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전설 가격들이 급락하면서 황선홍 사려고 정말 꾹참고 모았던 돈 마테우스에 질러버렸네요.

제가 워낙 만능형 선수 덕후 이기도 한데다가 실축 따지는 사람이라 이번에 전설 선수들 출시되고 나서 역대급 전설 한명 정도는 가지고 싶기도 했고.

공격수는 너무 비싼 선수를 사게 되면 돌려쓰는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뭐 하지만 결국은 충동구매죠. ^^;


아무튼 사설은 이 정도로 하고 후기 들어갑니다.

컨뽕 빠지고 한 50판쯤 해본거 같고요.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실축의 마테우스 느낌을 제대로 구현해냈다는 점이 되겠네요.


마테우스는 공미, 수미, 스위퍼까지 모든 포지션에서 월드클레스 수준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입니다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포지션은 아무래도 중앙 미드 필더 였습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저돌적인 돌파와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미드에서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했었죠.

그러면서 엄철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까지 잘해서 그야말로 중앙을 씹어먹으면서 팀 자체의 수준을 끌어올릴수 있던 선수였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마스체라노의 수비력에 파브레가스의 패싱능력, 제라드의 중거리, 램파드의 득점력을 합쳐놓은 선수라고 할수 있는데요.

체격이 마스체라노라는 것이 좀 에러라면 에러죠. ^^;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 인터밀란 시절이 되겠는데요.

그 전 시즌 중위권을 멤돌던 인터밀란이 마테우스 영입한후 바로 엽기적인 승점으로 스쿠테토를 차지하게 되죠.

물론 이것이 전부 마테우스만의 공이라 할수는 없지만 마테우스의 가세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입니다.

피온에서는 마테우스에 대한 어록중 마라도나의 이야기를 인용했던데요.

저는 이것보다 오히려 "나는 플라티니의 플레이를 동경한다, 마라도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기에 승리하려면 나는 마테우스가 필요하다" 라고 이야기한 트라파토니의 말이 마테우스를 더 잘 설명해준다 생각합니다.


피온상에서 써본 마테우스도 이런 느낌이 충분히 잘 표현된 전수였습니다.

체격은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몸싸움 능력으로 저돌적인 돌파가 가능하고, 굉장히 정교한 패스를 내줄수 있으며, 제가 역대 써본 모든 선수중 가장 뛰어난 중거리슛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듯 합니다.

프리킥 역시 매우 훌륭하고 높은 적극성과 스태미너로 인해 뛰어난 활동량을 보여주며 수비시 중앙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능력역시 대단해서 중앙에 놓은 경우 미드가 안정되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실축의 느낌 그대로라 할수 있겠죠.


여기까지가 마테우스의 장점이라면 단점은 대부분 실축과 피온3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인데요.

피온에서는 수비수치가 아무리 좋아봐야 다리 길이가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근데 마테우스는 한마디로 짧죠.

수치가 워낙 좋아서 그래도 이부분은 어느 정도 커버하고도 남긴 합니다만, 공중볼은 헤딩 수치까지 그닥 높지 않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사실 이 공중볼 부분은 피온3는 미드가 그닥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라는 점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인데요.

피온3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포메이션이 4114라는 것이 잘 보여주듯 피온3는 미드를 거의 생략하다시피한 플레이가 주류를 이룹니다.

이 포메이션에서 수비력이 좋은 미드가 들어갈 자리는 CDM 자리일수밖에 없고 이 자리는 센터백 대신 수비를 하게 되는 경우가 워낙 많다보니 필연적으로 헤딩력이 필수일수 밖에 없습니다.

엄청난 수비력을 살리려면 마테우스 역시 이 자리에 들어가야 하는데 174의 키로는 도저히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죠.

현역 선수중 최고의 수미라 볼수 있는 마스체라노가 수미자리에 잘 쓰이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요.


이렇게 본다면 마테우스는 괜히 수비시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가서 헤딩경합 벌일일 없게 그보다 윗선에 놓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전진을 시킬 경우 또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상당히 전진시킨 CAM 자리 라거나 CF 자리 같은 경우는 볼을 잡자마자 떡대 좋은 수비들이 득달같이 달라 붙게 되는데요.

마테우스가 아무리 몸싸움 수치가 높다 한들 떡대들을 상대로 몸으로 버티면서 볼을 배급해줄 능력은 없습니다.

이 역할을 해주려면 이브라나 야야투레 정도의 체격은 되어야 하겠죠.


마테우스의 몸싸움은 한마디로 단신 선수중에는 최강 정도로 정리하면 될듯 한데요.

제가 2002 전설팀을 쓰다보니 박지성과 비교를 해보면, 박지성처럼 부딛히면 날아가는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거구와 경합이 벌어지면 자주 튕겨나갑니다.

대신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를 등지는 경우 뒤에서 따라오는 선수들에게 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고요.

체감은 단신인만큼 컨드롤이 수월하고 스피드도 좋은 편입니다만 박지성처럼 부드럽게 컨트롤이 되지는 않습니다..


스피드와 패싱력, 중거리를 이용해 윙어자리에 기용을 한다면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패스와 중거리는 괜찮지만 스피드도 전문 윙어와 비교하면 좀 아쉽고, 크로스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마테우스의 속가와 크로스 역시 꽤 높긴 합니다만 최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고려해보면 경쟁력이 있다 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공격수로도 써봤는데요.

공격지역에서의 움직임이 매우 좋고, 연계 역시 대단히 좋긴한데, 중간정도 거리의 슛 정확도가 별로 안좋습니다.

키퍼와 1:1 상황이야 거의 모든 선수가 잘 넣으니 문제될 것이 없고, 오히려 패널티라인 근처에서의 슛은 정말 시원하게 잘 들어가는데 어중간한 패널티박스 안에서의 슛 정확도가 박지성보다 못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이건 제가 아직 선수가 손에 안익어서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피네스 붙은 전문 공격수랑 비교하기에는 무리겠죠.


여기까지 쓰고보면 결국 마테우스의 자리는 CM 혹은 공격수쪽으로 너무 붙지 않은 CAM 자리, 그것도 아니면 중거리 위주의 윙어 자리가 되겠네요.

사실 공수 밸런스가 모두 좋은 마테우스의 장점을 살리려면 가장 좋은 자리는 당연히 CM이 될테니 사실 4-4-2의 중앙 미드가 마테우스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근데 애석하게도 플랫 형태의 미들은 피온3에서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죠.


실질적으로 이용되는 포메에서 자리를 잡아본다면 CM을 이용하는 4114의 CM 자리, 수미 둘중 하나를 좀 전진시켜 배치하는 4222 전형에서 전진한 수미 자리, 혹은 중거리 위주로 LAM이나 RAM을 이용하는 전형에서 둘중에 한자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352에서 CAM 자리 정도가 되겠네요.

문제는 이 어떤 자리에서건 가격 경쟁력이 있겠느냐 하는 부분이 될텐데요.

이건 스타일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듯 합니다.

만일 공격형 미들까지 수비를 잘하는 선수를 기용해서 전방부터 압박을 빡세게 가하고 싶다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최고의 선수일수도 있겠고요.

그것이 아니라면 마테우스만의 독특한 스타일, 즉 단신으로 컨트롤을 하기 수월하면서 스피드도 괜찮고 몸빵도 괜찮으며 중거리 빵빵 날려주는 스타일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 혹은 팬심으로 쓰는 분들에게 주로 인기가 있을듯 합니다.

그렇다보니 아마도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게 형성되어 있는 것일테고요.


뭐 어쨌건 저는 그 덕에 전설 선수 하나 영입해서 쓰게 되었으니 여한이 없군요.

어차피 저는 뭐 손가락이 문제라 순경같은걸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선수 쓰는 재미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

등번호 10 달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마테우스와 함께 즐피온 중이군요.

너무 시세 따지고 돈 따지고 하시기보다 모두들 좋아하는 선수와 함께 즐거운 피온들 되기실 바라며 쓸데없이 길어진 마테우스 사용 후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