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쓰겠습니다.)

 

0.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갈리오가 리메이크된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이제 새로운 갈리오는 협곡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듯 보인다.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이제서야 리메이크에 대한 생각을 적냐고 묻는다면, 바로 정착이 된 이후이기 때문에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글은 리메이크 갈리오의 성능 평가보다는, '갈리오의 리메이크'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려보는 글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그냥 쭉 읽으면 될것 같다.

 

 

1. 갈리오가 리메이크 된다고?

 

우선 필자와 구 갈리오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시즌3 말 롤을 친구들에게 배워 시작했다. 독특한

 

취향 때문에 고인 챔프를 좋아했는데, 파란색 피부와 우람한 사각턱에 시뻘건 눈으로 날 쳐다보는 갈리오가 참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그렇게 시즌에 시즌을 거듭하며 시즌7 리메이크 전에는 숙련도 6단계 마크를 달았었다.

 

때문에 갈리오 리메이크 소식은 기존 갈리오에 애정을 가진 나에게 굉장히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성능이 구리단 것은

 

알지만, 구 갈리오만의 묘한 뽕맛이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생김새가 너무, 아니 완전히 새 캐릭터를 만들어

 

놓아서 너무나 괴리감이 심해 불만인 점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갈리오 리메이크는 여지껏 라이엇의

 

어떠한 리메이크보다도 더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2. 성공적인 컨셉 유지

 

사실 내 개인적으로 챔피언 리메이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컨셉 유지라고 생각한다. 이유인즉슨, 기존의

 

유저들이 리메이크된 챔프를 플레이 하면서도 어느정도 옛 챔프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챔프만을

 

골라 하는 꿀빨러 유저도 있지만, 고인 챔프일 지라도 묵묵히 애정을 가지고 리메이크 전에도 꾸준히 해왔던 유저 또한

 

소중하다. 그래서 구 챔프의 향수를 잘 느끼지 못하는 리메이크는 '리메이크의 탈을 쓴 신챔프 출시'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자, 다시 갈리오 얘기로 돌아와보자. 갈리오라는 챔프의 역할군은 탱커, 그중에서도 수비형 탱커이다. 그리고 라이엇은

 

이 컨셉을 리메이크 전에도, 그리고 리메이크 후에도 굉장히 성공적으로 유지했다. 스킬들을 차근차근 분석해보자.

 

먼저 구 갈리오가 수비형 탱커였던 이유는 순전히 궁극기의 도발 하나 때문이었다. 아군 주요 챔프를 노리며 돌진하는

 

수많은 적들을 단숨에 도발시켜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 점멸 도발로 공격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었으나, 그것은

 

수비형 기술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큰 소모값인 점멸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누가 뚜벅뚜벅 걸어가는 구 갈리오의

 

궁극기를 맞아주겠는가?

 

이제 신 갈리오의 스킬을 살펴보자. Shield of Durand(듀란드의 방패)는 충전하는 동안에 자체 슬로우가 붙어 뚜벅뚜벅 걸어가면 맞아주는 이가

 

거의 없다. 공격적으로 활용해야 하면 점멸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Jusrice Punch(정의의 주먹)는 사거리가 길지 않아 이니시를 걸기에

 

모자란 스킬이다. 게다가 뒤로 빼는 시전 모션까지 더해져 "나 출발한다!" 라는 신호를 전달해주기에 깜짝 이니시도

 

어렵다. 마찬가지로 수비용으로 사용하라는 뜻이다. Hero's Entrance(영웅출현)는 아군이 있었던 위치에 떨어지는 스킬이라 이니시를 걸려면

 

상당히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기에 마찬가지로 이니시 스킬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스킬콤보인 Jusrice Punch(정의의 주먹)Shield of Durand(듀란드의 방패)

 

도발 차지동안에 Jusrice Punch(정의의 주먹)가 불가능하여 최소한의 콤보만 가능하게 하였다.

 

결국 라이엇은 말하는 것이다. "너 이니시 걸 생각 말고, 아군 지키는데 스킬 써. 이니시 걸거면 반드시 큰 희생을 치러."

 

언뜻 보면 스킬 하나하나마다 나사빠진 기능을 하나씩 달아준듯 하나, 사실 역할군 컨셉 유지를 위한 훌륭한 장치이다.

 

이러한 작은 조정 (도발 충전동안의 슬로우, 돌진 전에 잠시 뒤로 빼는 모션)으로 적절한 역할군 컨셉 유지를 한

 

라이엇의 정교한 설계에 감탄할 따름이다.

 

 

3. 다양한 기능의 추가, 그리고 향수

 

구 갈리오의 스킬은 단순하기 짝이없고, 플레이 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으며, 누군가는 재미없다고 느낄 여지가

 

충분했다. 이는 라이엇이 가장 주시하는 리메이크 대상이며, 역시 신 갈리오는 구 갈리오보다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채로 출시되었다. 그렇다면 단지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좋은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예시로 Poppy(뽀삐)  Sion(사이온)는 거의 신챔프를 낸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대규모의 리메이크가 진행되었다. 물론 변경 전에

 

비해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기존 유저들이 향수를 느낄만한 요소는 거의 사라졌다.

 

먼저 Poppy(뽀삐)를 보자. 리메이크 전과 비교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Heroic Charge(용감한 돌진) 요 벽꿍과 Steadfast Presence(굳건한 태세)의 방어마저 증가 효과

 

뿐이다. 그마저도 Steadfast Presence(굳건한 태세)의 방어마저 증가는 몸으로 느끼는 스킬이 아니기에 플레이적인 요소에서는 Heroic Charge(용감한 돌진) 하나만이

 

남았다. 물론 저 벽꿍도 구 뽀삐의 특징 중 하나였지만, 신 뽀삐는 구 뽀삐의 핵심인 데미지 감소 패시브와 궁극기의

 

무적을 완전히 없애버렸기에 기존 소수의 유저들이 꽤 떠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Sion(사이온)은 위의 뽀삐보다 더 심각하다. 성능 문제를 떠나서 기존 스킬에서 따온 것은 Soul Furnace(영혼의 용광로)의 체력증가 효과 뿐이다.

 

Glory in Death(영광스러운 죽음)에 흡혈을 달았다고는 하나 기존 흡혈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

 

 

자, 다시 돌아와서 Galio(갈리오)의 스킬들을 뜯어보자.

 

구 갈리오의 패시브는 신 갈리오의 패시브로 새롭게 재해석 되었다. 구 갈리오의 패시브인 [마저 증가시 주문력 증가]는

 

즉 [방어능력치를 올리면 공격능력치도 증가]라는 뜻인데, 이는 신 갈리오의 패시브인 Colossal Smash(석상의 강타)에도 일맥상통하게 적용

 

되는 것이다.

 

이제 Winds of War(전장의 돌풍)를 살펴보자. 구 갈리오의 Q는 [해당 지역에 피해를 가하는 스킬]이고, E는 [경로상에 피해를 주는 스킬]

 

이었다. 이 두 스킬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새로운 하나의 스킬이 되었다. Winds of War(전장의 돌풍)는 () 모양으로 경로상에 피해를 입히며,

 

이것이 모이는 해당 지역에 피해를 다시 가한다. 피해를 입히는 경로가 일직선에서 곡선이 되었다 뿐이지 두 스킬을

 

합한 것과 똑같다. 게다가 구 갈리오의 E에서 착안했는지 바람 공격이라는 컨셉 또한 유지했다.

 

Shield of Durand(듀란드의 방패)는 구 갈리오의 W와 R을 섞어놓았다. 우선 광역으로 도발을 거는 것이 R 스킬의 축소판이며, 차지하는 동안에

 

구 갈리오의 보호막과 같이 피해 감소 효과가 적용된다. 방어 마저를 올려주는 보호막 자체가 피해량 감소와 마찬가지

 

이므로, 역시 훌륭하게 조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체력 회복이 사라진 대신 이를 나름 대신해준다고 할 수 있는 패시브의

 

마법 보호막 효과가 존재한다.

 

음? 신 갈리오의 패시브와 스킬 단 두개에 구 갈리오의 모든 요소가 다 들어가있다! 이것은 곧 캔버스가 넓어졌다는,

 

즉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추가된 것이Jusrice Punch(정의의 주먹)Hero's Entrance(영웅출현)이다.

 

이렇듯 구 갈리오의 특징과 컨셉을 요약하면서도, (Colossal Smash(석상의 강타)Winds of War(전장의 돌풍)Shield of Durand(듀란드의 방패)) 새로운 스킬을 배치하여 (Jusrice Punch(정의의 주먹)Hero's Entrance(영웅출현))

 

기존 유저들의 향수 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킬을 활용하는 재미까지 복합적으로 우겨넣는 데에 성공했다.

 

 

 

4. 마무리를 하며...

 

이상으로 갈리오의 리메이크에 대한 단상을 적어보았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나름 설득력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전의 워윅 리메이크부터 라이엇의 대규모 리메이크에 상당히 믿음이 가기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워윅

 

또한 갈리오에 버금가는 성공적인 리메이크라고 생각함.) 최근의 갈리오 리메이크를 통해서 앞으로 라이엇의 기존

 

챔프 대규모 리메이크는 무조건 믿을 수 있겠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라이엇의 패치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챔프간의 밸런스 패치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필자 개인적으로, 일련의 탱커 소규모 업데이트는 약간

 

성공적이지 못한 것 같아 불만이 있다. 하지만 믿고 지켜보다보면 라이엇이 소규모 역할군 업데이트부터 2주에 한 번

 

하는 패치까지 합리적으로 진행하진 않을까 하는 기대를 이번 갈리오 리메이크를 통해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