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1980년대 후반의 얘기다.

조낸 열심히 공부하겠노라 마음 먹고 참고서를 산 뒤에 첫 장을 걷으면,
유독 큰 글씨로 '250만 수험생'이란 말을 강조한 뒤 시작하는 서문이 있곤 했다.

내용이야 뭐... 이 책 읽고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대 감! 0_0.

이런 식이였더랬지.

간혹 더 부풀려서 300만 수험생으로 시작하는 서문도 종종 봤더랬다.

제2의 베이붐 세대라 할 수 있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던
70년생 전후, 1년 생산량 100만명 오버!!
4년제 대학 정원 20만 언저리가 빚어낸 상황이었더랬지.

참고서 파는 회사들이야 경쟁률이 조낸 높아 보이게끔 하기위해서 과장을 했을 터...
300만명이 죽자사자 입시에 매달렸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그 당시 대학생, 그러니까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합은 대략 100만이 맞음.

한 학년에 120만, 100만... 이렇게 고등학교 교실에 들어차 있는데
대학생의 총 수는 100만 언저리였으니... 대딩 한 학년에 25만...
단순 계산으로도 경쟁률은 4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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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 때, 그러니까 1990년대 전후에도,
대학에 가지 못한 애들을 인생 낙오자처럼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었다.

대학진학을 못해서 자살하고, 사회진출을 미뤄 재수, 삼수를 반복하는,
사회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었어.

그런데 다섯 명 중에 한 명 정도만 대학을 갔단 얘기...

김영삼 정부 때 '한총련사태'가 일어났었고,
김영삼 정부 때 대학자율화가 왜 일어났는지...
대충 감이 잡히는 애들은 잡으면 됨.


여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자율화가 되든 말든
세상은 잘 돌아갔어. 솔직히 말해 취업 걱정하는 선배를
IMF전에는 본 기억이 없으니까.

심지어 난 미대를 다녔기 때문에...
그림 안 그리고, 그러니까 작가 생활 안 하고 제일기획에 취직했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 '집안이 어려우세요?'...
이런 얘길 했으니까...

시간이 꽤 지났지.

그리고 내 아들이 어느새 10살이 되었다.
대선 후보의 공약을 보면서 어느새 교육에 관한 얘기를 듣게 되더라고.

내가 생각하는 답은 하나인데
그걸 얘기하는 후보가 없어서 참 답답하다는 생각에 이 글을 적는다.

다시.. 250만 수험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 만큼 애들을 많이 낳아야 한다는 거고.

수시니 정시니 같은 개 같은 소리 집어치우고...
요즘 태어나는 애들 1년에 30만 언저리야.

우리 때는 1년에 100만이 넘었었고, 대학 정원이 20만 내외였으니 헬이었다치고
지금은 대학이 헬인겐가? ㅋㅋ.

10만 잡자.

서울대인 경우 배를 쨀 게 분명하니까
각 지방별로 3,000~5,000 잡고 10만 정원 채우고
학비 면제, 장학금은 깍아주는 장학금이 아니라 더해주는 장학금 식으로
밀어주고 사립대학교는 걍 즐~. 알아서 운영하셈~.

이래야 답이 나온다고 난 봐.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사람이 죽는 게 아니거든.
우리 동기들을 봐도 그래. 다섯 명 중에 겨우 한 명이 대학을 나왔지만
다들 잘 살어.

깡패짓하다가 졸업할 때 답이 없어서 걍 동사무소 다닌 애가 가장 히트일 정도로.

사교육의 해법은 다시금 250만 수험생을 만드는 거라고 봐.
대학 가려면 10년 재수도 각오해야 하게끔...

그런데 그럴리는 없으니까...
대개는 우리 때처럼 고졸 이후의 해법이 생기는 사회가 되겠지.

대학을 없애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