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고정 3밴을 왜 하냐는 칼럼에 저도 같은 생각이었는데 반응이 상당히 차갑더라구요.

그런데 어제와 그저께의 경기들을 보며 레드(=퍼플) 사이드에서 고정 3밴을 굳이 할 필요가 없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선 들어가기 전에 현재 밴픽 구도는 10밴을 하도록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최초 6밴은 이전과 같고 서로 픽 3개를 한 후에 2밴씩을 더 하게 되면서 이전과 달라진 것이죠.

 

6밴으로 상대를 견제해주고, 이후 먼저 가져올 카드를 가져온다. <기존 밴픽 구도

기존 흐름에 추가적으로 뒤에 4밴씩을 하면서 상대의 선택지를 줄이거나, 해당 포지션을 집중 견제한다. <바뀐 상황

 

실제로 10밴이 도입되면서 롤챔스에서 나오는 챔피언 수도 증가했고, 밴픽 싸움에서 머리를 굴려야하는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현재 이 10밴이 레드에게 불리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만 프로들은 레드가 좋다고 하는 분도 있다네요.) 

레드 진영에서의 고정 3밴, 르블랑, 카밀, 렝가입니다.

 

레드가 초 OP카드 3개를 틀어막을 동안 블루 사이드에서는 선수들의 챔프가 신나게 잘려 나가고 있는거죠.

 

그런데 여기에 '말자하'가 개입하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해설들도 말씀하셨다시피 말자하 서폿은 라인전이 굉장히 강력하다고 합니다.

상대에게 수은을 강제하기도 하니 영향력이 타 서폿보다 강한건 분명한 사실이죠.

KT vs bbq, 롱주 vs 진에어 전에서 미드로 기용하기도 했으니 전략적인 측면도 있을테구요.

 

어제와 그저께 경기들을 밴픽 구도만 가져와봤습니다.

 

 

4일차 1경기 1세트 입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bbq가 2번째 밴카드로 렝가를 자르면서

KT에 밴카드 여유가 하나 생기게되고, 고정 3밴이 모두 닫혔습니다.

bbq는 선픽으로 자이라 서폿을 가져가게 되면서 KT가 바루스 카직스를 가져가게 됩니다.

 

상대 픽을 모두 보고 마지막 픽을 가져갈 수 있는 레드 사이드이기 때문에 미드 말자하가 나옵니다.

 

 

2세트에선 bbq가 고정 3밴을 모두 닫고 KT가 자이라를 자르면서 말자하를 선픽으로 가져갑니다.

여담이지만 템트의 탈리야를 연속으로 닫은것도 눈에 띄네요.

bbq가 1세트 렝가를 밴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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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롱주 진에어전입니다.

고정 3밴을 모두 닫았는데 자이라를 밴하지 않아서 말자하를 선픽하진 않은 모습입니다.

라인전이 매우 강력하다는 말자하 + 바루스 를 가져가면서 봇을 파괴...하지않고 말자하는 미드로 갔습니다.

아마도 말자하 입장에선 자이라가 껄끄러웠다는 것이겠죠.

 

2세트에서는 자이라를 자르면서 말자하를 가져가려는 의도가 보이는 밴을 합니다.

롱주는 말자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고정 3밴중 하나인 렝가를 풀며 말자하냐 렝가냐를 강요합니다.

아마 롱주는 탐 켄치를 밴한것을 보면 렝가 주고 바루스+말자하 하겠다는 의도가 보였는데

진에어가 말자하를 가져가면서 롱주가 렝가를 가져가게 됩니다.

 

제가 여기서 주목한 점은, 자이라가 닫히고

바루스 말자하 처럼 라인전을 아주 강력하게 가져 갈수 있을땐 렝가도 풀수 있다라는 것인데요.

결론적으론 밴이 풀린 렝가가 2킬 먹고 시작하면서 게임은 터져버렸지만...

아무튼 저런 의도가 보였다는 것이 꽤 주목할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3세트. 아예 말자하를 초장부터 닫아버리며 진에어는 고정 3밴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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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1경기 1세트입니다.

아프리카가 고정 3밴을 하는 와중에 스피릿의 올라프, 마린의 케넨등 인상적인 픽들이 잘렸습니다.

아마 아프리카가 2번째 밴으로 카밀을 했으면 이전처럼 렝가 주고 바루스 말자하를 가져오는 구도를 만들었을 것 같네요.

3번째 밴으로 자이라가 잘리고, 카밀을 풀수 없던 아프리카는 말자하까지 선픽으로 내주게 됩니다.

제 생각엔 바루스를 빠르게 가져간 것도 말자하와 같이 주지 않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상대는 4픽째에 원딜을 꺼냈는데 말이죠.

 

2세트입니다. 여기서도 MVP의 선택이 눈에 띄네요.

카밀 르블랑을 자르고 스피릿의 올라프를 잘라내면서 자이라가 밴된 상황에 렝가냐 말자하냐를 강요합니다.

아프리카는 렝가를 가져가고 MVP는 쉬바나를 가져갑니다.(???????)

클템에게 희대의 디스를 당하며 정글챔프차이로 게임이 터집니다.

 

마지막 세트. 이번에도 MVP는 스피릿의 올라프를 잘라줍니다.

그리고 자이라가 밴된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카밀을 풀어줍니다.

1세트에서도 말했다시피 아프리카는 2번째로 렝가를 밴하면서 

적어도 MVP전에서는 렝가>카밀의 중요도를 가졌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결국 카밀이 극초반부터 카타의 점멸을 빼주고 엘리스와 함께 케넨을 두번 잡아내면서 게임을 캐리해냅니다. 

 

여기서 든 생각은 왜 바루스와 말자하를 같이 가져가지 않고 카직스를 가져갔는가? 정도였네요.

스피릿이 카직스를 뺏기면 할 챔프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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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경기입니다. SKT는 고정 3밴을 하고, 콩두는 미포를 자르면서 자이라를 선픽으로 가져갑니다.

SKT는 말자하를 패기있게 뽑으면서 그냥 힘싸움으로 게임을 이겨버립니다. 후니선수가 탑을 박살내서...

 

SKT는 자이라를 닫으면서 말자하 선픽 의도를 보여줍니다.

콩두는 고정 3밴중 렝가부터 닫은 것을 보면 모두 밴할 생각이었나 봅니다.

결국 SKT는 말자하 선픽을 가져가며 또 힘싸움으로 게임을 이겨버립니다.

후니 선수의 갱플랭크가 굉장히 빛난 픽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또한 특이한 점이라면 바루스를 픽하지 않고 진을 가져간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양팀의 바루스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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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여기까지가 서론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르렝카 3밴중에서 렝가, 카밀 정도는 말자하+@와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기 결과가 르렝카 픽밴률 100%, 승률 100%를 달성하면서 주장에 힘이 실리긴 어렵겠습니다만...

 

아무튼 르블랑을 제외하곤 하나쯤 열어줄수도 있다! 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와 동시에 레드 사이드에서 준비할 수 있는 전략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전제로

1. '말자하가 렝가,카밀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전략적으로 매우 좋은 픽'이라고 하겠습니다.

2. 위의 밴픽 구도를 가져온 것 또한 이 때문에 말자하를 중심으로 서술했구요.

3. 3 고정밴 중요(위협)도를 르블랑>>>>>>>카밀>>렝가 정도로 놓고 서술하겠습니다.

4. 말자하는 상대 서폿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뽑을 수 있는 픽이라고 전제합니다.

 

추가적으로, 말자하의 승률은 2017롤챔스 10승 4패로 71%인데,

이 4패중 3패는 렝가와 카밀이 상대 팀에 있던 경우고(1패는 KT상대로 KeY선수의 말자하)

나머지 10승은 상대팀에 르렝카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말자하의 위력이 보이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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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레드가 고정 3밴을 한다면 블루는 자이라를 자르고 말자하를 가져가게 됩니다.

레드가 일방적으로 고정 3밴을 하게되면 블루는 자이라에 밴카드를 하나 투자하면서

남은 2개의 밴카드 + 말자하를 가져가게 되죠.

처음 가져가는 픽들이 레드가 불리해지는 겁니다.

다음 2개의 픽을 말자하를 준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진 픽을 해야하니까요. 근데 2개가 밴된 상황에서 많지가 않죠.

 

그래서 그저께와 어제 경기 흐름이 렝가, 카밀 중 하나를 열고 말자하 +@를 가져갔습니다. 

렝가 카밀이 풀렸음에도 말자하를 가져간 팀도 있었고요.

 

레드는 무조건 고정 3밴! 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을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레드 사이드에선 밴픽 시작 구도도 이전과는 다르게

첫 밴으로 르블랑을 밴하지 않는 것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전략의 주체입니다. 

 

블루팀이 첫 밴으로 팀에게 부담되는 카드나 상대의 위력적인 카드를 잘랐다면

레드팀 또한 첫 밴으로 이와 같은 카드를 잘라주는 겁니다.

 

이제 밑으로는 몇번의 시뮬레이션을 아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카,렝]은 [카밀 or 렝가] 입니다.

밴은 르,렝,카,말자하를 제외한 일반적인 카드의 밴을 뜻합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상대의 위협적픽, 아군에겐 부담스런 픽 이런것들이요.

 

1번.

블루 사이드는 최초로 밴을 하는 사이드기 때문에 상대의 전략을 1도 모른채로 밴을 시작합니다.

그에 맞춰 레드도 다른 밴을 같이 해주죠.

1,2,3번 상황은 블루가 두번째 밴도 일반적인 카드를 밴했을 때 입니다.

그에 맞춰 레드 또한 다른 밴을 해줍니다.

 

1번의 경우 르렝카가 모두 살은 상황에서 블루가 마지막 밴으로 일반적 밴을 합니다.

레드또한 일반 밴을 할수 있겠습니다만... 르블랑은 주면 정말 위험할 것 같아서 밴을 했습니다.

카밀, 렝가가 둘 다 살게되어 레드는 카,렝 +@ (말자하)를 가져가게 되면서 좋은 상황이 되겠죠.

 

*여담으로, 세팀 전부 일반 밴을 했을경우 op3픽을 블루가 하나, 레드가 둘 가져가게 됩니다.

근데 이런 부분을 블루 사이드도 캐치할것 이기 때문에, 1번상황 자체가 좀처럼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2,3번 상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2번.

두번째까지 일반 밴을 한 레드를 보고 블루 사이드는 당황을 해서 op3픽중 하나를 막습니다.(안막으면 1번 상황의 여담)

2번 상황의 경우 르블랑을 막은 것이구요.

이를 본 레드는 일반 밴을 다시 함으로써 카,렝 중 하나를 주지만 자신도 카,렝 중 하나와 +@를 가져옵니다.

 

3번.

두번째까지 일반 밴을 한 레드를 보고 블루 사이드는 당황을 해서 op3픽중 하나를 막습니다.

3번 상황은 카,렝을 막은 상황입니다.

르블랑을 줄 순 없으니 레드는 르블랑을 막습니다.

 

이 상황은 오늘에도 보여준 구도인 [카,렝 중 하나 줄테니 말자하 +@ 가져가겠다]입니다.

다만 다른점은 레드 사이드에서도 밴 카드 2개를 행사했다는 것이죠.

상대가 op하나를 막음으로써 밴 여유가 하나 생긴 것입니다.

 

 

4,5,6 번 상황은 레드 팀의 의도를 알아채고(상대의 일반밴카드 1개를 보고 이를 알아채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카,렝을 잘라준 모습입니다.

 

4번. (추가내용 참조)

레드는 다시 일반 밴을 하나 사용하면서 마지막에 르블랑을 닫아서

결과적으로는 3번 상황과 유사한 밴픽 구도를 보여줍니다.

카,렝 하나 줄테니 말자하 +@ 가져가겠다는 것이죠.

물론 이 방법도 밴카드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이 레드 사이드에 이득입니다.

 

5번.

5번의 경우 레드 진영의 르블랑과 카,렝을 밴하는 순서는 바꾸어도 상관이 없습니다.4

그런데 레드가 카,렝을 닫았으면 블루가 굳이 르블랑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레드가 르블랑을 닫는 선택지로 놨습니다.

블루는 이제 다시 일반 밴 하나를 행사합니다.

 

그 뒤에 레드가 카,렝을 밴해서 3op카드를 모두 닫아도 되고,

일반밴카드를 하나 더 쓰면서 카,렝 / 말자하+@ 나눠먹기 구도를 택해도 됩니다.

5번까지 와야지 기존 상황과 비슷하게 1밴만 행사하면서 픽밴 구도가 진행되는 것이구요.

이마저도 상대가 밴카드를 하나 사용했기 때문에 이전 구도 밴픽(레드 3고정밴)과는 다르게 밴카드 하나가 생겼습니다.

 

6번. (추가 내용 참조)

2번째 밴으로 블루가 카,렝을 자르자 레드가 다시 일반 밴을 했습니다.

여기서 블루는 4번 상황과 다르게 카,렝을 밴합니다.(르블랑을 굳이 밴하진 않을 것이므로)

이에 레드는 르블랑을 자르며 밴카드 2개를 얻어냈습니다. 블루는 밴카드가 1개로 줄었고요.

 

 

7번.

블루는 2번째 밴으로 말자하를 막고, 레드는 르블랑을 막았습니다.

*표시 이유는, 여기서 레드가 르블랑 대신 카,렝을 막는다면 블루는 굳이 르블랑을 밴하지 않을 것이므로

말자하가 죽으면서도 OP챔프 하나를 블루 사이드가 가져가게 됩니다. 레드에선 이를 피해야겠죠.

 

르블랑을 막은 레드를 보고 블루 사이드에서 카, 렝중 하나를 자릅니다.

레드도 마찬가지로 하나 잘라주며 말자하 선픽에 대한 위험이 사라지면서 OP3 카드가 모두 닫혔습니다.

 

8번.

블루가 르블랑 밴을 보고 일반밴카드를 사용햇습니다.

레드도 굳이 카,렝 밴할 필요없이 일반 밴카드를 사용하면서 카,렝을 나눠가져 갑니다.

 

9번.

처음으로 말자하가 막히는 경우는 제가 제시한 전략이 답이 없습니다.

대신 말자하가 죽었으니 상대 선픽에 대한 부담이 덜하겠죠.

게다가 맨 처음 밴하는 블루 사이드에서는 상대 밴픽 전략이 어찌될지 모르니 초장부터 말자하를 밴하긴 쉽지 않습니다.

할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적은 경우죠.

 

+)내용 추가

 

4,6번 상황의 경우 10번 상황처럼 말자하가 잘리게 되면 카,렝중 하나를 풀어야만 됩니다.

말자하 급의 카드가 더 있거나 세트로 가져갔을때 이득을 보는 두가지 카드가 존재할때만 4,6번 전략을 사용해야 겠네요.

그래서 11번 처럼 블루가 두번째 밴카드로 카,렝을 잘랐을땐 레드는 르렝카 밴으로 따라가줘야 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블루에선 레드가 첫번째로 일반 밴카드를 썻을땐 말자하를 잘라주는게 좋아보이네요.

11,12번은 결국 말자하+OP3카드가 전부 잘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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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간략하게 제시한 전략은 이정도 입니다.

물론 제가 프로 분석가도 아니고, 롤 실력도 좋진 않은편이지만 경기를 보며 생긴 의문점에 여기까지 글을 쓰게 되었네요.

 

9가지 상황시뮬레이션이 각 팀만의 전략적 픽이나 챔프 간의 시너지, 챔프 숙련도를 계산해본다면 완벽하진 않습니다.

다만 현재의 레드팀에게 '강제'된다는 느낌을 받는 3밴을 서로가 나눠가진다라는 개념으로 바꾸어 생각해봤습니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어쩔수가 없네요.

부디 시간을 좀 내셔서 차근차근 읽고 피드백을 주신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