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마 삼성 SKT를 비판하는 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삼성 SKT에게 당연한 권리라는 듯 비난을 해대는 사람 중 1인은 안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좀 조심스러워지네요.    
  

1. 삼성의 오만

오만했다는 표현이 자주 보이더군요. 저도 그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만, 그 단어를 쓰는 모든 이와 의견을 같이 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대부분과 의견이 다를겁니다. '삼스크 오만한 것들' 하고 말하는 대부분은 그냥 자기가 아는 오만한 

그 새끼에 삼스크 선수들을 대입하고 '그러니깐 지지' 로 대충 연결짓고 끝 같아서요. 전 그보다는 노력하고 싶네요. 


삼성이 오만했던 것은 오직 하나라고 봅니다. 상대를 대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게임 내용은 대충 삼성이 교전으로 손해를 보고, 노련한 운영으로 따라잡고, 또 싸움에서 손해를 보고, 

또 영리함으로 따라잡고의 반복이었다고 봅니다. 모든 게임이 다 잘 풀릴순 없겠죠, 여기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상대가 LCK내 어느정도 수준의 팀이었다면, 아니 WE나 RNG 정도만 되었다면 그냥 중반 어느 시점에 줄건 주면서 

살짝 누워서 기회를 엿보는 삼성식 게임을 했을 겁니다. 니들이 초반전 잘 풀었네 혹은 우리가 시간이 좀 필요하네 하고

좀 눕자~ 하는 걸로 꽤 많은 승리를 챙겨온 게 삼성이니까요. 

하지만 전날 각종 커뮤니티 뿐 아니라 방송 해설자로부터도  

경기력에 관해 극딜을 맞았고 이미 한번 이겨본 EDG를 상대로는 그렇게 할 마음이 안 났나 봅니다. 사실 EDG니깐 더 

그랬어야 할텐데요. 우리 미드가 후반 더 좋은 오리아나고, 우리 원딜이 상대 원딜보다 더 후반 기량이 뛰어난 걸 

삼성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몰랐을리 없을텐데요. 그냥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다, 상대 노림수에 적당히 허우적대준게

다른 팀이라면  아닐지도 모르지만, 삼성에겐 오만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에 약간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오리아나는 착실히 성장시키고, 강력한 상대 이니시에도 최소한의 피해로 버티며

운영으로 야금야금 따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삼성, EDG한테 질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 패배하

는 시점까지의 모습은 삼성 같아 보이지 않고 할만해보이는데 자꾸 전투져서 짜증난 해외팀들 같아보였습니다.  

그 외엔 오만과는 관련없는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2. SK의 오만

우선 말해두고 싶은 건, 갈리오 코그모를 풀어줘서 졌네 오만했네 하는 식의 접근법엔 전혀 공감을 하지 않습니다. 

풀어주고 대신 픽한 것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혹은 대처법이 확실하다고 나보다 몇배는

롤잘알들이 판단했으면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도 판단이 맞았느냐, 틀렸느냐의 문제지 오만이란

단어를 쓸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SKT의 밴픽에 관해 묻고 싶은 건 단 하나. 

다른 여지없이 거의 무조건 교전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없는 조합을 완성시킨 것이 

'교전을 장기로 하는 LPL팀을 교전으로 이겨보이겠다.' 라든지

'교전은 지고 운영으로 이득보는 전판 삼성의 경기를 보며 SKT는 삼성하곤 차원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겠다.' 라든지

'일반적으로 좋다는 픽, 상대의 장기인 픽 주고 이겨내서 LCK와 LPL의 수준차를 보이겠다.' 라든지

'이기는 건 뻔하니깐, 아예 초반 라인전부터 겜 끝날때까지 세차게 밀어붙이는 퍼펙트 경기 내용이 가능한 조합으로 

하자.' 라든지 등등등

하는 식의 오만없이, 오직 승리만을 위한 냉철한 판단에 의한 선택이 확실한 건지 입니다.  

SKT가 늘 최상의 자리를 지켰던 것은 실력 뿐 아니라 팀 스탭, 선수 전원이 방심없이 늘 승리를 위해 최선의 판단을

하는 것도 큰 이유라고 늘 생각하고 있기에 이번 패배는 너무 아쉽게 느껴집니다. 

추가로 

인베 상황에서 페이커 데스부터   마지막 공성 상황에서 뱅 애쉬 데스까지. 

중국팀들이 원래부터 LCK 팀들보다 잘하던 몇 안되는 것 중에 하나가, 허세패기 플레이 응징. 보이지 않는 위협에 

쪼는 걸 싫어하는 중국팀 성향을, SKT는 단순히 아는 걸 넘어서 역이용해 그간 이득본게 수십수백번은 될 텐데, 

오늘 게임의 시작과 끝이 진짜 객기뿐인 뻥카 플레이었다는 게 잘 이해가 안갑니다. 




이상 나는 맞다고 믿지만, 내 뇌내망상일 확률도 다분한 비판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