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오세 고유의 시스템

 이 게임의 시스템의 근본부터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비슷비슷하게 널부러진 게임에선 이런 걸 찾을 이유도 없지만, 이 게임은 그럴 필요가 있어요. 독특하기 때문인데요. 

 이 게임은 유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클래스를 선택합니다.

 저는 이것이 이 트오세 밸런스가 왜 이런 모양인지, 도대체 왜 이런 구조인지를 알려주는 열쇠라고 봤습니다.


2. 랭크/서클 구조

 온라인 게임은 그 특성상 꾸준한 업데이트가 필연적입니다. 따라서 수평적인 클래스보다는 수직적인 클래스 추가가 더 어울립니다. 쌓아 올리니까요. 반면 출시 후 컨텐츠 업데이트를 거의 하지 않는 패키지 게임의 경우에는 수평적인 구조를 가져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게임 볼륨의 한계가 명확히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최종 컨텐츠에 맞춰서 설계할 수 있는 패키지 게임처럼 온라인 게임은 최종 한계점을 미리 그어놓고 개발할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무슨 n년 개발, c년 서비스, c+a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섭종하겠다는 계획을 가질 순 없잖아요.
 그래서 최종 클래스도 없는데 밸패는 무슨 밸패냐는 발언은 그 자체로 모순됩니다. 
 
 서클 구조는 수직적 구조의 각 클래스에 유저가 특화할 수 있는 육성 측면에서의 방향성을 늘리기 위한 시스템이었다고 보는데.. 개발진은 이렇게 생각한 모양입니다. 특정 클래스에 특화하고자 하는 유저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 그리고 그에 걸맞는 이득을 주면서 동시에 다른 클래스를 선택하지 못하는 패널티를 주기로요. 사실 클래스 하나만으로 그 클래스 전부를 통달했다는 구조를 만들기에는 볼륨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크리오멘서 2서클, 3서클을 만들어서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크리오멘서에 통달하려면 링커 1서클, 쏘마 1서클 등을 포기해라..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하위 클래스 선택을 최초엔 못하게 막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서클 구조는 한편으로는 독이 되었는데, 랭크 구조로만해도 고려해야 할 점이 어마어마한데 서클 시스템까지 채택해서 그걸 3배씩 늘려버렸거든요. 1랭크의 3서클, 2랭크의 2서클, 3랭크의 1서클 각각의 파워 밸런스를 맞추는 건..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건데.

 하기야 그래서 모 개발자분이 이 게임 처음 나왔을 때 이런 말을 했거든요.
 "버그는 나중에 고치면 된다. 하지만 클래스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이렇게 일을 벌였지?"

 ..인간의 영역을 운운하기 앞서서 신도 불가능할 것 같군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그건 그렇다 칩시다. 


 여러분들이 개발자라고 생각해보세요. 클래스 컨셉은 일단 정해졌습니다. 
 자, 그럼. 1, 2, 3서클에 어떤 스킬을 만들어야 할지 생각해 볼까요.

 1서클 : 1서클에는 그 클래스가 어떤 컨셉의 클래스인지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겁니다. 따라서 다수의 스킬을 배치해야겠죠. 스킬 한 두개 가지고는 그 클래스가 어떤 클래스인지 제대로 유저에게 알려줄 수도 없을 뿐더러 스킬 포인트 배분에 있어서 자유를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각 클래스의 1서클 스킬은 최소 4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절대 다수의 클래스는 1서클 스킬이 가장 많도록 배치되어 있죠.

 2서클~3서클 : 2서클부터는 다수의 스킬을 넣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기존 컨셉을 더 강화할 수도 있는 거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지만 그 방향은 기본 틀에서 벗어나면 안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가장 기초가 되는 소드맨, 아처, 위저드, 클레릭 4개 클래스는 스킬이 1서클에 4개, 2서클에 2개, 3서클에 1개 씩입니다. 위로 갈수록 적어지는 구조죠.

 하지만 이렇게 구성하자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3. 너무 많았어요.

 클래스가 너무 많다보니 그에 따라오는 스킬도 너무 많았던 겁니다.

 위위위엘엘엘처럼 모든 유저가 두 개의 클래스만 줄탕 탔다면 스킬이 다수가 될 일이 없겠지만, 클래스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들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필요에 따라 한 두개씩 클래스를 중간에 경유하기도 하는 것을 보장해줘야 했고, 1서클이 가장 많은 스킬을 가지는 구조 상 유저가 관리해야 하는 스킬 숫자도 대폭 증가하게 됩니다. 

 일부 빌드는 서비스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스킬 창이 가득 찼죠. 당장 저만해도 스킬 3, 4개는 빼버렸네요.

 또한 캐릭터 파워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폭증하게 됩니다. 현재도 수십개의 스킬을 다뤄야 하는 빌드가 숱한데, 만렙이 몇 번 더 풀리고나면 지금의 두 배가 될 지도 모를 일이죠. 각 스킬을 누르기만 해도 쿨 타임이 의미 없을 정도의 화력을 낼 수 있을 테고요. 


4. 또한, 컨텐츠 개발에도 문제가 있었죠.

 이렇게 극도로 파편화된 빌드는 앞으로 컨텐츠를 설계할 때도 문제가 생깁니다. 기준점이 있어야 컨텐츠를 설계하는데, 그 기준점 자체를 설정할 수 없었거든요. 대체 무엇을, 누구를 기준으로 컨텐츠를 개발해야 할까요?

 누군가는 극딜러를.
 누군가는 극보조를.
 누군가는 극탱커를.
 누군가는 위의 3개 혹은 2개에서 적당히 섞어서..

 다른 게임에서 이보다 훨씬 적은 클래스를 두고도 컨텐츠 선호도가 뚜렷이 나타나는데, 트오세가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테죠. 당장에 현재 대부분 유저들의 컨텐츠 선호도를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오거든요. 솔미키까지 도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제야 롤펜 구간이 좀 활성화됐지만, 이 롤펜 구간 자체는 7랭 시절에 만들어진 건데요. 사실상 현재 제대로 활성화된 컨텐츠라고 해봐야 이런 것 뿐이거든요. 직보, 수녀원, 샤울...

 즉, 컨텐츠를 만들어봐야 조금만 어려워도 그 컨텐츠가 내가 육성한 캐릭터와 맞지 않아서 기피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5. 그래서..

 사실 이런 건 쉽게 예측가능한 문제점이었고.. 이들은 게임 내에 몇 가지 장치를 마련해 둡니다. 일단 공격 스킬 방면으로 생각해보자면..

 1) 공격력 계산 공식.
  : 워낙 간단한 구조라서 한번 읽어보면 모를 수가 없는 구조인데요. 왜 이런 구조냐면 개발사에서 유저가 다룰 수 있는 클래스의 파워를 강력하게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수단으로 특정 클래스가 강해질 수는 있지만 이 이상으로 강해져선 안 된다는 거죠. 
 
 2) 스킬 공격력.
  : 위의 공식으로 통제하고, 스킬 공격력이라는 항목을 넣어서 이 스킬 공격력이 피해량 계산 시 막대한 영향을 끼치도록 합니다. 지금이야 의미가 많이 퇴색해졌습니다만, 반년 전만해도 강화 해봐야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장비보다는 클래스를 중심으로 상대를 파악하는게 중요한 게임이었죠. 
  : 극단적으로 서비스 초기에는 무기 없어도 사냥이 가능하긴 했었을 정도였거든요. 무기가 없으면 순전히 스킬 공격력 빨로 사냥한 건데, 이 스킬 공격력만으로도 좀 시간 걸리긴 해도 몹을 잡을 순 있었습니다.

 1)과 2)의 의도는 명확한데요. 그 랭크엔 그 랭크 스킬을 써라.. 이런 겁니다. 이 의도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1. [Cryomancer]
  2.     [29/12/2015]
  3.         ► Ice Bolt:
  4.             ○ Base damage increased from 91.375 → 121.375
  5.             ○ Bonus damage for each level of the skill increased from 27.25 → 31.25.

 크리오맨서 상향 패치랍시고 이런 상향을 해줬었죠. 레벨이 조금만 더 올라도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만.. 2랭 시점에서는 조금 더 나아진 게 맞긴 하거든요(이 예는 다른 문제점도 하나 내포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래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또는 지금도 남아있는 구닥다리 특성 중에 이게 있는데.

 마캉달 : 누적 대미지 감소. 다 찍으면 대미지 200을 줄여줍니다.

 ..역시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만.. 보코르를 달성하는 레벨 대 몹 공격력은 매우 보잘 것 없거든요. 공격력이 높아봐야 200이니까 방어력으로 감소시키면.. 의미는 조금 있긴 하겠네요.
 

6. 버려라.

 게임의 핵심 시스템인 랭크가 아시다시피 수직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수직적인 구조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온라인 게임 특성과 잘 부합되고, 컨텐츠 개발이나 관리에 훨씬 더 용이합니다. 왜냐면 하위 클래스를 상위 컨텐츠 설계에서 무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위에선 상위만 고려하면 되니까요. 반대로 수평적인 구조는 클래스 추가마다 고려해야 할 문제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관리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이것이 다른 게임과는 차이점을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당장에 특정 클래스를 만들어도 기존에 만들었던 모든 클래스의 능력과 컨셉을 고려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 번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는 일이죠. 

 이것은 사실 TCG 게임과 유사한 면이 있는데 아무리 파워를 조절해서 카드를 내도 카드가 수없이 쌓이기 시작하면 개발자조차도 고려하지 못했던 온갖 시너지로 인하여 게임 속도가 극도로 빨라지거나, 카드 게임이 파워 게임으로 변해버리는 등.

 유저에게 주어지는 자유에는 사실 반대로 확실한 통제도 뒤따라야 합니다. 게임은 현실과 닮아가려해도, 결국 의미있는 요소만을 뽑아서 선택적으로 구성할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세계니까요. 

 이 의도는 아직도 유효한데, 8랭 지역에선 8랭 스킬을 써야 잡을 수 있거든요. 일부.. 파이로 같은 클래스를 빼면요. 이렇게 해서 얻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랭 스킬이 고랭다워집니다. 이럴 수 있는 게 스킬 공격력으로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으니까. 
 2) 하위 스킬을 자연스럽게 버리도록 하여 많은 스킬을 줘도 캐릭터 파워를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으니 개발이 편해집니다.
 3) 상위 필드에서 사냥할 때도 고랭 스킬로 사냥을 해야하고, 하위 스킬이 도태되므로 하위 클래스를 잘못 골라도 상위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8랭 클래스를 내놓으면서 이걸 다시 재정립하는 시도를 벌였습니다. 아마도 1~7랭까지 필드와 클래스에 까지 손대려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드니까 8랭에서 다시 시작해보려는 의도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상당수 클래스가 하위를 어떻게 타든 말 그대로 대충대충 먹고사는데는 별 지장없도록 스킬 공격력이나 배율을 어마어마하게 줬습니다. 펜펜펜이라거나 메르겐이라거나.. 

 그러나 RPG 게임에는 딜러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7. 파드너와 인첸터

 소드맨과 아처는 스킬을 만들어서 팔 수 없습니다. 반면에 클레릭과 위저드는 존재하는데요. 이 이유를 위와 동일한 과정으로 추측해봤습니다. 공격 스킬은 점차 도태되므로 하위 랭크를 어떻게 타든 상위에서 먹고 살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는데, 버프 계열은 이게 잘 안 됐거든요. 여기서 버프 스킬 설계의 선택지가 두 개 있습니다.

 1) 똑같은 구조지만 더 좋은 성능의 버프를 준다.
  : 그러니까 힐 장판을 5, 6랭에서 똑같은 회복 구조에 더 강한 힐 장판을 내놓는 겁니다. 타 게임에서 종종 등장하는 방식인 스킬은 똑같은데 위력만 다르게 해서 내놓는 힐1, 힐2, 힐3 뭐 이런 식으로요. 이러면 하위 스킬을 버리는 자연스러운 구조를 가질 수는 있지만, 정체성도 없이 똑같은 직업을 상위에 계속 또 내야하는 등.. 각 클래스 별로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기는(코카트리스 코스튬 하나 밖에 없네요)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2) 버프 제한과 대체품을 둔다.
  : 버프에 제한을 둬서 하위 버프는 버리도록 하고, 상위 버프를 유저가 선택하여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을 겁니다. 버프 제한을 두는, 이게 맞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어차피 각 상황에 맞춰서 버프를 유지하면 되는 거고, 그 많은 버프가 사실 모든 상황에 다 유효한 것도 아니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들은 2)에 무게 중심을 두고 설계합니다. 그러나 2)는 이상적이기는 하나 또 다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는데, 공격 스킬은 하위 스킬을 자연스럽게 도태시킬 수 있었지만, 버프 스킬의 이런 설계는 하위 스킬을 도태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즉, 공격 스킬에 비하여 버프 스킬이 상위에서도 얼마든지 활용되는 어마어마한 강점을 가지게 되는 셈이었죠. 아시다시피 8랭크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의 빌드가 하위는 버프를, 상위는 딜을 가져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토가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버프 스킬의 강제화는 여러모로 불평등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여기에 한 가지 강수를 둡니다. 바로 파드너와 인첸터인데요.

 스킬을 주문서화하여 거래할 수 있도록 조치합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파드너 초창기에는 성직자 스킬 전부 거래됐을 정도로 하위 버프에 얽매이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모양입니다. 

 파티 광역형 버프 중 유용한 버프 등을 파드너와 인첸터가 거래되도록 하여 하위 빌드에서 버프 스킬을 가져가지 못했다고 재육성을 해야하는.. 등의 문제점을 해소시킬 목적으로 파드너와 인첸터, 버프 제한 등을 만든 것으로 생각됩니다.

 
8. 하지만..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이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하위 클래스를 그냥 포기하라니 이게 무슨 말이냐. 유저들은 하위 클래스의 스킬도 쓸만하길 바랬습니다. 자신이 신중하게 생각하여 고른 클래스가 상위에서는 쓸모 없어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죠. 

 오랜 전통의 크리오, 파이로 상향 요청이나. 
 현재의 바바리안, 몽크 상향 요청 등이 이런 예에 해당하겠죠. 

 그냥 당장 각 직게만 봐도 더 많이, 쉽게 알 수 있거든요.
 상위보다 하위 클래스 개선 요구가 압도적으로 더 많습니다.

 또한 파드너가 팔고 있는 각종 스킬은 특정 클래스의 가치를 지나치게 대폭 낮췄습니다. 현재 거래 혹은 버프 상점 등으로 판매되고 있는 성직자의 각종 스킬 등은 성직자 보조계의 핵심에 가까운 스킬인데, 여기에 피해입은 상당수 클래스들은 아예 선택할 이유 자체를 없애버렸죠. 사실 이게 현재 성직자가 전부 준 딜러가 된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인데, 순힐러로는 비전이 없어서..


9. 충돌

 유저의 요구는 명확했습니다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미 게임 기반 설계가 유저의 요구와는 정 반대의 구조였으니까요.

 유저들은 하위 클래스가 상위에서도 쓸모 있으면서도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해주는 게임이길 바랬지만,
 현실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것을 모두 관리하기에 너무 어렵다고 판단한 이들은 버리는 방향으로 개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의 개발진과 유저간의 갈등의 원인을 아래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겠군요.

 "시스템을 설계할 때, 그들은 정작 플레이하는 유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개발할 때, 개발하는 입장에서 재미있는 것과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재미있는 것이 일치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엇나가는 경우가 꽤 많은데요. 트오세는 그 중에서도 상당히 비극적입니다. 개발하는 입장에서 재밌다 싶은 것, 구조적으로 필요해서 넣은 시스템 등은 정작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상당히 반감을 일으켰습니다.

 여기서는 밸런스적인 측면에서만 이야기했지만 이 게임 컨텐츠 상당수가 이런식으로 엇나가있습니다.
 히든 클래스 전직 과정, 히든 퀘스트 수행 과정, 전혀 로어 프랜들리 하지 않은 기믹 등.

 만드는 입장에서는 재밌겠지만 정작 플레이 하는 유저들은 불쾌했던 다양한 컨텐츠 들.
 클베 당시 방패를 정말로 던져서 다시 회수 안 하면 정말로 사라졌다는 그 전설의 실드랍이 대표적이겠군요.


10. 결론

 길었네요. 트오세 밸런스는 근본적으로 랭크/서클 구조를 담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려고 했고, 자유와 동시에 통제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측이 유저를 강력하게 통제하려고 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물입니다. 경제 정책에서도 이와 유사한 면을 볼 수 있는데요. 개인이 거래할 수 있는 수준을 트오세에서는 역시 강력하게 통제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상당한 불쾌감을 가졌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질법한 당연한 요구 사항등은 트오세가 애초에 잡았던 방향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상당한 수준의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부작용은 트오세가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하위 클래스를 살려달라는 요청에 하위 클래스 스킬 공격력을 7,8000 넣을 수는 없는 일이죠. 결국 % 뿐인데 애초에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를 감안한 밸런스 개발이 거의 없었습니다. 파티형 광역 공격력 증가 버프도 %가 아니라 +잖아요. 나중에야 생겼지만 지금도 이이를 감안한 기반이 애초부터 없어서 불균형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컨텐츠 개발에도 악영향을 끼쳤는데 만들어둔 수많은 컨텐츠 등은 유저들이 등을 돌리고 가장 하기 편한 직보+수녀원만 남았습니다. 대탑도 원래는 7랭 때 만들어진 컨텐츠죠. 8랭에 접어 들어서야 간신히 활성화된 것은 애당초에 유저들이 쉬운 것만 찾는 것이 원인이라기보다 유저가 육성한 클래스가 대탑이라는 컨텐츠와 제대로 맞는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예 그 컨텐츠에 맞게 재육성을 해야했고, 또 때에 따라서 최적화된 빌드가 연구로 인해 등장하면 또 다시 육성해야 하는 등...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냥 포기해버린 거죠. 8랭에 와서야 이제 대충 돌 수 있으니까 간신히 활성화된 거고요. 솔미키는 9랭에 가야 활성화될까요.
 
 총체적인 문제입니다. 밸런스 문제는 전직이 자유로운 시스템 상 끝이 없는 문제고(7랭 시절에 뭇 소드맨들이 부러워했던 몽크가 지금 어떤 취급인지 생각해봅시다), 컨텐츠는 밸런스에 따른 최소한의 안전보장도 없어서 아주 쉬운 컨텐츠만 활성화됩니다. 컨텐츠를 추가하여 유저를 끌어들이고 유저들을 붙잡아야하는데 컨텐츠가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과연 이걸 어떻게 해결할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