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불거진 내년도 lck 중계(분할중계니, 스포가 참여한다느니) 루머를 듣고 여러 반응들을 보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봅니다.

대회의 주최와 중계권은 엄연히 구분지어 생각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되며, 그 어떤 스포츠에서도 대회 주최/주관하는 곳이 있고 이를 방송하는, 즉 중계권을 정식 계약하에 얻은 방송사가 경기를 중계하는 구조입니다.

국내 e스포츠업계도 타 스포츠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대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경기 운영에 있어서는 약간 다를 수 있으나) 중계권의 경우 게임사,케스파,방송사간의 협의와 조율로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요즘 여기든 타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반응 보면 '왜 잘하고 있는 온게임넷 꺼를 절반 떼서 남에게 주는건 말도 안된다' ' 스포는 다된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는거냐' '검증 안된 스포, 해설도 구리고 별론데..왜 lck를..' 이런게 많은데..
지난 4년간 lck가 진행된 과정을 돌이켜보고, 몇년간 lol 관계자들의 말, 기사를 다시 한번 보면 이말들이 억측이라는 걸 조금은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 기사들을 다시 보고 생각해보니..그렇더라고요)

지금까지 파악한 그리고 기사화되었던 사실들을 토대로 몇가지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LCK 대회 주최는 방송사가 아니다

12년도부터 lol 이스포츠를 챙겨보면서 스타 이후에 정말 제대로된 e스포츠를 다시 만나게 되서 너무 기뻤습니다.
해외팀들을 초청해서 진행된 인비테이션부터 토너먼트 방식의 롤챔스, 마스터즈, 그리그 현재 리그 구조의 lck까지 대회는 계속해서 진화하면서 발전했다는데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현재 롤판은 매번 뭐 기사나올때마다, 중요한 현안 결정할 때마다 언급되는 3자협의체(라이엇,케스파,ogn)에 의해 운영된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서 명백하게 각각의 역할을 나눠서 보면 라이엇은 대회 주최, 케스파는 주관, ogn은 방송의 영역으로 구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나왔던 기사를 보면 라이엇은 lck 방송에 모든 부분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금 뿐만 아니라 방송 제작비 전액을 라이엇에서 지원했다고 하고, 대회스폰서에서 후원받는 비용은 방송사에서 리그의 질 향상을 위해 재투자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기사화된 내용에 입각해서 추정)
국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대회 비용을 라이엇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하는데 월즈를 제외하고 50억이면..아무리 챌코,아마추어에 많이 쓴다 가정하면 10억.. 그럼 40억은 lol 프로 대회에 쓰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라이엇에서 투자하는 금액을 산정하면lck는 1년에 상금 2.7씩 두번 5.4억+제작비 전액(10억+α) +선수 최저 연봉 지원 (1년에 10팀 주전선수 위주로 1억씩 계산하면 10억) 그리고 아마도 해외대회 msi,롤드컵,올스타 국내중계에 10억+α..이러면 40억정도가 나옵니다.
주최사에서 대회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주관사는 프로팀들이 소속되어 있는 기관으로 팀들의 관리/안정적인 대회 출전을 돕고, 방송사는 경기 중계를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방송사에서 리그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주최사의 역할까지 한다면 당연히 중계권 관련해서 모든 권한을 가지지만 그렇지 않은 현 구조에서 ogn은 그렇지 못하기때문에 대회 주최, 주인이다라고 말할수는 없어 보입니다. 

2. 방송사는 대회 질 향상에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방송사는 대회스폰서 비용을 리그 질 향상에 재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대회 스폰서 외에도 여러가지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있다는 부분인데..이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이 중계권을 활용한 컨텐츠 재판매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회작은스폰서, 티켓판매수익 등도 있지만)

현재 lck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서는 송출을 하고 있으면 현재 알려진 곳만 네이버, 다음, 아프리카, 트위치, 아주부 등 꽤 여러 곳이 있습니다. 컨텐츠 재판매는 주최사 혹은 주관사 혹은 방송사에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나 제생각에는 방송사에서 가질 확률이 꽤 높다고 보여집니다.
(라이엇은 여러번 e스포츠로 직접적으로 돈을 벌지 않다고 인터뷰를 통해 얘기했기에..그리고 중계권으로 수익을 보지 않다고 했기에 그리고 협회는 중계권에 직접적인 개입은 없을거라 보이에)

타 스포츠 사례만 봐도 포탈사이트는 야구,축구,농구 중계컨텐츠를 돈을 지불하고 직접 구매해와서 해당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여 뷰어들을 모으며 지출한 비용은 광고를 통해 보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lck 컨텐츠도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하면, 방송사는 아마 수십억 이상의 중계 컨텐츠 재판매를 통한 수익이 나고 있다고 보고, 이는 고스란히 회사 수익으로 잡힐 거라 예상욉니다.

과연 lck를 통해 번 수십억 중 어느 정도 방송사는 투자를 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난 서머때 용산에 처음 가서 경기를 볼 때 느꼈던 부분은 티켓 바꾸는 입구 앞 창구는 무슨 레이저프린트 하나가져다가 티켓 발매를 해주는 모양새이고, 경기장 의자는 또 왜이리 불편한지 싸구려 플라스틱 의자에, 스크린은 선명하지 않아서 아이템,골드수치도 또렷하게 안보이고, 담배피러 나왔다가 선수 대기실을 문앞에서 살짝봤는데 의자도 모잘라 보이고...
e스포츠 경기장이 이정도 수준밖에 안되나..좀 놀라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보통 타스포츠에서 대회를 중계하는 방송사들은 대회안내페이지를 만들어 팬들의 편의를 증진시켜주는데 현재 ogn 대회 안내페이지를 보면 이건 비교하기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이건 정말 작은 부분인데도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리그 안내,선수정보,리그순위 기본적인 정보 하나 찾기 어렵습니다.)

경기의 질은 팀/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통해 보여준다고 치면, 방송의 질, 대회 현장의 질은 경기를 직관하는 팬들,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의 편의를 증진시켜주려는 노력은 방송사에서 최소한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3.경기 중계 다양화는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e스포츠는 아직 시장이 작아서 시기상조다, 잘하고 있는 ogn꺼를 왜 누구한테 낼름 줄려고 하냐.. 이런 말들이 왜 시작도 하기 전에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타 스포츠를 보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기를 중계하고 있습니다. 야구를 예를 들면 하루에 5경기가 진행되는데 동시간대 5개의 방송채널에서 1경기씩 중계를 하고 있으며 팬들은 좋아하는 팀 경기를 찾아 선택해서 중계를 보며 타팀 경기는 중간중간 확인도 하고 경기가 일찍 끝나면 타 경기도 시청하곤 하는 패턴입니다.
이것이 말그대로 분할중계라 볼 수 있으며, 각 방송사는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자의 노력을 다해 방송퀄리티를 높여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할중계, 복수 방송사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통해서 중계의 질을 높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강한 리그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lck도 내년 혹은 차후부터 복수의 방송사에서 여러 경기를 중계하여 팬들에게 선보이면 어떨까....이런 상상을 해보면 나쁘지 않은 그림이 나오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방송사에서 독점을 통해 계속해서 고만고만한 중계를 하느니, 복수로 가져가서 새로운 그림, 발전되는 방송을 기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4년간 lck 방송을 맡아온 ogn의 그간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ogn은 lck 발전에 큰 도움을 준 것은 맞으며, 앞으로도 계속 대회 방송에 있어 큰 힘이 될거라는 부분은 인정합니다. 단, 지금시점에서 무조건 ogn에 독점을 주기보다는 롤도 야구, 축구처럼 정말 스포츠처럼 되려면 앞으로 방송 중계권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는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복수 방송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 긴글을 요약 정리하면,
lck 주최는 방송사가 아니라 대회 지원을 전적으로 하는 게임사로 보이며, 중계권에 대한 선택에 큰 문제 없어 보임
ogn은 lck 통한 부가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를 통한 대회 질 향상에 대한 투자는 크게 없어 보임
lck 복수중계는 중계권 선택의 이슈로, 스포츠 경기 중계 방식을 따라 맞춰가는게 좋아 보임
ogn,스포 두 채널로 lck 경기 분배 통한 중계는 팬의 입장에서 다양한 화면 제공, 양 채널 방송 퀄리티 향상 측면에서 도입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임  

지금까지 제가 그간 느꼈던 내용에 대해 긴 글이지만 한번 끄적거려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