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신뢰
 
손석희의 뉴스브리핑은 대한민국 현실의 압축이다. 4월 27일 손석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언론을 말했다. 좀 길지만 ‘기레기’들에게는 뼈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언론은 언론학자들 사이에서 흔히 개에 비유되곤 합니다. 
그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워치독(Watchdog)과 랩독(Lapdog)입니다. 

워치독은 '감시견'을 뜻합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의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지요. 즉, 건강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그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론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던 토머스 제퍼슨의 그 유명한 말은 이 워치독 신봉론의 금과옥조가 되었고,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던 워싱턴 포스트지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는 언론의 워치독 역할이 현실세계에서 구현된 가장 좋은 예로 꼽히곤 합니다. 

반면 랩독은 말 그대로 권력의 애완견 같은 언론을 뜻합니다. 
주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먹는 그 안락함에 취해버린 언론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랩독은 결코 권력구조에 비판적일 수 없습니다. 다만 거기에 동화되고 기생할 뿐이지요. 

권위주의 시대의 언론은 이런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감시견이나 애완견 같은 단순한 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또 하나의 유형을 학자들은 내놓았습니다. 

가드독(Guard dog) 즉 경비견입니다. 가드독의 역할은 좀 복잡합니다. 
언론 그 자신이 기득권 구조에 편입되어서 권력화되었고, 그래서 권력을 지키려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들이 지키려 했던 대상을 향해서도 공격적이 되는 것.
물론 그것은 지키려 했던 대상의 권력이 약해졌을 때, 혹은 지키려 했던 대상이 자신의 이익과 반하게 될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총선을 전후해서 달라진, 그리고 어제(26일) 대통령의 언론사 간담회 이후 드러난 변화무쌍한 언론들의 논조 변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

우리는 어떤 언론인가. 그리고 우리 시민들은 지금 어떤 언론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는가