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운영의 대명사로 불리던 KT가 조별리그 1회차 마지막 경기에서 그 운영으로 오리젠에게 패배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보고 Nagne 선수의 에코 픽을 탓했는데요, 후픽으로 뽑은 순간이동 에코가 트페를 압박하지 못해 로밍 주도권을 내주고, 한타에서도 별 활약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했다고 하죠.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보다 구체적으로 현재 KT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읽고 감탄했던 '엘로이드' 님의 KT 운영 분석(다소 참고하겠습니다. 너무 잘 분석한 글이라서요)에 따르면 KT

 

 

1)초중반 상대를 완벽히 읽은 설계와 적극적인 로밍, 시야 장악

2)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Ssumday에게 약간의 힘을 주고 이 힘을 기반으로 강력한 스플릿을 시전, 상대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Ssumday

3) 라인 클리어 위주의 정석 미드픽이 2코어가 나오며 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미드 수성을 시전, 원딜 라인에 상대의 어그로를 분산 시켜주는 Nagne

4) 썸데이의 스플릿, 미드의 수성을 기반으로 Arrow가 결국 3~4코어를 완성시키며 한타에서 하드 캐리하는 그림

 

이러한 순서로 운영을 해 나갑니다. 저는 이 운영을 개인적으로 14년도 삼성 화이트에 가장 근접한 운영이라고 생각하는데요탑인 ssumday 선수와 Looper 선수의 스타일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ScorePicaboo 선수가 14년도 삼성 화이트의 DandyMata 선수처럼 시야 장악을 해나가고, 미드인 Nagne 선수는 14년도의 Pawn 선수처럼 적당히 반반을 가다가 후반에는 원딜인 Arrow 선수가 14년도의 Imp 선수처럼 한타에서 하드 캐리를 해내는 그림입니다. 그렇다면 오리젠전에서는 어떤 점이 잘못되었던 것일까요? 역시 반반을 가주면서 미드를 수성해야 하는 Nagne 선수의 컨디션이 문제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Nagne 선수의 경기별 모습을 보면

2일차 TSM전에서는 아지르로 한타 때 준수한 활약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Bjergsen 선수의 르블랑에게 솔로킬을 허용하는 등 시종일관 밀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해설을 하던 스피릿 선수의 입에서도 미드 차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죠.

3일차 LGD전에서는 룰루로 상대 미드와 반반을 가는 데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팀이 너무 압살해서 별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4일차 오리젠전에서는 룰루와 아지르가 밴 당하며 꺼낸 미드 에코 카드가 완벽히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Nagne 선수의 컨디션은 매우 안 좋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적팀 미드를 라인전에서 압살하기는 커녕 반반 가기도 힘든 것이 현재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오리젠은 KT의 약점이라고 불리던 '순간이동 트페'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며 KT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이죠.

순간이동 트페가 KT의 약점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역시 "엘로이드"님의 분석글을 다소 참고하자면 적당히 반반을 가다가 궁극기 쿨타임마다 kt 정글+서폿의 빽빽한 맵장악을 무시하고 날아가서 여러 가지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순간이동 트페'에게도 약점은 있습니다. 가뜩이나 도주기도 없고, 궁극기가 딜링 스킬이 아닌 트페가 점멸 외에 다른 스펠을 순간이동을 드는 만큼, 초중반이 매우 힘듭니다. 라인전도 약하고, 갱에도 약하고, 22 싸움에도 약한 것입니다. 그러나 오리젠은 이 카드를 완벽히 활용했습니다. 그 이유는 역시 Nagne 선수의 컨디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약한 ap메이지를 상대로 라인전 압박이나 암살도 가능한 에코를 뽑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cs를 밀리기까지 한 것입니다. 트페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고, 미드 라인전은 cs만 조금 밀린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 다른 라인에서 오리젠이 이득을 봤기에 cs격차는 더더욱 벌어졌습니다. 아무리 kt가 킬을 따내도 골드는 오리젠 쪽이 더 많았습니다.

 

이 경기, 그리고 롤드컵 국대 선발전 3세트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경기(갱맘 선수의 순간이동 트페가 게임을 지배하며 kt가 서렌더를 친 경기)는 타팀이 kt를 상대로 순간이동 트페 카드를 준비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뭐 미드가 반반? 그럼 트페로 돌아다니면서 이득 보면 되지!'라는 마음가짐으로 말입니다. 현재의 Nagne 선수는 그 약한 트페를 압박할 수 없기 때문이죠.

 

혹은 르블랑처럼 다시 미드에서 라인전을 압살할 수 있는 픽이 kt 상대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반반 가기도 힘든 현재 Nagne 선수의 컨디션을 이용해 미드 라인전을 압살하고 이 스노우볼을 굴려 가는 방식으로 말이죠.

 

말이 장황했는데, 이처럼 현재 kt의 약점은 Nagne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Nagne 선수의 저하된 기량 때문에 적 팀에서는 라인전에 대한 부담이 있고서는 꺼내기 힘든 순간이동 트페나 암살자를 자유자재로 꺼낼 수 있는 것이죠. 이는 수많은 전술을 만들어내고, kt식 운영을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미드에 신경쓰기 급급해 ssumday 선수의 스플릿을 위한 성장이나 Arrow 선수의 후반을 위한 성장이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죠. 실제로 TSM 전에서도 솔로킬을 허용하자 이러한 모습이 잠깐 보이기는 했습니다. , 봇이 압도해 큰 문제는 없었기는 하지만 말이죠. 탑은 별 걱정이 없지만 봇이 kt에게 밀리지 않거나 오히려 우세한 강팀을 만난다면 이 문제점은 더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KT의 이러한 삼성 화이트식 운영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Nagne 선수가 미드에서 절대로 주도권을 내 주면 안됩니다. 뭐 당연한 소리일수도 있겠지만 KT와 같은 운영을 하는 팀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일단 첫 번째, 순간이동 트페에 대한 맞춤 전략은 거의 필수라고 봅니다. 밴을 하거나, 팀 자체가 이 챔프를 카운터치기 위한 조합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죠. 현재 Nagne 선수의 기량으로는 순간이동 트페를 압살하기도 힘들어 보이니까요.

두 번째 대책은 오리아나라고 봅니다. 후반에는 원딜인 Arrow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kt 팀의 특성상 가장 좋은 챔피언이 룰루인데, 이 룰루와 가장 비슷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챔피언이 오리아나이죠. 룰루보다는 덜하지만 e의 쉴드, w의 이속버프, 그리고 원거리 딜러가 물렸을 때 적들을 뗴어 놓을 수 있는 훌륭한 cc기인 궁극기까지. 메타도 잘 맞아 최근 대회에 여러 번 등장해 xpeke 선수의 4인 충격파와 같은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죠. 앞으로의 경기에서 룰루의 밴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kt가 새로운 반반/원딜에 힘 실어주기 챔프를 찾는다면 오리아나가 가장 유력한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뭐 사실 Nagne 선수가 정상 기량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아예 트페를 압살할 수 있는 피즈와 같은 암살자 카드가 최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vs 진에어 그린윙스 롤드컵 국대 선발전 4경기 참고), 지금은 피즈나 제드와 같은 카드를 꺼냈다가는 오히려 kt의 운영 공식대로 게임이 흘러가지 않아 게임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과 약간 비슷한 점이 있는 에코가 등장해 망한 것만 봐도 그렇죠.

 

세 줄 요약을 하자면

1) KT의 운영은 현재 14년도 삼성 화이트의 운영에 전세계에서 가장 근접해 있다

2) 현재 발생하는 문제점은 미드인 Nagne 선수가 순간이동 트페를 압박하지 못하는 등 라인전에서 반반을 가는 데 급급하거나 반반조차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3) 현재 Nagne 선수의 저하된 기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책은 밴이 될 룰루 대신 오리아나 등의 새로운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다.

 

입니다. 부족한 글솜씨이긴 한데, KT가 현재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Nagne 선수도 원래의 기량을 회복해 롤드컵에서 14년도의 삼성 화이트처럼 승승장구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