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2015년부터 롤챔스 및 세계대회를 소소하게 모두 챙겨보고 가끔 직관을 다닌 일개 한 명의 팬입니다. 클템님 유튜브정도만 꼬박꼬박 챙겨보고 가끔 개인방송 보던 팬입니다. 여기 써진 것은 그냥 일개 팬의 응원글입니다. 비판글들이 쏟아지는 이 때에 변화할 것을 믿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클템님께 이글이 전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너무 위축되지만은 않으셨으면 해서...

 우선 제 얘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저는 2014 롤드컵이 끝난 직후 롤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막 봇전으로 15레벨을 찍었을 당시 친구들과의 5인큐에서 

가렌/ 45분게임/ 승리 / 딜량 850/ kda 0/0/0  을 뽑으며 지금까지 두고두고 회자되는 기록을 가진 롤알못이었고

현재도 한타 때 제 챔프를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무재능러입니다. 정말 모든 게임을 못하는 심하게 저주받은 사람이죠.


 게임과 큰 연이 없는 제가 롤챔스를 보게된 건 친구가 흘리듯이 말한 "니가 망겜이라고 외치는 롤, 대회도 있음." 이 한마디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 게임을 접으려던 그 날 심심해 롤챔스를 검색했던 게 제가 이스포츠 팬이 된 계기였어요.


 무슨 챔프가 있는지, 챔프 이름조차 알지못하던 그 때 제가 롤챔스를 계속해서 봤던 건 정말 신기하게도 해설 덕분이었습니다. 


 상황을 정말 단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해설들의 말에 하나하나 의지하며, '아 원딜은 멀리있는 걸 때릴 수 있구나.', '아 5:5로 싸우는 게 한타구나.', '한타는 정말 화려하고 멋지구나.' 정말 아주 조금씩 하나하나 익히던 그 때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미니맵은 쓸데없이 화면을 가리기만 하는데 왜 있는거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당시 대회에 나오는 챔프들의 기본 라인전 상성은 외울만큼 정보의 불균형은 있었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하나하나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어요.

 주위에 롤챔스를 보는 친구가 정말 단 한명도 없을 때, 선수들이 하는 플레이가 얼마나 멋진 플레인지 단 하나도 이해 못할 때 해설들이 지르는 소리를 들으며 같이 신나서 아무나 이겨라 라며 응원하고 그냥 챔프 하나가 죽으면 아쉬워하고, 한 선수의 플레이에 해설이 감탄하면 같이 멋져멋져 외치고..

 왜 초식정글러가 나오면 클템님이 흥분하는지, 트런들 메타가 아닐 때 선수들이 트런들을 픽창에 띄우면 왜 움찔하는지 하나씩 알아가는 그 맛에 빠져 얼마나 열심히 롤 관련 영상들을 챙겨봤는지 모릅니다. 각종 롤관련 프로들, 레전드드립모음영상클립 등등 2014 삼성화이트 롤드컵도 전부 돌려봤어요. 템까지 달라서 이해는 아예 못했지만..



 저는 그렇게 롤을 제대로 시작했어요. 저는 그렇게 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에 이해도가 없는 사람을 끄는 힘은 중계진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지 모르지만 같이 신나게 만들고 그래서 다시 한 번 보게 만들고, 게임에 이해도가 없으면 사실 선수들 플레이가 얼마나 대단한건지는 아예 안 보이니까요.

 그렇게 조금씩 보면서 롤을 익히고 그러면서 응원하는 선수가 생기고, 팀이 생기고 어느순간 더 큰 애정을 가지고 롤챔스를 보고, 게임을 즐기게 되는... 제가 바로 그 과정을 거친 사람이기 때문에 더더욱 저는 그 힘을 믿습니다.


 3년간 롤챔스 경기는 전부 다 챙겨봤고(유튜브로라도) 아무리 바빠도 lck팀의 해외경기는 전부 다 챙겨봤는데요. 많다면 많은 그 수많은 경기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역시 수능만점 코그모, 네 바로 그 경기네요. (2016 롤드컵선발전 kt vs 삼성 경기도 그렇구요.이 경기 이후로 삼성 팬이 됐어요.)

 게임 한 판, 아무리 길어도 1시간을 잘 넘지 않는 롤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을 게임 해설내에 완벽하게 녹여냈던 그 경기는 당시 실시간으로 보던 저를 결국 울리고(수능본지 얼마 안된 자의 마음이란..) 그 날로 저는 kt팬이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지는 팀 선수들 보는게 마음도 아프고 해서 그냥 모든팀을 좋아하며 (저보다 롤 잘하는 사람 모두를 좋아했음) 잘하는팀 우리팀하면서 응원했다면 그날부로 특정팀을 응원하고 승패에 따라 같이 울고 웃고 하는 팬이 됐었달까요.

 물론 kt 선수들이 잘한 것도 있고, arrow 선수가 결국 그 힘든 플레이를 해낸 것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 제가 그 게임에 몰입하게 만든 것은 역시 해설이었습니다.

 


 클템님, 당신은 감동을 주는 해설을 하는 분입니다.


 저는 그렇기에 그 어떤 해설보다 클템님을 좋아하고, 응원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 또한 지지하고 응원할 겁니다.

 최근 우동사리 발언이라던가, 개인방송 문제라던가 해서 이런저런 문제가 뜨거웠습니다. 분명히 냉철하고 도움되는 비판의 글들도 많았지만 그 사이에 무분별한 비난글도 많았습니다. 팬인 저도 그 글들을 보는게 굉장히 힘들었는데 본인은 그 정도가 훨씬 심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팬이지만 눈쌀이 찌푸려졌던 부분을 지적해주셨던 분들도 많고, 이것까지는 오해같은데 라고 생각이 글들도 있었습니다. 클템님이 보시기에 아 이건 이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라고 힘들어하실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어떠한 부분을 이건 잘못됐다거나 불편하다라고 느꼈다면 그 모든 건 분명하게 피드백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의 목소리에 늘 예민해진 상태로 있어주세요. 그걸 들어주시고 기억해주시고 변화를 주시고 그래서 발전해주세요. 
 
 늘 더 나은 해설을 위해 힘써주세요. 저는 그렇게 노력하는 해설 클템님의 팬입니다. 변화하는 당신의 모습을 같이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