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신중해야 할 부품이 뭘까? 보통 컴퓨터를 구매할 때는 확연히 결과가 눈에 보이는 그래픽 카드나 두뇌를 담당하는 CPU를 먼저 선택하지만,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가장 신중하게 고민하는 부품이 있다. 바로 컴퓨터의 심장, 파워 서플라이다.

파워는 성능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돈을 쓰는 만큼 성능 향상을 체감하기 어렵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파워의 대략적인 용량만을 보고 구입하거나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우사인 볼트의 다리를 갖고 있어도 심폐력이 부족하면 제대로 뛸 수 없는 것처럼, 파워는 그야말로 컴퓨터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도 심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다양한 질병에 걸리거나 정상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한 출력을 보내주어야 그래픽 카드와 CPU, 키보드, 마우스 등 각종 컴퓨터의 부품들이 온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파워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그래픽 카드와 CPU 등 주요 부품에 발생하는 결함은 수리를 받으면 간단하게 해결되지만, 파워는 모든 부품들에 영향을 끼친다. 쉽게 말해 파워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하가 걸리거나 단전, 속칭 쇼트가 걸릴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컴퓨터가 손상을 입거나 부품들이 복구 불가능한 수준까지 망가질 수 있다.

▲ 파워 서플라이가 이렇게 위험합니다

파워 서플라이의 성능에 대해 신경을 쓰는 요즘에는 그런 일이 별로 없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사양 게임을 돌리다가 컴퓨터에서 연기가 올라오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심각한 사건도 종종 벌어지곤 했다. 실제로 컴퓨터 잔고장의 상당수는 좋은 파워만 연결해도 사전에 막거나 해결할 수 있다.

컴퓨터 부품 따져보기 첫번째! 컴퓨터의 심장, 파워 서플라이! 과연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할까?




◈ 내게 맞는 파워 고르기! 첫번째는 출력(W)!

파워를 구매할 때 가장 유의해야할 점은 출력과 안전성이다. 파워는 그래픽카드나 CPU 등 다른 부품에 전력을 공급해준다. 따라서 내 컴퓨터가 대략적으로나마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얼마 정도의 전력이 필요한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컴퓨터에 필요한 전력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파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체들은 보통 와트(W)로 파워의 출력을 표시하고 있다. 당연히 높은 와트가 적힌 파워가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한다. 최근 게이밍 기어 등 상대적으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부품들이 늘어나면서 400W이나 500W, 혹은 지갑이 허락한다면 그 이상의 파워 출력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업무용이라면 400 W 이하, 게임이 주력인 고성능의 컴퓨터라면 400~600 W, 하이 엔드급이라면 700 W 이상의 파워를 선택하라고 추천하지만 이 역시 꼭 정답은 아니다. 컴퓨터 본체 외에 연결되는 주변기기의 갯수 등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다나와 기준 액티브PFC 제품 중 4년 연속 인기 1위를 달성한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시리즈


파워의 최대 효율은 40~80% 수준이며 출력의 50~60%를 사용하고 있을 때 효율성이 가장 높다. 표시되는 출력은 높을수록 좋지만, 출력이 아무리 높아봐야 컴퓨터의 성능이 상승하지는 않는다. 결국 출력은 각 부품들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100%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작정 출력이 높은 파워를 고르기보다, 현재 내 컴퓨터가 필요한 출력이 얼마인지에 따라 최적의 파워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다만 출력의 최대치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부품을 추가하거나 확장을 해도 여유가 있다. 따라서 나중에 케이스에 LED 등 전력을 쓰는 장식을 추가하고 싶거나, 좀 더 상위의 VGA로 바꿔 달 의향이 있다면 필요 전력에서 어느정도 여유를 두는 것도 미래를 위해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 안전성을 강조한 마이크로닉스의 '에프터 쿨링' 기술


◈ 출력보다 중요한 두번째, 80PLUS 인증

앞서 말했듯이 파워의 출력은 필요 수치보다 낮으면 위험하다. 반대로 내가 필요한 수치 이상일 경우는 안전성 측면에서 오히려 좋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갑이다. 충분한 성능을 발휘해줄 수 있는 출력 이상의 파워에 돈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늘 그렇듯이 가성비를 따지게 된다.

그러나 출력 못지 않게 중요한 파워의 숫자가 하나 더 있다. 바로 80PLUS 인증이다. 이 표시는 100%의 출력 중 80%에 해당하는 전력을 시스템에 공급하고 20%를 열로 손실한다는 의미다. 80플러스 인증을 받은 파워는 최소 80%의 효율성을 보장하며, 사실상 구매할만한 파워 서플라이의 커트라인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80PLUS는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티타늄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인증 등급이 높을수록 당연히 가격이 비싸지만 그만큼 출력과 안전을 보장해 준다. 다만 등급이 올라갈수록 같은 출력의 파워라도 가격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적절한 등급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80PLUS 인증의 경우 효율 등급이 높을 수록 더 좋은 부품을 사용하고 낭비되는 전력과 발생되는 열이 적어지는 부가 효과도 있다. 열이 적게 발생하면 쿨링 팬이 적게 돌기 때문에 전체적인 파워의 소음이나 부품의 내구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 80Plus 인증에 따른 효율표

한 때 뻥파워라는 말이 컴퓨터 업계를 강타한 적이 있는데, 이는 적혀있는 출력보다 현저히 낮은 출력을 내거나 전원 공급이 불안정해 컴퓨터 부품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원하는 출력의 전원을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나 파워는 저렴한 가격에 혹하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제조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토막 상식 - 출력이 높으면 전기료가 많이 나갈까?

어린아이나 학생 시절에는 보통 존재조차 모르지만, 가정에는 전기세라는 것이 있다. 야금야금 오르는 미터기는 누진세라는 바람과 만나, 때로는 폭풍으로 변해 내 통장을 휘몰아친다. 그래서 간혹 전기세 아낀다고 낮은 출력을 선택하는 사람이... 진짜로 없지는 않다.

그렇다면 높은 출력(W)을 가진 파워 서플라이는 전기세도 많이 나올까? 정답은 땡. 파워에 표기되는 출력은 단지 컴퓨터의 부품들에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력을 나타낼 뿐, 소모되는 전력과는 다르다. 물론 컴퓨터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부품이니 미세한 차이야 있겠지만, 구분될 정도는 아니다.

아무리 높은 파워를 골라도 전기세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미미하다. 그러니 걱정말고 내 소중한 컴퓨터에 걸맞는 안정적인 출력과 안전한 효율의 파워 서플라이를 구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