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라는 팀은 2017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굉장한 돌풍을 보여주었다.
시즌 초 타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예상과는 다르게, 시즌에 들어서면서 강팀으로 분류되던 KT를 잡아내는 등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 아프리카를 꺾으며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플레이오프 대진이 정해진 후 켠김에 왕까지를 한다는 농담이 들려올 정도로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에 비해서 무게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였다.
하지만, 그들이 스프링시즌 보여준 경기력은 충분히 강하고 저력이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2017 LCK 섬머 스플릿이 개막하고 1라운드가 끝나가는 무렵에 MVP라는 팀의 위치는 스프링과 비교하여 매우 초라하다.
순위표 상단에서 내려오는게 빨랐던 스프링과 달리, 아래서 출발하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현재 MVP의 순위이다.
현재 순위 10위에 위치하고 있는 MVP가 몰락하게 된 원인과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1. 팀 호흡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직전 MVP에 대한 분석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이 때 당시에 MVP에 대한 평가를 빌려오자면
'종합적으로 MVP는 개개인의 라인이 압도적 우위는 아니지만,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함으로써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충분히 뒤집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팀 호흡을 통해서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뒤집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MVP의 팀컬러였다.

스프링 당시에는 주도적인 팀플레이가 자주 나왔다.
(출처 : Youtube OGN채널 KT vs MVP Game1 / 2017 LCK 스프링 스플릿(롤챔스))

하지만, 현재 7.10이후 LOL의 메타는 라인전의 주도권이 한층 중요해진 모습이다.
초반 포블의 존재와 더불어, 전령의 추가로 인하여 라인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움직이는게 한층 중요해졌다. 라인 주도권이 없으면 정글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상대가 전령 및 포탑을 통한 스노우볼을 굴리기에 더욱 용이해진다.
물론, 스프링 시즌에도 라인전의 주도권이 중요하였으나 지금은 그떄보다 흐름이 더욱 빠르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늦추지 못하면 무너지게 된다.

라인 주도권이 없으니 시야 및 정글주도권을 모두 잃게 된다.
(출처 : Youtube OGN채널 MVP vs Longzhu Game1 / 2017 LCK 섬머 스플릿(롤챔스))

그러나 현재 MVP는 라인전 주도권을 내어줄 뿐만 아니라 장점으로 여겨졌던 팀 호흡도 스프링에 비해서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스프링시즌에는 불리한 상황에서 팀적인 콜을 통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모습이 나왔다면, 현재는 다소 무난하게 흘러가는 듯한 경향이 존재한다.

또한 주도권을 가져오고 이득을 본 경기에서도, 아쉬운 실수를 반복하면서 패배에 빠져드는 경향이 존재한다.
물론 상대가 사소한 실수도 놓치지 않는 강팀들이고 그런 강팀들과의 연전중이라 그런면이 더욱 부각되는 경향은 있으나, 그럼에도 과거의 MVP라면 쉽게 보이지 않았을 모습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2. 밴픽구도

단순히 게임 내에서 플레이만이 아쉬운 것은 아니다.
MVP하면 다양한 픽들을 통한 심리전을 펼치고, 이를 통해서 밴픽에서부터 이득을 거둬가는 팀이였다. 스프링 분석글에도 언급했지만, 탑렝가/엘리스서폿/사이온서폿 등 다양한 픽들을 활용하면서 상대방의 밴픽구도에 압박을 넣고 자신들의 밴픽을 유리하게 가져오는 경향이 있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밴픽이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출처 : Youtube OGN채널 Longzhu vs MVP Game2 / 2017 LCK 스프링 스플릿(롤챔스))

밴픽단계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픽과 라인을 알게되면, 이후에 이어지는 밴픽에서 우리가 선택할 부분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이를 통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스프링 당시 MVP의 밴픽은 이러한 예측이 불가능하여 상대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문제로 인해서 선택과 집중이 다소 어렵다는 부분이 존재하였다. 또한, 기존의 상식을 토대로 상대방의 픽을 예측하였는데 예측과 다른결과를 가져오면서 상대가 조합을 보다 견고하게 가져가거나, 우리 조합에 필요한 픽을 가져가는 경우가 있었다.

10밴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밴카드의 선택과 집중에 더욱 큰 힘이 실리게 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상대방의 조합을 예측하고 강제하는데 큰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특색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밴픽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밴픽구도에서 그냥 편하게 흘러가면, 플레이를 통해서 이를 증명해야 하는데 이는 기량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MVP는 뛰어난 기량보다 팀적인 호흡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팀인데, 플레이로 보여주기는 쉽지가 않다.

스프링시즌의 MVP는 자신들이 가진 라인전에서의 약점을 밴픽을 통해서 어느정도 보완하고 상대보다 점수를 더 얻고 시작했다면, 섬머시즌 MVP는 밴픽구도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밴픽구도를 살짝 비틀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은 MVP가 되찾아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3. 라이너들의 부진

MVP라는 팀이 라이너의 기량만으로 강력한 포스를 뽐내는 팀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프링 시즌의 MVP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하나의 팀' 으로써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느껴졌다.
현재의 MVP는 구성원들의 모습이 무언가 맞지 않는듯 삐그덕 거리는 느낌이 든다.

먼저 탑라인의 ADD선수는 스프링 당시에 MVP안의 MVP로 숨은 에이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굳건하게 탑라인을 지켜주면서 때로는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합류 및 운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스프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탑/미드의 주도권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다소 안일한 플레이를 통해서 상대에게 킬을 내어주고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스프링 당시의 ADD는 MVP라는 팀이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 기둥같은 존재였다면, 현재의 모습은 그 기둥에 금이 간 듯한 모습이다. ADD가 무너지면서 MVP 역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DD의 부활이 없다면 MVP의 부활 역시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출처 : Youtube OGN채널 Ever8 vs MVP Game2 / 2017 LCK 섬머 스플릿(롤챔스))

정글과 미드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미드라인의 주도권이 매경기 넘어간다는 점에서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스프링부터 지적받아온 문제점이지만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떄문에 이안선수의 새친구를 하루빨리 찾는 것 만이 해답일 것으로 보인다.
바텀라인의 경우에는 마하선수의 기량이 다소 상승하였고, 맥스선수의 기량은 아직 단언하기 힘든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량이 상승하였다고 하여도 강팀들의 바텀라인처럼 상대를 찍어누르고 이득을 가져올 단계까지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보이며, 기량이 다소 저하된 상체와 더불어서 MVP팀의 균열을 막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오히려 초반에는 스프링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도 보였으나, 탑라인의 아쉬움이 부각되면서 부터는 거듭된 패배로 인해서 위축되는 모습도 보이는게 사실이다.
다만 좋은 소식은 ADD선수의 기량이 돌아오는 듯 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고, 이를 통해서 스프링과 마찬가지로 탑/정글의 힘을 바탕으로 한 MVP식 버티기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4. 자신감과 하위권

이 부분은 사실 단언하기에 쉽지 않다. 내부적인 문제이고, 밖에서 바라봤을때는 추측만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이 부분을 넣은것은 공통적으로 부진한 상황을 겪는 팀들에게 드러난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단 MVP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플레이 당시에 자신감을 가져도 될 상황에서 위축된 모습들이 보인다.
스프링 당시의 MVP는 자신들의 플레이에 믿음을 가지고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먼저 라인을 이동하면서 상대를 잡아내거나, 글로벌 골드가 밀리는 상황에서 치고나와서 상대를 압박하거나 밀리는 상황에서 한방역전을 시도하거나 싸움을 거는 등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섬머에서는 불리한 상황이 되었을때 실수가 나오거나 무기력하게 주도권을 내어주는 모습들이 보이고는 한다.
오프 더 레코드 등을 통해서 바라본 모습은 아직 MVP다운 모습이 보이고 있고 확실히 자신들의 기량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듯 보이기 때문에 걱정이 덜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패배하더라도 스프링 당시 자신들의 좋은 모습을 기억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위권에 쳐진 팀들은 대부분 확실한 승리를 원하게 되는데, 이는 곧 위축된 플레이를 낳고 결과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상대의 실수가 겹쳤다고는 하나,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하기 어려운 일이였다.
(출처 : Youtube OGN채널 KT vs MVP Game2 / 2017 LCK 스프링 스플릿(롤챔스))

팬들이 원하는 것은 승리도 있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와 팀이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보다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주려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원하는게 아닐까?
물론 반등의 계기만 존재한다면, 아마 MVP는 자신감을 금방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 총평
결과적으로, MVP의 현재 상황은 라이너의 기량과 더불어 현재 메타 상황과 맞물리면서 경기력이 급락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최근 경기들을 보면, 상대팀을 고려했을때 경기력이 차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프링 당시에 보여줬던 MVP의 강점이 다소 약해지고 약점은 부각된 느낌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에 보다 힘을 내길 바란다.
밴픽에서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모습이 돌아오고 탑의 기량이 살아난다는 가정하에 정글은 크게 하락한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다 주도적인 픽과 메타에 맞는 픽을 연습하면서 바텀의 기량을 믿고 미드에서 바텀을 지원하는 픽 위주로 준비한다면
팀 호흡과 한타의 집중력이 살아난 MVP도 다시금 살아나서 중위권 혹은 그 이상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 게임의 초중반을 기억한다면, MVP는 다시금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Youtube OGN채널 Afreeca vs MVP Game2 / 2017 LCK 섬머 스플릿(롤챔스))

스프링때 시작된 그들의 소년만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P.S 오늘 경기를 보면서,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았다. 분명 MVP가 자신들의 강점을 되찾는 모습도 보여주었으나, 스프링 당시의 강점으로 평가받던 꼼꼼한 플레이가 사라진 바론오더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스프링 당시의 강점을 되찾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좋았던 모습을 기억하고 누군가를 중심으로 다시금 뭉칠 수 있다면 MVP의 부활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활이 보다 빨리 다가오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