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또 다음 편을 써보겠습니다.


사격과 명중 -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197&l=338

시야와 은폐 -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197&l=488

기동과 회피

그리고 전차 자체.


세 번째인 기동과 회피에 관한 편이 되겠군요. 앞선 글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이 글은 월탱을 처음 접하게 되는 분들을 대상으로 삼았으며, FPS에 대한 기본적인 경험이 있기에 오히려 혼란을 겪게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어 입문에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결론은 더 좋은 팁과 쩌는 기술들은 다른 고수님들께서 알려주실거라는 거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제 월탱만의 매력적인 시스템인 기동과 회피에 관하여 정리해볼까 합니다. 다음 편의 주제로 삼고 있는 전차 자체와도 연관된 문제겠습니다. 월탱에서 직접 조작하게 되는 전차들은 사람이 아니라는게 기본적인 전제니까요. 즉, 엎드린다던가 앉는 것과 같은 회피 동작, 구석에서 몸을 기울인다던가 점프(!)라던가 순간적인 달리기, 구르기 등 여타 FPS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는 인연이 멀다는 것이죠. 더군다가 제자리에서 뒤를 돌아본다던가, 좌우를 살피는데만도 한참 시간을 들여 낑낑 움직여야 합니다. 아마 월탱을 접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답답하게 여기시는 부분이 이게 아닐까 해요. 사격과 명중, 시야와 은폐도 상대 앞에서나 중요한 일이지, 일단은 그 전선까지 '가는 게'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전의 틀을 유지하면서 3가지 사항을 추려봤습니다. 첫번째는, 기동 그 자체. 두번째는 회피. 세번째는 기동과 회피가 필요한 '상황'으로 접근하는 것. 뭔가 거창하군요...




1. 왜 내 전차는 이렇게나 느릴까?



A: "보노보노는 지뢰다!"

B: "지뢰 아니다! 보노보노는 ###...***...@@@... 해서 좋은 전차다!"

A: "근데 느려터졌잖아!"

B: "그건 맞다!"


...요즘 종종 보실 수 있는 문답입니다. 특정 전차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여러 의견은 존재합니다만, 비판하고자 하는 이도 칭찬하는 구석이 있고, 칭찬하고자 하는 이도 비판하는 구석은 있습니다. 이를테면, 저 문답에서 예로 든 보노보노가 있겠군요. 프랑스 4티어 경전차, AMX 40, 일명 보노보노. 뭐가 어쨌길래 저런 문답이 나오는지, 스펙을 한번 볼까요.



스톡, 그러니까 공장 출고 그대로의 카탈로그 스펙입니다. 최대 속력 50km/h. 뭐 이만하면 준수하잖습니까? 그런데 왜 느리다는 소리가 나올까요? 날쌔기로 유명한 소련의 4티어 경전차, T-50, 떼오공의 스펙과 비교해볼까요.



최대 속력은 10km/h밖에 차이가 안나는 군요. 하지만 보노보노의 20톤보다 훨씬 가벼운 13톤에, 엔진 출력은 150보다 딱 2배 높은 300마력입니다. 음... 뭔가 이상하죠?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추중비'입니다. 추력 대 중량비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개념이죠. 전투기 쪽에서 많이 쓰던 개념인데 요즘은 월탱 덕분인지 네이버 검색으로도 익숙한 용어와 함께 설명이 나오긴 합니다.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기준 중량, 그러니까 1톤의 중량에 작용하는 추(진)력이 어느 정도인지 비율로 환산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 경우엔 엔진 마력을 무게로 나누면 나오지요. 보노보노의 스톡 추중비는 반올림해서 7, 떼오공의 스톡 추중비는 23이죠. 같은 무게라고 환산했을 때 3배 이상 강한 힘으로 밀고 있으니 떼오공이 빠른 것은 당연하고, 보노보노가 느린 것도 당연하지요. 물론 비교대상인 떼오공의 추중비가 매우 우수하지만 보노보노의 추중비가 황당할 정도로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추중비 15를 기준잡고 출력이 우수하다, 아니다로 판단하셔도 됩니다. 차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앞선 내용을 요약하면, 실제 카탈로그 스펙을 완전히 믿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보노보노의 50km/h는 설계 상으로만 가능할 뿐이지, 저 엔진 출력으로는 아무리 평지에서 가속해봤자 최고 속력에는 도달할 수 없고, 언덕에서 내리막만 열심히 가다보면 가능이야 하겠군요.


결국 느린 전차는 원래 느린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제가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 필요도 없겠지요.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①. 엔진과 현가장치를 업그레이드 한다.

②. 무른 지형과 언덕은 함부로 가지 않는다.

③. 조종수의 숙련도를 높인다.

④. 보조 장비와 소모품을 사용한다.

⑤. 각오한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첫번째는, 기본적인 출력과 주행 능력에 관여하는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이런다고 해서 '최대 속력 그 자체'가 향상되지는 않습니다만, 평소에 20km/h로 다니다가 25km/h로 다니게 되는 식의 향상이 이루어집니다. 가속력과 등판력 등도 함께 오르고요. 물론, 보노보노처럼 엔진을 올려봤자 40마력 달랑 오르고 끝나는 경우도 있거니와, 업그레이드 부품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추중비는 별 변동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강변이나 모래와 같이 무른 지형이나 경사진 곳은 '원래 느려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느려서 답답한 전차를 필요하지도 않은데 저런 곳으로 몰아 간다면 더 느려지겠죠. 단단한 지형, 그러니까 시가지나 도로 같은 곳은 페널티 없이 전차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조종수의 주특기 숙련도가 향상되어서 주행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전차장의 숙련도 10%가 가산되기 때문에 전차장의 숙련도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네번째는, 독일의 보조 그라우저, 여타 전차들의 현가장치 강화류 추가 장비, 가솔린이나 식품류의 소모품이 해당됩니다. 주행 능력과 출력에 관여하는 것들을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크레딧이나 골드의 소모가 심하기에 일반적으로는 권해드릴 수가 없어서 뒤쪽 순서로 미뤘습니다. 아, 그리고 현가장치 강화류 추가 장비는 표기된 혜택 외에도 30% 정도의 험지 주행 능력 향상이 있다고 합니다.


다섯번째는... 각오하시면 됩니다. '느린 건 원래 느린 것이며, 나의 멘탈은 경사장갑 멘탈이니 이기고 지는 것도 죄다 도탄이니라~' 하면 만사 편해집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공수주 균형에서 주를 포기한만큼 화력이나 방어력 등에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보노보노의 경우, 프랑스의 예술적 설계로 인한 곡면+떡장갑을 갖췄기에 방어력만은 4탑 최강을 논해볼 수도 있지요. 하나를 희생한 만큼 다른 것을 받았다면 뭐 그럭저럭 기본은 하는 장사가 아니겠습니까? 물론 사람의 마음인지라 속편하게만은 생각할 수 없지만요...





2. 나는 왜 상대의 포탄을 피할 수가 없을까?



포탄에는 눈이 없다는 것도 알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알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상대가 쏘는대로 다 맞아주는 건 좀 싫잖아요? 방송이라던가, 우연찮게 만난 고수의 플레이들을 보면 뭐 쏘기만 하면 다 맞추면서 자기는 한대도 안맞는 것 같고, 또 맞더라도 다 도탄인거 같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티타임, 역티타임, 도리도리, 약점 샷, 하부 지근탄... 뭐 등등의 기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아주 단순한 것, '일단 맞을 상황을 안 만들면 됩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너무 당연한 소리라서 하는 저도 부끄럽네요. 예, 말이야 쉽고, 누가 그걸 몰라서 안하는 것도 아니죠. 그렇지만, 일단 이런 상황을 보시면 어떨까요.



협만입니다. 저는 수팔오비였고... 상대 아이디는 북미섭이기도 하고, 제가 뭐 놀리거나 비하하자는 건 아니니까 일단은 넘어가겠습니다. 중앙 남부 능선에서 바위와 수풀+위장막을 끼고 있다가 제가 스팟한 수상님께 85mm 철갑탄으로 문안인사를 한번 올렸습니다. '랜드리스 잘 받았습니다~!' 아, 따끔하셨겠죠. 그럼 이제 여기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 뭐 더 볼게 있나요? 튀어야지. 주황색 화살표대로 쓱 빠졌습니다. 오른쪽 위에 수상님이 보이네요. ...물론 이 자리는 서팀의 약전진 자주포에게는 딱 좋은 밥이 될 수 있습니다만(심지어 저는 오픈탑 구축전차죠!) 이 방에는 자주포가 없었기에(!) 깡 좀 부려봤습니다. 예, 북미에는 가끔 진짜 필요한데도 자주포가 없어서 사람 환장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기분좋게 눈 앞을 휙 스쳐가는 수상님의 포탄이 남긴 궤적. 이 뒤로는 다른 아군들의 눈물겨운 희생(특히 망리... 그 사람의 패기넘치는 돌진 덕에 이긴거 같아요)과 함께 중앙을 제압하고, 최종적으로는 북서쪽 루트를 통해 서팀 베이스로 돌아들어가 캡을 했지요. 그리고 캡 게이지에 동요된 상대의 마지막 중전차 하나를 남서부 계곡에서 팀원들이 쌈싸먹으면서 끝냈습니다.



제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제가 저 상황에서 후속타를 노리고 제 장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분명히 저 포탄에 맞았겠죠. 상대는 AI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과 행동에 맞추어 반응을 하기 마련입니다. 한대 맞았으면 반격하고, 발견했으면 쏘려고 노리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잖습니까? 마찬가지로, 상대를 쐈으면 반격에 대비 해 피한다거나 발견당한 것 같으면 적당히 몸을 숨기는 것도 필요하지요. 거기에 더해서, 애초에 저 바위와 같은 엄폐물을 끼고 있었기에 이와 같은 시도를 할 수 있었겠지요. 물론 개활지에서도 한쪽 방향을 향해 회피 기동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믿음직한 방패가 없이는 손이 버벅이고 마음이 급해지기 십상이라서요...



물론 발견조차 못한 상대에게 두들겨 맞는다던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날아든 자주포 직격에 차고로 사출당한다던가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요. 하지만 이처럼 뻔한 대치 상황에서, 내가 정말 상대의 심리를 추정하면서(거기에 상대의 조준 속도, 장전 속도 등도 고려는 해야겠지요) '피하려는 시도를 하긴 했었나?'하고 되새겨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맞을 상황을 안 만드려는 노력을 합시다!"





3. 왜 내가 가는 라인은 이미 상황이 끝나있을까?



느린 전차를 몰고 있다던가, 낯선 지도라서 이리저리 좀 방황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벌어집니다. 3<10, 11>2 뭐 이런 황당한 스코어가 뜨고 있는데 내 전차는 아직도 전선에는 도착조차 못했고... 그러다가 별떼기했는데 경험치 300받고 끝내면 열받고... 열받아서 다음 전투 바로 했더니 졌는데도 경험치 500은 나왔고... 멘탈은 흔들리고...


이 경우는 사실 좀 심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월탱의 전투에 참여하는 전차들의 평균 생존 시간은 5분 전후입니다. 이 5분을 전후하여 자신이 도달할 수 없는 곳을 향해 기동하고 있었다면, 그것이 정말 적절했는가? 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겁니다. 물론 마우스라거나, 통곡의 벽 같은 극단적으로 낮은 속도의 전차들이라는 예외도 있거니와 오히려 정석을 벗어나서 허를 찌르는 것도 하나의 전술이 되겠지요. 리베르타의 법칙과 같은 예는 나중에 말씀드릴 생각입니다만, 자신이 자신에게 맞는 자리에 제때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팀원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상대에게는 신경 써야할 존재가 더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또 결론이 느린 전차 몰고 있으면 느린 대로 자기 갈길 찾아 가시오, 이런 식으로 흐르려고 하네요.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문제는 그게 아니잖습니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원하는 곳에 도착해서 함께 포성도 듣고 도탄내는 팅팅 소리도 듣다가 에이 터졌네, 그래도 밥값은 했다며 낄낄 대면서 차고로 기분 좋게 물러갔다가 짤그락 소리와 함께 지급된 경험치와 크레딧 보고 흐뭇해 하고... 이게 월탱을 즐기는 맛 아니겠어요?


그렇기에, 라인을 향해 접근하는 상황에서 고려해야할 것을 두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가로등과 나무와 자동차는 좀 보호해줍시다! ...입니다. 아니 자기 살던 곳이 전쟁터가 된 것도 서러운데 전쟁 끝나서 돌아가봤더니 길거리 가로수는 모조리 다 쓰러졌지 담벼락은 죄다 밟혀서 없어졌지 차는 찌그러졌지 개집 하나까지 모조리 박살내놓고... 그래놓고 지들은 좋~다고 가서 소고기 사묵겠지.............. 이건 아니죠. 예, 헛소리 좀 해봤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냐면, 자신의 전차가 해당 물체에 비해 압도적인 중량을 지니지 못했다면 물체를 부수고 통과하지 못하거나, 통과하더라도 속도가 급감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월탱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신기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게임과는 달리 가로등 같은 것을 죄다 뭉개고 지나가는 '전차다움'인데요, 하다보면 이미 느끼셨겠지만 속도가 내려갑니다. 어지간한 중전차 같은 것들이야 밟은 잔해로 인해 생긴 경사 때문에 조금 느려지는 정도로 끝나지만, 프랑스의 3티어 구축전차 유이같은 것은 중량이 달랑(?) 3톤 전후입니다. 자그마한 나무 하나라도 들이 받았다간 나무 쓰러지는 사이 전차 속도계도 쓰러집니다! 장애물을 일일이 피하기 위해 지그재그 주행하는 것도 속도를 크게 줄이겠지만, 애초에 장애물을 최대한 덜 밟고 지나가는 것이 속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거기다 자주포 등에게 덜 들켜서 블라인드 샷에 대한 걱정이 조금이나마 줄어든다는 것은 보너스지요...


두번째는, 라인에 접근한 뒤의 기동 그 자체입니다. 열심히 달려서 라인에 도착했습니다. 더 빠른 전차는 이미 사격과 회피로 정신 없고, 혹은 이미 파괴되었을 수도 있고, 이제 자리 잡고 자세 다듬어서 상대에게 포탄의 불바다를 안겨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엄폐물에... 잘... 자리가.........! 아래 그림을 봐주세요.


이번에는 어떻게 이 민망한 그림판 그림 좀 안쓰고 넘어가나 했습니다만... 도저히 견적이 안나왔어요.


 일단 왼쪽 상황이, 저도 거쳐왔고 종종 발견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적당히 지도에 익숙해져서 어떤 엄폐가 좋은 건지는 알겠습니다. 그래서 숨는데 급해서 열심히 엄폐물을 향해 달려가다가, 쿵, 들이 박게 되지요. 뭐 그런다고 전차가 터진다던가 하는 건 아닙니다만, 그걸 다시 쓸만한 자세로 고치려고 차를 뺐다가 넣었다가 돌렸다가... 그러다가 또 왼쪽 상황의 아래 처럼, 차체가 엄폐물에 딱 붙어버리면 회전도 안되고 차를 빼자니 맞겠고 가만있자니 사격각이 안나오고... 예, 제가 구축전차에 처음 입문할때 특히나 더 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소모하고 신경을 써서야 막상 라인에 제때 도착한게 별 의미가 없어지겠죠.

 오른쪽 상황과 같은 기동이 필요합니다. 물론, 상황과 특성에 따라 저게 오히려 맞지 않는다거나, 자주포탄 등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어서 일단 엄폐에 들이박히는데 집중하는 게 더 나을 때도 있지요. 하지만 기동과 엄폐를 동시에 취할 때, 같은 전투 정면에서 실제로 지난 시간이 아니라 전투 수행 자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앞서서 나왔던 결론을 제가 계속 자기 부정과 함께 수정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빠르게 기동하고 강한 화력을 투사하고 우수한 장갑을 갖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몇몇 전차 개발자들에 대한 쌍욕을 속으로만 삭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 속도나 화력이나 장갑이 '그 때에, 그 자리에 있는, 그 전차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었을까?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느리다고 답답해 할 수도 있지만, 그 속도 대신에 얻은 장갑이나 화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전선에 늦게 도착하게 된다면 내가 정말 위치를 잡아야 할 곳은 어디인가? 한정된 전투 시간 속에서 내가 실제로 전투 자체에 소모했던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저도 매번 고민하고 반성하는 부분입니다.






앞의 내용들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속도가 느리다면, 업그레이드와 운용을 통해 '덜 느려지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속도를 희생해서 얻게 된 것을 활용하자.

그리고 보노보노는... 힘내세요


2. 상대 역시 사람이므로, 사격은 어느 정도 예측해서 회피할 수 있다. 최소한, 회피하려는 노력 자체는 언제나 지속해야한다.


3. 전선을 향해 달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전선에 도착한 뒤 낭비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이상입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 더더욱 제 한계를 느꼈습니다. 아 제가 뭐 2만판 경험자도 아니고, 평균 경험치 1000을 쓸어모으는 고수도 아니고, 어디 세계대회급의 실력자도 아니고, 전차 연구가라던가 전차병 출신의 전문가도 아니고요... 결국 저도 일개 양민 A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뭐 잘난 척 이런걸 쓰고 있나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잖아요. 거기다, 애초에 글을 쓰기 시작한 저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도 생각했기에 이렇게 이번 편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러고보면 월탱 인벤의 팁게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가... 곧 한달이 되겠군요. 보아주신 분들의 리플과 지적들도 큰 힘이 되었고, 그동안 쓴 글이 모두 인증도 받았고, 심지어 이벤트까지 당첨되는 감사한 일이 이어졌습니다. 정신없이 살고 있는 도중에, 그리고 그저께부터 요즘 유행한다는 장염 때문에(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앓아누워서 노트에 끄적이던 것을 추스려보면서 저 자신이 이와 함께 얼마나 많이 배우고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는지........ 아 문장이 너무 꼬이네요. 머리가 띵해서 뭐 정리가 안됩니다.


아무튼, 보아주시는 여러분께 제가 '더' 감사하다는 것만은 알아주세요!




PS. 이제 다음편 하나로 글을 모두 마무리 할 수 있겠군요. 다음 편은, '그리고 전장으로 향하는 강철의 심장들, 전차 자체에 관하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