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of the storm

-StarCraft-

Lucidshine


   

#1. 폭풍이 몰아치던 코랄
 

꺼림칙하다. 놈들이 전부 없어졌다. 아니, 없어졌다기 보다는 사라졌다. 전투의 흔적들이 남은
코랄 방어선 근처에 차가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해병들까지 전부 지친 조용한 지금 방어선
벙커에 묻은 피를 비가 말끔히 씻어낸다. 전사한 대원들의 사체를 뜯어먹는 까마귀들을 몰아내고
공성 전차에겐 수없이 많은 포탄을 쏴 올린 대가를 주는 것처럼 뜨거운 열을 식혀 준다. 하늘위에선 바이킹이 초속으로 날아가는 소리를 내며 적들을 파악하는 중이다.
불과 1시간 전 황궁 정문은 그야말로 생지옥 이였다. 저글링 수십 마리가 몰려오고 하늘에선
무리 군주들이 황궁을 향해 총공격을 가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사라졌다.
우주공항과 군수공장에서 병력을 추가 지원하여 자치령이 유리했던 상황 이였다.
대비책이 있던 우리로서는 어리둥절했고, 전투상황도 아닌데 끌려나온 해병들은 욕을 퍼부었다.
“사령관,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보시오.”
자치령 황태자 발레리안이 나지막이 말했다.
“황태자님, 좀 전까지 저그가 황궁을 총공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들이 사라졌습니다.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퍼졌고 안개가 걷히자 그들은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 때, 사령관의 통신기로 무전이 들어왔다.
‘여기는 카산-1! 저그다!! 사방이 저그다!!!! 자치령 무기고가 장악당했......’
“파일럿! 파일럿!!!!! 크으윽...! 빌어먹을 케리건! 대체 얼마나 몰아붙일 셈인거야?!”
“사령관, 진정하고 내말을 들어보시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군수공장이 몇 군데나 있소?”
발레리안이 나름의 작전이 있는지 사령관에게 물었다.
“현재 약간 파손된 것과 건설로봇들이 수리중인 것들까지 합친다면 200여 곳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군수공장 전부를 돌릴 만큼의 자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요전에 레이너 사령관과 함께 차 행성에서 광물을 전부 쓸어왔었소.
그 정도라면 충분할꺼요.“
 

자치령 최전방어선 <06:47>
“이봐...”
벙커 안에서 해병들이 서로 부닥거리며 잠을 청하고 있다.
“음...? 왜그러는데?”
“저거.”
해병 하나가 손가락으로 방어선 바깥쪽을 가리킨다.
“뭔가 시커먼게 보이지? 저게 뭐냐?”
다른 해병이 자신의 쌍안경을 꺼내 그가 가리킨 쪽을 본다.
“어때, 뭐가 보여?”
“야, 통신기 켜. 빨리!!!!!!”
“뭔데, 저그라도 쳐들어왔냐?”
“잘 아네. 그러니까 빨리 통신기 키라고!!!!!”
해병이 다급히 통신기의 전원을 누른다.
‘치...이익-칙...’
“야, 이거 상태 왜이래?! 신호가 안잡히잖아!!”
“전파 방해물도 없는데?... 잠깐만, 검은 안개?!”
해병이 다시 방어선 바깥을 바라본다.
“다들 일어나! 비상사태다! 총 들고 전투준비해!!”
벙커의 해치를 밀착시킨 뒤 그들은 총을 들고 대기한다.
“이봐, 검은색이 뭐가 어쨌다는거야?”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인 저그 개체가 있는데 내 생각엔 놈이 다시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 같아.
저 검은 안개를 봐.“
해병이 쌍안경을 가로채서 다시 안개가 있는 쪽을 바라본다. 그 곳에는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녀석, 디파일러 2마리가 안개를 뿜어대고 있었다.
“디파일러?!! 어떻게 된거야!! 분명 디파일러는 저그가 사라지고 난 뒤엔 보인 적이 없는데?!”
해병이 소리치며 벙커 벽을 세게 내리쳤다.
“이제 어쩌지? 신호도 안잡히고 앞엔 저그가 있는데... 여기 있는 거라곤 미사일 포탑하고 우리밖에 없잖아!!!”
네 명 모두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 때 안개 너머 커다란 생물의 울음처럼 들리는 소리가
겹처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하하... 이봐들, 우리 X된거 맞지?”
지축이 흔들리고 그 울음소리가 더욱 더 가까워졌다.
“3...2...1.”
벙커 위로 대군주 여러마리가 순식간에 지나갔고 그 뒤를 이어 울트라리스크, 히드라리스크
갖가지 저그 개체들이 무리지어 진격해오고 있었다.
그 때, 신호기에 신호가 잡혔다.
‘치익... 5분대!! 칙... 지금... 살...있나?!’
“...도망가세요.”
 

“5분대! 5분대!!!!!!!!!! 으아아아아아아!!!!!!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거지?!”
“사령관, 무슨 일이오? 아까부터 계속 그러는데 큰일이라도 난 것이오?”
발레리안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황제 폐하, 제 말 잘들으십시오. 몇 분도 채 안되서 저그가 들이닥칠껍니다! 5분대와의 통신이 끊겼는데 마지막에 저그의 포효소리가 들렸습니다. 코랄은 이제 안전하지 않습니다!!!“
번개가 미친 듯이 치고 있다. 발레리안과 그의 심정을 대변하듯 울부짖으며 내리친다.
“사령관, 그래도 아직 물러설 수 없지않습니까? 아직 남아있는 병력으로 버틸 때까지 버텨보는 겁니다!!!!”
발레리안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코랄만큼은 절대로 저그에게 점령당하지 않겠다는 투지가 해병만큼이나 강렬했다.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사령관이 수긍했다는 말투로 발레리안에게 물었다.
“이보다 더한 일도 겪어봤는데 감당 못하겠소? 어서 준비합시다.”
 

자치령 정예방어벽 <08:14>
“탄창 죄다 때려박아라!! 공성 전차는 공성 모드 미리 준비하고 대원들은 벙커로 들어간다!!
서둘러! 우리가 이러는 시간에 저그가 몰려오고 있다!!“
사령관이 방어선 전체를 돌아다니며 대원들의 사기와 대열 점검을 하고 있다.
“자네가 우주공항 담당자인가? 제작 상황은?”
“순조롭습니다. 반응로를 추가로 설치하여 바이킹의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의료선도 마찬가지이고요.“
병영에선 해병들이 ‘C-14 가우스 소총’을 보급받으며 나오고 있었다.
"저그 도착 예상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사령관님.“
“정찰부대는 돌아오고있나?”
탐색관이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이미 아시겠지만 상당 수가 타락귀에게 당했습니다. 바이킹은 대공공격이 가능해서 살아남은 수가 꽤 되지만 밴시의 손실은 참담합니다.”
사령관은 조금 전 활기넘치던 모습이 싹 가시고 멍한 표정으로 하늘만 올려다 보고 있다.
‘치익-칙...! 사령관님!!! 놈들이 옵니다!! 끝이...없..니다!!!! 크아아아악!!!!!’
“크윽! 사령관, 남은 병력 모두 방어벽으로 보내시오. 우리가 죽는 한이 있어도 황궁 포탑은 반드시 방어해야하오.”
발레리안이 자신의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제발... 친구여. 아직 멀은 것이오?!”
 

 

타소니스 행성
“사령관님, 발레리안 황태자가 지원요청을 보냈습니다.”
메튜 호너 제독이 인터폰으로 다급히 말했다.
잠시 뒤, 함교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제임스 레이너였다.
“멧, 5번,6번 엔진 최대 출력으로 올리고 코랄 대기권으로 차원 도약 준비한다. 방어 태세가 철저한 황궁에서 발레리안이 지원요청을 보낼 정도라면...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난거야.“
우주 지도에 팔꿈치를 대고 서 있는 그가 명령을 내렸다.
“히페리온 차원 도약 실시!!”
타소니스 대기층을 광속으로 통과하며 히페리온은 사라졌다.
 

 

코랄 자치령 황궁
‘키야아아아악!!!!!!!!!!’
“이봐, 뭐하는 거야!! 저놈들 구경할 시간에 갈기란 말이야!!!!”
방어벽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사이로 생물폭탄 맹독충이 굴러 들어오고 있었다.
“맹독충들을 일점사해라! 절대로 공성전차에게 충돌시켜선 안돼!!!!”
해병들이 벙커에서 맹독충들과 사투를 벌일 때 그들의 머리위로 대군주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저것들은 뭐야? 바이킹이 아직도 처리 안한거야?!”
그 때 방어벽이 굉음을 내며 부서졌다. 그 사이로 히드라리스크들이 미친 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사령관은 그 모습을 보고 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대원들! 지금 당장 벙커를 회수하고 철수하라! 의료선은 해병들에게 붙고 공성 전차는 버린다!!”
발레리안 황제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창문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황제.... 어서 나오십...오!!! 방어벽이 뚫렸...니다!!’
“레이너 사령관... 결국 신호를 받지 못한 것인가...?”
발레리안은 그대로 주저앉는다.
“황제 폐하!!! 제기랄!!!! 대원들!! 우선 자네들 먼저 헤라클레스에 탑승한다! 내가 황제를 대리고 나오겠다.”
황궁 뒤편 비상 착륙장에는 헤라클레스 5기가 소리를 내며 대기하고 있었다.
“어서 탑승하라!”
탐색관들이 대원들을 탑승시키고 있다. 그 때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뭐...뭐야?! 지진인가?”
탐색관의 말에 대답하듯 그의 바로 앞에 거대한 땅굴벌레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고. 황궁 전 구역에 저그 침입 땅굴벌레 개체 10마리가 동시에 황궁 근처로 올라오는 중.’
“허, 빌어먹을...”
부관의 신호와 동시에 비상 착륙장 여기저기에서 땅굴벌레가 솟아올랐다. 몇 마리는 대원들이 탑승한 헤라클레스를 관통하여 지상으로 나타났다.
“차라리 나보고 유령 후보 500명을 찾아오라면 찾아오겠다.. 이 썩을 저그놈들아아!!!!!!!!!!!!”
그의 통곡을 멈추게 해준 것은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히드라리스크의 가시였다. 탐색관은 파괴당한 헤라클레스 안으로 쓰러졌다.
 

“제발... 레이너 사령관. 대답해주시오... 여기로 오고있다고!!!!”
발레리안 황제가 자신의 송신기를 붙잡으며 흐느꼈다. 황궁 전체엔 경보가 울리고 있었고
황제 집무실을 제외한 모든 방이 저그에게 점령당했다. 짐 레이너가 온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제발 그럴 수 있으면...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