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핵 잠재력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2015년 4월 미국의 저명한 핵 군축학자 찰스 퍼거슨 미국과학자연맹(FAS) 회장이 그 실상을 공개했다. 이른바 <퍼거슨 보고서>에 묘사된 한국의 핵무장 잠재력은 충격적이다.


단적으로 경북 경주 월성에 있는 4기의 가압중수로형 원자로에서 그동안 추출해 쌓아놓은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무기급 플루토늄 26t을 얻을 수 있다. 핵무기 4330개를 만들 분량이다. 지금도 월성 원자로에서는 매년 핵무기 416개를 만들 수 있는 2.5t의 준무기급 플루토늄이 생산된다. 증폭분열탄이나 수소폭탄 제조에 필요한 중수소와 삼중수소도 상당량 확보돼 있다.

한국은 플루토늄 재처리 공장을 1980년에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박정희 대통령 사망으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 지금이라도 결심만 하면 단순하고 속도가 빠른 재처리 시설을 4~6개월 내에 완공할 수 있다고 한다. 수준 높은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면 초고속 전자 기폭장치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면 핵분열탄이나 증폭탄, 수소폭탄 실험은 할 필요도 없다. 한국의 경제 규모나 핵 산업에서의 국제 협력 그리고 핵확산 방지에 대한 그동안의 국제 기여를 감안하면 한국이 핵확산방지조약(NPT) 제10조의 국익 조항을 원용해 NPT에서 탈퇴하고 핵 개발을 강행하면 국제적으로 막기가 어렵다고 <퍼거슨 보고서>는 지적한다.


그렇다고 한국이 경솔하게 핵무장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북한과 중국에 의해 계속 코너에 몰리고 일본이 핵무장 카드를 꺼내드는 순간 한국 역시 핵무장 대열에 들어서게 되리라는 지적이다. 동북아 지각변동이 이 단계까지 가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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