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심한 독감에 걸려 일주일 정도를 앓다가 결국에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는 간단한 테스트(콧물 스왑)을 한 후,
의사 선생님께서 독감 진단을 내리시고 처방전과 함께 주사를 놔주셨습니다.

수납을 하고 (정확히 얼마를 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몇만원 이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처방받은 약을 잘 먹고 집에서 한 주 정도 더 쉬고 나서 독감은 말끔히 나았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의료 서비스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스트 -

증상으로 볼 때 나도 알고 의사 선생님도 알고 피해망상증에 걸린 사람이 아닌 이상
독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 입니다.

하지만 "혹시나~"가 있으니 테스트를 하여 확실한 결과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잘못된 부분은 없다고 봅니다.

처방전 -

독감으로 병원에 가면 거의 100% 처방을 받는 타미플루를 처방 받았습니다.

타미플루는 독감에 걸리고 48시간 안에 복용을 해야 효과를 최대화 할 수 있는 약입니다.

해외에서는 독감 증상이 나타난 후 48시간이 지난 환자에게는 타미플루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제약사에게 리베이트를 받고 있거나 약국과 협약관계인게 아닌지 의심이 가지만 그래도
처방받았으니 일단은 사서 잘 먹었습니다.

주사 -

99.99% 확신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다고 봅니다.

한국 병원은 아프면 일단 스테로이드 주사부터 놔줍니다.

간단하게 인체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열이 나고 몸이 아프면 나타나는 대부분의 증상은
면역 시스템이 질병과 싸우면서 발생되는 현상입니다.

더 간단하게 말을 하면 몸이 "야 우리가 이 질병과 싸울테니까 넌 좀 쉬어라" 신호를 보내는거죠.

스테로이드는 면역 시스템을 약화 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싸우지를 못하니까 증상들이 대부분 사라지게 되고 사람들은 흔히
역시 주사를 맞으니까 금방 낫네라고 착각을 하게 되죠.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어차피 몸이 알아서 치료를 하는데 그 시간이 길어지고 그 동안
통증을 적게 느끼는 것 뿐입니다.


결국 제가 병원에 가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그 당시 마냥 쉬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 주사 맞으러 간 것입니다.)

처방약도 쓸모 없고 주사도 독감 치료에는 큰 의미가 없으니 의학적으로 볼 때 사실상 전
병원에 굳이 갈 필요가 없었던 사람입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일주일 정도를 더 잘 쉬면 낫게 될 것을 굳이 병원에 방문하여 국가의료보험 돈을
쓰게 된 것이지요.

저 같은 사람이 1000명 정도만 병원에 안갔다면 암같은 심각한 질병 치료에 쓰여질 수 있는 돈이
절약됩니다.

문제인케어 언듯 보면 참 좋아보이기는 합니다.

모든 국민이 필요할 때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게 현실화가 되려면 국민의료보험이 땅파면 돈이 나오는 기관이거나 국민 대다수가 저같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는게 아니라 전 왠만해서는 병원을 잘 가지 않는 편입니다.
(독감에 걸려 병원에 간 것도 거진 10년만에 간 것 입니다.)

그렇다고 아픈데 병원도 가지 말라는거는 아닙니다.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낫는 질병인 경우에는 병원에 최대한 안가는게 좋다는 말이죠.
(위에 설명 드린거처럼 병원에서 해준 것들이 크게 치료에 도움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럼 병원에 가도 되는지 안되는지 어떻게 아냐? 라고 묻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텐데 그것은 시간이 알려줄 것입니다.
(간단한 감기 증상이 2~3주가 지났는데도 지속되면 그 때는 병원에 꼭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질병을 이런 식으로 해서 놓치는 것은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간이 될 때에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현실을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올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 건강이 정말로 걱정이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공짜"이기 때문에 그냥 가서 한번 확인해보지
라는 마인드가 더 큽니다.

의료 서비스가 "무료"가 되면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고 그 말은 쓸때없는 지출로 인하여 정작 필요한 환자분들이
케어를 못 받게 된다는 거죠.

현재 영국이나 호주의 의료 시스템을 보면 단점이 확연하게 보이기는 합니다.

의사들의 수입이 낮아짐에 따라 의사는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환자를 봐야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게 됩니다.

의료서비스는 "공짜"이기 때문에 개나 소나 다 남용하게 되고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한 시간에 케어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완벽한 의료 시스템은 없습니다.

그걸 잘 알기에 '문재인케어'에 지나친 비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바라는게 있다면 장점만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단점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나
설득에 좀 더 포커스를 두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진료에 개인부담금을 높여 국민건강보험금을 절약하고 이 금액을 심각한 질병 치료에 쓰이도록
조절하는게 더 좋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