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문득 든 생각을 옮기는 거라 글이 짧고 깊이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듀오 시스템은 분명 이상적인 순기능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롤은 부정할 수 없는 팀게임이고, 지극히 미미한 개인기량차가 승패를 가르지 않죠. 여기서 듀오 시스템은 개개인의 전략을 실현해 보다 다양한 게임 양상과 승리로 향하는 길을 만드는 데에 큰 어드밴티지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단순한 예로 미드 정글 듀오를 들 수 있습니다. 미드와 정글이 듀오면 훨씬 날카로운 타이밍에 상대라이너의 빈틈을 노리거나, 서로 함께 움직여서 이득을 챙길 수 있습니다. 당하는 입장에선 저절로 욕이 튀어나오곤 하죠.

이를 다소 부정한 방법으로 여기는 관점도 있으나, 저는 이것도 엄연한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함께 해줄 누군가가 있으면 실현할 수 있는 전략으로 티어를 올리는 건 충분히 존중 받을 수 있는 플레이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단순히 친한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일단은 다인큐로 보완이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아무튼 듀오 시스템은 현재로선 여러가지 악폐단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왕벌이며 대리. 솔랭 티어와 실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통념 역시 듀오로부터 비롯된 것 같기도 합니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올라오기도 하고, 올라온 사람들은 그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가장 직관적인 해결법은 듀오를 포함한 팀적인 플레이 실현을 모두 다인큐로 돌려버리는 것인데... 이게 가장 올바른 해결법일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사실 '솔랭'이라는 이름을 달고 2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저도 처음엔 좀 의아했습니다. 아예 다 같이 하거나 혼자 할 수 있게 하지 왜 2명?

그런데 막상 경험이 쌓이고 하다보니 뭐랄까... 이 듀오 시스템이 5:5게임에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생각됐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랭크에선 서로 사전에 소통이 된 인원이 3명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게임 양상이 크게 달라지거든요. 막말로 탑미드정글이 트리오면 혼자서는 뚫을 방법이 없고, 롤이 더 많은 팀원을 보유한 쪽이 이기는 게임이 되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듀오의 순기능만 취하고 현재 문제시되는 역기능을 제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생각한 조금 과격한 안건은 듀오로 올린 점수는 빨리 떨어지도록 해서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지속적인 듀오 플레이를 권장하는 것인데, 사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차피 부계정 문제가 해소되면 비슷한 티어끼리만 할 수 있는 듀오 시스템의 문제도 저절로 해소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이러나 저러나, 무시하거나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