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부터 시작해서 뒤를 이은 정권 모두가 좌우 가리지 않고 '적게 내고 많이 보장받는 나라'를 약속해왔고, 제값주지 않고 달아놓은 외상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모양이 된 것임.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싸고 좋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누군가 대가를 대신 치르고 있기 때문이지. 대가를 치르는 건 의료인일 수도, 다른 환자일 수도,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왜 해결이 안 되느냐? 앞 정권에서 달아놓은 외상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정권에서 굉장히 부담되는 일이니까.

"앞정권은 건보료 거의 안 올리고 보장은 빵빵하게 늘려주던데, 이번 정권은 뭐 나아지는 것도 없으면서 건보료만 왕창 올리네..."

물론 이걸 갖고 개돼지라 욕할 순 없다. 외상은 앞세대가 다 누렸는데, 청산을 위한 대가는 내가 치러야한다니 반발하는 것이 당연함.  그런데 결국 언젠가는 어느 정권이, 어느 세대가 해결해야할 문제고, 나중으로 미룰수록 해결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후려친만큼 비급여가 비대화되고, 특정 진료과들의 쇠퇴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환자들이 구급차 안에서 죽어나가고, 간호사와 전공의에 대한 노동 착취가 일반화된 것이 자랑스러운 한국 의료의 현실.

비급여를 급여로 다 포함시키고, 새로운 비급여가 나오지 않도록 통제한다지만, 총 재원의 증가 없이는 다른 문제가 더욱 심해지게 되는 것이 불보듯 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