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정규/야생 이원화 정책이 적용된지 약 1년이 지났다.
(2016년 4월 27일 공식 적용)

그 기간 동안 고대신, 카라잔, 가젯잔 등이 추가되었고,

이번 달에 적용될 운고로도 신규 카드가 모두 공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정규와 야생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유저와 편견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욕먹을 각오하고 글을 남겨본다.

내용은 정규와 야생에 대한 주제별 요약 정리 형식으로 적어보겠다.



1. 정규와 야생의 정의

이미 많은 하스 유저가 다 알고 있는 주제라 소제목만 보고 똥글이네 판단할 사람 많을 것 같지만,

하스 유저가 가장 많이 잘못 알고 있는 주제기도 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정리할 수 밖에 없다.

정규 야생 분리 이전의 하스 시스템은 PVE 전용 카드를 제외하고 구할 수 있는 모든 카드들을 랭크나 일반전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정규/야생 이원화 될 때 기존 시스템은 야생이라는 이름으로 블리자드에 의해 재정의 되었고,

정규전은 오리지널 카드와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카드들만 사용가능한 제한된 제도로 신규도입 되었다.

즉, 기존의 하스 시스템은 야생으로 이름만 변경 되었고,

제한된 카드만 사용 가능한 신규 룰은 정규라는 이름으로 새로 도입된 것이다.

현 하스스톤 시스템은 최초에는 야생만 있었던 시스템에서 정규전이 새로 도입된 것이고,

카드 범위로 따지자면 정규전은 야생전의 부분집합이다.



2. 정규전 도입의 이유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 때문이다. 블자의 수익을 말하는 것이다.

정규전 도입 당시 공개 방송에서도 언급된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었지만,

모든 이유들이 하스스톤이 가저다 주는 수익에 초점이 맞춰저 있다.

신규 유저들의 진입 장벽, 신규 카드들의 인플레이션 우려, 메타 고착화 방지 등등의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은 비슷한 수준의 카드들 많이 찍어서 팔아 먹고, 유저들은 새 카드 무조건 구매해야지만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구조를 만들어야 블자가 자신들의 수익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규전과 같은 시스템은 이미 다른 TCG 게임에서도 아주아주 오래 전부터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고,

그 효과도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에 블자 입장에서는 정규전 도입을 안할 이유가 없었다.



3. 정규전 도입의 효과와 원인

정규전을 도입할 때 블리자드가 어떠한 목표가 있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야생전 보다 정규전을 더 많이 활성화 시키려는 목적은 확실했다.

정규전 도입할 때부터 블자의 모든 대회는 정규전 룰로 치루어 질 것이라고 공언했고,

랭크 등수에 따른 점수 배분도 정규전에서만 주도록 했다.

덕분에 거의 상당수의 기존 하스 유저들이 야생전 보다는 정규전에 참여를 하고,

신규 유저들도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정규전 기반으로 게임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정규전은 매우 활성화 되고, 야생은 버려지다 시피한 대접을 받게되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2번에서 언급한 블자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정규전이 당연히 활성화 되어야 했고, 블자의 정규와 야생에 대한 대우로 인해 그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



4. 야생 카드와 모험 모드의 판매 중지

정규이 도입 될 때 유저들이 가장 이해가 안되던 결정은 정규/야생 이원화 자체가 아니라

정규에서 제외되는 기존 카드팩과 모험 모드를 더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한 정책이다.

정규전 도입은 카드 풀이 늘어날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판단이라고 해도,
(이 부분은 다수의 해외 하스 스트리머들의 정규/야생 이원화 방침 자체에 찬성한다는 레딧 글을 근거로 함.)

굳이 오래된 카드와 모험 모드를 판매 중지 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규만 할사람은 하고, 야생 즐길 사람은 예전 카드팩이나 모험모드 구매해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블자 입장에서는 정규전 활성화와 그로 인한 수익 증대에 큰 장해물이라고 판단하여 현재까지도 예전 카드팩과 모험모드는 판매 안하는 것이다.



5. 그럼 야생 카드와 모험 모드 재판매는 언제 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블자 관계자가 아닌 이상 아무도 모른다.

운고로 확팩 정보가 조금 씩 흘러 나올 때 야생 활성화에 대한 방안으로 오래된 카드 재판매에 대한 의견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있었지만,

그 말을 다른 말로 해석하자면 이런 뜻이라고 보면 되겠다.

'신규 유저들한테 더이상 카드 팔아 버는 수익 보다 기존 유저들 한테 예전 카드 팔아서 얻는 수입이 더 잘 나오면 재판매 고려해 보겠다.'

블자 입장에서는 아직은 신규 유저 수를 늘리는 시기이지, 기존 유저들에게서 수익을 본격적으로 뽑는 시기는 아니다.

최근 야생 관련 이벤트도 있었고 야생에 대한 지원도 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기존 유저들의 야생에 대한 접근 성을 조금씩 줄여서

나중에 야생 카드 재판매가 되었을 때 수익을 얻기 위한 물밑작업이라고 보면 되겠다.



6. 야생에 대한 편견.

정규에 대한 편견 보다 야생에 대한 편견이 훨~씬 더 많다고 보기에 야생에 대한 편견을 먼저 정리해본다.

야생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단어가 '야래기통'이다.

정규전에서 쓰이다가 용도가 다 되면 관심도 없어진 카드들이 버려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암묵적으로 쓰이는데,

저 단어로 인해 수많은 신규/기존 하스 유저들이 야생과 정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우선 하스스톤은 1번 주제에서 언급했듯이 원래 현 야생 시스템이 오리지널 시스템이고 정규전이 새로 도입된 리미티드 룰이다.

카드 풀로만 봐도 정규전은 야생의 부분집합이다.

야생이 야래기통이면 정규전도 똑같이 야래기통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도 정규전 덱을 그대로 야생으로 가저가도 똑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야래기통'이라는 단어가 주는 또 다른 편견은 야생은 밸런스 신경 안쓰고 유통기한 끝나면 모든 카드가 다 버려지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하스스톤에서 신규로 발매되는 모든 카드들은 처음부터 야생전에서 사용가능한 카드이고

단지 일정 기간 동안 정규전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지정된 카드일 뿐이다.

즉, 하스스톤의 모든 PVP카드는 이미 야생카드라고 보면 된다.


야생 카드는 밸런스 패치를 전혀 신경 안쓰고 명예의 전당처럼 버려지는 카드들의 종착점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솔직히 밸런스 패치를 안하는건 정규나 야생이나 마찬가지다.

가젯잔 초반에 해적 전사와 비취 쓰랄이 정규전을 초토화 시킬 시절에도 블자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고,

가젯잔 후반부에 와서야 겨유 신참 해적과 영발 정도를 수정한게 전부일 정도로 밸런스 패치에 대해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상태이다.


이런 이유와 편견들로 인해 야생은 버려진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실제로 사용자가 정규에 비해 많이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7. 정규에 대한 편견

정규가 도입될 때 하스 유저들은 안쓰는 카드 갈갈해서 과금 조금만 하면 하스 더 오래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수가 적당한 수로 유지되면 직업간 밸런스 맞추기도 쉬워서 야생처럼 개사기 카드들이 난무하는 게임 보다는

개개인의 실력으로 승부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저서 게임하는 맛이 더 나겠다는 생각을 한 유저들도 있겠다.

하지만 정규전이 도입되고난 후에 쓸 수 있는 카드들은 고만고만 해지고, 그러다보니 개나소나 다 비슷비슷한 덱이고

덱 상성에 따라 초반 멀리건 또는 4턴 이내에 게임 승부가 결정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져버렸다.

또한, 직업간 카드 밸런스가 생각보다 엉망이다보니 쓰는 직업만 계속 쓰고, 안쓰이는 직업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야생가는 카드들을 갈갈하여 정규전에 사용하면 과금 부담이 줄어들 것 같은 기대가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야생 카드 갈갈에도 불구하고 정규 카드들을 모두 갖추지 않는 이상 정규전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 점점 알려지면서,

한번 덱 컨셉을 잡아두고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야생전 보다 과금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되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블자에서 모험모드를 배제하고 확장팩만 발매하겠다는 발표로 인해 정규전만 즐기는 사람들의 과금 계획에 대한 고민을 더 크게 만들어 버렸다.

정규전이 처음 도입 되었을 때 사용자가 기대하던 정규전의 모습과 지금의 정규전의 모습은 인벤을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메타 고착화, 특정 직업의 강세, 몇몇 카드들의 사기성으로 인해 최초 도입 의도와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자리잡은 상태가 되어 버렸다.



8. 현 정규와 야생은 재정의가 필요하다

현재 야생전 등급이나 덱 UI에는 덩굴같 장식이 매달려 있어서 깔끔한 UI의 정규전에 비해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이 너무 많다.

이런 UI의 차이가 블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정규는 이름부터 기본 시스템인 것처럼 느껴지고 야생은 말 그대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인 것 처럼 느껴지게 된다.

하지만, 1번에서 정의 했듯이 하스스톤은 현재의 야생이 기본 시스템이고 정규전이 신규 도입된 제한된 룰이다.


정규와 야생에 대한 인식의 재정의는 다른 게임을 사례로 예를 들어보겠다.

많은 유저들이 디아블로2의 스탠다드와 래더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스탠다드는 디아블로2의 기본 시스템이고, 래더는 시즌별로 전용 아이템 또는 룬워드를 얻을 수 있는 추가 시스템이었다.


하스스톤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이름을 부여하는 방식은 완전히 반대였다. (사실 이것이 정규와 야생에 대한 잘못된 편견의 가장 큰 원인이다.)

만약 현 야생 시스템을 스탠다드라고 하고, 신규로 도입되 정규전을 래더(또는 비슷한 의미의 용어)로 표현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야생 카드들을 갈갈하면서까지 정규전에 매달렸을까?

만약 야생이라는 용어가 아니라 스탠다드라는 평범한 용어를 사용했다면 현 야생 시스템이 '야래기통'과 같은 의미의 편견과 대접을 받았을까?

블자가 하스스톤으로 뽑아낼 수익만을 위해 정규전을 활성화 하기 위한 전략을 이런 식으로 했어야만 했는지 정규전이 도입될 때 생각했던 가장 큰게 실망한 부분이 이것이다.

용어의 정의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신규 유저들이나 기존 유저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는 용어의 사용은 바꿀 필요가 있다.



9. 정규와 야생은 어떻게 즐겨야 하는가?

사실 하스스톤은 처음 목적 자체가 캐주얼하게 즐기기 위한 카드게임이었고, 실제로 어떻게 즐기느냐는 유저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사람들이 정규를 더 많이하니까 나도 정규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게임 스탈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정규전은 분명 정해진 카드 풀에서 덱을 짜고 블컨과 같은 큰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는 점수도 주어지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본인의 실력을 평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제도이다.

신규 유저들에게는 하스에 적응하면서 카드 풀도 익히는데에 적당한 제도이다.


야생은 게임 자체의 승부보다는 카드 수집에 대한 만족감과 다양한 덱을 짜보고 시험해보는데 흥미가 많은 유저들에게 즐겜용으로 어울리는 곳이다.

나는 야생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규만 할 것이다 하는 사람은 과감하게 야생카드 갈갈하는 것이고,

비록 본인이 하스 신규유저라 정규전 위주로 게임을 하고 있지만,

카드 모으는 재미가 있고 목표가 있으면 야생을 자주 안하더라도 오래전 카드를 만들어서 쓸 수도 있는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데는 정도가 없다. 정찐 야찐 이런 단어가 나와 다른 마인드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약간은 비하하는 의미가 있긴한데,

게임을 하다보면 즐기는 방식을 바꾸고 싶을 때도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자.

정찐이 야찐되고 야찐이 정찐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 인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중 가장 안타까운 글들이

본인은 다시 야생을 하고 싶은데(또는 신규 유저인데 야생도 해보고 싶은데) 야생 카드들이 없어서 (갈갈을 하던 늦게 시작하던) 접할 수 없다는 내용들이다.

가지고 있는 카드들을 갈갈해서 다른 카드 제작하는 것도 본인의 결정에 의한 것이지만,

블자가 정규전을 도입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본인이 어떻게 하스를 즐길 것인가 조금만이라도 고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가저본다.



정규전이 처음 도입 되었을 때 '야래기통', '곧 야생갈 카드', '야생간다' 등의 부정적인 표현들에 어찌보면 낚인 유저들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블자의 의도대로 끌려다니지 말고 정규와 야생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본인에게 맞는 하스 플레이를 즐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