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카록이 나왔을때 카록은 그야 말로 충격과 공포였다

그동안 이쁘장하거나, 청순하거나, 잘생겼거나 하던 캐릭터에서 벗어나서 강인하고 우락부락한 캐릭이 나왔기때문이다.

그가 쓰는 스킬들 또한 마초스럽기 그지 없었으니 그 대표격으로는 힘겨루기가 있다.
나는 처음 카록 소개영상을 봤을때의 그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자기 덩치의 10배는 되는 보스를 움켜쥐고, 힘을 겨루고, 내팽겨치기까지 하는 그 우악함에 놀랐던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힘겨를 정작 본섭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다.

당시 카록은 그 희소성도 엄청났지만(일반적인 기준에서 비선호 외형이었고 심지어 성능조차 그저 그랬다) 심지어 힘겨는 어렵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체유저의 1/100정도 되는 카록인데, 그중에서 힘겨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유저들은 그야말로 카록과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 밥먹고 힘겨패턴만 연구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특히 뷔제클로스와 지그린트. 특히 지그린트는 힘겨실패하면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었다. 날아가면서 죄송합니다를 연타치는 카록은 약간 안쓰럽기까지했다.)

그래서 어쩌다 레이드를 도는데 힘겨패턴이 나오기라도 하면 채팅창에 나이스가 20개는 쏟아졌다. 그만큼 간지가 났고. 희귀했고 멋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카록이 개편이 됬다.

더이상 블록은 천민이 아니고. 거듭된 상향으로 갓블래가 되었고, 유저수는 많아졌다(하지만 여전히 최고로 적긴하다;;왜 그러지 성능진짜좋은데)

힘겨루기는 대기힘겨와 샤우트로 패턴유도라는 간단함이 덧씌워져 방만 들어가면 한 게임에 다섯번이고 열번이고 쿨 돌아갈때마다 훌렁훌렁 잡아버린다.

나는 처음 카록 개편안의 소식이 떴을때, 대기 힘겨루기의 존재를 들은 카록들의 분노를 듣고 의아했다. 왜저러지...편하게 해준다는데..좋아할일 아닌가?

그러다가 카록 만렙을 찍고, 죽음의신가서 2분마다 힘겨를 하는 나를 보면서 가끔 옛날생각이 나긴한다.

그때와 지금의 힘겨는 똑같은데 그땐 왜그렇게 멋있어보였는지...이제서야 그때 그 카록들의 분노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게임은 간편함만이 다가 아니라는것을. 그들은 그 힘겨를 하기위해 패턴을 수백수천번 연구했고 그 노력이 덧씌워져 그때의 힘겨는 멋있어보였던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