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패배를 한 KT전을 보면서 예전의 GE선수들이 아닌 것 처럼 보였습니다.
왠지 주눅들어 보이고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며 우왕자왕 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 그들을 이리 자신 없고 주눅들게 만들고 있는가 생각해봅니다.

팬의 입장에서 그들의 평상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없으니 간혹 올라오는 인터뷰 기사나 
지인들의 인터뷰 내용들을 보면서 그들의 심리상태를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

IEM의 패배 이후 수많은 악플들과 자책감으로 마음 속에 그 일이 트라우마처럼 스스로를 괴롭힐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을 좀 더 길게 보자면 실패없이 이루는 성공은 절대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성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실패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전 이번 IEM의 실패가 GE 팀에겐 그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보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가 두려운가요? 비난이 두려운가요?

이미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바닥을 경험해 본 베테랑들 아닌가요? 
GE라는 팀도 바닥부터 시작된, 누구도 1등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팀 아니었던가요?
초심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마음 속에 1위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다시 도전자가 되어보세요.
아직 올라가야 할 곳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선수들이 악플들을 일일히 다 읽었다고 들었습니다. 악플들 봐도 됩니다.
마음에 비수가 새겨지면 그냥 새겨두세요. 恨을 품고 정상을 향해 도전하세요.
하지만 주눅들지 마세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 어떤 악플과 비난이 당신을 죽일 수 있나요?
대회에서 졌다고 감옥에 가나요?
진짜 적은 악플러들이 아니라 두려움을 일으키는 내면의 적입니다.

따지고 보면 대부분의 악플러들도 당신을 응원했었기 때문에 악플을 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당신이 잘하게 되면 다시 돌아올 잠재적 팬들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당신을 비난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보이는 곳에서 당신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은 보지 못하고 악플러들의 말만 자꾸 되뇌이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두려워하지 마세요.

2013 롤드컵에서 예선 탈락 후 수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던 삼성 선수들은 그 실패를 마음에 한으로 두고
보란듯이 최고에 올랐습니다. 만약 그들이 그 정도 수치를 겪지 않았다면 2014의 삼성은 없었을 것이라 봅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그리워하고 좋아하지 않습니까? 저도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전 GE Tigers가 세계무대에서 정상에 서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때가 지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에 도전하면 되는 것이죠. 대회는 계속되니까요. 주저 앉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최고 수준의 팀동료들과 훌륭한 코칭스태프가 있지 않습니까? GE는 충분히 세계 최고의 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스스로도 믿으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