하며 4회 누적됨
      • 맞출때마다 8초로 지속시간이 갱신됨. 
  • 천잔 돌리기 (R)
    • 쿨타임 60->70초로 변경
    • 힐량이 35(+4) -> 25(+6.5) 로 변경
  • 수룡(R)
    • 데미지 130(+13) -> 200(+20)으로 상향
    • 슬로우 효과 40%->70%로 상향



 이상합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수치적으로 밸런싱을 하는 즉 '평등' 을 꾀하는 라이엇의 밸런싱이 제일 좋아야 하는데, 제가 각 게임을 해보면서 각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가장 비 이성적인 밸런싱을 하는 '도타' 의 밸런싱 만족도가 가장 좋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도타는 영웅의 장점을 상향하고 단점을 하향해서 영웅을 좀 더 환경에 까다롭지만 특징이 도드라지게 합니다. 즉 어떠한 조합이나 상황에 따라 크게 유불리가 갈리지만, 영웅의 장점과 그 장점이 빛을 발하는 상황이 뚜렸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체감 밸런스는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들어 A 라는 영웅이 B 를 상대하다가 지더라도 그 차이는 밸런싱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 의 대처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다른 상황을 만든다면, 다르게 활용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밸런싱' 자체에 문제를 느끼지 않습니다.

 히오스는 의외로 롤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아무리 특징을 살리는 디자인을 하려고 해도 영웅간의 유불리가 드러나고 있고, 불만섞인 음성이 자주 들리니까요. 그러나 히오스는 게임 속도가 빠르고 한타 중심의 게임 디자인을 해서 '라인전' 처럼 극단적인 영웅 유불리가 드러나는 구간을 최소화 시켰기 때문에 영웅간 차이가 롤만큼 크게 드러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롤은? 영웅들의 평준화를 꾀해 서로간의 차이는 적어지고 있는데 영웅들간의 수치적 차이까지 발생한다면 서로의 싸움이 '공평' 하다고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 카사딘을 픽하는 유저들이 아리를 상대할 때 '공평함' 을 느낄까요? 그렇지 않죠. 또한 카사딘은 이제 이렇다할 장점조차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영웅을 상대로 꺼내들어도 '공평한 싸움을 즐기기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궁을 그대로 놔두고 다른 스킬들을 상향시켜 카사딘을 궤도에 복귀시킨다면, 그건 더이상 카사딘이라고 부르기 힘든 다른 영웅이 되어버립니다.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지만, 라이엇의 밸런싱은 '수치' 와 '평등' 그리고 '이론' 에 집착한 나머지 유저 만족도를 끌어내리는 중이죠. 유저들은 서로 다른 100개의 영웅으로 싸우고 싶어하지 서로 비슷하지만 수치만 다른 100개의 영웅으로 싸우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4. 결론

 라이엇의 밸런싱이 도타나 히오스의 궤를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평등을 위해 영웅들의 장점을 잘라내고, 서로 비슷한 영웅들이 오로지 줄다리기 처럼 손싸움만 한다면 굳이 많은 영웅이 필요할까요?

 어떠한 방법이 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밸런스지만, 도타 유저들의 만족도가 높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유저들은 개성강한 영웅들의 전투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라이엇의 밸런싱이 점점 더 단단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