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오스 제대로 플레이한 지 벌써 두 달 가까이 되어가는데 당연히 아직도 배울 게 한참 남은 어느 한 히린이입니다.


  뭐 이 글을 왜 썼나 하면 그냥 어떻게 히오스를 하게 되었나 하는 과정을 주절거리는 것도 있지만 


 얼마 전에 인벤에서 히오스가 망해가는 테크를 타고 있다는 글을 봤었고 히오스를 접한 지 얼마 안 된 입장에서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서였습니다...만 막상 다 쓰고 보니까 내용이 정말 두서없네요 죄송죄송


  사실 고급레스토랑을 처음 접해본 건 두 달 전이 아니라 훨씬 전이었죠. 


  제일 처음에는 친구가 고오급 음식은 먹어보고 까는 거라길래 억지로마나 해봤다가 먹고 체해서 분식집으로 실려갔고


  그 뒤로는 한동안 신경도 안 썼는데 오니 겐지 이벤트가 열렸네요

  
  제가 옵치 충이었는데 오니 겐지의 개 갓갓일러를 보고 감동의 눈물을 쥬륵쥬륵.


  이걸 얻고는 싶은데 한 번 크게 혼이 난 터라 히오스는 겁나 하기 싫고... 


  어쩌지 하는데 저번에 약 판 친구가 5분도 안 걸리는 AI전 열다섯 판만 해도 개쩌는 일러를 얻을 수 있다고 또 약을 팔았죠.


  제가 귀는 엄청 얇아가지고 또 하는데 문제는 진짜 거짓말 안하고 PC방에서 두 판 할 때마다 졸려서 잤습니다.


  피시방에 한 번 앉으면 기본 10시간은 찍고 나오고 가끔 친구들이랑 날잡고 30시간씩 게임하고 나오는 겜창인생인데 사람 한참 많은 저녁시간에 피시방에서 히오스 켜고 1교시 전공수업시간마냥 곯아떨어져 있더라고요. 


 오니겐지 얻으려고 15판하는데 진짜 양념 하나도 안 치고 일주일걸렸습니다 맨날 오니겐지 얻으려고 두 판 하고 아 도저히 못해먹겠다 하고 오버워치하러 갔습니다. 하 인생 


  지금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찍을 수 있는 특성 하나하나 읽어보다가 정신을 잃었던 거 같네요. 초심자를 위한 추천 특성 같은 건 해주면 좋았을텐데


  어쨌든 오니겐지 얻고 다시는 히오스를 플레이할 일이 없을 줄 알았죠.


  그리고 몇 날 며칠이 흘러 겨울방학(작년)이 왔고 비즈니스 어쩌고 하는 캠프를 갈 일이 생겼습니다.


 공부할 것도 많아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몇 주간 지옥의 일정을 몰아서 약속을 잡아놨죠.


 오버워치 점수 3천점 이상부터는 일주일간 안 하면 점수가 50점씩 떨어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주일에 50점이면 길어봤자 3주인데 150점 정도 떨어지겠지 싶어서 신경을 안 썼습니다. 


 갔다와서 오버워치에 들어가니까 이게 웬걸 최대점수가 3750점 쯤이었고 현점수가 아마도 3600대 후반이었을텐데 3000점까지 떨어져있더라고요.


 확인해보니까 일주일 넘으면 그 때부터 하루에 50점씩 까인다고... 


  안그래도 시즌 바뀌는 거 너무 빨라서 지쳤는데 후... 주변에서는 MMR은 그대로라고 위로했지만 옵치에 대한 정이 확 떨어졌죠.


  그 뒤로 게이밍노트북을 사게 되어 한동안 스팀겜을 줄창 하다가 롤에서 우르프모드가 한창이길래 열심히 우르프를 했습니다. 


  우르프 시즌 끝나고 4일쯤 지났나. 회귀본능인지 다시 AOS가 땡기는데 롤은 그렇게 확 땡기지는 않았고 어쩌지 하다가 예전부터 약 팔던 그 친구가 세 번째로 찾아옵니다. 


  "할 게임이 없나? 시공의 폭풍은 언제나 새로운 영웅들을 기다리고 있다네."


  제갈공명도 세 번 절받으니까 민망해서 유비를 찾아갔다는데 그렇게 욕을 했던 제게 이런 오글거리는 말투로 츄라이츄라이하고 권유를 해주니 살짝 미안해지더군요.


  가끔씩은 어울려줄만하겠다 싶어서 히오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이 3월 10일이었고 루시우 플레이한 사진이 있는데 이미지 첨부가 2렙부터 된다네요. 


  처음에는 아직 히오스에 대해 남아있던 거부감이 들긴 했는데 저처럼 시공에 끌려온 듯한 루시우의 표정을 보고 거기에 이끌려 루시우를 구입했습니다.


  루시우 - 자리야 - 트레이서. 역시 가장 최근까지 한 게 오버워치라 오버워치 캐릭을 선호했고 그 때부터 플레이하면 할수록 시공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인터페이스가 바뀌었는지 그대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과거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고 느꼈고 


  매 판 시작할 때마다 "시.공.조.아" "시.공.최.고"를 쳐주시는 아군들, 


  공방에서 매칭을 기다리는 동안 시공의 아름다움에 대해 토론하고 질문에 친절히 답변도 해주고


  혹여 매칭이 잡힌 플레이어가 다녀오겠다고 하면 너도나도 작별인사까지 해주는 아름다운 공간,

  
  히오스는 역전 같은 거 잘 안 나오는 게임 아니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20렙까지 참고 참은 아군이 3렙 가까이 차이나는 적군과의 교전에서 한타 대박으로 이기고 역전하여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자 


  롤과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동안 패드립과 욕설, 아군 사기 저하시키기와 편가르기에 지칠대로 지친 제 영혼에 수정 방패-풀힐 콤보를 씌워주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했을 뿐인데 약장수 친구보다 먼저 만렙을 찍었고 (지금 생각하면 진짜 몇 달동안 만렙도 못 찍고 뭐했나 싶음.)


  인터페이스가 확실히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영웅리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모든 캐릭터를 5렙을 찍으면 무슨 로테가 돌아도 영리에서 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열심히 렙작한 결과 엊그제까지 영웅레벨을 250정도 찍었습니다. (정말 히린이다운 레벨 아닌가요?)


 최근에는 히오스 2.0에서 특별히 히오스를 하고 싶지만 본심을 숨기고 있던 오버워치 유저들을 위해 조그마한 이벤트를 열어주었길래 주변 사람들에게 시공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데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가 히오스하게 된 거랑 오버워치 연관한 이벤트 하는 거랑 무슨 관련이 있는데? 하고 물으시면... 음... 뭐 저같은 경우엔 확실히 오니겐지 이벤트에 영향을 안 받은 거 같긴 한데 지금 보면 또 그런 과거가 추억이 되어서 제가 지금 히오스를 플레이하는 모습에 더 재미를 주는 듯 합니다. 


  크게 보면 저도 이런 이벤트를 하면서 한 번씩 맛 본 덕분에 예전에 비해 얼마나 많이 나아졌는지 깨달았고 어?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이었어? 라고 외치면서 게임을 하게 되었으니 확실히 아예 무관심보다는 저렇게 연동하는 이벤트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을 잘 못해서 쓸데없는 이야기가 되게 많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고급레스토랑이라는 별명에서 '고급'이라는 단어가 서로에게 따뜻하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어 모두를 가리킨 말이 아닐까요? 전 히오스를 플레이하면서 늘 그렇게 느꼈습니다.


  오히려 시공의 폭풍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보았기에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시공 흥해라!


  잡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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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날마다 열 판 넘게 하는데 맨날 돈 많이 주는 8판 플레이하기 일퀘만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