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머리글

 

안녕하세요. 여름방학부터 3달 내내 메이플만 하다가 시즌 종료가 임박했다기에급히 티어를 올리려 했으나 다이아 수문장들의 끊임없는 트롤링에 멘탈이 박살나서 몇글자 적어보려 합니다. 처음에 레벨이 낮아 이토게에 작성했다가 여기에도 올려요 ! 티어는높지 않지만 애정을 담아 쓴 글입니다. 오탈자 + 기타 지적환영합니다

 

1. 밴픽

 

 

a. 그룹스테이지

 

최우범감독이야 밴픽능력 하나만큼은 탁월하다고 인정받는 감독이었습니다. (클템피셜

 

 하지만 그룹스테이지에서는 밴픽보다도삼성의 다른 지표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크라운의 불안불안한 라인전, 색깔없이평범하다 평가받는 바텀이 약점으로 지목되었습니다. 거기에  단단한방패에 비유되던 삼성의 플레이 스타일이 빛이 바랬습니다. 질질 끌어 후반가는 게임양상만 반복될 뿐...

그리고가장 큰 문제는 정글이었습니다. 하루 선수와 앰비션 선수를 교체기용하며 스타일에 변화를 꾀했지만, 되려 치부를 드러내는 꼴이 되었습니다. - 그룹스테이지에서 엠비션은게임시작 15분 동안 0/3/0을 기록하였고, 하루는 15분동안 모든 킬에 관여하고도 그 후 존재감을 완벽히 상실한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이렇다 할 밴픽에서의 이득을 취하지 못한 삼성은 약체라고 평가받던 페네르바체, 지투에게 몇차례 고전하고 RNG에게 쓰라린 2연패를 당했습니다. 꾸역꾸역 8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조별예선에서 가장 폼이 좋았던 롱주와의 8강 매치가 성사되어 많은 이들이 롱주의 압승을 예상했습니다

 

 

b. 8 

 

 그럼에도 8강에서 삼성의 저력이 드러납니다. 8 1경기 / 2경기에는 그래도 어느정도 롱주가 밴픽면에서 맞춰주는 그림이었습니다. 크라운의 불안한 라인전 기량과 앰비션의 정글링 특성을 정확히 짚고 자르반 /신드라 , 오리아나로 미드를 후벼 파겠다는 것이 롱주의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삼성은 크라운에게 말자하 / 탈리야 등 무난하게 라인전을 견디거나회피할 수 있는 카드를 쥐어주고 (물론 1경기에서는 비디디의신드라에 꽤나 고생했습니다), 세주아니 / 트리스타나를 가져오며후반 한타를 바라보는 한편 큐베가 쉔으로 삼성의 운영에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삼성은 그룹스테이지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롱주에게 두번 압승을 거두며 스코어를 2:0까지벌립니다

 

 그리고 삼성의 날카로운 무기가 모습을드러냅니다

 

(2세트 연속 바나나를집어먹고 눈이 풀린 빠 - . 약물검사 필요합니다.)

 

 1,2경기와 비슷하게 세주아니 트리스타나를가져오며 비슷한 조합을 구성하는 듯 하다가 2페이즈에서 쉔 리산드라를 픽합니다

한번생각해 보세요. 솔랭에서 적팀이 저런 픽을 가져갔다면? 그리고나는 바루슨데 ? 게임하기 정말 싫어집니다세주아니가궁을 던지는 것을 신호로 타릭의 무적이 떨어지고 그 위에 쉔이 리산드라를 타고 진입한다... 롱주 입장에서는재난영화입니다.

물론삼성 조합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극후반에 리산드라의 딜 기대값이 탈리아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어찌어찌 후반까지 게임을 끌어 지속력있게 아이템 구성을 한다면 롱주 입장에서도 해볼만 한 조합입니다. '이론적'으로는요

하지만삼성은 조합의 파워를 이용해 끊임없이 엑셀을 밟아 33분에 게임을 박살내버립니다. 미드 넓은 공간에서 측면 라칸의 이니시에이팅을 슬금슬금 피해 좁은 지역으로 유인한 후 적군을 전부 잡아내며넥서스를 파괴, 승리합니다

 

3경기 내내, 삼성은 밴픽에서 보여준 의도를 정확히 게임 내에서 풀어냈습니다. 반면롱주는 후반지향적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중반부터 뻣뻣하게 싸움에 응해줬고, 삼성에게 승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3경기에서는 고릴라가 일전부터 연습했었던 럭스 같은 '매운맛' 서포터를 픽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칸을 꺼냅니다.(물론 여기서럭스꺼냈다가는... 정말 개박살났을겁니다) 결국 롱주 조합은이도저도아닌 평범한 맛의 조합이 되어 버린거죠. 밴픽은 항상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는 합니다만 삼성은의도한 결과를 게임 내에서 만들어 낸 셈입니다.

 

c. 4

 

삼성의승리는 미스핏츠의 경기력과 더불어 8강 최고의 이변이었습니다. 1주일이라는짧은 준비기간동안 이른바 '눕는다'는 플레이스타일을 뒤집어엎고 '달린다'는 스타일을 정립한 것이죠. 그 중심에는 앰비션과 코어장전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초반 개입이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앰비션은 커즈를 정글싸움에서 압살하며 게임을 풀었고, 코어장전은 라칸, 타릭으로 끊임없이 슈퍼플레이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4강 상대인 we는 극단적인 향로 중심 조합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갈리오 + 코그모 + 잔나같이 원딜을 시팅하는것을 중점으로 조합을 구성하여 후반까지 게임을 끌어나가는 것이 we의 스타일이었습니다. C9 과의 8강 마지막경기에서 이 모습이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온갖 cc를 다 뚜들겨 맞고도 꾸역꾸역 코그모가 딜을 넣어 한타를이기고 승리를 가져오는 걸 보면... 향로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보아도 피가 거꾸로 솟을 장면입니다.

 

객관적인지표나 그동안의 경기력으로는 그래도 삼성의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1경기, 삼성은 we에게자야와 라칸을 풀어줍니다

 

(??? :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요 !)

 

삼성이자야 라칸을 풀어준 이유는 세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여타 챔피언으로도 라인전 우위를 점할 수있다고 생각했거나

2. 자야 라칸을 가져간다 해도 8 3경기처럼 더 무시무시한 조합을 짤 생각이었거나

3. 상대 바텀듀오의 자야라칸 숙련도가 낮다고평가했거나

.. SKT와의 스크림에서 자야라칸을 상대해 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뇌피셜입니다.

하지만그럼에도 자야 라칸을 살려준 것은 결과적으로는 너무 리스크가 큰 밴픽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에서도보이듯 트리스타나 타릭으로는 자야라칸보다 라인전이 우위에 있다고 볼수도 없고, 이후에 픽한 탈리아와케넨은 자야라칸보다는 비교적 파괴력이 덜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스틱과 벤은 자야라칸을 정말 잘 다뤘습니다. 미스틱은 자야로 자국 리그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고, 벤 또한 그룹스테이지와 8강을 거치며 라칸으로 멋진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we는 카사딘을 픽함으로서 밴픽을마무리했고, 삼성은 라칸과 카사딘의 기동성에 처참하게 유린당합니다. 삼성은겨우 1킬만을 따냈습니다. 특히 큐베는 팀으로 부터 거의버려지다시피.. 하여 내리 6데스를 기록합니다. 이만저만 체면을 구긴게 아니죠.

 

그리고이어지는 2세트, 크게 데인 삼성은 자야와 코그모를 잘라내며밴픽을 시작합니다. 삼성은 잔나를, we는 갈리오 + 자르반을 가져가고 크라운은 말자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룰러는바루스를 픽합니다. we의 생각은 간단했습니다. 상대가 향로와미드 원딜이 뚜벅이 챔프를 픽했다? 그럼 타릭 + 전통의뚜벅이 카운터 럼블을 얹으면 매우 살벌한 돌진조합이 되거든요

그래서삼성은 어느정도 이니시에이팅을 받아치기 좋은 그라가스를 가져옴과 동시에 큐베에게 나르를 쥐어줍니다. 럼블을라인전 + 스플릿 구도에서 압박하고, 포탑을 먼저 쭉쭉 밀어주고, 럼블보다 먼저 합류하기. 큐베는 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냈고초반 불리한 흐름을 '향로'로 뒤집었습니다. 상대의 매서운 이니시에이팅을 계절풍 + 술통폭발로 받아내고 말자하는적 트위치를 견제하며 한타를 승리, 무난히 넥서스를 파괴합니다

 

3경기는8 2경기와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탈리아와쉔을 중심으로 바루스 + 타릭을 조합하며 빠른 기동전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20분까지 킬이 나지않는 팽팽한 흐름이었지만 we의 빈틈을 앰비션이매섭게 뚫어내고 스노우볼링을 크게 굴려 무난히 승리를 가져옵니다

롱주전에서보여줬던 '삼성의 속도'. 다시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4경기는 밴픽에서 두팀의 칼이 맞부딫힙니다. 삼성은 일찍이 갈리오를 가져오고, we는 미스틱의 주특기인 코그모를가져오면서 타릭까지 빼앗아옵니다. 이후 we가 자르반을 가져가고세주아니와 그라가스를 밴한 상태, 앰비션이 리신을, 큐베는다시 나르를 꺼내듭니다. 나르픽의 의미는 간단합니다. 바텀에비해 비교적 약하다고 평가받는 we의 탑 957의 탱커 픽을제한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957은 여기서 케넨을 꺼내듭니다. 해설자들은 물론, 현장 관중들도 전부 경악..

 

 

(앰비션의 모스트 1 리신. 의외로 육식정글러도 곧잘 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게임 흐름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탑에서 무리한 다이브로 3킬을내주며 불리하게 시작한 삼성은 이후 소규모 교전에서도 패배하며 주도권을 내주게 됩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다이브를 받아치며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고, 바텀 교전에서 적을 일망타진함과 동시에 전투는 회피하고 오브젝트는오브젝트대로 가져가면서 삼성이 승기를 잡습니다. 앰비션의 운영이 돋보이는 한판이었습니다.

 

4 we전은삼성에게 큰 의미를 갖는 경기였습니다. 큐베의 경기력과 바텀 정글의 준수한 활약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도 크라운이 제 컨디션을 점점 회복해 간다는 것이 삼성입장에서는 호재입니다. 상대 xiye가 제이스로 파괴적인 라인전을 보여주는 등 어느정도실력있는 미드임을 감안하면, 크라운의 활약도 결승전에서 기대해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뿐만아니라 속도를 이용한 운영도 이제 완성단계에 접어든 듯 합니다. 게임의맥을 정확하게 짚는 앰비션의 노련미가 돋보입니다.

 

 

d. 총평 

 

 

a. 밴픽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

그룹스테이지에서는힘을 숨긴 찐따 모드였습니다. 수비적인 픽, 운영이 도드라지는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8강부터 삼성의 큰 장점이 드러납니다. 피드백 속도 하나는 정말 기가막힌 것 같습니다. 1주일동안 자신들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과감하게 스타일을 변화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더 이상 향로와 후반지향적 픽이 아닌 속도와 기동성에 장점을 가진 픽을 주로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삼성입장에서는 이제 든든한 방패와 함께 날카로운 창을 하나 손에 쥔 셈입니다.

 

b. 삼성이 준비한 카드

밴픽상으로삼성이 SKT에게 앞서는 부분입니다. 꾸역꾸역 5경기를 2번이나 치르고 온 SKT에반해 비교적 적은 게임을 소화한 삼성은 아직 대외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숨겨진 카드들이 있습니다. 이또한 내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부분이겠네요.

 

 

e. SKT 밴픽

 

전반적으로미드를 제외하고는 삼성이 챔피언 폭으로는 더 여유가 있습니다

 

a.

큐베와후니 둘다 최정상급 탑솔러인건 맞지만, 굳이 비교해보자면 범용성에서 큐베가 조금 앞선다고 봅니다. 탱커챔피언으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큐베이기에, 탱커챔피언을 유도해서무난하게 게임을 풀어나갈지, 아니면 일전 카밀vs피오라 처럼또 다른 챔피언으로 진검승부에 나설지가 포인트겠네요

 

b. 정글

작년롤드컵에서는 벵기가 SKT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의중심은 앰비션이죠. 탱킹형 정글러가 대세인 지금, 앰비션은분명 메타에 적합한 정글러입니다. 특히 세주아니를 잡았을 때 앰비션이 보여주는 성장력, 후반 한타 기여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아쉽게도 SKT의 집중 견제로 아마 결승전에서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그라가스나자르반 4, 여차하면 카직스나 리신까지도 꺼내 들 수 있겠네요. 특히 카직스는 4 WE와의경기에서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풀풀 냈었던 픽이기에, 충분히 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앰비션이 피넛/블랭크를 운영면에서 찍어눌러 주는 것이 게임을 쉽게풀어나가기 위한 관건일 듯 합니다.

 

c. 바텀

현재룰러+코어장전 바텀듀오의 폼은 절정입니다. 라인전도 강하고, 후반 한타에서도 멋진 활약을 보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소규모교전에서의 집중력입니다. 룰러의 바루스 궁극기나 트리스타나 점프 활용은 말할것도 없고, 코어장전은 타릭과 라칸으로 맵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캐리형 서폿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칼리스타와 자야가 밴을 당한다고 치면, 아마 트리스타나/바루스 + 라칸/타릭 같은조합을 다시 구성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저력있는 바텀이고 4 4세트부터의폼은 꽤 회복된듯 보이기에 방심은 금물, 호각의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KT입장에서는 이 타릭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삼성이 보여줬던스피디한 운영의 핵심, 타릭에 밴카드를 사용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d. 미드 밴픽

삼성의탑, 정글, 바텀에서의 경기력이 상대와 비슷하거나 약간 상회한다고봐도, 페이커는 이 게임을 반반으로 만듭니다. 작년 롤드컵에서야크라운이 되려 빅토르로 솔킬을 따내는 등 나쁘지 않은 라인전 기량을 선보였지만 지금의 페이커 폼을 보면... 막막합니다. 크라운이 8, 4강처럼현재 자신의 폼을 인정하고 갈리오나 탈리아를 가져오는 위주로 밴픽을 풀어나갈지, 아니면 경기력을 미친듯이끌어올려 오리아나/신드라/라이즈까지 활용할지가 관건입니다. 추가로 양팀의 말자하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비록 신드라같은챔피언에게 라인전에서 열세를 보이지만, 갈리오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크라운이 꽤 잘 다루는모습도 보였기에 SKT에서 견제를 할 듯 보이네요. 뿐만아니라, 상대가 페이커다 보니 깜짝 픽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삼성입장에서 그릴 수 있는 최악의 그림은 삼성이 말자하를, SKT가갈리오를 가져간 뒤 탑으로 돌린 후 깜짝 피즈/다이애나 픽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페이커가 크라운을 찍어 누르고 갈리오를 압박하는 큐베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게임이 급격히 어려워질듯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크라운이 빅토르나.. 벨코즈 꺼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힘들것 같습니다 ㅋㅋ)

 

결국밴픽싸움이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곤 하지만, 비교적 삼성이 밴픽대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모습이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물론 SKT도 밴픽을 뒤집는 미친 '한타력'으로 응수할 수 있으니, 팽팽한싸움이 기대되네요.

 

긴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삼성 포지션별 경기력 분석글도 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