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에 중국 쐐기 팀들이 29~30단 시클을 한 뒤로 신기마저 유연 빌드를 사용하는 것에 많은 분이 놀라고, 유연 빌드가 제대로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드의 유연 빌드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보이는 분들 역시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유연% 타락이 다시 풀리기를 앞두고 유연 빌드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이라 내용이 이리저리 튈 수도 있는데, 너무 길어진다고 느껴지신다면 맨 아래에 요약만 읽으셔도 됩니다.

그럼 유연 빌드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회드의 각 2차 스탯과 회드들이 사용하던 기존의 세팅에 대한 제 생각을 적으며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치명타

치명타는 일정 수치까지는 회드에게 가장 큰 딜 상승 폭을 보여주는 스탯입니다. 힐에 여유가 있고 딜을 높이고 싶을 때 특화 대신에 투자하면 좋은 스탯이지만, 특화보다 힐 기댓값이 낮기 때문에 치명타를 너무 높이다간 힐이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로 폭풍의 사원 마지막 보스에서 디버프를 받은 상태의 딜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치명% 타락을 여럿 착용하고 치명타를 40~50%까지 높이는 회드들도 있습니다. 치명타는 높아질수록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회드가 사용할만한 치명타 발동 버프가 무기 마부와 미끄러운 로아의 두건에 달린 소용돌이치는 모래 아제라이트 특성 외엔 없기 때문에 특수한 상황 외엔 치명% 타락을 여럿 사용하기에는 비효율적입니다.

가속

가속은 회드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스탯입니다. 지속 딜과 지속 힐의 틱 간격이 줄어들어 딜과 힐을 골고루 올려주고, 캐스팅 속도, 글쿨을 줄여줘 다방면으로 플레이가 수월해지며, 캣폼 상태에서의 기력 회복 속도 역시 빨라집니다. 어떤 세팅을 하든 가속% 타락을 섞으며 기본적으로 높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스탯입니다. 하지만 캐스팅 속도나 지속 힐의 총 힐량이 상승할지언정 재생이나 신속한 치유 등 즉발 힐의 힐량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최대 힐량만을 봤을 때는 특화보다 기댓값이 낮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다수의 지속 힐을 감아두는 게 회드가 특화 스탯 효율을 보는 방법이기 때문에, 아무리 특화 스탯을 높여도 적당 가속은 필수입니다. 생령 장신구, 피의 의례 아제라이트 특성, 무형의 공허 정수, 블러드 등 가속 발동 버프와 시너지가 매우 좋습니다. 

특화

특화는 오로지 힐링에만 기여하는 스탯입니다. 고단으로 올라갈수록, 그리고 힐 요구량이 높은 던전이나 어픽스일수록 많이 챙기게 됩니다. 회드가 큰 대미지가 들어오거나 급한 상황을 넘기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건 결국 즉발 힐인 재생과 신치인데, 그런 즉발 힐의 힐량을 치명타라는 랜덤 요소 없이 상승시켜줄 수 있는 스탯은 특화와 유연밖에 없습니다. 회드가 지속 힐을 몇 개나 감아두느냐에 따라서 유연보다 더 높은 기댓값을 가지고 있고, 힐링에 있어서는 가장 강력한 스탯입니다. 무역풍, 무리 선동자, 협력 성장 등 특화% 타락을 사용하며 받을 수 있는 특화 발동 버프 역시 꽤 강력한 편입니다.

유연성

유연성은 딜량과 힐량을 직접적으로 올려주며, 받는 피해 또한 감소하는 모든 것을 골고루 갖춘 스탯입니다. 하지만 딜 기댓값도 치명타에 비해선 낮고, 힐 기댓값도 특화에 비해선 낮은 편입니다. 딜에 치중하는 가속/치명 세팅이나 힐에 치중하는 가속/특화 세팅에서 유연 스탯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고, 어둠의 심장부 아제라이트 특성과 투쟁과 반목 정수로 일정량을 맞춘 뒤, 특히 아픈 던전에서만 조금 더 챙기는 정도였습니다.

기존의 세팅

회드의 쐐기용 2차 스탯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가속/특화일 것입니다. 이건 일반적인 상황에서 파티원들을 살리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스탯 조합입니다.

그러나 힐러의 딜 역시 중요해지는 고단을 기준으로 회드들은 자유지대, 보랄, 폭사 등 힐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던전에서는 가속과 치명을 높게 가져가면서 상출, 촉수, 황파 같은 딜 타락을 섞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세팅을 세스나 저택 등 힐이 많이 요구되는 던전에서 사용하기는 부담이 되는 감이 있었죠. 그래서 많은 회드들이 딜과 힐에 동시에 도움이 되는 가속% 타락을 베이스로 두고, 던전과 어픽스에 따라서 딜 타락과 특화% 타락을 바꿔 끼며 고특화 세팅 또한 사용하곤 했습니다. 아래는 몇 가지 예시입니다.


이 방식은 상황마다 최적화된 세팅을 할 수는 있지만 딜이나 힐 어느 한 쪽을 높이려면 다른 한 쪽을 희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단점 때문에 회드는 언제나 신기와 비교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기 vs 회드

WCL이나 Raider.io 기록을 보면 고단에서 신기가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높은 딜입니다. 클래스 특성상 딜을 하면서 동시에 힐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신기의 스탯 우선순위 역시 한몫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기는 와우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힐 쿨기인 날개를 가지고 있고, 날개가 펴지면 신기가 살리지 못할 건 거의 없습니다. 덕분에 신기는 힐링 스탯인 특화를 아예 버리고 치명타와 가속, 유연성에 투자합니다. 어차피 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특화를 제외한 모든 스탯은 고스란히 신기의 딜 상승에 기여해줍니다.

한편 회드는 힐링 능력을 올리기 위해선 특화 스탯에 꽤 많은 투자를 하게 됩니다. 특화 스탯에 투자하면 신기처럼 쿨기에 의존할 필요 없이 언제나 강력한 힐링 능력을 갖출 수 있죠. 대신 특화에 투자한 만큼 다른 스탯이나 딜 타락이 희생되기 때문에 이러한 세팅에서 회드의 딜은 상당히 낮아지게 됩니다.

딜 vs 힐, 그 중간지점

그렇게 힐에만 기여하는 회드의 특화 스탯이 비효율적이라고 느낀 회드들이 딜과 힐을 골고루 갖추기 위해 시도해본 세팅 중 하나는 치명% 타락과 강행돌파를 쓰는 세팅이었습니다. 힐에 가장 효율적인 특화 스탯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높은 치명타를 기반으로 힐을 해내고, 높은 딜을 내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 세팅은 가속+딜 타락 세팅과 비교해서 딜이 크게 차이 나지도 않았고, 여전히 특정 던전에서 힐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WCL 사이트에서 쐐기 로그를 관심있게 살펴보는 분들이라면 알고 계셨겠지만, 6월 초 즈음 중국 서버의 丶小马라는 회드가 가속/유연 템에 유연% 타락을 도배하고 26단 던전들을 시클하는 로그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최고 단수는 아니었지만, 매우 높은 단수의 던전들을 기존의 가특 세팅이 아닌 유연 세팅으로 수월하게 시클하고 있었던 것이죠.

빌드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

Raider.io 사이트에 기록이 올라오지 않는 중국 팀들을 의식하는 고단 팀들은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회드를 채용한 북미 쐐기팀의 Tomoboar라는 유저가 중국 서버 로그를 살펴보다가 이 빌드를 발견하게 됩니다. 곧바로 해당 팀의 회드인 Grówl이 유연 타락을 맞춘 뒤 해당 빌드를 방송에서 플레이하게 되고, 이후 많은 사람이 유연 빌드에 대해 알게 됩니다.

현재는 고단을 도는 상당수의 회드가 유연 빌드를 택하고 있으며, 그건 고단으로 갈수록 이 빌드가 제공하는 명확한 장점 때문입니다.

유연 빌드의 장단점

기존의 세팅에서 회드는 힐이 어려운 던전들에선 특화에 투자하며 딜을 희생해야 했습니다. 해당 던전들에서 특화 대신에 유연에 투자함으로써 상승하는 딜이 유연 빌드의 첫 번째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댐감률이 증가해 힐러가 죽는 상황이 크게 줄어듭니다. 당연한 거지만 힐러가 한 명밖에 없는 쐐기에서 힐러가 죽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높은 댐감률 덕분에 40 이상, 60 이하의 타락 세팅도 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세 번째로는 글쿨과 마나가 적게 든다는 것입니다. 특화 스탯 의존도가 낮아서 지속 힐을 미리 여러 개 감아두는 작업이 덜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파티원이 슬라임 방첨탑 촉수 빨대가 꽂혀 있고 바닥을 밟았을 때 피를 복구 시켜 주기 위해 주문 세 개 쓸 것을 두 개만 쓸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본인이 튼튼해진 만큼 자힐에 사용할 글쿨을 파티원에게 사용하거나 딜을 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연 빌드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기존의 딜이나 힐에 치중한 빌드보다 딜과 힐 기댓값이 낮다는 점인데, 장점들이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습니다.

딜 타락을 섞은 세팅과 비교할 경우 근접한 수준의 딜을 뽑아내면서 더 높은 힐링 능력과 생존율을 갖추게 됩니다. 고특화 세팅과 비교할 경우 힐량 자체는 확실히 떨어지지만, 실제로 쐐기를 돌면서 파티원에게 높은 특화 스택을 유지하는 상황은 많지 않습니다. 특화 스택이 낮을 때엔 오히려 유연 빌드가 힐이 더 강력하게 들어갑니다. 왕의 안식처 줄의 그림자처럼 탱에게 5~6 특화 스택 이상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면 몰라도, 평소에는 더 여유로워진 글쿨 덕분에 힐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반대로 올라간 딜과 생존율은 크게 체감이 되겠죠.

결론적으로 유연 빌드는 딜과 힐을 골고루 갖추고 보너스로 생존율까지 챙기는 밸런스형 세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댐감률 덕분에 약간의 실수가 있어도 죽지 않을 수 있고, 던전과 어픽스에 따라서 세팅을 바꾸느라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회드와는 관련이 없지만 수드 스왑이 용이해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스탯 우선순위

유연 > 가속 > 치명 > 지능 > 특화

유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유연이 1순위이고, 그다음은 가속입니다. 그 뒤로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빌드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딜을 끌어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딜과 관련이 없는 특화 스탯은 최대한 배제하고, 치명과 지능을 우선으로 둡니다. 그렇다고 특화가 안 좋은 스탯은 절대 아닙니다. 특화는 여전히 강력한 힐링 스탯이기 때문에 딜보다 힐을 중시하신다면 특화의 우선순위를 조금 올려도 괜찮습니다.

3차 스탯의 경우 생흡 > 광피입니다. 유연 빌드의 특성상 워낙 튼튼하기 때문에 광피를 맞추지 않아도 한 방에 죽을 일이 없습니다. 어차피 한 방에 죽지 않는다면 생흡을 올려서 글쿨 소모를 최대한 줄이는 편이 더 좋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광피가 붙어 있는 게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속/유연 장비를 사용하면 되고, 장신구로는 연금돌이나 타락한 검투사의 계급장, 라덴 생령 장신구, 마우트 발톱 장신구를 조합해서 낍니다. 딜이 더 중요한 곳에서는 생령과 발톱,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연금돌과 생령, 연금돌과 발톱, 이런 식으로 조합하면 되겠습니다. 보석은 유연 보석, 반지 마부는 유연, 무기 마부는 유연한 항해를 사용합니다. 스탯에 정답은 없지만 가유 위주의 장비만을 착용했을 경우 타락 적용 뒤 버프 없이 치명타 15%, 가속 35%, 특화 10%, 유연 50% 근처의 스탯이 나옵니다.

만약 파티에 유연 빌드를 사용하는 클래스가 많다면, 톨 다고르에서 나오는 제스의 울부짖음이라는 힘 장신구가 탱커에게 상황에 따라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보랄러스 막넴에서 옭아매는 촉수를 짧은 시간 내에 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유연% 타락이 많다면 465 제스를 기준으로 파티원들은 12초 동안 각자 500 가량의 유연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타락 세팅

0~2개의 가속%
6~9개의 유연%

최적화된 타락 세팅은 본인의 장비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금의 가속%와 나머지 유연% 타락을 사용하면 됩니다. 가장 정확한 건 심크를 돌려보는 게 좋습니다. 제 경우엔 심크는 가속%를 아예 쓰지 말고 유연% 타락만 사용하는게 가장 딜이 높다고 나오지만, 가속이 너무 낮아지면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답답하다고 느껴져서 가속% 타락을 1~2개 섞고 있습니다. 정말 원한다면 광피 타락을 하나 섞어도 괜찮겠지만, 유연 빌드에서 광피 타락은 필요가 아니라 취향일 뿐입니다.

예시를 들자면, 돌아오는 경화 파열 화산 주에는 망토 풀업 기준, 타락 저항 정수를 포함해서 120의 타락 저항을 갖게 됩니다.

가속% 3단계 1개 - 20
유연% 3단계 7개 - 140
유연% 2단계 1개 - 15

총 175 - 120의 타락으로 55 타락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아제라이트 특성

기존의 세팅에서는 특화 스택을 위한 숲의 손길 한 개가 거의 필수적이었고, 그 외에는 딜을 높이기 위한 석양이 진다, 좀 더 수월한 힐을 위한 무성한 생장 정도를 한 개씩 찍고 나머지는 어둠의 심장부, 피의 의례, 절묘한 계획, 무역풍, 무리 선동자 등 스탯 특성을 챙기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유연 빌드에서는 가속과 유연을 올려주는 어둠의 심장부만큼 좋은 아제라이트 특성이 없습니다. 석양이 진다와 피의 의례가 달린 핏빛 괴물의 어깨보호구 역시 좋은 어깨이지만, 안쪽 링에 달린 피의 착취가 특화를 올려주는 특성이기 때문에 활력의 속도가 달린 느조스 어깨가 조금 더 나아 보입니다.

어둠의 심장부가 달린 아제라이트 방어구는 전부 레이드에서 나오고, 석양이 진다가 달려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빌드에서 딜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특성은 야드 아제라이트 특성인 길들지 않은 야성입니다. 갈퀴 발톱의 즉발 대미지, 휘둘러치기와 칼날 발톱의 대미지가 상승하여 광딜과 단일딜이 올라갑니다. 길들지 않은 야성 특성을 2~3개 사용하는 유연 빌드의 휘둘러치기 대미지는 기존의 가특 세팅의 휘둘러치기 대미지의 두 배 정도입니다. 단일딜만 놓고 봤을 때는 달의 위력 특성이 길들지 않는 야성보다 조금 더 강하긴 합니다. 특화 스탯이 낮더라도 숲의 손길은 한 이상 챙기기도 하고, 아예 챙기지 않기도 합니다. 아래는 유연 빌드를 사용하고 있는 몇몇 회드들의 아제라이트 특성 세팅입니다.


마우트 머리 - 숲의 손길/길들지 않은 야성/무성한 생장, 어둠의 심장부, 활력의 속도, 우르속의 인내력
라덴 머리 - 달의 위력, 어둠의 심장부, 활력의 속도, 흡혈귀의 신속함/경각심
미끄러운 로아의 두건 - 숲의 손길/길들지 않은 야성/달의 위력, 소용돌이치는 모래, 압도적인 힘/지금 갑니다, 무감각한 표정

일기노스 어깨 - 달의 위력, 어둠의 심장부, 내장 파열, 긴걸음 주자
느조스 어깨 - 길들지 않은 야성/무성한 생장, 어둠의 심장부, 활력의 속도, 보석 같은 가죽/경각심
핏빛 괴물의 어깨보호구 - 석양이 진다, 피의 의례, 피의 착취, 울려퍼지는 보호

벡시오나 가슴 - 숲의 손길, 어둠의 심장부, 압도적인 힘/지금 갑니다, 울려퍼지는 보호
껍질 가슴 - 길들지 않은 야성/달의 위력/무성한 생장, 어둠의 심장부, 상처 치료사/내장 파열, 우르속의 인내력

추천해드리는 조합은 마우트 머리, 느조스 어깨에 껍질 가슴으로 지능과 체력을 최대한 올리거나 벡시오나 가슴으로 유연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지만, 취향과 상황에 맞게 조합해서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미끄러운 로아의 두건이나 핏빛 괴물의 어깨보호구 역시 딜 측면에서는 좋은 선택이지만, 어둠의 심장부가 없어 가속과 유연이 낮아지게 되고, 유연 빌드에서 유연이 낮아진다는 건 빌드의 장점이 전체적으로 감소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고민해보고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제라이트 정수

아제라이트 정수는 기존의 세팅과 달라지지 않습니다.

도가니 주 정수, 끝치파, 투쟁과 반목, 무형의 공허
도가니 주 정수, 존재의 샘, 투쟁과 반목, 보존의 영혼

가장 흔히 사용되는 기본적인 세팅 두 가지입니다. 투쟁과 반목은 고정이며, 힐이 여유로운 던전에서는 끝치파와 무형의 공허를 부차로 들어서 딜을 올려주고, 힐이 좀 더 어려운 던전에서는 존재의 샘과 보존의 영혼을 써줍니다.

달리 사용할 수 있는 주 정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형의 공허 - 세스랄리스 막넴, 아탈 볼카알, 자유지대 막넴 대포 택틱을 사용할 때 같이 마나 관리가 어려울 때 화법에게서 자각몽을 훔치고, 평소에는 집눈이나 원피 등을 훔쳐서 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쓰는 정수입니다. 최근에는 법사들이 특화%가 빵빵해지면서 세계맥 주정수를 더 많이 쓰는 추세이기 때문에, 무형의 공허를 주 정수로 택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제는 순간 광역딜이 필요한 피웅/강화 주간, 아탈 막넴 영혼 분리 같은 상황을 위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각몽 - 세스랄리스 막넴, 자유지대 막넴 대포 택틱 등 마나 관리가 어려운 던전에서 쓰고는 합니다. 톨다 막넴처럼 생흡으로 생존을 챙길 수 있는 곳에서 바꿔오기도 합니다.

끝치파 - 가장 강력한 힐링 주 정수입니다. 힐이 어려운 던전인 저택에서 쓰고는 합니다. 또는 고철장에서 죽어서 로봇 버프를 잃지만 않으면 시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쓰기도 합니다. 톨다 막넴에서 혹시 모를 연속 분출을 대비해서 바꿔오기도 합니다.

활력의 전도체 - 경화 주간 왕안 줄의 그림자에서 탱이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쓸만한 상황이 별로 없습니다. 괴저 주간에 괴저 스택을 뚫고 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냥 탱이 카이팅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세계맥 - 파티에 세계맥 화법에 세계맥 지포 악사까지 있다면 효율이 아주 높습니다. 만약 없더라도 딜과 힐에 동시에 도움이 되는 꽤 좋은 정수입니다.

부차 정수의 경우, 유연 스탯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자각몽과 완벽의 환영을 실험해보기도 했습니다. 자각몽은 캣폼에서 기력 소모를 해도 버프가 발동되지 않고, 딜 스킬인 태섬과 달섬을 제외한 마나를 사용하는 스킬(i.e. 각종 힐, 해제, 겨울잠, 달래기, 뿌묶 등)에만 버프가 발동된다는 점 때문에 업타임이 낮은 편이었고, 심지어 평균 유연 증가량마저 완벽의 환영보다 낮았습니다. 게다가 끝치파와 비슷한 버프 업타임을 가지면서 성능은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정말로 마나가 필요해서 주 정수로 사용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쓰지 않는 게 나아 보입니다. 완벽의 환영은 유연% 타락 적용 후 200가량의 유연을 올려주긴 하지만, 심크를 돌려보았을 때 역시 끝치파가 훨씬 높은 딜을 뽑아냈습니다.

특성

유연 빌드는 낮은 특화 스탯 때문에 몇몇 특성들의 가치가 내려가거나 올라가게 됩니다. 해당 특성들에 대해서만 다뤄보겠습니다.

번영 vs 세나리온 수호물 - 기존의 세팅의 경우 번영보다 세나리온 수호물을 택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특화 스택을 추가적으로 부여할 수 있어서 최대 힐량이 높다는 점이고, 번영은 신치 2충전을 다 사용하고 나면 신치 3초 쿨감 외에는 특성을 안 찍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계속 쿨을 돌리고 있다고 가정하면 결국 번영 특성은 22초 쿨인 신치가 한 개씩 충전되고, 세수 특성은 25초 쿨인 신치와 30초 쿨인 세수가 동시에 충전되고 있죠. 기본적으로 세나리온 수호물을 찍고 왕안, 자유지대, 보랄 같이 순간적인 폭힐이 필요한 던전에서만 번영-숲영을 찍고는 했습니다. 유연 빌드에서는 특화의 효율이 낮아서 세수의 가치가 낮아지기는 합니다만, 중국 서버에서 유연 빌드를 사용하는 회드들은 여전히 세수를 사용하는 비율이 더 높습니다. 북미 서버의 경우는 번영이 더 높네요.

숲의 영혼 vs 재배 - 특화 스탯의 효율이 낮은 만큼, 재배로 얻는 특화 스택의 가치가 많이 줄어듭니다. 북미 서버의 회드들은 번영-숲영 특성을 기본으로 사용하며 그룹 힐이 더 필요한 곳에서 재배를 쓰는 추세이지만, 중국 서버에서는 대다수의 회드가 유연 빌드에서도 재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돌나무껍질 vs 봄꽃 - 특화 스탯이 낮다고 하더라도 돌나무껍질보다는 봄꽃이 여전히 더 범용적이고 강력한 특성입니다. 다만 특정 던전에서 돌나무껍질을 고려해볼 가치가 더 생겼습니다. 기존의 세팅으로도 왕노, 왕안, 폭사, 보랄 같이 바닥힐을 받기 어렵거나, 들어오는 대미지가 단일딜 위주인 던전에서 돌나무껍질을 사용하는 회드들은 있었습니다. 만약 줄어든 무껍 쿨타임을 잘 활용할 수 있고, 던전에서 들어오는 대미지의 종류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이 특성도 메리트가 있습니다. 꽃피우기를 대부분 상황에서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수 있고 그만큼 마나와 글쿨을 아낄 수 있습니다. 화법 외에 탱힐과 다른 딜러들이 모두 유연 빌드를 사용할 때 이 특성은 특히 더 강력해집니다. 크게 힐을 신경 써줘야 하는 대상이 화법 하나뿐이기 때문에 돌나무껍질로 화법의 생존율을 크게 올려줄 수 있습니다.

유연 빌드를 꼭 써야 하는가

유연 빌드가 대세라는 이야기를 듣고 유연 빌드를 새로 맞춰야 하는지 고민하며 파밍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간혹 보이는데, 여태까지 잘 쓰고 있던 가속+딜 타락 또는 가특 세팅이 있다면, 굳이 유연 빌드를 새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의 세팅도 여전히 아주 강력하고, 기존의 세팅으로 27~28단을 시클하고 있는 회드들도 아직 많이 있습니다. 여태껏 잘 쓰이던 기존의 세팅이 안 좋아진 부분은 하나도 없습니다. 초고단을 푸시하기 위해서 높은 생존율과 밸런스 있는 딜힐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존의 세팅 그대로 최대한의 딜 또는 최대한의 파티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오히려 유연 빌드를 위한 장비나 타락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면, 유연 빌드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 애매한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465 이상의 가유 장비와 메아리가 충분히 모여있는 분, 본인이 고단 푸시를 하는 데에 이 빌드가 필요하다고 느껴지시는 분, 확팩이 끝나기 전에 무언가 새로운 세팅을 시도해보고 싶으신 분, 또는 그냥 더 튼튼해지고 싶으신 분들에게 유연 빌드를 추천합니다.

가유 장비가 별로 없고 유연 타락을 한꺼번에 맞출 만큼 메아리가 없으신 분, 기존의 세팅에 만족하며 플레이하시던 분, 극한의 딜딸을 원하시는 분, 힐러가 딜을 돕기보단 힐만 빵빵하게 줘도 충분하다고 느껴지시는 분, 저단 쐐기 위주로 플레이해서 아무리 튼튼해져봤자 뽐내기가 어려운 분들은 유연 빌드를 굳이 힘들게 맞출 필요가 없겠습니다.

6줄 요약

1. 유연 빌드는 딜과 힐, 생존율을 고루 갖춘 밸런스형 세팅
2. 가속+딜 타락 세팅이나 가특 세팅처럼 극한의 딜이나 힐을 뽑을 수는 없음
3. 가유 템에 약간의 가속% 타락, 나머지 유연% 타락, 마부와 보석은 유연 몰빵
4. 아제라이트 특성은 유연이 올라가는 어둠의 심장부 위주로 찍기
5. 특화 스택을 올려주는 세수, 재배, 봄꽃은 여전히 강력함, 하지만 다른 특성의 가치가 상승함
6. 기존의 세팅들은 여전히 강력하고 초고단에서 잘 쓰임, 꼭 유연 빌드를 맞출 필요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