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은 AMD 부활의 해였다. 수년간 다듬고 나온 라이젠은 AMD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고, 연말 인텔 커피레이크에 위협받았지만 물량 부족과 가격, 제한적인 칩셋 종류 등 여러가지 이슈에 이어, 2018년 초 IT 업계를 강타한 초대형 보안 이슈의 폭심지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

AMD 라이젠은 상대적으로 이번 보안 이슈에서 안전하다는 점과 2020년까지 AM4 소켓 규격을 이용해 호환성을 유지한다는 방침, 4월 2세대 라이젠 출시를 앞둔 1세대 라이젠의 CPU 가격 인하등이 겹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PC를 꾸밀 때는 우선 용도와 원하는 성능, 용도를 정했다면 CPU나 그래픽 카드, SSD, 메모리, 파워서플라이등의 여타 컴포넌트는 대부분 쉽게 결정할 수 있다. 가격과 성능이나 용량등 핵심 요소가 비래하기 때문인데, 그런 특성은 메인보드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제조사의 커스텀이나 브랜드 전략 때문에 같은 칩셋 기반 메인보드라도 천차만별로 디자인되어 예비 구매자들을 골치 아프게 한다.









2세대 라이젠이 4월 출시된다고 확정된 상황에서 지금 1세대 라이젠 보드를 살펴본다는게 뒷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새로운 400시리즈 메인보드의 가격이 안정화되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테고, 300시리즈 보드에서 바이오스만 업데이트하면 2세대 라이젠을 쓸 수 있을테니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알아둬서 나쁠 것 없을 듯.

1세대 라이젠 대응 300시리즈 보드를 기반으로 2세대 라이젠 대응 400시리즈 보드가 어떻게 나올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 이번 기사에서는 ASUS에서 국내 출시 중인 라이젠 대응 AMD 3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 보았다.





출시 1년을 앞두고 돌아보는 AMD 라이젠 플랫폼 특징
AMD가 2017년 3월 초 라이젠 7과 X370 칩셋 메인보드를 소개하면서 PC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는데, 거의 1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 어떤 메인보드가 있는지 살펴보기 전에 간단히 AMD 라이젠 플랫폼에 대해 복습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일단, 라이젠 CPU(코드네임 서밋 릿지, Summint Ridge)는 그래픽 코어가 없어서 외장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 자체로 PCIe와 SATA, USB 포트를 갖춰 구조상 칩셋 없이도 시스템 구성이 가능한 원 칩 SoC 솔루션이다.





이때문에 스몰폼펙터(SFF)를 꾸미기 위해 별도 기능없이 CPU의 I/O 기능만 관리해주는 용도로 X300과 A/B300 칩셋이 예고되었지만 아직 소비 시장에는 등장하지 않은 상태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리테일 용으로는 X370과 B350, A320 세 가지 칩셋 기반 메인보드만 나왔고, 이번 기사에서도 이들 칩셋 기반 메인보드만 살펴보겠다.

참고로 이들 소비자용 칩셋 3종 중 X370은 가장 풍부한 I/O 기능과 CPU 오버클러킹, SLI와 CF 등의 멀티 GPU 구성이 가능하고, B350은 중간 정도의 I/O 기능과 CPU 오버클러킹 지원, A320은 I/O 기능 지원은 셋 중 가장 적고 오버클럭도 지원하지 않지만 그만큼 합리적 가격의 구성이 가능하다.



2. 가격보다 성능 우선, X370 칩셋 보드

AMD 라이젠 시리즈는 오랫만에 인텔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스펙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기존 AM3+ 보드에서는 인텔 계열과 비교했을 때 조금은 부족해 보였던 ASUS의 AM4 메인보드도 인텔 계열 메인보드와 비교해서도 부족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ASUS ROG 시리즈 중 인텔 하이엔드 모델에만 쓰이던 'Extreme' 접미사를 쓴 모델이 AMD X370 칩셋 메인보드에서도 등장한 점을 들 수 있는데, ASUS ROG Crosshair VI Extreme은 하단에 백플레이트를 더해 안정성을 높였다.

1세대 라이젠 메인보드에서는 보기 어려운 듀얼 PCIe 3.0 x4Lane M.2 슬롯과 SafeSlot 디자인이 적용된 듀얼 PCIe 3.0 x16 슬롯으로 SLI와 CFX를 지원하고, 베이스 클럭 조절을 통한 오버클럭도 가능해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사용자들을 겨냥했다.

또한 수랭 쿨링 솔루션 사용자를 위한 냉각수 흐름 감지 기능과 후면 USB 3.1 Type-C 외에 케이스 전면 대응 USB 3.1 커넥터도 지원하며, 백패널의 I/O 실드를 일체형으로 디자인해 조립 편의성과 보호 농력을 높이고, AURA Sync LED로 튜닝 요소까지 강화했다.

인텔 계열의 Extreme 모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메인보드 때문에 AMD 라이젠을 뒤로할 필요가 없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ASUS의 온갖 기술이 다 더해진 'Extreme' 모델인 ASUS ROG Crosshair VI Extreme은 그만큼 가격 부담이 높은데, 'Extreme' 모델의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한 제품이 바로 ASUS ROG Crosshair VI Hero다.

WiFi 기능과 백플레이트, 일체형 I/O 실드를 제외하고, 듀얼 M.2 소켓을 싱글 M.2 소켓으로 줄였지만, 베이스클럭 조절을 통한 오버클럭과 멀티 GPU 구성, 수랭 쿨러 냉각수 흐름 탐지용 센서 핀, AURA Sync LED 디자인 요소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또한 성능 우선 주의인 게이머들을 위해 올해 2월 출시 예정인 레이븐 릿지의 통합 그래픽 출력용 포트 대신 USB 포트를 더 많이 추가한 'Extreme' 과 동일한 백패널 구성을 갖춰, ASUS ROG Crosshair VI Extreme의 가격이 부담되는 사용자층을 겨냥했다.






ASUS ROG Crosshair VI Extreme과 Hero 모델은 성능을 우선시한 사용자가 CPU 통합 그래픽을 사용할리 없다는 전제하에 디스플레이 포트를 완전히 제거했다면, ROG STRIX X370-F Gaming과 Prime X370-Pro는 HDMI 1.4b와 DiplayPort 1.2를 탑재해 2월 12일 출시 예정인 코드네임 레이븐 릿지 CPU에 통합된 Vega 그래픽도 쓸 수 있다.

즉, 준 하이엔드 사용자부터 메인스트림 사용자 층을 두루 타겟으로 한 제품들로, 이 두 제품은 스펙상 거의 차이가 없다.

PRIME X370-PRO는 I/O 커버와 오디오 코덱 실드가 없는 대신 PCIe x1 확장 슬롯을 하나 더 갖추었고, STRIX X370-F Gaming은 I/O 커버와 오디오 코덱 실드가 추가되었으며, STRIX 시리즈 특유의 방열판 디자인을 갖췄다.

둘 다 멀티 GPU와 케이스 전면 USB 3.1 Type-C 포트 커넥터, 인텔 기가비트 이더넷 및 Realtek S1220A 오디오 코덱, 독립형 오디오 PCB 레이어 구성, DRD4 3200MHz 이상의 메모리 오버클럭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3. 가성비를 따진다면 B350과 A320 칩셋 보드


X370 칩셋이 가격보다 성능을 우선시한 사용자 대상의 제품인지라 X370 칩셋 기반 메인보드라면 보급형이라도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이들 X370 칩셋 보드의 가격이 부담되거나 그정도의 스펙이 필요없는 사용자라면 B350 칩셋이나 A320 칩셋 메인보드를 선택해볼 수 있다.

 

가격과 성능의 조화, ASUS B350 보드는 어떤 것들이?
B350 칩셋은 X370 칩셋에서 멀티 GPU 미지원, SATA 포트와 USB 포트 수량이 일부 하향 조정되었지만, 모든 라이젠 CPU에서 지원하는 오버클럭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과 성능을 노리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며, 10만원 초반대에서 후반대로 크게 부담없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메인보드에 사운드와 랜 카드가 통합되면서 보통 메인스트림 사용자라면 그래픽 카드 하나에 SSD와 하드디스 한 두 개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이런 메인스트림 사용자를 겨냥한 B350보드도 필요한 기능만 딱 들어간 mATX 폼펙터 제품이 많으며, ASUS TUF B350M-Plus Gaming도 그러한 제품 중 하나다.

ASUS TUF 시리즈는 당초 내구성과 안정성을 강조한 라인업으로 5년 보증이 지원되었지만, AM4 시리즈나 인텔 8세대 커피레이크 대응 시리즈에 들어와서는 3년으로 보증 기간을 줄인 대신 가격을 현실화해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한다.

메인스트림 사용자는 하이엔드 사용자보다 가격에 민감하고, 제품 교체 주기도 상대적으로 긴 편인 것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며, 이러한 장기간 사용 환경을 대비해 군용 등급 모스펫과 초크, Lower RDS(on), 125도까지 버틸 수 있는 TUF 캐퍼시터가 쓰였다.

라이젠 CPU의 성능이 구조적으로 메모리 클럭에 민감한 점을 감안, 메모리 오버클럭도 DDR4 3200MHz까지 지원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발열 관리를 위한 Fan  Xpert 2+ 기능이 지원된다.






TUF 시리즈가 내구성에 특별히 신경 쓴 라인업이기는 하지만 대신 그만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요즘 메인보드 중에 내구성이 문제될 제품은 극히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PRIME B350M-A는 말 그대로 B350 칩셋 메인보드로서 가성비를 추가하는 사용자 타겟의 제품으로, 디자인 면에서 특별한 점은 없지만 국내 출시 중인 ASUS의 B350 칩셋 메인보드 중 가장 합리적인 10만원 초반대 가격에 판매 중이다.





적절한 가격대 성능비를 추구하는 B350 칩셋 특성상 mATX 메인보드가 더 많긴 하지만, 내장 사운드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용자를 위한 오디오 카드나 하드디스크나 USB 장비 연결 확장을 위한 SATA/ USB 확장 카드, 게임이나 캠코더등의 영상 캡처 보드, TV 수신 카드 등, 기능 확장을 위한 사용자들을 위한 ATX 폼펙터 제품 수요가 줄었을진 몰라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ASUS PRIME B350-Plus는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하면서도 기능 확장을 꽤하는 사용자층을 겨냥한 ATX 폼펙터의 제품으로, PCIe x16 슬롯 2개와 PCIe x1 슬롯 2개, 레거시 장비 사용을 위한 PCI 슬롯 2개로 총 여섯 개의 확장 슬롯이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ASUS의 다른 B350 메인보드와 달리 6페이즈 전원부 전체에 방열판이 추가되어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며, 다른 X370 칩셋 메인보드와 같이 DDR4 3200MHz 오버클럭도 지원된다.

 

PC 구동에 문제만 없다면 만족? A320 칩셋 보드
사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오버클럭이나 멀티 GPU, RAID 같은 기능에 눈독은 들여도 실제로 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아무래도 그냥 쓰는 것보다 생소한 바이오스 조절이나 그래픽 제어판 변경이 필요한데 컴 초보라면 이 과정 중에 고장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 추가 비용, 귀찮음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기자도 개인적으로 한 때는 오버클럭과 멀티 GPU 구성, RAID도 다 시도해 봤지만 지금은 그냥 순정 상태로 쓰고 있는데, 라이젠으로 넘어가면서 오버클럭을 시도해볼 계획이지만 아직은 좀 먼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아무튼, 오버클럭 - 멀티 GPU - RAID도 안하고 그냥 문제없이 구동하는데 만족한다면 B350이나 X370보드가 필요없을 것이다.








이런 사용자를 위해 AMD가 준비한 것이 바로 A320 칩셋이고, ASUS에서도 5종의 A320 칩셋 메인보드를 선보였는데, 그중 국내에는 PRIME A320M-K 한 가지 모델만이 출시 중이다.

칩셋 자체에서 CPU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아 전원부 방열판은 제공되지 않으며, mATX 폼펙터 특성상 PCIe x16 슬롯 1개와 PCIe x1 슬롯 2개로 평범하지만 메모리 슬롯은 2개로 B350과 X370 보드의 4개보다 절반으로 줄었고, X370보드와 B350보드의 SATA 포트가 각각 8개와 6개였던 것과 달리 4개로 줄었다.

대신 가격은 10만원 미만으로 책정되어 ASUS의 다른 AM4 소켓 메인보드보다 접근성이 높다. 1세대 라이젠은 공랭 오버클럭 한계가 대략 4GHz 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정도면 굳이 비싼 B350이나 X370보드에서 오버클럭하는 것보다 가격이 싼 A320보드로 비용을 아끼고 고클럭 라이젠 CPU를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