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기간 SKT를 응원해온 팬으로써,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라는 SKT가 점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 한번 분석해 보았습니다.

3/8일 SKT vs KT 의 밴픽의 경우 클템 해설과 김동준 해설의 분석이 잘 맞아들어갔던 점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혹시 경기를 보지 못하신분들이 계신다면 경기를 한번 보고오셨으면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에 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skt의 밴픽과 kt의 밴픽은 명확한 이유가 있는 픽들이라고 생각합니다.

SKT = 중,후반을 노리는 픽으로, 무난하게 중,후반 한타 타이밍까지 진입할수만 있다면 굉장히 유리한 조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KT = 속도전의 달인답게 초반에 터뜨리고 빠르게 굴리는 조합입니다. 물론 중 후반역시 약하진 않으나, 무난하게 흘러갈 경우 SKT 픽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키포인트 : 
KT: 올라프의 빠른정글링을 통해 시야 장악을 해주고 강한 소규모 국지전을 끊임없이 벌이는것이 목표
SKT : 라이즈로 탈리아와의 라인전을 이겨야합니다. 두 해설분이 강조하셨듯 라이즈보다 탈리아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 발생시 후반까지 끌고갈 힘을 쉽게 잃을 수 있습니다.

최근 패치로 가장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준 패치가 무엇일까요?

바론 오브젝트의 강화 등도 있겠지만. 제한된 시야석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초록강타가 사라지면서 이전보다 더욱 제한된 시야안에서 행동해야 하기때문에, 언제 어디서 변수가 일어날지 알수없으며 이전보다 더욱 빠른 의사소통 후 판단으로 이어져야만 한몸이 되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패치는 그 몇년간 군림해왔던 SKT 방식에 치명적인 패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지켜와본 SKT의 플레이 방식에 대해 잠깐 언급해 보자면

최강자로 군림하던 시절의 SKT는 이기지 못할 싸움을 열지 않는 팀이였습니다.

100%의 근거와 확신이 있을때 싸움을열고, 다른팀들이 주로 사용했던 도박을 기피하는 팀이였죠.

대표적인 예로 피넛선수가 SKT시절 바론스틸하러 혼자 들어갔을때 김정균 코치의 오프더 레코드가 화재가 되었었죠.

그런 위험성을 억제하고 한번더 생각하고 판단할수 있는 훈련을 통해 SKT는 실수가 없고 기계같이 게임하는 플레이가 가능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커버형 정글러를 선호해왔던 SKT의 정글러들의 지난과거를 돌아보면, 미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꼼꼼한 시야장악으로 상대 정글러의 위치 유무등을 파악했을때 움직이는 모습들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지금 초록 강타 패치로인해 초반부터 꼼꼼한 시야장악을 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단 1%의 리스크라도 안고 가야한다면 시행하지 않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SKT에게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 시야장악을 하러 들어가는 일은 꿈도꾸기 힘든 상황일겁니다.


게임시작 2분쯔음 되는 시점에 탈리아가 저곳까지 들어가 와드를 박은 모습입니다.

물론 정글링 시간등을 파악하고 저곳까지 들어가 와딩을 했을거라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야안에서 저곳까지 들어와 와딩을 해놓은 덕에 세주아니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고, 올라프는 자연스럽게 탑으로 향하게 됩니다.


많이 아시다시피 초반에 뚜벅이 챔프로 올라프 도끼한방 맞으면 플래쉬를 쓰지않는한 살아남기 힘듭니다.

안그래도 초가스로 나르를 이기기 힘든데, 체력갱까지 당해버려 탑이 더욱 힘든싸움을 예고하게 됩니다.

게다가 나르 올라프와 2:2싸움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기기 힘든 구성이기도 합니다.

소규모 국지전에서 올라프와 라이너가 함께 싸웠을때 SKT가 이길수있는 라인이 단 한곳도 없다는것이 이 게임의 패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라프와 세주아니의 레벨차이, 라이즈가 집을 다녀왔다 하더라도 저러한 구도에서 2:2로 붙게되면 누가이길지 불보듯 뻔합니다.

거기다 바텀주도권이 kt에게 가있는 상황이라 알리스타의 합류가 더 빠른 상황입니다.

결국 초가스는 게임이 끝날때까지 나르를 이길수 없는데 오히려 더 변칙적으로 움직이고, 초가스가 버틸 시간을 마련해줘야 할 정글러의 위치는 계속해서 노출되니 탑에서 점점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올라프 대지용이 나와있는 상태며 미드를 제외한 전 라인은 kt가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드를 지켜주기위해 라이즈가 레드로 내려와있는 상황입니다.

올라프는 저위치에서 세주아니 강타만 빼놓아도 큰 이득입니다. 바로 용으로 직결되는 강타싸움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고

세주아니와 라이즈는 절대 올라프를 잡을 수 없습니다.

결국 올라프는 대지드래곤을 혼자 잡아버리게 됩니다.


결국 탑1차를 먼저 내주게되고 SKT의 블루진영에 와드가 박히기 시작합니다.

다음 대지드래곤의 등장타이밍까지 KT는 끊임없이 SKT의 빈틈을 노리고, SKT는 최대한 자신들의 성장치를 채우려 합니다.


올라프는 매번 세주아니의 위치를 발견하며 적진 깊숙히 들어와 견제를 하기 시작합니다.

올라프의 궁극기는 모든 상태이상기로부터 면역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올라프를 사실상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르가 전령을 양념쳐놓은것을 발견한 초가스가 세주아니와 함께 전령을 먹게됩니다.

나르가 전령을 칠수있었던 이유는 SKT의 탑포탑을 밀어놨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전령쪽에 박아놓은 와드덕에 SKT가 더 빠른 합류를 할 수 있었고, 지금 타이밍부터는 소규모 국지전에서 약하다고 볼 수 없는 타이밍이 오기 시작합니다.

KT의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빠르게 전령을 사용해 KT의 1차타워를 미는데 성공하지만,

KT는 빠르게 SKT의 미드 포탑을 밀어버리는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미드를 너무 쉽게 내준 후 다급해진 SKT는 타릭과 라이즈궁을 믿고 교전을 선택합니다.

화력도 충분히 나오는 상황으로 빠르게 하나만 끊어낸다면 KT의 속도를 늦출수 있으며 더욱 안전하게 시간을 벌수 있는 상황을 만들수 있어 위와같은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라이즈궁을통한 이니시장면을 오늘 여러번 보셨을텐데, SKT에서 많은 한타 연습을 하고 온듯 합니다만. 해설 두분이 언급하신대로, 저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잘못되어 몰살당하거나 2명 이상의 사상자가 생겼다면 바론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생겼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SKT가 두명이상 잡아내게 되면 역으로 바론으로 이어갈수 있는 상황으로 이번 이니시가 좋다 나빴다 판단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거기다 오늘 경기를 보신분들은 위와같은 이니시장면을 몇번 보셨을텐데, 저러한 전투구도 연습을 많이 하고 온듯해서 확신을 가지고 들어갔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SKT의 공격을 KT가 너무 잘받아내며 다시 사상자없이 소강상태로 진입합니다.


세주아니가 바루스에게 기습 궁극기를 날려 스펠을 소비하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스펠이 빠진 바루스를 라이즈 궁극기활용으로 잡아내게 됩니다.


바루스를 짤라내고 1차 미드를 쉽게 밀수없다고 판단한 SKT는 바론으로 회전하려 하는데 KT가 혼자 떨어져있는 초가스를 공략하게 되고, SKT는 초가스를 지키기위해 다시 돌아오는 선택을합니다.

이때 초가스가 물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상대 바텀,미드 타워를 모두 제거한 KT가 대지드래곤을 먼저 공격할수 있는 우선권을 지니고 있는 상황으로, 빠르게 대지드래곤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을 보면 아시다시피 SKT의 시야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전투가 벌어집니다.

SKT가 대승을 하나 싶었으나 탈리아의 슈퍼플레이와 바로 이어지는 쓰로잉으로 결국 KT가 웃는 그림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2대지 드래곤을 보유하고 있음]


다시 소강상태로 이어지고 나르가 스플릿 푸쉬를 하기 시작합니다. 초가스와 나르를 1:1로 붙여놓아서 득이될게 없는 SKT는 나르의 스펠이라도 하나 빼기위한 수단으로 바론을 치기 시작하고, SKT의 바램대로 나르의 텔포를 빼는데 성공했으나 알리스타의 슈퍼플레이로 세주아니가 죽게됩니다.

그와중에 라이즈의 공격으로 올라프의 HP를 바닥내며 후퇴하는데 성공하고, 그덕에 바론으로 이어지지 않게됩니다.


세주아니가 살아나고 다시 바론 시야장악을 위해 바론앞에 도달했을때 SKT의 시야 상황입니다.

상대는 2대지 드래곤을 보유하고 있어 바론잡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편에 속합니다. 탈리아의 궁극기를 통해 시간을 벌수도 있어 사실상 KT의 조합이 이런 핵심 오브젝트를 챙겨가는데 아주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SKT의 챔프 구성상 저 암흑지대를 들어갈수 있는 챔피언이 단하나도 없습니다.[대다수가 뚜벅이]

지금 메타에서 바론을 먼저 획득한 팀이 높은 확률로 게임의 승리를 가져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2대지에 바론+깃발 조합으로 빠른 철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바론을 빼앗긴다면 압도적인 실력으로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지 않는한 게임을 이기기 힘들다고 봐야합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판단을 한 SKT는 미드로 진격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언제든 미드를 뚫고 올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나 그 찰나를 놓치지 않은 KT는 빠른속도로 바론을 잡아냅니다.

 
탈리아의 궁극기 활용과 2대지의 위력을 보여주듯 바론잡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뒤로는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몇몇제외..] 바론먹은 팀의 필수코스인 대포형님과 깃발을 호위하며 억제기 및 타워를 밀고 게임을 끝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항을 하긴 했으나 이미 골드격차가 벌어질대로 벌어진 상황에서 아무리 조금더좋은 한타 조합을 지니고있다 하더라도, 동일한 실력내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할수 없다고 봅니다.

SKT의 한타 실력 게임플레이 등이 못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밴픽도 분명한 장단점이 있는 픽이였고. 정말 끝까지 잘 버티기만 한다면 언제든 상황을 뒤엎을수 있는 좋은 픽이라고도 생각을 합니다만.

지금 메타에 어울리지 않는 픽이라고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고 봅니다.

초반 소규모 국지전, 라인전 등을 모두 지거나 수동적인 픽을 계속해서 고집할경우 오늘과 같은 경기가 계속해서 발생할거라는 확신을 할수밖에 없습니다.

이전에는 초반을 견뎌내고 바론을 빼앗기더라도 상황을 엎을수 있는 기반을 다질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지금은 그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그 초반을 견뎌내기 위해 손해봐야 할것들이 너무 많다는것이 크나큰 부작용입니다.

한타에서 좋은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조합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벌려놓은 골드격차 덕에 힘싸움을 하더라도 압도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중 하나로 속합니다.

만약. 오늘 드래곤마저 화염/화염/대지 이런 순으로 나왔다면, 초반 2용까지 SKT가 내줄수 밖에 없는 픽을 선택해왔는데, 이후 한타에서 어떠한 형태로 풀어나갈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정도 입니다.

상대적 약팀들 상대로는 충분히 통할 방법이나, 킹존,KT와같은 강팀을 상대할때에는 이와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것을 알아야합니다

국지전이 강하거나 라인전이 강력한 챔프를 지니고 있는 팀이 상대 진형에 시야를 밝히러 가는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은 대다수의 유저분들이 알고있는 사실일겁니다.

위에 언급했던대로 SKT는 그동안 확실할때 싸움을걸고 근거가 있는 싸움만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초록 강타 패치로인해 시야가 제한된 버전에서는 100% 근거가 있는 싸움만을 고집할 수 없으며 더욱 빠른 의사소통 후 판단으로 이어져야 선수들이 한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환경입니다.

실제 다른 팀들간의 경기를 볼때도 상대 정글러의 위치 유무를 100% 파악하지 못한채 벌어지는 전투가 많습니다.

그래서 난전도 많이 벌어지고 소규모 국지전역시 자주 나오는 이유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전투를 벌이는 이유는 픽에 대한 자신감. 국지전에 자신있는 픽을 골랐기 때문입니다.

이전과 같이 100%확신과 근거 있는 싸움을 하고싶다면, 지금과 같은 수동적인 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며 강한 라인전을 기반으로 풀어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페이커 선수의 전성기일때 페이커 선수를 상대했던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 있습니다.

"뒤에 정글러라도 대기시켜놓은 것 같은 느낌을준다"

오히려 지금같이 시야가 더욱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SKT의 미드라이너를 백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SKT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전에 정말 싸움에 능하고 라인전을 이길수 있는 픽을 선점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