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시대가 그대에게 영웅의 짐을 지운것에 미안합니다.

환자를 하나의 생명으로 바라보며 그 생명을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수한 그대의 시각을 왜곡하며 병원비, 기생충, 걸그룹과 같은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론을 대신하여 사과 드립니다.

그대의 발언을 사적 이익을 지키는데 악용하며 응급외상 의료를 돈안되고 힘든일로 보고 기피하는, 의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이들을 대신하여 사죄합니다.

환자를 살려야 하는 동등한 생명으로 보는 그대와 같은 의사들만이 존재한다면 의료법 자체가 필요없겠지만, 그대와 같이 순수한 시각을 가진이들이 많지 않기에 그대에게 영웅의 무거운 짐이 지워진 것 같아 국민의 한사람으로 애잔한 감정이 듭니다.

오로지 환자를 향해 메스만큼이나 날카롭고 예민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그대의 신경을 무디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흔들리던 생명의 촛불을 지켜낸 그대에게 감사드립니다.

모든 의사가, 모든 노동자가 당신과 같은 직업의식과 타인에 대한 시각을 가져 그대가 무거운 짐을 진 영웅이 아니라 삶의 즐거움,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사는 일반적인 국민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