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까지 모르다가 출근 하려고 사무실에 갔더니 없어서 아버지에게 전화해보니 그제 차에 치여서 멀리갔다고 합니다.
중학생 때 부터 그 조막만하고 하얗던걸 길렀는데 진돗개라고 듬직하고 잘생겼다고 이름도 멋지게 지어줬는데 한 겨울을 다 지내고 봄이 오기전에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차마 말을 못해줬다고, 본인 손으로 묻어줬는데도 오늘가면 혹시 있을까 들여다보고 혹시 그게 우리 개가 아니였을까 또 들여다봐도 개집이 여전히 허전하셨답니다.
출근하면 항상 사료를 들고 찾아가면 뛰쳐나왔는데, 반갑다고 낑낑대는 소리가 저멀리서 발걸음만 들려도 그렇게 들렸는데 이제 없네요.
창고에 제 좋아하던 사료가 아직 절반도 안줄었는데 이놈아는 어디 멀리가고 남은건 겨울내 덮었던 다 헤진 이불만 남았네요.
잘 가고 좋은 곳 가거라. 10년동안 밖에서 큰다고 추운 날 춥고 더운 날 덥다고 고생이 얼마나 많았니. 거 가거든 먼저 간 산이하고 놀다가 형이 오거든 또 마중나와주렴. 고맙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